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면하지 말아야 할 현실을 그려낸 청소년소설 [보라선 열차와 사라진 아이들]

보라선 열차와 사라진 아이들
디파 아나파라 지음, 한정아 옮김 / 북로드 / 2021년 11월

고등학교 때 수학 선생님은 인도 여행이 자신의 삶에서 가장 소중한 경험이었다고 말씀하셨다. 인도보다 더 좋은 곳을 보지 못했다며 기회가 되면 꼭 갈 것이라고 눈을 빛내며 말하던 그 모습이 아직도 기억난다. 덩달아 인도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가졌던 나는 과거의 기억이 희미해지며 각종 뉴스에 나오는 인도의 어두운 면으로 생각이 점차 바뀌어 갔다.

디파 아나파라의 장편소설 《보라선 열차와 사라진 아이들》 역시 인도의 어두운 면을 들춰낸 작품이다. 청소년소설이라고 해서 위로와 감동을 주는 작품을 기대했는데 생각보다 사회 비판의 비중이 높은 소설이었다. 아홉 살 주인공 자이가 사는 빈민가는 제대로 된 복지를 받지 못하는 곳이다. 생계 유지도, 교육도 부족한 이곳에서 아이들이 실종되는 사건이 일어난다. 자이는 친구 파리, 파이즈와 탐정 수사단을 꾸려 사건을 파헤치기 시작한다.

아이의 시점에서 진행되는 소설이기에 현실에서 일어나는 비극이 더 크게 느껴진 것 같다. 아이가 실종되었는데도 제대로 수사를 하기는 커녕 오히려 자식 간수를 못했다며 부모에게 윽박지르고 슬럼가를 싹 밀어버려야 한다는 막말을 하는 경찰들에게 깊은 실망을 느꼈다.

모든 소설이 그렇듯 청소년소설의 결말도 참 중요하다. 앞에서 일어난 여러 문제들이 어떻게 해결되고 봉합되는지에 따라 소설의 전체적 분위기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보라선 열차와 사라진 아이들》은 마법을 부려 문제를 없던 일로 만들지 않는다. 외면하지 말아야 할 현실을 비판한 작가의 의도대로 가감없이 비추어 낸 그 모습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