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만난 북유럽 소설 [달콤한 복수 주식회사]

달콤한 복수 주식회사
요나스 요나손 지음,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9월

요나스 요나손의 북유럽 장편소설 《달콤한 복수 주식회사》를 읽었다. 《셈을 할 줄 아는 까막눈이 여자》 다음으로 읽은 작품이다. 《달콤한 복수 주식회사》 역시 요나스 요나손만의 독특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제목을 보고 한 편의 복수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 소설은 내 예상과 전혀 다른 방향으로 나아갔다. 우선 소설은 주요 인물의 과거를 맛깔나게 풀어낸다. 빅토르의 아내였던 옌뉘가 재산을 빼앗기고 버림당하는 과정, 빅토르의 아들이었던 케빈이 케냐에서 죽을 뻔하지만 다시 돌아오는 그 과정은 두 주요 인물을 충분히 매력적으로 만든다.

옌뉘와 케빈이 빅토르에 대한 복수를 꿈꾸며 간 곳은 <달콤한 복수 주식회사>다. 대표 후고는 온갖 사람들의 복수를 대신 해주는 사업을 하고 있다. 옌뉘와 케빈은 후고와 함께 일하며 빅토르에 대한 복수를 시작한다.

사실 이 작품에서 제일 재밌었던 것은 케빈을 길러준 올레 음바티안이다. 마사이 부족의 치유사였던 그는 케빈을 위해 스웨덴으로 온다. 평생 문명과 단절된 곳에서 살다가 기술도 문화도 법률도 다른 곳에서 벌어지는 좌충우돌이 쉴 틈 없이 벌어진다. 그때마다 자신이 얼마나 심각한 상황에 놓여 있는지 전혀 모르는 올레와 그의 침착함과 비범함에 놀란 사람들이 알아서 도와주는 그 형국이 이야기에 양념을 더해준다.

이 책을 읽으며 작가가 훌륭한 이야기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할머니가 들려주는 옛날이야기처럼 ‘~란다 / ~하단다’와 같은 표현이 자주 등장하는데 그래서 이 책이 더 이야기스럽게 느껴졌다. 작가의 대표작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을 아직 못 읽어봤는데 그 작품도 궁금하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