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신에 찬 말투였다. 신뢰를 주기 위한 장황한 연설. 신뢰가 분노로 변하면 가장 무서운 적이 될 집단을 사로잡기 위한 말일 뿐이라고, 강설은 맨 뒷줄에 서서 생각했다. - P13
읽는 내내 지금의 사회 시스템이 생각났다. 잘못되어가고 있음을 우리는 알지만 무엇이 잘못 되었는지 무엇을 변화시켜야 하는지 어떻게 하면 나아갈 수 있는지 알지 못하고 설령 알더라도 방관한다. 구하는 이야기가 쓰고 싶었다는 작가의 글이 참 와닿는다. 세월호가 생각났고 이태원참사가 생각났다. 죽어간 이들을 앞세우고 우리는 무엇이 변했던가. 개개인은 사회시스템에 언제나 영향을 받는다. 그런데 어찌 그 순간 개인의 선택만이 원인이 되는가. 왜 그렇게 몰아가는가. 참으로 안타깝고 안타깝다.
행복과 책임감은 같은 수레를 타고 있다던 의주의 말이 떠올랐다. ‘둘 중 하나라도 빠지면 그 수레는 레일에서 이탈하거나 뒤집혀. 책임감 없는 행복은 위험하고, 행복 없는 책임감은 고통스러운 거야.’ - P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