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는 레드불보다 랩당 0.5초 이상 뒤처져 있었다. 즉, 레이스가 끝나면 그 차이가 30분으로 벌어진다는뜻이다.
볼프는 이렇게 말했다. "그제야 사태가 심각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스톱워치는 거짓말을 하지 않거든요." - P24

메르세데스는 이후 몇 주, 아니 몇 달에 걸쳐 설계와 시뮬레이션 단계에서 무엇을 잘못했는지 철저하게 조사한 끝에 원인 하나를 찾아냈다. 물론 이미 손을 쓰기엔 너무 늦은 때였다.  - P25

 W13에서 시작해 2023년형 모델에까지 영향을 미친 이 실수는 거의 두 시즌이 지난 후에야 바로 잡을 수 있었다. 이미 7억달러에 달하는 손실이 발생한 후였다. - P25

. 축구는 따로 설명하지 않아도 누구나 알 정도로 규칙이 간단해서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스포츠가 되었다면, F1은 그 반대다. F1 규칙은 너무 복잡해서 마치 대학원 수준의 물리학 지식은 갖춰야 이해될 것처럼 보인다. - P26

하지만 F1의 이런 복잡한 특성은 짐이 되기는커녕 오히려 가장 큰 매력이 되었다.  - P26

 실리콘밸리가 "빠르게 움직여서 모든 것을 파괴하라 Move Fast and Break Things"*고 외치기 훨씬 전부터 포뮬러 1은 매년 더 빠르게 달리며 모든것을 재창조하고 있었다.
어떤 재창조는 10억 달러 규모의 엄청난 성공을 거두기도 했고, F1이라는 스포츠를 거의 죽일 뻔한 적도 있었으며, 어떤 해에는 정말 형편없는 메르세데스 자동차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 P27

케케묵은 과거의 영광도 혁신과 적응을 이뤄낼 수 있음을 F1이 보여준 것은 그리 놀랄 일이 아니다. 오늘날 F1이 이룩한 성공은결코 이례적인 사건이 아니라, (후략). - P28

2장

허점

누구나 ‘포뮬러‘라는 말을 처음 들으면 오픈 휠 자동차 경주보다는 수학 방정식이나 화학 공식을 떠올리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1950년에 이 대회가 설립된 이래 이 명칭이 단 한 번도 바뀐적 없는 이유는, 이 단어가 그랑프리 경주에 참여하는 모든 자동차와 드라이버가 따라야 하는 빽빽한 규정과 사양의 집합체를 가리키기 때문이다. - P30

이것이 이상한 이유는 포뮬러 1 이야말로 그 어떤 스포츠보다모든 규정을 뜯어고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종목이기 때문이다. 축구 경기의 규칙은 빅토리아 여왕 시대에 술집 한구석에서 만들어진 이래 지금까지 거의 달라진 게 없다.  - P30

야구의 경우, 세부 사항이 끊임없이 바뀐다고는 하지만 베이브 루스가 신인이던 시절이나지금이나 큰 틀에는 별 차이가 없다. - P31

 즉, 이 분야에서는 비상한 두뇌의 엔지니어와 야망에 찬 설계 전문가들의 존재가 몇몇 뛰어난 드라이버만큼 중요하다.  - P31

이 스포츠의 역사는 등장하자마자 몇 번의 레이스를 휩쓸고 결국에는 금지당한 비밀 무기들로 가득하다. - P32

다만, 규정의 허점을 파고든 기술에는 한 가지 문제가 있다. 결코 오래 지속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 P32

현실이 이렇다 보니 F1 설계팀은 두 부류로 뚜렷이 나뉜다. 규정의 허점을 찾아내 마치 비장의 무기처럼 보이는 뭔가를 만들어내는 팀과 평생 그런 팀의 뒤꽁무니만 쫓아다니느라 허덕이는 팀. - P32

 물론, 이의를 제기한 팀이 페라리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페라리팀은 그동안 자신들이 갖지 못한 혁신기술을 누군가 선보일 때마다 ‘바스타 Basta!‘‘*를 너무 자주 외친 탓에, 한때 영국 엔지니어들 사이에 FIA가 ‘페라리 국제 지원팀 FerrariInternational Assistance‘의 약자라는 농담이 나돌 정도였다.

* 이탈리아어로 ‘이제 그만!‘, ‘이의 있습니다!‘ 정도의 뜻 - P33

윌리엄스팀의 공동 창립자 패트릭 헤드Patrick Head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가 줄곧 찾는 건 사실상 불공평한 우위입니다. 불공평한 우위를 찾아내면 그저 몇 주 정도가 아니라 1년의 격차를 만들어주니까요." - P34

이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던 이는 자동차보다 먼저 비행기와 사랑에 빠졌던 멋진 콧수염의 전직 영국 공군 조종사 콜린채프먼Colin Chapman이었다. - P34

그의 좌우명은 간단했다. "직선주로에서 빨라지려면 출력이 중요하다. 그러나 모든 구간에서 빨라지려면 중량을 줄이는 수밖에 없다." - P35

그가 시작한 로터스 양산 스포츠카 사업은 금세 인기를 얻었고, 실제로 그가 만든 차들이 우승하면서 우수한 성능을 입증하기도 했다. 채프먼은 영국 공군의 모스키토 전투기를 제작한 드 해빌랜드 de Havilland사의 인력들을 영입하며 공학팀을 키워나갔다. - P36

F1 무대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크나큰 성장통을 겪어야 했다. - P37

. 그중 하나가 로터스팀이 도입한 ‘미드엔진mid-engine‘ 설계였다. 이는 기존에 운전석 전면에 있던 엔진을 뒤쪽으로 옮기는 방식이었다. - P37

이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채프먼은 마침 레이스카의 디자인이 전형적인 틀에서 벗어나던 시기를 맞아 상상력을 마음껏 발휘했다. - P37

과정이 아무리 혼란스러웠다 해도, 채프먼은 1960년대 내내명작을 잇달아 선보였고, 또 그 모든 작품 하나하나가 판을 뒤엎을 만한 혁신이었다. - P38

한편 채프먼은 그 누구보다 먼저 자동차에 더하고 싶었던 한가지가 있었다. (중략). 바로 스폰서를 전면에 내건 도색이었다. - P38

F1 창설 이후 거의 20년 동안 대회에 참가하는 자동차의 색상은 그저 국적에 따른 것이었다. - P38

이런 관행은 1968년에 막을 내렸다. F1 당국이 차체에 후원사로고 인쇄를 최초로 허용했기 때문이었다. 로터스는 즉각 영국 팀의 상징처럼 여겨졌던 녹색을 내다 버리고, 영국 국영 담배회사제품 골드 리프 토바코Gold Leaf Tobacco 의 상징색인 붉은색과 흰색리버리livery*를 선택했다. - P39

이 새로운 수입원 덕분에 채프먼은 차고의 불을 조금 더 오랫동안 켜둘 수 있게 되었다. 그곳에서 채프먼은 ‘F1 바닥의 미치광이 과학자‘라는 명성에 걸맞게 작업에 몰두할 수 있었다.  - P40

 당시 포뮬러 1에서는 사고가 너무 잦아 대회가 시작된 후 15년 동안 사망한 드라이버만 20명에 달했고, 그중 3명이 채프먼의 로터스팀 소속이었다. - P40

1969년 스페인 그랑프리에서 로터스팀은 이 암울한 기록에 두 명을 더 보탤 뻔했다. 문제의 장비는 높은 리어 윙rear wing이었다. - P40

(전략).
그는 채프먼에게 화난 어조로 편지를 썼다. "나는 5년 동안 F1에 참여해 왔고, 내가 저지른 실수는 딱 한 번뿐이었습니다. 그 외엔 사고 없이 잘 지내왔죠. 하지만 로터스팀에 합류한 이후 상황이 급변했습니다. 솔직히 당신의 차는 이미 너무 빨라서 취약한부분을 보강하기 위해 무게를 몇 파운드 늘리더라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을 겁니다. 또 한 가지, 당신의 직원들이 도대체 뭘 하고있는지 확인하는 데 시간을 좀 쓰시길 바랍니다." - P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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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별을 통해 형성되는 자아

현대 치료요법 문화의 특징 중 하나는 대부분의 개인을 적어도 어떤 면에서는 건강하지 않다고 본다는 사실이다. - P160

과거란 여러 가지 경험의 총체지만, 이러한 서사 형식에서 과거란 대개 가족 속에서의 경험과 동일시된다. - P161

애착과 사랑받고 자란 사람에 대한 청년문화의 집착은 이 가설이 가진 대중적 힘을 보여주는 현상이기도 하다. 한 일간지 기사는 말한다. "애착 손상 못 알아채면 ‘정서적 흙수저‘ 된다".⁶⁴ - P161

64 최화진, "애착손상 못 알아채면 ‘정서적 흙수저‘ 된다", <한겨레>, 2017. 12. 4, https://www.hani.co.kr/arti/society/schooling/822019.html. - P365

그렇다면 심리적 상태를 이해할 수 있는 모든 열쇠가 과거, 특히 유년기에 있다는 주장은 과학적으로 얼마나 신빙성이 있을까?  - P162

 사실 양육 가설은 다양한 분야의 학자들에게 꾸준히 비판받아 왔다. - P162

사실 사랑을 베푸는 것을 부모의 중요한 의무로 여기는 서구화된현대 사회에서 양육한 청년과 청소년이 특별히 정서적으로도 더 안정되고 균형 잡힌 관계를 맺는 성인으로 자라나는 것은 아니다(오히려 현실은 그 반대에 가까워 보일 때도 많다). - P162

‘양육 가설‘이라는 용어를 처음 제안해 이러한 믿음이 문화적 신화라는 사실을 지적한 심리학자이자 《양육 가설 The Nurture Assumption》이라는 동명의 책의 저자이기도 한 주디스 리치 해리스가 세심한 논증을 통해 보여주듯이, 부모의 양육이 성인이 되었을 때 개인의성격이나 적응 상태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근거는 빈약하다. - P162

사회학자 라스 덴시크가 지적하듯이 유년기의 사건들, 특히 부모의 행동이 한 인간의 운명을 결정한다는 주장은 과학적으로 입증된 진실이라기보다는 서구화된 사회에서 통용되는 역사가 짧은 문화적 믿음에 불과하다.⁶⁷ - P163

67Lars Dencik, "Growing Up in the Post-Modern Age: On the Child‘s Situation in theModern Family, and on the Position of the Family in the Modern Welfare State", ActaSociologica, 32(2), 1989, pp. 155-180. - P366

근본적 차원에서 보면, 우리는 이른바 심리적 건강이 개인의 속성이라는 가설 자체에 의문을 제기할 필요가 있다. - P164

자존감이나 애착 등의 심리적 특징들이 자기 계발을 통해 달성할 수 있는 것이려면 이러한 특징들이 한 개인이 소유하는 안정적인 심리적 속성, 속된 말로는 ‘정신력‘의 일종이어야 할 것이다.  - P164

개인은 서로 다른 사람과 서로다른 형태의 애착을 형성할 수도 있으며, 애착의 형태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변화할 수 있다." 그렇기에 동일한 사람일지라도 시간이나 상황, 접하는 사람별로 서로 다른 애착 유형에 속한다고 여겨지는 행동을 보일 수도 있다.⁷¹ - P165

71 Jennifer G. La Guardia, Richard M. Ryan, Charles E. Couchman and Edward L.Deci, "Within Person Variation in Security of Attachment: A Self-Determination Theory Perspective on Attachment, Need Fulfillment, and Well-Being",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79(3), 2000, pp. 367-384. - P366

리어리와 함께 자존감을 연구해 온 심리학자인 로이 바우마이스터의 연구는 자존감을 인위적으로 개선하는 것이 개인에게 유익하다고 보기 어렵다는 사실을 알려주기도 한다.⁷⁴ - P166

74 Roy F. Baumeister, Jennifer D. Campbell, Joachim I. Krueger and Kathleen D.
Vohs, "Does High Self-Esteem Cause Better Performance, Interpersonal Success, Happiness, or Healthier Lifestyles?", Psychological Science in the Public Interest, 4(1),
2003, pp. 1-44. - P366

(전략).
그럼에도 과거 돌아보기로 자신을 치유한다는 이 서사 형식이 특히 청년층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것은 이 틀이 성인이 되기 위한 통과의례를 제공하지 못하는 사회에서 일종의 대안적 성장 서사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 P166

사회학자 제니퍼 M. 실바는 오늘날의 노동계급 청년들이 무드 경제에서 산다고 주장한다.  - P167

이미 보았듯이 부모와의 경험이라는 협소한 의미로 정의된 과거를 털어놓는 것만으로는 내가 현재와 같은 모습이 된 이유를 정확하게 알고 어떤 이상적 모습으로 나를 빚어내는 것은 불가능하다. - P167

그러나 문제는 대안적 서사가 없는 상황에서, 특히 치유문화에 익숙한 청년층이 이 서사를 자아와 정체성을 이해하는 주된 서사로 여기기도 한다는 데 있다. - P168

그 단절은 유해한 가족을 손절하는 실제적 단절일 수도 있고, 과거와 결별하는 상징적 단절일수도 있다. - P169

결국 치유문화의 대안적 성장 서사는 변화란 불가능하며 잘살기 위해서는 처음부터 잘사는 부모 밑에 태어나는 것밖에 답이 없다는 봉건적 자본주의 시대의 운명론과 놀라울 만큼 유사한 형태의 상처를 생산해 내기도 한다.  - P169

가령 우울증과 낮은 자존감으로 인해 분투하는 개인의 이야기는 가학적일 만큼 빠르게 돌아가는 이 사회에서 분투하는 다른 이들의 이야기와 연결되지 못한 채 너무 지나치게 통제적이고 성과 지향적인 부모, 반대로 성공을 위한 자원을거의 물려주지 않는 무관심한 부모의 이야기로 환원되기 쉽다. - P170

치료요법 문화의 성장 서사에는 최근 청년층에게 유행하는 ‘회귀물‘의 서사 형식과 유사한 측면이 있다. - P170

무드 경제는 노력으로 해결할 수 없다는 절망과 노력하면 나아진다는 잔인한 희망가운데에서 고통받는 우리의 상처를 위무하겠다고 약속하며 우리곁에 다가온다. 그리고 그렇게 상품은 인간적 유대와 연대를 대신해 우리의 자아와 정체성을 새로 쓴다. - P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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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책이 원서와 달리 커졌다.
큰 글씨 책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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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내용보다 공기역학 전문가가 그렇기에 대머리라는 서술이, 다른 무엇보다 기억에 남는다.
아마 나중가선 공기역학을 잘 하기 위해선 대머리가 되어야 한다고 말할 것 같다.

1장

바레인 2022

2022년 3월 초, 포뮬러 1 레이스카(드라이버, 메카닉, 요리사, 퍼스널 스타일리스트 등과 함께)를 싣고 세계 곳곳에서 출발한 개인 전용기와 화물 수송기들이 사막의 나라인 바레인으로 모여들었다. (중략).
F1 무대에서 가장 부유한 이 팀이 올해는 또 무슨 장치를 꾸며왔는지 다들 궁금할 수밖에 없었다. - P8

메르세데스팀은 바레인에 오기 4개월 전, 바로 옆 동네인 아부다비에서 레드불팀에 1위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당시 레드불팀의 우승에는 거센 논란이 일었고, 이에 법적 분쟁 직전까지 갔으나 결국 메르세데스는 항의를 그만두고 ‘하던 일‘, 즉 더 빠른 자동차를 만드는 일에 집중하기로 했다. - P10

그들이 최근 F1 대회를 석권해 온 힘은 두 명의 핵심 인물에서나온 것이었다. 한 명은 이 팀의 감독인 토토 볼프Toto Wolff 라는 매력적인 오스트리아인이었다. (중략). 다른 한 명은 영국의 스타 드라이버 루이스 해밀턴Lewis Hamilton이었다. (후략). - P10

하지만 2013년 볼프가 해밀턴을 메르세데스팀에 영입하면서 주목한 것은 그의 독특한 패션이 아니라 오로지 그의 운전 실력이었다. 그들이 함께한 이후 총 5회의 드라이버 챔피언 타이틀과 무려 82회의 그랑프리 대회 우승이라는 성과를 낳았고, 결국 두 사람 모두 엄청난 부자가 되었다.  - P11

최근 수개월간 볼프가 이끄는 엔지니어링팀은 2022년 시즌을 대비해 혁신적인 신차를 개발해 왔다. F1 규정집의 경계를 아슬아슬하게 넘나드는 이 차는 40년간 이어져 온 F1의 설계 상식을벗어난 모델이었다. - P12

(전략).
볼프가 W13 모델을 마지막 순간까지 비밀에 부친 이유도 바로 그 때문이었다. 메르세데스팀이 이 순간에 해야 할 일을 제대로 해낸다면 단지 시즌 초반을 앞서갈 뿐만 아니라 다른 팀들이 그들을 따라잡을 기회를 영영 사라지게 할 수 있다. - P13

메르세데스 레이스카의 신기한 외관은 금세 사람들의 눈에 띄었다. 차고에서 빠져나온 지 불과 몇 초 만에 사진기자들이 레이스카를 둘러쌌고, 패독paddock(을 드나들던 피트 크루pit crewoo**들은 충격에 빠진 듯 입을 벌린 채 지켜보았다.


* 레이싱 서킷 내에서 트랙, 피트, 차고 등을 제외한 준비 공간으로, 일반 관람객의 출입이 통제된다
** 감독, 매니저, 레이스 엔지니어, 메카닉 등을 일컫는 총칭 - P14

레드불팀의 감독인 크리스천 호너Christian Horner를 불안하게 만든 것은 전자의 가능성이었다. (중략).
호너의 가장 큰 걱정은 메르세데스가 또 한 번 압도적으로 빠른 차를 들고 나오는 것이었다. - P15

그래서 호너는 은근한 암시와 교묘한 비유의 달인답게 주변에서 만나는 사람마다 메르세데스의 신차가 혹시 규정 위반은 아닌지 물어보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는 곧 메르세데스가 이미 그 문제도 손봐둔 상태임을알게 되었다. - P16

(전략) 새 규정은 마치 인체해부학 교과서처럼 꼼꼼하게 설명되어 있었으나, 유독 차량의 외관에 대해서만큼은 모호한 구석이 많았던 것이다.
메르세데스팀의 기술 감독을 맡아 첫 시즌을 맞이하는 마이크엘리엇 Mike Elliott은 규정의 이런 허점을 이용해 사이드팟 주변을 좀 더 자유롭게 설계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중략).
F1에서 한 바퀴당 0.3에서 0.4초 차이는 마치 영겁과도 같은시간이다. 따라서 메르세데스팀은 과연 이런 구상이 유효한지 확인하고자 F1의 규정 관리 기관인 국제자동차연맹 Federation Interna-tionale de l‘Automobile, FIA 측과 비밀리에 접촉해 자신들의 설계 개요를 제출했다. (중략). 그들이 한 가지 확실하게 대답한 것은 이 모델이 ‘불법은 아니라는 말이었다. 메르세데스는 이 말을 승인을 의미하는 강력한 - P17

엘리엇의 시선은 화면에 고정되어 있었다. 곧 랩타임이 화면에떠올랐다. 1분 40초 60.
물론 그는 오늘 레이스 조건이 최적이 아님을 알고 있었다. 기온이 너무 높고 바람도 강했으니까. 대부분의 팀은 아직 차고에 대기한 채 좀 선선해지는 오후가 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 P18

바레인 시즌 개막 전 테스트는 시작된 지 몇 분밖에 지나지 않았고, 테스트 결과도 공개되지 않으므로 시즌 전체를 계획하는 데는 큰 변수가 아니었다. (중략). 그는 나지막한 목소리로 이렇게 되뇌었다. "우리가 실수한 것 같아. 뭔가 약간 잘못됐어."
잠시 후, 해밀턴의 목소리가 무전기를 통해 들려왔다. 그리고 불길한 예감이 이제 완전한 공포로 바뀌고 있었다. - P18

F1 카를 만드는 데는 수많은 결정이 필요하다. (중략). 그러나 이 모든 내용에 앞서 이 거대한 산업이 단 하나의 질문으로 요약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어느 팀이 공기역학을 가장 완벽하게 이해하고 있는가?‘ - P19

공기역학은 대당 가격이 1,200만 달러에 달하는 레이스카가 달릴 때 그 주변에서 공기가 어떻게 흐르는지를 연구하는 과학이다.  - P20

영국 웨스트미들랜즈 주에 사는 63세의 뉴이는 그 자신도 머리카락 하나 없이 완벽한 공기역학을 자랑하고, 레이싱에서 가장 큰 장애물이 다른 레이스카가 아님을 일찍부터 알고 있었다.  - P20

1980년대에 뉴이는 포뮬러 1 레이스카 공기역학 분야에서 선구자로 확고히 자리 잡았다. 그가 이끄는 팀은 이른바 ‘전산유체역학CFD‘이라는 신기술 분야에서 그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존재감을 과시했다. - P21

그가 윌리엄스Williams 와 맥라렌McLaren, 레드불 Red Bull 을 거치며 그렸던 수많은 스케치는 항상 그 시대에 혁명을 불러왔다. 뉴이는 F1 카 설계에서 상상할 수 있는 거의 모든 것을 설계했고, 대부분은 실제로 테스트해 보기도 했다. 그래서 그는 바레인의 피트 레인을 돌아다니며 상대 팀들의 자동차를 척 보기만 해도 그들의 강점과 문제점을 훤히 꿰뚫어 볼 수 있었다.  - P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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