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인이 기도할 때
고바야시 유카 지음, 민경욱 옮김 / ㈜소미미디어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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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바야시 유카의 장편소설 죄인이 기도할 때를 읽었다. 학교 폭력에 시달리는 도키타는 116일마다 자살 사건이 일어나는 전설을 이용하여 자신을 괴롭히는 류지를 죽이고 자살할 계획을 세운다. 그러던 중 마주친 기묘한 피에로를 만나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게 된다.

 

상당히 무거운 내용의 소설이었다. 학교 폭력을 소재로 한 작품은 언제 읽어도 가슴이 답답해진다. 밝게 빛나야 할 시절을 비참하게 물들이는 가해자들 행태에는 정말 화가 났다. 가해자인 류지와 나카노는 상상 이상의 폭력을 저지르고도 아무런 죄책감이 없다. 오히려 자신이 자살로 몰고 간 사건에 관한 이야기를 자랑처럼 거리낌 없이 이야기한다.

 

누구도 믿을 수 없었던 도키타에게 살아갈 희망을 준 것은 우연히 만난 피에로 페니다. 피에로 분장을 해서 성별도, 나이도 알 수 없는 낯선 사람에게 도키타는 자신의 아픔을 모두 털어놓는다. 그리고 도키타는 처음으로 누군가의 도움을 받는다. 그 방식이 법에 어긋나는 것일지라도.

 

학교 폭력을 다룬 소설 대부분이 그렇듯 이 소설 역시 사적 복수에 관해 이야기한다. 이 소설에서 복수를 실행한 누군가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나를 심판할 수 있는 사람은 학교 폭력으로 아이를 잃은 유족뿐이야.” 감정에 휩쓸려 법을 거스르고 사람을 죽이면 안 된다고 누구나 이야기할 수 있다. 하지만 막상 자신이 직접 이런 일을 겪게 된다면 그때에도 침착하게 법에 모든 것을 맡길 수 있을까? 더군다나 학교도 경찰도 사건을 묻어버리는 데에만 급급하여 처벌도 제대로 받지 않는다면 속에서 천불이 날 것이다.

 

학교 폭력이 사라져 웃음을 잃어버린 아이들이 없는 그 날을 기다려본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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