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이야기를 먹어 줄게 - 고민 상담부 나의 괴물님 YA! 1
명소정 지음 / 이지북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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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소정 작가의 장편소설 너의 이야기를 먹어 줄게를 읽었다. 누구나 지우고 싶은 기억이 있을 것이다. 지금 떠오르는 것은 초등학교 6학년 때 영어 시간에 본 <새벽의 저주>에 대한 기억이다. 그렇게 잔인한 좀비 영화를 보기에 나는 너무 어렸고 그 영화를 보고 며칠을 잠에 못들었다. 그 기억이 없어진다면 지금 좀 더 용감한 사람이 되지 않았을까?

 

너의 이야기를 먹어 줄게는 주인공 '세월'이 이야기를 먹는 괴물 '혜성'이와 함께 고민상담부를 운영하는 내용이다. 도서부장인 세월은 도서관의 책이 자꾸 없어지는 것을 이상하게 여겼고, 혜성이 책들을 먹어치우는 것을 알게 된다. 혜성은 이야기를 먹는 괴물, 화괴였던 것이다. 세월은 혜성이 이야기 대신 학생들의 고민을 먹으면 어떨까 생각하여 고민상담 동아리를 열게 된다.

 

고민상담부를 열어 학생들의 고민을 듣고, 그 고민을 해결하는 차원에서 이야기를 먹는다는 설정이 매우 흥미롭다. 이 방식은 자칫 위험할 수 있는데, 고민을 해결하는 과정이 그 고민이 있었던 것조차 잊게 만들어버리기 때문이다. 묶인 매듭을 차근차근 푸는 것이 아니라 그냥 싹둑 잘라버리는 느낌이었다. 소설에서도 이를 고려하듯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모습이 나오기도 한다.

 

첫 상담 손님이 성공적으로 고민을 해결한 끝에 소문이 나 고민상담부에는 여러 학생들이 찾아온다. 학생들의 다양한 고민을 살펴보며 어떤 식으로 해결될까 궁금했다. 그 과정이나 결과 속에 다소 의문이 드는 점도 있었지만 혜성과 세월이 학생들의 고민을 대하는 자세가 제법 진지해서 미소가 지어졌다. 응원하고 싶은 소설, 너의 이야기를 먹어 줄게.

 

*곁들일 노래 - <Obliviate> 러블리즈

 

<해리포터>의 대표 주문 중 하나, 기억을 지우는 주문 오블리비아테. 가슴이 미어지게 사랑한 너의 기억을 이제 지우고 싶다는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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