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미진진한 고전 동유럽 소설 [심판의 날의 거장]

심판의 날의 거장 ㅣ 열린책들 세계문학 271
레오 페루츠 지음, 신동화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5월

레오 페루츠의 장편소설 '심판의 날의 거장'을 읽었다. 레오 페루츠는 당대에 큰 인기를 누린 소설가로 환상성과 서스펜스가 두드러지는 작품을 써왔다고 한다. 고전 문학은 딱딱하고 어렵다는 선입견이 있어 늘 고전을 읽을 때면 두려움이 있는데, '심판의 날의 거장'은 오늘날의 장르문학과 비슷한 부분이 많아 훨씬 편안하게 읽을 수 있었던 작품이다.

주인공 요슈 남작은 오이겐 비쇼프의 저택에 초대되어 충격적인 사건을 겪는다. 유명한 배우 오이겐 비쇼프가 방 안에서 갑자기 스스로 목숨을 끊었기 때문이다. 요슈는 이 사건에서 오이겐을 죽음으로 몰아간 인물로 억울하게 누명을 쓰고, 비쇼프의 죽음과 비슷한 자살 사건이 연이어 발생한다.

앞서 말한 것처럼 '심판의 날의 거장'은 추리 소설의 면모를 가지고 있다. 의문의 사망 사건들이 연쇄적으로 발생하면서 도대체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궁금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소설 속 인물 관계도 꽤 흥미로운데, 요슈는 비쇼프의 아내와 과거에 연인 사이였기 때문에 비쇼프에 대해 적대적 감정을 갖기에 충분하다. 실제로 소설 속에서 요슈가 비쇼프의 아내 디나에게 아직도 마음이 있다는 것이 드러나기도 한다.

요슈는 연쇄적으로 발생한 자살 사건의 실마리를 풀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그의 발자취를 따라 새롭게 밝혀지는 사실들은 소설을 끝까지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원동력이 되고 결말에 밝혀지는 비밀도 꽤 충격적이고 신선했다. 고전에 대한 두려움을 줄여준 작품, '심판의 날의 거장'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