뒤틀린 집 안전가옥 오리지널 11
전건우 지음 / 안전가옥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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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들린 집 이야기를 좋아한다. 일본에서는 미쓰다 신조가 여러 편의 귀신들린 집 이야기를 써냈고, 미국에서는 컨저링, 인시디어스 시리즈 영화로 만나볼 수 있었다. 이번에 읽은 전건우 작가의 장편소설 《뒤틀린 집》은 드디어 (?) 등장한 한국의 귀신들린 집 이야기다.


피치 못할 사정으로 시골로 이사를 하게 된 현민과 명혜 가족. 아들 동우와 딸 희우와 지우까지 다섯 명의 가족은 파란색 지붕의 2층 양옥집에서 살게 된다. 앞으로 좋은 일이 있을 거라며 낙관적인 현민과 달리 명혜는 집에서 이상한 기운을 느낀다.


평범한 이야기를 맛깔스럽고 특별하게 만들어내는 전건우 작가답게, 《뒤틀린 집》 역시 오감을 자극하는 묘사로 공포를 증폭시킨다. 낮이든 밤이든 일어나는 무서운 일들은 이 집의 어디에도 숨을 곳이 없음을 깨닫게 하고, 대놓고 수상한 창고까지 곳곳에 호러 장치가 숨어 있다.


가장 편안한 휴식처가 되어야 할 ‘집’이 악몽의 장소로 변하는 설정은 늘 매력적이다. 점점 이상해지는 명혜의 행동이 특히 섬뜩했는데, 알 수 없는 이야기를 하며 미소를 짓는다거나 옷을 갈아입지 않아 퀴퀴한 냄새를 풍기는 모습이 상상되어 무서웠다.


《뒤틀린 집》에서는 귀신만 무서운 것이 아니다. 뒤틀린 마음을 가진 인간이 어디까지 추악해질 수 있는지 보여준다. 사실 그 집에서 가족을 위협하는 정체를 알 수 없는 것들보다 과거에 그 집에 있었던 끔찍한 일이 더 무섭게 느껴졌다. 한국형 호러하우스, 《뒤틀린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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