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해 여름 끝
옌롄커 지음, 김태성 옮김 / &(앤드)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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옌렌커 작가의 <그해 여름 끝>을 읽었다. 중국 소설을 읽을 기회가 많이 없었는데 여러 문학상을 수상한데다가 유력한 노벨문학상 후보라는 말에 읽게 되었다. 얼마 전 읽은 <8월의 태양>에 이어 이 작품 <그해 여름 끝> 또한 상당히 남성적 문학이다. 군대를 배경으로 총기 분실 사고와 병사 사망 사건이 발생한다.

 

소설은 주인공인 중대장 자오린과 지도원 가오바오신이 이 사건을 배경으로 끊임없이 대화를 나누며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그 심리를 면밀하게 파헤친다. 특수한 공간 배경인 군대에서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되는 사건인 총기 분실 및 사망 사건은 이들의 미래를 완전히 바꿔놓는다.

 



한 병사의 사망은 중대를 넘어서 대대, 연대, 정치위원에까지 영향을 끼친다. 그들의 진급에 큰 걸림돌이 되고 사망 사고가 일어난 1대대 3중대는 영원히 사라질 수도 있는 것이다. 물론 인간은 누구나 자신의 안위가 가장 중요하다. 하지만 한 사람이 죽었는데 그 원인이나 배경에 대해 생각하는 시늉도 하지 않고 자신의 앞날에 대해 한탄하는 모습이 불편하면서도 현실적이었다. 병사를 하나의 동등한 인격으로 대하지 않고 마치 장기말처럼 그저 이용만 하는 것이다.

 

실제로 우리나라에서도 군대와 관련된 여러 사건 사고들이 계속해서 일어나고 있다. 그럴때마다 병사들에 대한 처우 개선이 아직도 멀었다는 생각이 든다. 사고가 일어나도 그저 덮기에 급급한 일들이 소설뿐만 아니라 현실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자오린과 가오바오신은 자신의 앞날을 위해 서로에게 책임을 미루려한다. 이는 원만했던 그들의 관계에 분열의 씨앗을 싹틔운다. 한 공간에 있으면서 말도 하지 않는 그들의 모습을 보며 뒤에 이어질 이야기가 매우 궁금했다. 군대를 배경으로 하는 세밀한 심리 묘사가 있는 소설, <그해 여름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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