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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순간에
수잰 레드펀 지음, 김마림 옮김 / 열린책들 / 2020년 12월
평점 : 
이젠 180도 변해버린 지금 너와 나
나는 평소에 착한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한다. 사람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 애쓴다. 하지만 나의 행복과 너의 행복 중에 골라야 한다면 아마 나의 행복을 고르지 않을까. 더 나아가 나의 생존과 너의 생존이라면... 수잰 레드펀의 영미장편소설 ‘한순간에’는 비극적인 사고 속 일그러진 관계를 그린 작품이다.
오랜 시간 절친한 사이였던 두 가족은 스키 여행을 떠난다. 사슴을 피하려다 차가 추락하여 이들은 생존의 위협을 받는다, 딸 핀이 사망하고 아버지 잭은 대퇴골 골절을 포함한 심각한 부상을, 나머지 가족들도 크고 작은 상처를 입었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누군가의 희생과 자원이 필요하다. 이들은 과연 어떤 선택을 내릴까?
핀의 시점에서 진행되는 소설
‘한순간에’를 읽으면서 영화 ‘러블리 본즈’가 생각났다. 첫 데이트를 앞두고 살해당한 수지의 시점에서 진행되는 ‘러블리 본즈’처럼 핀은 사망했지만 모든 상황을 지켜보고 여러 감정을 느낀다. 남은 가족들을 살리기 위해 도움을 주고 싶지만 핀이 할 수 있는 것은 그저 지켜보는 것뿐이다.
남은 것은 잭과 앤, 그들의 딸 클로이, 아들 오즈, 클로이의 남자친구 밴스와 강아지 빙고. 캐런과 그녀의 남편 밥, 그들의 아들 내털리, 자신의 차가 고장 나 합류했던 카일, 핀의 친구 모다. 극한 상황이 닥친 그들은 자연스럽게 자신과 자신의 가족 안위를 최우선으로 생각한다. 이윽고 추위로 인한 이기심과 갈등이 시작된다. 온몸이 얼어붙을 것 같은 추위를 이겨내기 위해 옷을 두고 갈등이 시작되는데, 장면들을 읽는 것이 힘들 정도로 안타까웠다. 자신 가족의 생존을 위해 다른 사람을 희생시키려는 그 행동들이 마음 아팠다.
구조 후에 시작되는 악몽
무사히 구조된 이들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휴식이 아니다. 생존의 위협에서 벗어난 그들은 그때의 행동으로 인해 계속해서 고통받는다. 단란한 가정은 산산이 조각나고 그것을 다시 봉합하는 데에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한순간에’ 일어난 사건이 가정을 얼마나 쉽게 파괴하는지 보여주는 소설이었다. 그래도 많은 희생이 필요할지언정 그들은 원래 자리로 돌아가고 있다는 것이 안심되었다. 최근에 읽은 소설 중 가장 몰입감이 높았던 소설, ‘한순간에’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