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나는 순간,
언어를 배울
준비는
끝났다


갓난아기와 침팬지의 차이

(중략).
자연언어 환경에 놓인 갓난아기는 부모를 비롯한 주양육자로부터 제1언어인 모국어를 습득한다.  - P14

자연언어와 인공언어

자연언어는 인간이 특별한 훈련 없이 자연적으로 습득하고 사용하는 언어를 말한다. 한국어, 일본어, 영어 등은 자연언어이다. 반대의 개념으로 인공언어가 있다. 몇몇 언어의 특징을 섞어 인공적으로만든 언어를 말하며, 1887년 폴란드의안과 전문의 자멘호프(Zamenhof)가 국제 공용어로 창안한 에스페란토어가 대표적인 예이다. 컴퓨터 프로그램을 위해만든 기호체계 C-언어도 인공언어라고볼 수 있다. - P15

수많은 언어학자들이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인간의 언어습득에 관해 의구심을 가져왔고, 그 비밀을 밝히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다. 그리고 아이의 언어습득에 대한 학자들의 주장은 크게 경험론(학습설)과 선험론(생득설), 경험과 선험의 상호작용론 등으로 나뉜다. - P15

경험론과 상호작용론은 언어습득 과정에 있어 아이의 후천적인 경험,
훈련, 연습, 학습 등이 중요한 기능을 한다고 보는 견해이다. 이 학설을 지지하는 학자들은 백지 상태인 갓난아기가 모국어 환경 속에서 다양한 경험,
학습, 훈련 등을 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시행착오와 교정을 겪으며 하나의 습관처럼 언어를 습득한다고 보았다. - P15

보상에 의한 강화

 특정 행동을 했을 때 주어지는 긍정적 의미의 대가, 어떤 행동이나 학습능력을 강화할 때 돈, 음식, 옷과 같은 물질적 보상을 주기도 하고 칭찬, 스킨십 같은 정서적 보상을 주기도 한다. 특정한 행동에 뒤따르는 보상은 나중에도 유사한 상황에서 그 행동을 하게 될 가능성을 높인다. 보상은 강력한 동기가 되기도 하지만, 보상이 뒤따르지 않으면 자발적인 행동을 멈추는 부정적인 측면도 있다. - P16

동물 중 지능이 가장 우수하면서 인간과 유사한 영장류인 침팬지의 새끼와 인간의 아기를 동일한 양육환경에서 동일한 바극을 주며 키워보기도 했다. - P16

생득설과 언어습득

장치 노암 촘스키가 언어습득 과정에서 내세운 가설, 행동주의, 즉 경험에 의해 습득한다는 가설에 반대되는 입장이다. 언어능력은 지능, 성품, 성장 환경, 인종 등에 관계없이 누구나 타고나는 것이며 성장·발달 과정 중 특정 단계에서 집중적으로 개발된다고 본다. 가령 모국어 같은언어능력은 2~12세 사이에 습득되는데,
다른 후천적 능력의 습득과는 전혀 다른양상과 속도를 나타낸다. 양육환경에 따라 언어자극의 양과 질에서 차이가 있지만, 유아에게는 언어습득장치가 있어 문법과 같은 규칙을 습득하고, 습득한 문법으로 창의적인 문장을 무한하게 생성할수 있다고 주장한다. - P17

 미국 예일대학교의 언어학자 폴 블룸(Paul Bloom)도 새에게는 지저귀는 능력, 벌들은 ‘윙윙‘ 나는 능력이 선천적인 것처럼 인간의 언어구사능력 역시 선천적으로 타고난다고 말한 바 있다. - P17

미국의 언어심리학자 로라 안 페티토(Laura Ann Petitto)는 생후 5~12개월의 아기 10명이 옹알이하는 모습을 영상으로 촬영해 컴퓨터로 분석했는데 그 결과 아기들이 옹알이를 할 때 주로 오른쪽으로 입이 움직인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 P17

선험론자에게 아이의 언어습득은 의식하거나 의도해서 이뤄지는 일이 아니다. 처음에 기어 다녔던 아기가 일어나 걷게 되고, 얼마 후 달릴 수있는 것처럼 언어습득은 자연스럽게, 때론 무의식적으로 일어난다고 주장했다. 선험론에 따르면 아이가 태어나는 순간, 이미 언어를 습득할 준비는 끝난 셈이다. - P18

아기 옹알이의 비밀

우리는 대개 아기가 옹알이로 언어습득의 시동을 건다고 생각한다. 옹알이의 전조는 ‘투레질‘로, 갓난아기가 두 입술을 투루루 떨며 소리를 내는 것이다. - P18

부모가 옹알이를 ‘말‘의 시작이라고 기대하는 것과 달리 생후 6개월이전의 아기들이 내는 옹알이는 우리가 사용하는 말과 다르다고 보는 견해가 많다. 선천적으로 귀가 안 들리는 아기나 부모가 벙어리인 아기도 정상적인 아기들과 마찬가지로 옹알이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 P19

우리가 느끼기에도 생후 6개월이 넘은 아기의 옹알이는 어른의 말소리나 억양과 꽤 비슷하다. 매일 아기를 돌보는 엄마라면, 아기가 자신과 눈을 맞추고 옹알이를 할 때면 나에게 말을 걸고 있다는 느낌에 빠질 때가있을 것이다. - P20

아기들이 언어습득 과정에서 제일 먼저 하는 일은 엄마가 입으로 소리내는 것들 중 유의미한 단어가 무엇인지 구별해내는 일이다. 영어를 처음 배울 때를 생각해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 P20

말문 틔기 전, 엄마와 아기의 의사소통

아기가 옹알이를 하는 동안, 엄마는 이전보다 뚜렷해진 교감의 즐거움을맛보게 된다. 아기가 끊임없이 말을 거는 것만 같아 아이와 대화하는 일이한결 수월해지기 때문이다. 한편으로는 얼른 아기의 말문을 틔게 하고 싶다는 욕심도 생겨난다. - P22

미리 이야기하자면, 아이가 정상적인 언어환경에 놓여 있고 또래 평균치의 언어발달을 보인다면, 엄마가 아이에게 어떤 자극을 주어왔든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좋다. 아이는 태어난 순간부터 자연스럽게, 그리고 이미 충분히 언어자극에 노출되어 왔기 때문이다. - P23

그리고 주양육자인 엄마와 교감을 시작한다. "우리 아기, 배고프지?"
하는 엄마의 다정한 말 한 마디에 울음을 멈출 줄도 알고, ‘자장자장‘ 하는노랫소리에 스르르 잠이 들기도 한다. 무엇보다 아기는 기저귀를 갈아줄때 엄마가 하는 말, 목욕을 시켜줄 때 엄마가 하는 말, 젖을 물릴 때 엄마가하는 말 등을 들으면서 자신의 두뇌를 가동하기 시작한다. - P23

아기의 뇌에는 생존과 관련된 기능을 하는 1천억 개의 신경세포(뉴런,
neuron)가 만들어져 있다. 이후 지속적인 자극에 따라 아기의 뇌는 빠른 속도로 신경세포를 깨우고, 시냅스를 통해 신경세포들을 연결한다. 눈, 귀,
코, 입, 피부 등 감각기관을 통해 받아들인 정보는 신경회로를 거쳐 뇌까지 전달된다. - P24

제2의 뇌, 피부


많은 뇌신경과학자들은 피부를 제2의 뇌,
또는 제3의 뇌라고 부른다. 피부에는 수많은 신경조직이 있어 두뇌의 신경세포를 깨우고 신경회로를 연결하는 데 가장 중요한 감각기관이다. 스킨십은 엄마와 아기의 애착을 다지는 데 꼭 필요하기도하지만, 아기의 두뇌발달에 있어서도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아기의 두뇌발달중 정서, 감정발달과 관련되어 있다. 젖물리기, 목욕하기, 머리 빗겨주기. 마사지하기, 볼 비비기, 보습제 바르기, 뽀뽀하기, 발가락 물기, 볼 튕기기, 손가락 쥐기 등 모든 접촉이 스킨십이 될 수 있다. - P24

생애
첫 3년,
폭발적인
언어습득기

생후 12개월, 100개의 단어를 이해한다

생후 7개월이 지나면서 아기는 옹알이를 본격적으로 구사한다. 계약 기도 크고 억양이 있어 매일 아기를 돌보는 엄마라면 옹알이 대화를 하는일이 어렵지 않다. 가끔 엄마가 내는 소리를 따라하기도 하고, 휴대폰을 들고 전화하는 시늉을 하거나, 그림책을 소리 내어 읽는 흉내를 낸다.  - P26

흥미로운 것은 첫돌 아기가 말하는 단어의 발음들은 전 세계적으로 비슷하다는 사실이다. 주로 하나의 자음과 하나의 모음으로 이루어진 단음절어나 단음절어가 반복된 두 음절어 명사인 경우가 많다. 우리말인 ‘엄마‘, ‘아빠‘와 영어의 ‘mama(마마)‘, ‘papa(빠빠)‘는 의미는 물론 발음도 상당히 비슷하다. - P27

하지만 첫돌 아기는 이제 막 앉기, 뒤집기, 기기, 걷기와 같은 대근육 운동발달에 도달했을 뿐이다. 혀, 입술, 얼굴근육 같은 소근육 운동발달은좀 더 있어야 가능하다. - P27

이렇게 아직 직접적으로 사용할 순 없지만 아기가 단어의 소리와 의미를 알고 의사소통이 가능한 언어를 수용언어, 아기가 스스로 말하고 사용할 수 있는 단어를 표현언어라고 한다. 만 1세 아기의 수용언어 능력은 100개 정도이며, 표현언어 능력은 5개 정도이다. 아직 수용언어와 표현언어의 차이가 크지만, 아기는 점점 자라면서 수용언어와 표현언어의 차이를 줄여간다. - P28

이렇듯 생후 12개월은 ‘한마디‘ 시기이다. 여러 어절의 문장으로 서술해야 할 것도 한 마디, 한 단어로 의사소통을 시도한다. ‘첫 낱말‘ 단계라고도 한다. 눈치가 빠른 엄마라면 ‘한마디‘ 아기와 의사소통하는 일은 그리어려운 게 아니다. - P29

만 1~2세, 명사 위주의 단어에서 벗어나다

만 1세 이후에도 ‘한마디‘, ‘첫 낱말‘ 시기는 당분간 지속된다. - P29

생후 18개월에서 만 2세 사이에 어휘력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아기는50여 개의 표현언어를 알게 된다. 사용할 수 있는 단어의 범위도 넓어져,
이전까지 명사 위주의 단어를 사용했다면 이제는 대명사, 부사, 동사 등을 쓸 수 있다. - P30

이때 즈음이면 양육환경에 따라 아기가 사용할 수 있는 단어의 종류도 달라지기 시작한다. 평소 ‘안녕하세요‘, ‘고맙습니다‘, ‘다녀오세요‘ 등의 인사말과 예절에 신경 쓰는 부모 밑에서 자란 아기는 다른 아기들에 비해인사-아직은 모방에서 비롯된 행위이지만ㅡ도 잘하고 "안녕.", "네.",
"안녕 가(안녕히 가세요)."와 같이 사회적 표현을 잘할 수 있다. 할아버지, 할 - P31

생후 18개월에서 만 2세 사이에 어휘력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아기는 50여 개의 표현언어를 알게 된다. (중략).
아기는 여전히 언어와 제스처를 함께 사용한다. 냉장고를 가리키면서
"우유."라고 말하는 것은 우유를 가져다 달라는 표현이다. 손사래를 치면서 "아니"라고 하거나, 손으로 엄마를 때리면서 "시져 (싫어)."라고 한다.
한 단어에 불과하지만 좀 더 강한 의미를 부여하기 위한 수단이기도 한 셈이다. 언어능력이 발달하면 제스처를 수반하는 의사소통은 줄어들게 되지만, 언어능력이 미숙하다면 제스처를 지속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 P30

아직은 발음이 어눌해 어려운 단어를 정확히 소리 낼 수는 없다. 따라서 아기의 순조로운 언어발달을 위해 사물의 이름을 올바른 발음으로 불러주는 것이 좋다. - P31

만 2세 무렵에 무엇보다 놀라운 변화는 아기에게 자아개념이 생기기 시작한다는 사실이다. 아기가 영아의 옷을 벗고 유아가 되는 순간이다. 그리고 당황, 부끄러움, 질투, 기쁨, 자랑스러움, 분노, 가여움 등과 같은 다양한 정서를 느끼기 시작한다. - P32

만 2~3세, 문장으로 말한다


만 2세가 지나면서 아이의 어휘는 그야말로 폭발적으로 증가한다. 아이가 이해하는 수용언어는 500~900여 개 수준이며, 사용하는 표현언어는 200~300여 개에 달한다. 1부터 10까지 숫자를 세는 것도 가능해진다. - P32

의사소통에 있어서도 더욱 다양하고 정확한 의도를 표현할 수 있게 된다. 이전에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가리키면서 이름(명사)을 말해 요구하는수준이었다면, 다양한 품사를 사용해 주술관계에 변화를 주거나 소유, 의문, 부정 등의 의사표현도 할 수 있다. - P33

언어표현이 다양해진 데에는 어휘력 증가의 도움이 큰데 이것은 아이의 두뇌발달과 연관이 있다. <인공단어 찾기> 실험에서 알 수 있듯이 어휘력의 증가는 아이가 자신의 언어환경에서 단어인 것과 단어가 아닌 것을 구별해내는 것에서 시작한다. - P34

브로카 영역과 베르니케 영역

브로카 영역은 좌뇌 전두엽에 존재하며말을 하는 기능을 맡고 있다. 1861년, 프랑스의 외과의사 폴 브로카(Paul Broca)는 좌뇌 전두엽의 일부가 망가지면 실어증 증세가 나타난다는 사실을 발견했고,
자신의 이름을 따 해당 부위를 브로카 영역이라고 명명했다. 1874년, 독일의 신경정신과의사 칼 베르니케(Carl Wenicke)가 발견한 베르니케 영역은 ‘브로카 실어증‘과 다른 유형의 언어장애가 밝혀지면서 알려졌다. 좌뇌 측두엽의 일부가 이 영역에 속하며 청각피질과 시각피질로부터 전달된 언어정보를 해석하는 기능을 한다. - P34

만 4세, 타인과 소통할 준비를 마치다

세상에서 만 3년을 보냈을 뿐인데, 아이는 서너 개의 단어를 연결해 문장으로 말할 만큼 문법을 깨친다. 엄마가 말하는 소리뭉치에서 단어를 찾아내고, 그 단어에서 일정한 규칙을 찾아내며, 그 규칙을 적용해 문장으로 표현하기까지 아이의 두뇌 또한 놀랄 만큼 발전했다. - P35

물론 아이가 규칙을 파악하고 문법에 맞춰 말을 하기까지, 나름의 시행착오가 있긴 했다. 처음부터 완전한 문장으로 말하는 게 아니라 자신이 터득한 규칙을 적용해 불완전한 문장으로 말하는 일도 있다.  - P36

말이 통하게 된 데에는 아이의 자아정체감과 정서발달의 덕이 크다.
만2세 무렵 싹트기 시작한 자아개념과 정서분화는 만 4세에 이르러 그 징후를 확연히 드러낸다. 만 3~6세에는 전두엽의 발달이 가장 활발한데, 전두엽이 감정조절과 인간으로서의 고차원적인 사고가 가능하도록 만든다. - P36

조금 더 자라면 엄마가 나서지 않아도 ‘다른 아이 장난감은 뺏으면 안돼.‘ 하고 생각하거나 "나도 같이 놀면 안 돼?" 하고 상대방에게 부탁할 줄 알게 된다. - P37

언어발달
돕는
양육환경은
따로 있다

왜 또래여도 언어능력에 차이가 날까?

(전략).
언어발달도 마찬가지다. 말을 빨리 시작한 아이가 똑똑하다는 이유로
‘엄마 아빠‘ 소리를 언제 했는지, 돌 무렵에 할 수 있는 말은 몇 개인지, 언제부터 말을 청산유수로 했고 노래를 불렀는지, 한글은 얼마 만에 뗐는지등도 아이 능력의 중요한 잣대가 되고 있다. - P39

언어가 두뇌, 신체, 정서 등 아이의 모든 조건이 조율되어 최적의 상태에서 발현되는 능력이라면, 그 최적의 상태가 양육환경에 의해 좌우될 수있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 P39

제작진은 중앙대학교 심리학과 연구팀과 함께 <어휘인식 실험>을 진행, 아이의 어휘력과 어휘력 높은 아이의 언어환경에 대해 알아보았다.

(중략).
실험에 참여했던 아이 엄마들에게 평소 아이가 사용하는 단어가 몇 개인지 표현어휘지수를 알아보았다. 생후 21개월 아이 2명 중 단어인식 속도가 1.14초였던 남자아이는 111개, 0.84초였던 여자아이는 365개의 표현어휘지수를 기록했다. - P41

엄마의 언어능력이 아이에게 대물림된다?

<어휘인식 실험>을 진행하기 전 우리는 별도의 놀이공간을 마련, 엄마들에게 아이와 평소처럼 놀아주라고 주문했다. 그리고 엄마가 알아채지 못하게 놀이 중에 오가는 대화 내용을 하나하나 기록했다. 엄마가 평소 아이에게 어떻게 말하는지 알아보기 위한 관찰이었다. - P41

4명의 엄마들이 아이들과 노는 사이, 엄마가 사용한 단어와 문장의 수를 세어 보았다. 결과는 우리가 예측했던 것과 맞아떨어졌다. 21개월의 아이 중 표현어휘지수 111개, 평균 단어인식 속도 1.14초를 기록한 남자아이의 엄마는 총 338개의 단어를 사용, 137개의 문장으로 대화했다.
(중략).
24개월 아이 엄마들의 결과 또한 마찬가지였다. 표현어휘지수 26개,
평균 단어인식 속도 1.51초를 기록한 남자아이 엄마는 총 549개의 단어를사용, 197개의 문장으로 대화했다. 반면 표현어휘지수 630개, 평균 단어인식 속도 0.41초의 놀라운 수치를 기록한 여자아이의 엄마는 총 748개의 단어를 사용, 227개의 문장으로 대화했다. - P42

아이마다 언어능력에 차이가 나는 이유는 남다른 교육비법이나 특별한 자극에 있는 게 아니다. 아이가 속한 언어환경, 즉 부모가 얼마나 많은 대화를 하는가, 얼마나 다양한 어휘를 들려주는가에 달려 있다. 엄마 아빠의 언어능력과 언어습관이 살아 있는 언어환경이다. - P43

아이에게 효과적인 언어환경 만들기

아이의 말문을 빨리 틔우기 위해 값비싼 전집 교구나 교재를 사들일 필요는 없다. 또 엄마가 의도적인 언어자극을 주려고 스트레스를 받을 필요도 없다. 핵심은 아이가 자라는 양육환경이 바로 언어환경이라는 것을 아는것이다. - P43

장난감으로 놀며 대화하라

아이와 장난감을 갖고 놀 때는 색깔이나 수량, 동사 표현을 많이 사용해보자. 소꿉놀이나 인형놀이 등으로 역할놀이를 하는 것은 아이의 정서와 사회성 발달에도 도움이 된다. - P44

그림책이나 사진을 보며 대화하라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없는 다양한 사물을 그림이나 사진으로 접하게 해주면 좋다. 그림책 내용을 읽어주고 그림에 등장하는 주인공의 이름이나 사물의 이름, 동물 이름과 울음소리 등을 아이와 함께 표현해본다. - P45

다양한 체험을 하며 대화하라

지하철을 탔을 때, 마트에서 장을 볼 때, 놀이터에서 놀 때, 미용실에갔을 때 등 아이와 새로운 장소에서 시간을 보내게 되면 더욱 다양한 단어와 문장표현이 가능해진다. - P45

자연을 만끽하며 대화하라

집을 벗어나 꽃과 나무, 풀, 햇빛, 물, 바람, 곤충, 동물 등이 있는 자연으로 나가는 것도 아이에게 좋은 체험이 된다. - P46

옛날이야기를 들려줘라

때로는 잠자리에 누워 자장가나 옛날이야기를 들려주면 아이의 귀가솔깃해진다. (중략). 언어환경의 최종 목적은 아이의 언어표현에 창의력을 부여하는 것이다. - P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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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전투

스트루베-불가코프-투간바라놉스키와
보론초프-니콜라이온의 논쟁


제18장
새로운 논쟁 판에서의 문제


자본주의적 축적의 문제에 대한 세 번째 논쟁은 앞의 두 논쟁과는 전혀 다른 역사적 테두리에서 진행된다. 이 논쟁은1880년대 초반부터 1890년대 중반까지 진행되었으며, 무대는 러시아였다. 서유럽의 자본주의적 발전은 이미 성숙기에 도달했다.  - P427

. 사회민주주의를 탄압하기 위해제정된 예외 법규가 실행된 12년의 시험 기간 동안 비참한 환멸을 가져왔을 뿐이었다. 즉, 모든 조화의 베일은 최종적으로 갈가리 찢어지고, 적나라한 자본주의적 적대성의 현실이 냉혹하게 드러났다. - P427

서유럽의 상황은 이러했다. 물론 동일한 시기에 러시아의 상황은 다르게 보였다. 러시아에서 1870년대와 1880년대는 모든 면에서 엄청난 고통을 동반한 내부 위기를 보이는 과도기였다. 대규모 공업이 높은 보호관세 기간의 영향을 받아 비로소 실제적으로 시작되었다. - P428

 특히 러시아 섬유 산업의 가장 중요한 본거지이며 거대한 산업 중심 지역인 모스크바 블라디미르 지역은 아직도 대체로 농업과 결합되어 있었으며, 반(半) 시골풍이었다. 이러한 현실에 부합하는 원시적 착취 형태가 착취에 대한 방어에서도 원시적 표현을 등장하게 했다. - P429

이렇게 러시아에서 대중의 경제적 삶이 어디를 가든 과도기의 요란한 불협화음을 보여 주는 것과 마찬가지로 이에조응해서 정신적 삶에서의 위기도 찾아왔다. 이론적으로러시아 농업 제도의 특징에 기초한 ‘민족적‘이고 토착적인러시아 사회주의는 명백한 혁명적 어구인 "인민의 의지(Narodnaya Volya)" 테러 당의 실패 후에 정치적으로 파산했다.  - P429

러시아 지식인들은 매우 일찍부터 러시아가 서부 유럽의 예에 따라 자본주의적 발전을 완성할 수 있는가에 대한문제를 다루었다. 이들은 또한 서부 유럽에서 우선 자본주의의 어두운 측면, 자본주의가 전통적인 가부장적 생산 형태와 함께 인민대중의 생존 안정과 복지에 미치는 파괴적인 영향만을 보았다. - P430

. 국가의 원조 아래 러시아에 자본주의적 생산을 강제로 이식함으로써 농촌의 소유 형태와 생산 형태를 파괴해 무산계급으로만들고, 노동하는 대중의 생존을 비참하고 불확실하게 함으로써, 이러한 다행스러운 예외 상황, 유일한 역사적 기회를 헛되이 할 것인가?
이 근본 문제가 농업 개혁 이래로 러시아 지식인들의 정신적 삶을 지배했다. - P431

이러한 매우 포괄적이고 여러 분야로 갈라진 ‘인민주의적‘ 문건들 중에서 우리는 러시아에서 자본주의 발전의 전망을 둘러싼 논쟁에만 관심이 있다. 그리고 이 논쟁이 자본주의 생산 양식의 사회적 조건들에 대한 일반적 성찰에 근거하는 한에서 그러하다. 왜냐하면 이러한 성찰이 1880,
1890년대 러시아의 문헌 논쟁에서 커다란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 P432

앞으로 이어지는 토론의 이론적 내용에서는 하나의 사실이 매우 중요하다. 즉, <자본론> 1권에 수록된 자본주의적 생산에 대한 마르크스의 분석뿐만 아니라, 이미 총자본의 재생산에 대한 분석이 수록되어 1885년 간행된 2권 역시 러시아 교양인의 공유 재산이었다. 이러한 사실은 논쟁에 본질적으로 다른 특징을 부여했다. - P433

‘인민주의적‘ 노선을 대변하는 두 명의 이론가 가운데 한명은 주로 글을 쓸 때 사용하는 가명인 V. V.‘(이름의 머리글자)로 알려진 보론초프였다. 그의 경제학 이론은 알아들을 수가 없었으며, 이론가로서는 유별나게 경건한 사람이어서 결코 진지하게 인정받지 못했다. - P434

 이에 반해 니콜라이온²³⁹은 광범위한 교육을 받았고 마르크스주의에 정통했으며, <자본론> 1권 러시아 번역본의 편집자였다. 또한 개인적으로는 마르크스와 엥겔스의 친구였다.


239) (옮긴이 주) 니콜라이온(Nikolai-on, 1844~1918): 니콜라이 프란체비치다니엘손(Nikolai Frantsevich Danielson), 러시아의 경제학자, 자신을마르크스주의자로 간주했지만, 소위 정이라고 자처하던 레닌과 스트루베에 의해 강하게 비난받았다. 러시아에서 자본주의 발전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한 인민주의자들에 대한 비판으로 유명하다. 마르크스의 <자본론>을 최초로 러시아어로 번역했으며, 마르크스와 엥겔스가 죽을 때까지 연락을 취했다. - P434

. 왜냐하면 그들 각자는 여기서우리가 접근하는 영역의 이론에 대해 완결된 비판을 가하고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1890년대 러시아의 사회주의 지식인들의 마음을 졸이게 했고, 마르크스학파의 확실한 승리로 종결된 부분적으로 빛나는 일련의 논쟁은 러시아의 학문에서 역사 경제적 이론으로서 마르크스주의의 도입을 공식적으로 개시했다. - P436

제20장

니콜라이온


‘인민주의적‘ 비판의 두 번째 이론가인 니콜라이온은 보론초프와는 다른 경제적 기초 지식과 전문 지식을 가지고 작업에 착수한다. 러시아 경제 관계를 근본적으로 잘 아는 이론가의 한 사람으로서 그는 이미 1880년 농업 소득의 자본화에 대한 논문 [<<평론(Slowo)≫에 발표]을 통해 주목을 받았었다. - P452

자본주의 경제 양식에서는 판매 시장이 결정적으로 중요하기 때문에, 모든 자본주의 국가는 가능한 한 거대한 판매 시장을 확보하려고 한다. - P452

전혀 새로운 사회적 노동의 연간 생산물은 노동자들이임금의 형태로 취하는 부분과 자본가들이 취득하는 다른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 P453

첫째 부분은 순환으로부터 일정한 양의 생필품만을 뽑아낼 수 있다. (중략). 자본주의 생산이 농업에 종사하는 인구들의 부업이었던 업종을 점차장악하는 방식으로 농민층에서 생계 밑천을 찬탈해 농촌에 거주하는 인구의 산업 생산물에 대한 구매력이 점점 더 줄어들게 된다. - P453

(전략), 둘째로 자본주의 생산이 성장함에 따라 광업, 기계 산업 등처럼 생산수단의 생산을 행하는 분야도 성장하는데, 이 분야의 생산물은 사용 형태 때문에 처음부터개인적 소비가 불가능하며, 생산 수단은 자본으로서 기능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마지막 셋째, 저렴한 상품의 대량 생산에 도달할 수 있는 더 큰 노동 생산성과 자본 절약으로 인해 사회적 생산은 점점 더 한 줌의 자본가들에 의해 소비될수 없는 바로 이러한 대량 생산물을 지향하기 때문이다. - P454

어떤 자본가의 잉여가치가 다른 자본가의 잉여 생산물에서 실현될 수 있고 그 반대도 역시 성립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단지 특정한 분야, 즉 생필품 분야에만 해당된다.
그러나 자본주의 생산의 핵심 동기는 개인적인 소비 욕구의충족이 아니며, 이러한 사실은 생필품의 생산이 일반적으로 생산 수단의 생산과 비교하면 점점 더 줄어드는 데서 나타난다. - P454

인민대중의 실제적인 욕구는 생산자들이 생산 수단과 하나로 결합되는 ‘인민주의적‘ 생산 양식이 우위를 점하는 정도에 따라 더 잘 충족될 수 있다. 하지만 자본주의는이러한 생산 영역을 장악하려고만 하며, 이렇게 함으로써자신의 번영의 핵심 요인을 파괴하려고 한다. - P456

이로부터 다음과 같은 결과가 나온다. 자본주의의 한계가자본주의 자체의 발전이 야기한 빈곤의 증가와 구매력을전혀 소유하지 못한 남아도는 노동자 수의 증가에 의해 만들어진다는 사실이다. 지불 가능한 모든 사회의 수요를 특별히 급속하게 충족하는 노동생산성의 증가는 수가 증가하는 인민대중이 자신들의 가장 긴급한 욕구를 충족할 무능력이 증가한다는 것과 일치한다. - P456

이러한 사실이 니콜라이온의 일반적 견해다.²⁵⁰ 우리는그가 마르크스를 알았으며, <자본론> 1, 2권을 매우 잘이용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50) ≪개혁 후의 우리 국민경제에 대한 논문들≫, 특히 202~205쪽, 그리고338~341쪽과 비교하라. - P457

재앙이 이미 폭넓게 번창했지만, 되돌리기에 너무 늦지는 않았다. 오히려 그 반대다. 임박한 무산계급화와 몰락에직면해 크림 전쟁 후 필요했던 알렉산더 개혁과 같은 경제정책의 완벽한 개혁이 러시아에서는 긴박하게 필요하다.
니콜라이온이 추천하는 사회 개혁은 철저하게 공상적이며,
러시아 ‘인민주의자‘가 70년 후에 쓴 것을 고려한다면, 시스몽디보다 소시민적이고 반동적인 면에서 더욱 극단적이라는 것이 드러나 보인다. - P459

즉, 자본주의적 발전으로부터 다른 방향으로 전환하느냐, 자본주의적 발전으로 나아가 몰락과 죽음을 맞이하느냐가 그것이다.²⁵²

252) 앞의 책, 322쪽부터, 프리드리히 엥겔스는 러시아의 상태를 다르게 판단한다. 그는 러시아에서 거대 산업의 발전은 피할 수 없으며, 러시아의 고통은 단지 자본주의의 전형적인 모순이라는 사실을 니콜라이온에게 반복적으로 명확하게 하고자 했다. 그는 1892년 9월 22일 다음과 같이 썼다. "이제 나는 오늘날의 산업 생산은 증기, 전기, 자동방적기와 방직기그리고 기계 자체를 기계로 생산하는 것과 같은 거대 산업을 의미한다고 주장한다. 러시아에 철도가 도입된 그날부터 이러한 근대 생산 수단의도입은 이미 피할 수 없다. 당신들은 당신들의 기관차, 화물차량, 철도를 보수할 수 있어야 한다. 만약 당신들이 보수하려고 하는 생산수단을제조할 수 있다면 저렴하게 할 수 있다. 전쟁 물자(장갑함, 나선형 화포,
속사 연발대포와 속사 연발, 강철로 만든 총알 그리고 무연화약 등)가거대 산업의 한 분야가 되는 바로 그 순간부터, 이 모든 전쟁 물자를 생산하는 데 필수적인 거대 산업은 정치적으로 불가피하게 되었다. 이 모든것은 고도로 발달한 철강산업 없이는 불가능하다. 그리고 이 철강 산업은 이에 부합하는 다른 산업 분야, 특히 섬유 산업의 발달 없이는 역시 불가능하다." 그리고 같은 편지에서 아래와 같이 전한다. "러시아 산업이국내시장에 제한되어야 하는 한, 러시아 생산물들은 단시 국내 수요만을충족할 수 있다. 하지만 러시아의 국내 수요는 단지 천천히 성장할 수 있으며, 현재의 러시아 조건에서는 내 생각처럼, 오히려 감소할 수도 있다.
왜냐하면, 거대 산업이 국내시장을 창출한 것과 동일한 과정을 통해 국내시장을 파괴하는 것은 거대 산업의 필연적인 후속 현상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거대 산업은 농민의 가내공업의 토대를 파괴함으로써 국내시장을 창출하지만, 가내공업 없이 농업이 생존할 수 없다. 농민으로서 농민은 몰락한다. 이들의 구매력은 최소한으로 축소될 것이다. 그리고 농부들이 프롤레타리아로서 새로운 생존 조건에 적응하기까지, 이들은 새롭게 생성되는 공장에 매우 작은 시장의 역할을 한다. 일시적인 경제 단계로서 자본주의적 생산은 내적 모순들로 가득 차 있다. 그리고 이 내적 모순들은 자본주의적 생산이 발전될 수 있는 정도까지 발전하고 명백해진다. 시장을 창출하는 동시에 파괴하는 이러한 경향은 이러한 모순들 가운데 하나다. 다른 모순은 자유로운 세계시장에서 어느 정도 경쟁력을가진 국가들보다 해외시장 없는 국가인 러시아 같은 나라에 나타나는 절망적인 상황이다. 자유로운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국가들은 이러한 절망적인 상황을 새로운 시장의 폭력적인 개방을 통한 무역의 확장을통해 해결하고자 한다. 하지만 이러한 방식의 무역 확장은 진퇴유곡에빠진다. 영국의 경우를 보자! 일시적인 번영을 가져다줄 수도 있는 영국무역에 개방된 마지막 시장은 중국이다. 이러한 이유로 영국은 중국에 철도를 건설하는 것에 집요하게 달라붙었다. 하지만 중국에 철도를 건설하는 것은 중국 소규모 농업과 가내 공업의 모든 토대를 파괴하는 것을의미했다. 그리고 이러한 파괴를 상쇄할 중국의 거대 산업이 전혀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에, 수많은 사람들이 생계를 이어가는 것을 불가능하게했다. 그 결과는 세계적으로 이전에 발생하지 않았던 아시아, 유럽 그리고아메리카로 증오의 대상이던 중국인의 대량 이민이었다. 이러한 중국인의 범람은 아메리카, 유럽 그리고 호주의 노동자들을 세계에서 가장낮은 중국의 생활수준을 기준으로 중국 이민자와 경쟁하도록 만들었다.
그리고 그때까지 아직 유럽의 생산 양식이 근본적으로 변형되지 않았다면, 이제 그 변화가 필연적이 되었다≪마르크스와 엥겔스가 니콜라이온에게 보낸 편지> (1908, 페테르부르크, 로파틴(Lopatin)이 러시아어로 번역), 79쪽, < 엥겔스가 니콜라이 다니엘손에게 보낸 1892년 9월 22일자 편지> MEW, 38권, 467,469~470].
이러한 편지에도 불구하고 엥겔스는 러시아에서 사건의 전개를 추적했으며 큰 관심을 보였다. 하지만 직접 러시아 논쟁에 의도적으로 간섭하는 것은 거부했다. 이에 대해서 엥겔스는 사망하기 바로 전인 1894년 11월 24일 쓴 편지에서 다음과 같이 언급했다.
"내 리시아 친구들은 계속 러시아 잡지나 서적들에 대답하라고 나에게저돌적으로 요청했다. 이 잡지나 서적에서 우리 저자들(마르크스와 교환한 편지에서 이렇게 표현되었다)의 주장이 들리게 해석되었을 뿐만아니라, 틀리게 인용되었다. 그들은 내가 개입하면 모든 문제를 충분히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요청을 나는 계속 거절했다. 왜냐하면, 논쟁에 개입하려면 긴급하고 중요한 내 작업을 포기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논쟁은 멀리 떨어진 국가에서 내가 읽을 수 있는 알려진 서부유럽 언어가 아닌 다른 언어로 진행되었다. 그리고 나는 기껏해야 논쟁을 담은 인쇄물 가운데 단지 때때로 완전하지 않은 문서만을 접할 수있었다. 이러한 이유로 나는 논쟁을 철저하게 따라가면서 논쟁의 모든국면과 상세한 내용을 파악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했다. 도처에서 우리는물러서지 않고 불공정한 술책을 통해 자신이 한 번 취한 입장을 부끄러움 없이 방어하는 사람들을 만난다. 그리고 만약 이러한 종류의 저술이 우리의 작가들에 의해 쓰였다면, 나는 논쟁 참여자들이 나에게 공정하지않은 방식으로 대응하는 것도 두렵고, 결국 내가 나와 다른 사람들을 방어하기 위해 논쟁에 개입할 수밖에 없게 되는 것이 두렵다"(앞의 책, 90쪽, <엥겔스가 니콜라이 다니엘손에게 보낸 1894년 11월 24일자 편지> MEW, 39권, 328쪽). - P460

당시 엥겔스는 아래와 같이 쓰고 있다.

"부르주아지 노선을 따르는 러시아의 계속적인 발전은러시아 정부가 총검과 채찍으로 개입하는 것과 무관하게 공동체-소유를 러시아에서도 점차로 파괴할 것이다(혁명적인 인민주의자들이 상상하는 것처럼). ・・・ 세금과 고리의 압력으로 토지에 대한 공동체 소유는 더 이상 바람직한 것이 아니며, 족쇄가 된다. 농부들은 방랑하는노동자로서 생계를 잇기 위해 가족을 버리거나 데리고토지에서 자주 탈출하며, 그들의 토지를 고향에 남겨 둔다. 우리는 러시아에서 공동체-소유가 이미 오래전에 전성기를 지났으며, 모든 외관에 의하면 해체가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²⁵³

253) 엥겔스, <난민에 대한 문헌, 러시아로부터의 무리(FlüchtlingsliteraturSoziales aus Rußland)> MEW, 18권, 564쪽. - P462

다시 한 번,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러한 사건의 변화는, 자본주의 발전 가능성에 대한 회의에서 시작된 자본주의에 대한 사회적 비판이 전혀 다른 역사적 여건에서 숙명적인 논리에 의해 반동적인 공상주의에 도달했다는 사실을 확실히 밝혀야 한다.
1819년의 프랑스와 1842년의 독일, 그리고 1893년의 러시아가 그러하다.²⁵⁴


254) 덧붙이면, 인민주의적 비관론 옹호자들 가운데 생존자들, 특히 보론초프는 그들의 지능보다는 성격에 더 많은 명예를 준 최근 러시아에서 발생한사실도 상관없이 자신들의 견해에 끝까지 충실했다. 1902년 보론초프는 1900~1902년에 발생한 공황을 지적하면서 아래와 같이 적고 있다. "네오마르크스주의의 교조적인 교의는 사람들의 마음속에서 급속하게 힘을 잃고 있다. 그리고 개인주의가 이룩한 최근의 성공이 근거가 없다는 사실은 개인주의의 옹호자들에게조차도 분명해졌다. 따라서 20세기 처음 10년 동안 우리는 1870년대 세대가 러시아의 경제 발전에 대해・서 자신들의 후계자들에게 물려준 것과 동일한 견해로 되돌아갔다"[평론국민경제> 1902년 10월호를 참조하라. ≪현재의 러시아 경제, 1890~1910≫ (페테르부르크, 1911), 2쪽). 현재도 역시 인민주의의 마지막이론가인 보론초프는 이러한 사실이 자기 이론의 ‘근거 없음‘이 아니라,
경제적 현실의 ‘근거 없음‘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결론짓는다. - P464

제22장

불가코프와 마르크스 분석에 대한 그의 보완


‘인민주의‘ 회의론의 두 번째 비판가, 불가코프는 곧바로 자본주의 축적을 구제할 수 있다는 희망의 상징으로서 스트루베의 ‘제3자들‘을 단호하게 거부한다. - P476

마르크스가 <자본론> 2권에서 제기한 것처럼, 불가코프는 모든 문제를 처음부터 사회적 총생산물과 그것의 재생산을 분석함으로써 제기했다. 그는 탁월하게도 축적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선 단순 재생산에서 시작해야 하며, 단순 재생산의 메커니즘을 완전히 명백하게 설명해야한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 P477

우리는 불가코프가 마르크스 이론의 단호하고 열광적인지지자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그는 해외시장 없이는 자본주의가 존재할 수 없다는 학설에 대한 이론적 검증을자기 연구의 과제로 표현했다.


"이러한 목적을 위해, 저자는 매우 유용하지만 학문에서-이유는 모르지만 거의 활용되지 않은, 마르크스가 <자본론> 2권 2부에서 제공한 사회적 재생산에 대한분석을 이용했다. 비록 마르크스의 분석을 완결된 것으로 간주할 수는 없지만, 내 생각으로는 이 분석에 존재하는 그대로의 견해가 니콜라이온, 보론초프 그리고 다른사람들이 스스로가 만들고 마르크스에서 발견했다고 주장하는것보다, 판매 시장 문제에 대한 하나의 다른 해결을 위한 충분한 토대를 제공하고 있다."²⁶⁵


265) 불가코프, ≪자본주의 생산의 판매 시장에 대해서, 이론적 연구(Überdie Absatzmärkte der kapitalitischen Produktion. Eine theoretischeStudie)≫(모스크바, 1897), 2~3쪽. - P478

불가코프는 자긴이 마르크그 자체에서 이끙어 낸 해결책을 아래와 같이 표현하고 있다.

"특정한 조건에서, 자본주의는 단지 내부시장 덕분에 생존할 수도 있다. 즉, 단지 외부시장만이 자본주의 생산에서 발생하는 잉여를 먹어 치울 수 있다는 자본주의 생산양식에 내재한 고유한 필수성이 존재하지 않는다. 이것이 언급된 사회적 재생산의 분석에 대한 연구를 토대로 저자가 도달한 결론이다."


이제 불가코프가 위의 테제를 증명하는지 기대해 보자. - P479

그런 다음 그는 역시 우리에게 잘알려진 마르크스의 확대 재생산 공식을 인용한다. 그리고이렇게 함으로써 우리가 찾고자 했던 증거가 제출되었다.


"이미 언급된 사실에 근거해서 어디서 축적이 이루어지는가를 결정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I부문(생산수단 생산)은 자신과 II부문(소비 수단 생산)의 생산 확대에 요구되는 추가적인 생산 수단을 제조해야 하는 반면에, II부문은 다른 한편으로는, I부문과 II부문의 가변자본의확대에 요구되는 추가적인 소비 수단을 공급해야 한다.
화폐순환을 무시한다면, 생산의 확대는 부문의 추가 생산물이 II부문과, 그리고 II부문의 추가 생산물이 부문과 교환되는 것으로 축소할 수 있다."

불가코프는 여기서도 역시 충실하게 마르크스의 설명을따라하며, 마르크스 테제가 지금까지도 단지 서류상으로머무르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인지하지 못한다. - P480

우리는 불가코프가 마르크스의 공식에서 베낀 비율이확실하다는 것을 쉽게 생각할 수 있다. 만약 생산이 확대되어야 한다면, 생산의 확대가 이 공식에 표현될 수 있다는 사실 또한 확실하다. 하지만 불가코프는 핵심 문제를 간과했다. 즉, 도대체 그가 연구하고 있는 메커니즘을 가진 확대는누구를 위해 발생하는가? 축적이 수학적 비율로 종이 위에서 설명되기 때문에, 핵심 문제는 이미 해결된다. - P480

불가코프는 국내에서 일정한 양의 상품을 유통하기 위해 이 상품의 일정 부분이 잉여가치를 나타내는지는, 어느정도의 화폐가 필요한지에 대한 문제에 아무런 차이를 만들지 않는다는 관점을 계속 발전시킨다.


"하지만 도대체 국내의 어디서 화폐가 오는가라는 일반적인 문제는 화폐가 금 생산자에 의해 제공된다는 의미에서해결된다." 국내에서 생산의 확대로 더 많은 화폐가 필요하게 되면, 이에 따라 금 생산도 확대된다.²⁶⁶ 따라서 여기서우리는 최종적으로 운 좋게 이미 마르크스에게 뜻밖의 해결사 역할을 한 금 생산자에 도달한다. 우리는 불가코프가 나쁜 마음을 가지고 자신의 새로운 해결책을 긴장하며 기대하고 있는 우리를 속였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이 문제에대한 불가코프의 해결책은 마르크스가 제공한 분석을 조금도 넘어서지 않는다. 그의 해결책은 매우 간단한 아래의 세문장으로 축약된다.


266) 앞의 책, 50~55쪽. - P482

(전략).

불가코프! 참훌륭하다! 아주 잘했다! 하지만 이렇게 해서 불가코프는 제기된 문제, 즉 어떻게 그리고 누구에 의해자본화된 잉여가치가 실현되는가라는 문제에 대한 지금까지의 유일한 설명을 스스로 ‘부정했다. 더욱이 불가코프는자신의 주장을 부정하는 데서 마르크스가 이미 모든 사회적잉여가치를 삼키는 금 생산자에 대한 가설을 한 단어로 ‘불합리‘라고 표현한 것을 상세하게 설명한 데에 불과하다. - P485

자본화된 잉여가치의 실현 문제를 상세하게 다룬 대부분의 러시아 마르크스주의자들처럼, 불가코프에게 본질적인 해결책은 전혀 다른 곳에 있다. - P485

 바로 이러한 전제가 이제 마르크스주의자는 설명했다- 모든 오해의 근원이었으며, 여기서 회의론자들을 노심초사하게 한 잉여가치 실현의 상상에만 존재하는 어려움이 나타난다.

"이러한 잘못된 생각 때문에 이 학파는 존재하지도 않는어려움들을 스스로 만들어 냈다. 정상적인 자본주의 생산 조건에서 자본가들은 자신들의 소비 기금으로 잉여가치의 일부분을 사용하는데, 생산의 확대에 사용하는부분보다 더 적은 부분을 사용하기 때문에, 그 학파(인민주의자)가 상상하는 그러한 어려움들이 현실에서는 결코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명백하다."²⁶⁸

268) 앞의 책, 20쪽.. - P486

이 모든 "상상에만 존재하는 어려움들"은 마르크스의 러시아 제자들이 논쟁 상대자에게 지치지 않고 이의를 제기하는 데에서 인용한 마르크스의 두 가지 발견으로 사라진다.
첫째로, 사회적 생산물의 가치구이 v+m이 아니라 c+v+m이라는 사실이고, 둘째로, 자본주의 생산이 발전함에 따라이러한 가치 구성에서 부분의 비율이 v에 비해 점차로 커지는 것과 동시에 자본화되는 잉여가치 부분의 비율이 소비되는 부분에 비해 계속 증가한다는 사실이다. - P487

(전략).²⁷¹

여기서 불가코프와 투간바라놉스키의 이론은 마르크스에게 직접 그 책임을 전가한다. 따라서 러시아 마르크스주의자들이 마르크스의 교훈을 여과 없이 그대로 추종해, 유기적으로 어울리는 것처럼 보인다. 다른 부분에서 불가코프는 자신의 이론이 마르크스의 확대 재생산 공식을 직접적으로 해석한 것이라고 더 명확하게 언급하고 있다. - P490

그리고 다른 부분에서 불가코프는 자신의 이론에 대해서 아래와 같이 무례하게 주장한다.

"자본주의적으로 생산된 생산물의 유일한 시장은 생산그 자체다."²⁷³


273) 앞의 책, 238쪽. - P491

자본주의 사회의 소비와 생산 간 관계에 대한 잘못된 이해에서, 불가코프는 더 나아가 해외무역에 대한 완벽하게왜곡된 이론을 만들었다. 위에서 밝힌 방식으로 재생산을파악하려는 견해에서 해외무역이 설 자리는 실제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만약 모든 국가에서 자본주의가 발전의 시작부터 고양이가 꼬리를 물고 회전하는 것처럼 ‘자급자족하며, 스스로 끝없는 판매를 창출하고 스스로가 확대를 위한 자극제가 되는 알려진 ‘폐쇄된 순환‘을 형성한다면, 모든자본주의 국가는 경제적으로도 닫혀 있는 하나의 ‘자급자족하는 총체(통일체)일 것이다. - P492

스트루베가 바그너와 셰플러로부터 자신의세 개의 세계 제국 공식을 차용한 것처럼, 불가코프는 고인이 된 리스트(List)에게서 ‘농업상태(Agrikulturstand)‘와 ‘농업과 제조업 혼합 상태(Agrikulturmanufakturstand)‘의 두범주에 따른 국가들의 구획을 수용한다. 이러한 범주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제조업 상태‘와 ‘농업과 제조업 혼합 상태로 수정된다. 첫째 범주는 태생적으로 원료와 식량의 부족으로 골치를 앓고 있으며, 따라서 해외무역에 의존한다. 둘째 범주는 선천적으로 모든 것을 지니고 있으며, 해외무역을 무시할 수 있다. - P493

오늘날까지 독일 국민경제학이 남긴 귀한 가보인이이론은 자본주의 세계경제의 관계에 대해서 전혀 모른다는 것이 명확하며, 현재 세계적 차원의 교류(Weltverkehr)를 대략 페니키아 시대의 원리로 되돌렸다. - P494

(생략).²⁷⁶

276) 뷔허, ≪국민경제의 기원(Entstehung der Volkswirtschaft)≫, 5판, 147쪽. 이 분야에서 가장 최근의 업적은 좀바르트(Sombart) 교수의 이론이다. 그의 이론에 따르면 우리는 세계경제에 적응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반대로 점점 멀어지고 있다. 좀바르트는 아래와 같이 주장한다.
"오히려 나는 이렇게 주장한다. 문화민족들은 오늘날 (그들 전체 경제와갖는 관계에서) 상호 무역에 의해 더욱 강하게 연결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약하게 연결되고 있다. 오늘날 개별 국민경제는 100년 또는 50년 전보다 세계시장에 오히려 더 약하게 연관되어 있다. 하지만 최소한,
・국제 무역의 중요성이 근대 국민경제에서 점점 더 증가한다고 가정하는 것은 오류다. 그 반대가 옳다." 여기서 좀바르트는 국내시장의 확장이가능하지 않은 이유로 발생하는 해외시장의 필요성 증가와 국제분업의확대에 대한 가정을 부정했다. 그는 "개별 국민경제 각각이 점점 더 완성된 소우주가 될 것이며, 모든 산업에서 국내시장이 해외시장보다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확신했다(≪19세기의 독일 국민경제≫, 2판, 1909, - P495

하지만 이러한 명백하고 특이한 결론을 제외하면, 해외무역에 관한 불가코프의 주장은 다시 한 번 본질적으로 잘못된 견해를 숨기고 있다. 자본주의적 잉여가치의 실현을위해 해외 판매 시장의 도움을 받아야만 한다고 믿었던 시스몽디에서 니콜라이온에 이르는 회의론자에 대한 불가코프의 핵심 반론은 아래와 같다.


"이 이론가들은 분명하게도 국내에서 판매될 수 없는자본주의적 생산이 야기하는 과잉을 영원히 해소할 수 있는 해외무역을 ‘헤어날 수 없는 수렁으로 간주한다." - P497

다른 부분에서 불가코프는 러시아 인민주의자들이 잉여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발견했던 탈출구인 해외시장들이
"맬서스, 폰 키르히만 그리고 ≪군국주의와 자본주의≫의저자인 보론초프"에 의해 발견된 탈출구보다 훨씬 덜 유망한 것이었다고 주장했다.²⁷⁸

비록 불가코프가 마르크스의 재생산 공식을 열광적으로재현했지만, (중략). 즉, 그는 이른바 어려움의 탈출구로서 해외무역을 부정한다. 


278) 불가코프, 앞의 책, 236쪽. 레닌은 동일한 관점을 더욱 단호하게 주장했다. "낭만주의자들은(레닌은 회의론자들을 이렇게 불렀다) 아래와 같이주장한다. 자본가들이 잉여가치를 소비할 수 없으며, 따라서 외국에 판매해야 한다. 그는 자문한다. 가령 자본가들이 자신들의 생산물을 무상으로 외국인들에게 줄 것인가 또는 예를 들어 바다로 던져 버릴 것인가?
자본가들이 자신들의 상품을 판매하며, 그들은 이에 상응하는 등가를 취한다. 그들이 생산물을 수출하면, 다른 생산물을 수입한다"(≪경제 연구와논문>, 26쪽, 레닌, <경제적 낭만주의의 특징을 위해≫, 레닌 전집,
2권, 156쪽). 덧붙이자면 레닌은 자본주의 생산에서 해외시장의 역할에대해서 스트루베나 불가코프보다 훨씬 올바른 설명을 했다. - P498

이와 같이 불가코프는 결국은, 비록 다른 길을 통했지만,
스트루베와 동일한 결론에 도달했다. 즉, 그는 크로노스(Kronos)²⁷⁹가 자신의 자식들을 집어삼킨 것처럼 스스로자신의 상품을 집어삼키는 자본주의 축적의 자족과 자본의축적이 외부의 도움 없이 스스로 점점 강력하게 번식한다는 것을 공포했다.


279) (옮긴이 주)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첫 번째 티탄 세대의 지도자. 아버지를 멸하고 지배자가 되었으며, 그 역시 그의 아들들인 제우스, 하데스, 포세이돈에 의해 정복당해 지옥에 유배된다. - P4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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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의견을 말할 때는
‘모두‘를 끌어들여라


사회성의 법칙

"다들 그렇다고 말했어."
"그런 말을 하면 모두에게 미움 받아." - P15

상대방을 움직이는 첫 번째 기술은 ‘사회적 규범‘(모든 사람이 반드시 따라야 하는 사회적 규칙)을 제안해서 어필하는 방법이다. 이 기술을 사용하면 대부분의 경우 상대방이 내 말을 들어준다. - P16

텍사스 대학교의 세나 가벤(S. Garven)은 어떤 주제에 대해서 단지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는가?‘라고 물어보면 고작 10퍼센트만 동의하지만, ‘모두가 그렇다고 하는데,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는가?"라고 질문하면 동의하는 사람의 비율이 약 50퍼센트까지뛰어오르는 것을 실험적으로 확인했다. - P17

‘모두‘를 기준으로 제시하는 방법은 매우 편리한 심리 기술이다. 자신의 의견으로만 설득하려고 하면 상대방에게 억지로 강요하는 듯한 인상을 줄 수가 있기 때문이다.
친구에게 ‘너는 옷차림을 단정히 해야 해‘라고 조언하는 것은친구에게 선의를 베푸는 친절한 행동이지만, 상대방은 그렇게 받아들이지 않을 수 있다. 자신에게 의견을 강요한다고 느낄 가능성이 있다. - P19

03

말하기 거북한 부탁은
함께 식사하면서 하라

오찬의 법칙

"술 한 잔 마시면서 이야기하지 않을래?"
"일단 뭐 좀 먹으러 갈까?"



상대방을 설득할 때는 함께 먹고 마시면서 설득하면 좋다. 그래야 상대방이 응할 확률이 비약적으로 높아지기 때문이다. - P24

미국 예일 대학교의 어빙 재니스(Irving Janis)라는 심리학자는 약간의 과자와 콜라를 대학생들에게 제공하며 설득했을 때와 제공하지 않고 설득했을 때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조사했다.
실험 결과, 과자를 제공했을 때는 예컨대 ‘25년 이내에 암 특효약이 개발된다‘는 설득 문장을 읽고 나서 동의하는 학생의 비율이 81.1퍼센트였다. 그런데 과자를 제공하지 않았을 때는 61.9퍼센트에 불과했다.
과자를 제공하는 것만으로 ‘그렇다‘라고 말하는 사람의 비율이 20퍼센트 가까이 올라간 것이다. - P25

친구에게 부탁할 때는 "점심이라도 함께 먹으면서 이야기할까?"라고 제안하면 수월해진다.
(중략). 맛있게 음식을 먹고 있는 사람은 그다지 힘을 들여서 설득하지 않아도 ‘아, 좋아요‘라고 대답해 주기때문이다. - P28

05

상대방이 자기 입으로
답을 말하게 하라


레토릭법

"다른 관점에서 보면 OO가 충분히 범인일 것 같지 않아?"
"열심히 일하고 나서 마시는 맥주 한 잔은 최고이지 않을까?"


심리 대화법 중 하나로 ‘레토릭법‘이라고 불리는 기술이 있다. 레토릭법이란 매사를 ‘ㅇㅇ다‘라고 단정해서 말하기보다 ‘ㅇㅇ라고 생각할수 있지 않을까?‘라고 말해서 상대방이 직접 답을 생각하게 하는 방법이다. - P34

친구를 설득할 때 특히 이 레토릭법이 매우 편리하다. 친구도 설마 자신이 설득되리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중략).
우리는 친구에게서 의견을 강요당하는 것을 싫어한다. - P35

오하이오 주립 대학교의 로버트 번크랜트(Robert E. Burnkrant)는 대학생들에게 ‘학생에게는 엄격한 시험을 치르게 하는 편이 좋다‘는 내용의 문장을 읽게 했다. 물론 이에 동의하는 대학생은 별로 없었다.
그 다음으로 번크랜트는 전체적으로 똑같은 내용을 ‘시험을치르면 학생 자신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학습을 촉진하지않을까?‘와 같은 레토릭을 넣은 문장을 만들어서 다시 대학생들에게 읽게 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동의하는 학생이 늘었다. - P37

물론 레토릭법을 써도 태도를 바꾸지 않는 사람이 있다. 그런 사람은 원래 너무나 완고해서 어차피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설득되지 않는다. 그럴 때는 ‘뭐 그런 사람도 있지‘라고 가볍게 생각하고 넘기는 것이 좋다. - P38

08

상대방의 성격은
‘내‘가 규정한다

라벨 효과

"당신은 누구에게나 공정한 사람이니까..."
"술이 세다면서? 술을 아무리 마셔도 신사라고 들었어."


(전략).
이런 라벨을 상대방에게 붙여 주면 상대방도 마음이 넓어지고 불친절하게 행동하지 않는다. - P48

이를 심리학에서는 ‘라벨 효과(레테르 효과)‘라고 부른다. - P49

한편 라벨 효과는 부정적인 방향으로도 작용한다. "넌 쓸모없어"라는 라벨이 붙은 사람은 원래 아주 멀쩡한 사람이라 해도그 말을 듣는 동안 쓸모없는 사람이 되어 간다.
따라서 친구에게는 가급적 좋은 라벨을 붙여야 한다. 그렇게하면 친구는 내가 바라는 사람으로 되어 갈 것이다. - P49

노스웨스턴 대학교의 리처드 밀러(R. L. Miller)는 시카고에 있는 공립 초등학교에서 재미있는 실험을 했다.
몇 개의 학급에서 담임 선생님에게 부탁하여 "모두 깔끔하구나"라는 라벨을 학생들에게 붙이게 했다. 그러자 82퍼센트 이상의 아이들이 쓰레기를 보면 주워서 휴지통에 버리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런데 담임 선생님이 그런 라벨을 붙이지 않은 학급에서는교실에 쓰레기가 떨어져 있어도 무시하는 아이가 많았고, 쓰레기를 줍는 아이는 약 27퍼센트에 불과했다고 한다. - P51

친구가 ‘이런 사람이면 좋을 텐데‘라는 희망이 있다면, 그런사람이 되어 달라고 설득하기보다 오히려 라벨을 잘 붙여서 친구가 그런 사람이 되도록 유도하면 된다. - P51

13
애인의 마음을 알고 싶다면
공포심을 조장하라

공포 작전
"다음 달에 부모님이 추천한 사람과 맞선을 봐야 하는데..."
"직장의 남자 후배가 몇 번이나 같이 식사하자고 해서..." - P73

매사추세츠 공과 대학교의 조슈아 애커먼 (J. M. Ackerman)이 수많은 커플에게 ‘먼저 고백한 사람은 누구인가?‘라는 조사를 두번에 나눠서 실시했더니, 첫 번째 조사에서는 61.5퍼센트, 두 번째 조사에서는 70.0퍼센트가 ‘남성이 고백했다‘고 한다. - P73

사람은 공포심을 느끼면 그 공포심을 피하기 위해서 행동하려고 한다. 반대로 말하면 공포심을 느끼기 전까지는 현재의 관계를 그저 타성적으로 유지하려고 한다. 공포심이 없으면 변화는 필요 없다‘고 판단한다. 그래서 언제까지고 미적지근한 상태에 머무르려고 한다. - P75

미국 앨라배마 주에 있는 오번 대학교의 마이클 레이처(M. S.
Latour)는 공포심을 느끼게 하는 광고가 다른 광고보다 사람들에게 어필하는 힘이 훨씬 강하다는 사실을 실험으로 확인했다. - P75

KEY POINT

사람은 공포심을 느끼면 그 공포심을 피하기 위해 행동에 나선다. - P76

15

‘무엇을 말할까‘보다
‘어떻게 말할까‘가 중요하다

후광효과

"어머나, 왜 그래? 누구에게 이리 당했어? 절대로 용서할 수 없어!"
"자세히 좀 보여 주세요. 이 상처 굉장히 아팠겠네요."


상대방을 설득할 때는 ‘무슨 말을 할까?‘보다 ‘어떤 식으로 말을 전할까?‘가 훨씬 더 중요하다. - P82

오하이오 주립 대학교의 마이클 라크로스(M. B. LaCrosse)의 연구에 따르면,

① 상대방의 눈을 제대로 바라본다.
② 배꼽을 상대방 쪽으로 해서 정면에 앉는다.
③ 되도록 앞으로 기운 자세를 취해서 상대방에게 다가간다.

(전략). 진정이 느껴지는 태도가 다른 모든 것을 압도하는것으로, 이를 심리학에서는 ‘후광 효과‘라고 한다. - P84

상대방의 눈을 제대로 보면서 말하는 습관을 들이자. 처음에는 익숙하지 않을 수 있지만, ‘눈을 보며 말하는 태도도 단순히 습관에 불과하다. 익숙해지면 별것 아니므로 한동안은 참고 눈을 보며 말하도록 하자. - P85

이야기의 내용에 집중하는 것도 좋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따뜻한 인품이다. 그런 마음가짐이 있으면 어떤 사람을 상대하더라도 마음을 잘 움직일 수 있지 않을까?



KEY POINT
사랑을 받으려면 ‘인품을 연마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 P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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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예는 첫째 예와는 다르게, 축적이 양 부문에서 동일하게 진행된다. 즉 둘째 해부터 [부문과 II부문에서 잉여가치 절반이 자본화되고 다른 절반은 소비된다. 따라서 첫째예에서 임의성은 잘못 선택된 수열에 놓인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번에는 축적의 순조로운 진행이 적절하게 선택한숫자의 수학적 조작을 넘어서는 것인지 조사해야 한다. - P159

. 다시 이것이 상품 교환의 진행에서 발생하기에,
I부문의 이러한 요구는 II부문이 83에 해당하는 부문의 생산물, 즉 생산 수단을 구매할 것을 분명히 했을 경우에 한해서 만족될 수 있다. II부문은 생산 수단을 생산 과정에서 이용하지 않고는 생산 수단을 가지고 아무것도 시작할 수 없기 때문에, 불변자본을 다시 한 번 83만큼 확대해야 하는가능성과 필요성이 동시에 대두된다. - P161

우리는 위 과정을 매우 정확하게 조사했으며, 한걸음씩착실하게 추적했다. 왜냐하면 II부문의 축적이 [부문의 축적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지배당한다는 것을 명백하게 보여주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러한 의존이, 마르크스 공식의 첫째 예의 경우와 같이, 더 이상 II부문 잉여가치의 분배에서-임의적으로 일어나는 변화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잉여가치가 이제 양 부문 각각에서 두 부분으로 절반은 자본화로, 그리고 절반은 소비로 - 산뜻하게 분배됨에도 불구하고 사실 자체는 지속된다는 것이다. - P162

이제 우리는 자본주의적 축적의 이러한 엄격한 규칙들이 실제 관계에 일치하는지를 다시 검사해야만 한다.
우선 단순 재생산으로 돌아가자. 기억하고 있듯이, 마르크스의 공식은 아래와 같다.

I. 4000c+1000v+1000m=6000 생산 수단.
II.2000c+500v+500m=3000 소비 수단.
총생산물의 합 9000.

여기서도 역시 우리는 단순 재생산이 근거하고 있는 일정한 비율을 밝혀냈다. - P163

1. [부문 생산물은 (가치에서) [부문과 II부문 불변자본의 합과 동일하다.
2. 1의 당연한 결과로 II부문의 불변자본은 [부문의 가변자본과 잉여가치의 합과 동일하다.
3. 1과 2로부터 II부문의 생산물이 양 부문의 가변자본과잉여가치의 합과 동일하다는 결과가 나온다. - P164

. 부문의 가변자본과 잉여가치의 합은 이 부문의 생활 수단에 대한 수요를 나타낸다. 이 생활수단에 대한 수요는 II부문 생산물로 충족되어야 하지만, 이는 단지 부문의 동일한 가치 양을 가진 생산물, 즉 생산 수단과의 교환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다. II부문은 이렇게 교환된 현물 형태로의 등가물을 생산 과정에 불변자본으로 이용하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시작할 수가 없기 때문에, II부문 불변자본의 크기는 이미 주어진다. - P164

하지만 이러한 비율은 단지 수학적인 연습이 아니며, 단지 생산의 상품 형태에 의해 야기되지도 않는다. - P165

모든 노동하지 않는 사회 성원의 부양에, 노동하는 성원 자신들의 보존에 필요한 것과 똑같은 만큼의 노동, 즉 생산수단이 필요하다고 가정하자. 이러한 가정에서 우리는 이전에 가정한 수에 근거해 규제된 경제의 아래와 같은 공식을 얻는다.

I. 4000c+1000v+1000m-6000 생산수단
II, 2000c+500v+500m-3000 소비 수단

이 공식에서는 사회적 노동 시간으로 표현되는 소모된물적 생산 수단을 의미하며, V는 노동하는 성원 자신들의보존에 필요한 사회적 필수 노동 시간을, m은 보험기금 외에 노동하지 않는 성원의 부양에 필요한 노동 시간을 의미한다. - P166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식에서 크기 비율은 타당성을 완벽하게 유지하고 있다. I부문의 생산물은 Ic+IIc와 동일해야한다. 이는 단순히 I부문에서, 사회의 연간 노동 과정에서소비된 모든 생산 수단이 매년 갱신되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II부문 생산물은 (v+m)I+(v+m)II와 동일해야 한다. - P167

공식의 비율은 계획에 따라 규제되는 경제 양식에서뿐만 아니라, 상품 교환과 무정부성에 토대를 둔, 자본주의적경제 양식에서도 당연하고 필수불가결한 것처럼 나타난다. - P167

하나의 사회주의 사회를 상상하고, 마르크스의 둘째 예를 우리 조사의 토대로 하자. 규제된 사회의 관점에서 보면,
문제는 물론 I부문이 아닌 II부문에서 출발해야 한다. - P168

실베로 규제된 사회를 포함한 모듬 사회에서 생산의 확대는 아래의 세 가지 조건을 만족시킬 경우에 가능하다.

1. 사회가 증가하는 노동력을 소유하고 있어야 한다.
2. 매 노동 주기의 모든 노동 시간이 사회의 직접적인 보존에 필요하지 않아서, 노동 시간의 한 부분은 미래를 위한 준비와 미래의 증가하는 요구에 쓰여야 한다.
3. 해마다 충분히 증가한 생산 수단의 양이 완성되어야한다. 그렇지 않다면 생산의 확대가 지속적으로 수행될 수없다.

이러한 일반적인 관점으로부터 마르크스의 확대 재생산공식이 필요한 변경을 가하면-규제된 사회에서도 또한객관적인 타당성을 갖는다. - P169

 여기서 우리는 우선 "무엇이 축적의 출발점인가"를 질문해야 한다. 이러한 질문으로부터 우리는 생산의 양 부문에서 축적 과정의 상호 의존성을 추적해야 한다. - P169

. 인용된 축적의 조건들은 단지 이러한 조건들이 없이는 축적이 이루어질 수 없는 것들이다. 또한 I부문에서와 같이 부문에서도 역시 축적을 하려는 의지가 존재해야 한다.
하지만 자본주의 상품경제에서는 축적을 하려는 의지와 축적의 기술적 전제 조건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 P170

이처럼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상품에 대한 수요가 I부문과 II부문 자본가 자신들로부터, 즉 그들의 개인적인 소비로부터 유래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만큼은 명확하다. - P170

. 축적의 토대는 바로 자본가들이 잉여가치를 소비하지 않는 것이다. 잉여가치의 이러한 축적된 부분은 누구를위해 생산되는가? 마르크스의 공식에 따르면, 축적 운동은 I부문인 생산 수단의 생산에서 시작된다. 이렇게 증가한 생산수단이 누구에게 필요한가? 마르크스의 공식은 II부문이 더 많은 생활 수단을 제조할 수 있게 되기 위해 필요하다고 대답한다. - P171

(전략). 따라서 만약 노동자들이 생활 수단을 구매한다면, 그들은 자본가 계급에게 단지 그들로부터 받은 임금,
가변자본 크기만큼의 할당 부분을 돌려준다. 노동자들은그들이 받은 임금 이상으로는 조금도 더 돌려줄 수 없다. 물론 예외이지만, 노동자들이 자영업자나 작은 기업가가 되기 위해 ‘절약‘할 수 있다면, 오히려 어느 정도 더 적게 돌려준다. - P172

 마르크스의 공식은, 부분적으로는 생산의확대를 위해 새로운 생산수단을 제조함으로써 자본가들 스스로가 부분적으로는 모든 새로운 생산 수단의 이용에 필요한 새로운 노동자들이 구매한다고 대답한다. - P172

. 만약 우리가 인구의 증가에 대해서 언급한다면, 어떤 인구를 말하는가? 우리는 마르크스의 공식에서는 단지 자본가와 노동자라는 두 계급만을 알고 있다. 아무튼 자본가 계급의 증가는 잉여가치 가운데 소비된 부분의 크기가 절대적으로 증가하는 것에서 이미 파악된다. 어떤 경우든 자본가 계급은 잉여가치를 남김없이 소비할 수 없다. 왜냐하면 다시 단순 재생산으로 회귀하기 때문이다. 이제 노동자가 남아 있다. - P173

IV와 IIV를 충족하기 위한 생활 수단의 생산은, 노동하는성원과 그들 욕구의 충족이 경제체제의 토대를 이루는 사회에서처럼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다. II부문에서는 자본주의적으로) I부문과 II부문 노동자 계급이 부양되어야 하기때문에 그만큼 생활수단을 생산하는 것이 아니다. - P173

 우리 공식에서 노동자 계급의 유일한 화폐 수단의 원천은 가변자본이다. 따라서 가변자본은 노동자의 증가를 이미 포함하고 있다. 두 경우 중 하나다. 즉, 임금이 노동자들의 자손을 부양하기에 충분하게 할당되어, 자손들이 확대된 소비의 토대로 고려되지 않거나,
이것이 불가능하다면, 청년 노동자인 자손이 임금과 생활수단을 얻기 위해 스스로 노동을 제공하는 경우가 그것이다. - P174

하지만 잠시 기다려라! 사회는-자본주의 지배 아래에서도 역시 - 자본가들과 노동자들로만 구성되어 있지 않다.
이 두 계급 말고도 거대한 수의 다른 인구가 존재한다. 즉토지 소유자, 사무직 노동자, 의사, 변호사, 예술가 그리고과학자 등 자유직업 종사자들이 그들이다. 게다가 교회와교회의 고용자들, 성직자, 그리고 마지막으로 공무원과 군대를 포함하는 국가 등이 존재한다.  - P174

자유직업 종사자는 그들의 자금, 즉 사회적 생산물 가운데 일정 부분을 대부분 직접적으로나 간접적으로 자본가 계급으로부터 할당받는다. 자본가 계급은 자신들의 잉여가치 가운데서 조그만 파편들을 가지고 자유직업 종사자에게 변상하는(abfinden) 것이다. - P175

마르크스 공식의 테두리 안에서 우리는 사회에서잉여가치와 임금이라는 두 가지 소득원천만을 알고 있다.
따라서 자본가와 노동자 외에 언급된 인구 계층은 단지 이두 가지 소득 종류의 공동 소비자로 간주될 수 있다 - P175

"노동을 하든 하지 않든, 직접 재생산에서 아무 역할도하지 않는 모든 사회 구성원들은 연간 상품 생산물에 대한자신들의 몫 즉 자신들의 소비 수단을, 우선 생산물을 맨 먼저 손에 넣은 계급들 생산적 노동자들, 산업자본가들 그리고 지주들의 수중으로부터만 끄집어낼수 있을 따름이다. 그러한 한에서 그들의 소득은 실질적으로 생산적 노동자의 노동 임금, 이윤 그리고 지대에서 파생되는 것이며, 따라서 본원소득에 대한 파생 소득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다른 한편, 이러한 의미에서 파생소득을 얻는 사람들은 왕, 목사, 대학교수, 매춘부, 용병 등으로서 그들의 사회적 기능에 의해 이 소득을 얻는것이다. 따라서 그들은 이러한 자신들의 기능을 자신들의 소득 원천이라고 볼 수 있다."⁵⁷

여기에 대해서 마르크스는 이자와 지대의 소비자를 구매자로 지적하면서 아래와 같이 언급했다.

57) 마르크스, <자본론>, 2권, 346쪽. MEW, 24권, 372쪽. - P176

"그러나 상품에 들어 있는 잉여가치 가운데서 산업 자본가가 지대나 이자로서 잉여가치의 다른 공동 소유자들에게 떼어 주어야 하는 부분이 오랫동안 상품 그 자체의판매를 통해 실현될 수 없어, 지대나 이자의 지불이 중단된다면, 지대나 이자 취득자가 지대나 이자를 지출함으로써 연간 재생산의 일정한 부분을 임의로 화폐화하는데에 구원의 신으로서 역할을 할 수는 없다. 또한 이른바 비생산적 노동자, 국가 공무원, 의사, 변호사 등과, 경제학자들이 설명할 수 없는 것을 설명하기 위해 그들에게 봉사하고 있는 ‘거대한 청중‘ 등 모든 여타 사람들의 지출도 사정은 마찬가지다."⁵⁸

이러한 방식으로 자본주의 사회 내부에서는 축적된 잉여가치 부분을 포함하고 있는 상품에 대한 확실한 구매자가발견될 수 없기 때문에, 유일하게 다른 하나가 구매자로서남아 있다. 해외무역이 그것이다.



58) 마르크스, 《자본론》, 2권, 432쪽, MEW, 24권, 453~454쪽 - P177

우리가 문제를 다른 측면에서 파악해도, 이러한 분석은우리에게 동일한 어려움을 제공한다. 마르크스의 축적 공식에서는 사회적 잉여가치 가운데서 자본화될 부분은 처음부터 축적에 이용되도록 정해졌으며, 축적을 가능하게 하는 현물 형태로 태어나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한마디로, 잉여가치가 자본으로 전환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그 잉여가치를 내포하고 있는 잉여 생산물이 이미새로운 자본의 물적 요소를 구성하고 있기 때문이다."⁶⁰

60) 마르크스, 《자본론》, 1권, 544쪽, MEW, 23권, 607쪽 - P179

공식의 숫자에서는 아래와 같이 표현되어 있다.

1. 5000c+1000v+1000m=7000 생산 수단
II. 1430c+285v+285m=2000 소비 수단

공식에서 처음부터 생산 수단으로 존재하기 때문에570m에 달하는 잉여가치가 자본화되어야 한다. (중략).
어떠한 종류의 현물 형태를 포함하더라도 잉여가치는 축적을 위해 직접 생산 장소로 이전되는 것이 아니며, 우선 실현되어 화폐로 교환되어야 한다.⁶¹

61) 여기서 우리는, 예를 들어 탄광의 석탄처럼 교환 없이 반복적으로 직접생산과정으로 들어갈 수 있는 생산물은 도외시한다. 이러한 경우는 자본주의적 생산 전체에서 예외적이다(마르크스, <잉여가치 학설사≫ MW - P179

 즉, 잉여가치는 다시 생산적 자본으로 추가되기 이전에, 우선 자신의 현물 형태를 버리고 순수한 가치 형태를 취해야 한다. 이는 모든 개별 자본가들과 관련되고, 또한 사회적 총자본에도 해당된다. - P180

(전략). 하지만 누가, 그리고 무엇이 I부문과 II부문의 잉여 생산물의 구매자인가?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I부문과 II부문의 잉여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I부문과 II부문 외부에서 이미 판매가 존재하고 있어야 한다. (중략). 따라서 이러한 잉여 생산물 판매는 매년 축적된 잉여가치의 증가율만큼 증가해야 한다. 또는 그 반대다. 즉, 축적은 i부문과 II부문 외부에서 판매가 증가하는 만큼 이루어질 수 있다. - P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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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네 번째 문제에서 나는 두 번째로 정답 버튼을눌렀다.
"타케다 아ㅡ"가 들린 순간이었다.
평소 퀴즈 대회라면 버튼을 누를 만한 시점이 아니었다. 하지만 이 대회는 애니메이션, 만화, 게임,
음악 분야로 한정되어 있고 음악 분야도 애니메이션이나 게임과 관련된 문제만 출제됐다.
"울려라! 유포니엄." - P177

Q. 타케다 아야노의 동명 소설이 원작입니다. 교토부 우지시가 무대이며 취주악부 고등학생들이 전국대회를 목표로 분투하는 모습을 그린 이 애니메이션은 무엇일까요?
A. 울려라! 유포니엄. - P178

"너 애니메이션도 잘 알아?"
가시마가 물었다.
"가끔 봤거든."
동거할 때 ‘울려라! 유포니엄‘ 애니메이션을 기리사키와 함께 봤다. 그래서 정답을 맞힐 수 있었다. - P178

홀로 한동안 울고 나서 다시 퀴즈를 하고 싶다고생각하는 자신을 깨달았다. "딩동댕" 울리는 소리는 퀴즈의 정답을 알리기만 하는 소리가 아니다. 정답을 맞힌 사람에게 ‘네가 옳다‘고 긍정해 주는 소리기도 했다.
기리사키와 만나지 않았다면, 기리사키와 동거하지 않았다면 ‘울려라! 유포니엄‘을 맞힐 수 없었다. - P179

다시 떠올렸다.
‘심야의 대단한 힘‘을.
‘안나 카레니나‘를.
‘미카즈키 무네치카‘를.
‘OTPP‘를그리고 지금까지 정답을 맞힌 모든 퀴즈를퀴즈의 정답을 맞힌다는 것은 그 정답과 어떤 형태로든 연관해 왔다는 증거다. 우리는 퀴즈라는 경기를 통해 서로의 증거를 보여준다. - P180

우리는 살면서 언제나 퀴즈 문제를 맞닥뜨린다.
퀴즈 경기를 할 필요는 없다. 퀴즈는 세상 어디에나존재한다.
상처받고 고민에 빠진 친구에게 어떤 말을 해야할까?
불합리한 요구를 하는 상사에게 어떻게 대응하면 좋을까?
그저 참기만 하고 지금 맡은 일을 계속해야 할까,
아니면 과감히 이직해야 할까?
평은 좋지만 비싼 냉장고와 평은 그럭저럭 평범하지만 저렴한 냉장고 중 무엇을 사야 좋을까? - P181

퀴즈 경기와 다른 점은 이 세상에 출제되는 문제에는 대부분 정답이 없다는 것이다. 우리는 답을 말한다. 결단하고 행동한다. 그리고 자신이 내놓은 답이 정답이었는지 모른 채 살아간다. - P181

세상에 존재하는 퀴즈 대부분은 정답이 없다. (중략).
 하지만 그녀와 보낸 시간 덕분에 몇 문제를 풀 수 있었고 그 덕분에 나는 발전할 수 있었다. 퀴즈 플레이어로서 나는 그럭저럭 괜찮다고 생각하지만 인간으로서는 매우 미숙하다. 많은 실수를 하며 살았다. - P182

화면 앞에서 나는 퀴즈를 풀 때 어떤 근거로 답을찾을까 생각했다. 결승전 영상을 보면서 나름대로추론한 내용을 정리했다.
퀴즈 문제집에서 푼 적 있다. 문제를 만든 적 있다. 다른 퀴즈 대회에 출제된 적 있다. 교과서에서 본적이 있다. 신문이나 인터넷 기사에서 읽은 적 있다.
TV에서 본 적 있다. 실제로 가 본 적이 있다. 다른 사람에게 배운 적이 있다.
이 모든 근거의 공통점은 전부 자기 인생의 일부라는 점이다. - P103

"문제.....??
그 소리에 화면 앞에 있는 나는 다시 영상에 집중했다. 분명 다음 문제는…………….
"학명은 스트릭스 우랄렌시스이며 ‘숲의 파수꾼‘이라는 이미지 때"
(중략).
이때의 나는 답을 몰랐지만 ‘숲의 파수꾼‘이라는말을 듣고 오랑우탄을 떠올렸다. ‘오랑우탄‘이라는 단어는 말레이어로 ‘숲의 사람‘을 의미한다고 기억했다. 하지만 그렇다면 서두에 그 이야기가 나왔을텐데 문제가 학명으로 시작해서 부자연스러웠다. - P184

"자, 정답은요?"
정답 제한 시간이 거의 지나가자 진행자가 재촉했다.
혼조 기즈나가 작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오랑우탄?"
명백하게 자신 없어 보였다.
땡.
득점 상황은 여전히 5대4.
혼조 기즈나는 득점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오답기회도 아슬아슬해졌다. 답을 두 번 틀렸기 때문이다. 오답을 세 번 말하면 실격이다. - P185

Q. 학명은 스트릭스 우랄렌시스이며 ‘숲의 파수꾼‘
이라는 이미지 때문에 지바역 앞 파출소³⁸의 모티브가된 동물은 무엇일까요?
A. 올빼미.


38 지바역 앞 광장이 콘크리트에 둘러싸인 인공 숲 같다고 하여 파출소 건물을 ‘숲의 파수꾼‘으로 사랑받는 올빼미 모양으로 설계했다. - P186

‘Q-1 그랑프리‘에 출연한 뒤로 이러한 DM이 갑자기 늘었다. 7백 명 정도였던 팔로워도 어느 순간만 명이 넘었다.
(중략). 프로그램 측과 무작정 대립하고 싶지 않았고 눈앞에서 우승을 빼앗긴 가여운 준우승자라는입장을 고수하는 편이 더 이득일 것이라는 욕심도있었다.
의외였던 점은 그 태도를 흡족해하는 혼조 기즈나의 팬이 많았다는 사실이다. 그들 중 일부가 내 계정을 팔로우했다. - P187

인터넷상에서 나는 어느새 ‘어려서부터 퀴즈를위해 살아왔고 그 때문에 노력을 아끼지 않은 사람‘
이 되어 있었다. (중략). ‘노력하면 꿈은 이루어진다‘를 말버릇처럼 달고 사는 사람. (중략). ‘Q-1 그랑프리‘ 결승전에서 혼조 기즈나라는 진정한 천재와 만났고 마지막문제에서는 전설의 ‘문제 안 듣고 정답 맞히기‘ 때문에 패배했다. 하지만 혼조 기즈나의 버튼 빨리 누르기에 감동해 그의 우승을 진심으로 축하했다.
전부 망상이다. - P188

나는 세상에는 노력해도 이룰 수 없는 꿈도 많다는 것을 아는 상식 있는 사람이다. - P183

TV에 잠깐 나온 내 모습만 보고 어떻게 그렇게단정 지을 수 있지?
화면으로 전해지는 정보만으로 내 무엇을 안다는말인가.
자신을 ‘미시마 레오의 팬‘이라고 소개하는 사람들이 풀어놓은 망상을 보며 기분 나빠졌다. 잠깐 보고 알게 된 미미한 정보로 우상을 만들고 숭배한다.
나는 아주 잠깐 TV에 출연했을 뿐인데 나와는 동떨어진 캐릭터가 형성되었다. - P189

그제야 비로소 이 문제가 지바역의 올빼미 파출소와 관련된 문제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묘한 퀴즈였다.
(중략). 참고로 이케부쿠로에도 올빼미 파출소가 있고 퀴즈 문제로 나온 적도 있다.
혼조 기즈나가 문제 도중에 버튼을 누른 탓에 당시에는 전혀 눈치채지 못했지만 이 문제는 지바시 출신인 사람에게 상당히 유리한 문제였다. 지바역 근처에 사는 사람이라면 대부분 올빼미 파출소를 알것이다.
‘둘 다 같은 상황이었구나.‘
나는 깨달았다. - P190

혼조 기즈나가 한 글자도 듣지 않고 문제를 맞힌
‘엄마. 클리닝 오노데라예요‘ 문제는 특정 지역 출신자만 맞힐 수 있는 문제이다시피 했다. 그와 마찬가지로 지바시 출신인 나만 맞힐 수 있는 문제도 마련되어 있었다. - P191

가설을 세웠다.
사카타 야스히코는 우리가 답할 수 있는 문제를 준비한 것 아닐까. - P191

"‘Q-1 그랑프리‘ 결승전도 후반부를 달리고 있는데요. 그러면 다음 열세 번째 문제로 가보죠."
진행자가 신호를 보냈다.
"문제......"
(중략).
"이벤트一"
삐一.
혼조 기즈나가 버튼을 눌렀다. (중략). 나는 누를 생각조차 못 했지만 문제를 읽는 아나운서의 입 모양을 보고 감을 잡았다.
‘이벤트‘의 다음 글자는 아마도 일본어 50음도 중
‘코こ‘나 ‘호ほ‘일 것이다. - P193

틀려라.
틀려서 실격해라.
"사건의 지평선"
혼조 기즈나가 대답했다. 한껏 자신 있는 큰 목소리였다.
딩동댕. - P194

Q. ‘이벤트 호라이즌‘으로도 불립니다. 이것을 지나는 순간 원리적으로 무한한 시간이 지나야 관찰자에게도착한다고 하는데요, 정보 전달의 경계를 뜻하는 이것을 우리말로 무엇이라고 할까요?
A. 사건의 지평선 (또는 사상의 지평선, 슈바르츠실트 반경). - P195

나는 도미즈카 씨에게 받은 파일을 열었다. ‘Q의 모든 것‘에 나온 모든 문제를 정리한 목록이었다.
문제를 각각 살펴보기 전에 알게 된 사실이 있다.
방송되지 않은 문제가 많았다. 걸러진 문제. 오답이었던 문제. 아마도 정답이 나오기까지 시간이 걸린 문제. 정답은 나왔지만 멘트가 재미없던 문제.
‘Q의 모든 것‘의 총연출자였던 사카타 야스히코는 가차 없이 편집했다. - P196

‘Q의 모든 것‘은 어려운 문제와 기발한 문제가 많았다. 그만큼 초인적인 정답도 눈에 띄었지만 아무도 정답을 맞히지 못하는 문제도 늘어났다. 사카타야스히코는 방송에 사용할 수 없는 장면이 쏟아질것에 대비해 문제를 많이 준비했을 터다. - P197

사카타 야스히코 입장에서 생각해 봤다.
퀴즈 프로그램 생방송에서 가장 피해야 할 사태는 어떠한 상황일까?
문제를 다 읽어도 아무도 정답을 맞히지 못한다.
그런 문제가 계속 나오면 거의 방송사고다.
‘Q의 모든 것‘에서는 그런 문제들이 편집됐다. 출연자에 따라 오답이라도 재미있는 오답은 편집되지않았다. 하지만 생방송에서는 편집이라는 기술을 쓸수 없다. 그러니 정답을 맞히지 못할 문제를 만들어서는 안 되고 되도록 오답 수도 줄여야 한다. - P198

물론 퀴즈란 필연적으로 참가자의 인생과 관련된경기다.
그러나 그것이 다는 아니다.
제작진은 생방송이라는 특수한 형식에서 ‘참가자의 인생‘이라는 측면을 강조했다. 우리는 글자 그대로 서로의 인생에 대한 질문을 받은 것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 P199

나는 심호흡하고 양어깨를 빙글빙글 돌렸다. 이제 혼조 기즈나에게 오답 기회는 없는데 버튼을 누르는 시점을 보면 도박을 하는 듯 느껴졌다. 그 도박이 나를 아주 조금 압박했다.
5대5.
오답을 세 번 말하면 실격인 상황에서 나는 한 번,
혼조 기즈나는 두 번.
다음 문제에서 도박을 시도할 권리가 있다. 팽팽한 상황에서 버튼을 눌러도 된다. - P200

"문제…"
문제를 읽는 아나운서의 얼굴을 응시했다. 입이열리는 순간을 놓치지 않아야 했다.
"코우테こうて-??
(중략). 나는 무아지경으로 버튼을 눌렀다. (중략)
삐ㅡ
‘누구지?‘
램프를 확인했다. 내 램프에 불이 켜졌다. (중략)
한발 늦게 뇌가 문제 소리를 받아들였다. ‘코우테こうて-‘에서 버튼을 눌렀지만 아나운서는 ‘코우테이토こうていと‘라고 말하고 있었다. 그리고 ‘코우테이こうてい‘와 ‘토と‘ 사이에 약간 공백이 있었다. - P201

마지막으로 내 눈과 귀로 얻은 정보를 문장에 덧붙였다. 아나운서의 입 모양을. 그 입에서 흘러나온 희미한 한숨을.
‘소そ‘다. 아나운서는 마지막에 ‘소そ‘라고 말하려고 했을 터다. 즉 내가 얻은 정보는 ‘코우테이, 토소こうてい、とそ‘다. - P202

"자, 정답은요?"
초조했다.
"심볼리 루돌프"
너무나 초조해서 입이 멋대로 움직였다. - P202

. 즉 이 퀴즈는 ‘교정‘도 ‘긍정‘도 ‘공정‘도아닌 ‘황제‘로 시작하는 문제다.
‘황제라고 불리는으로 이어질 것이다. 그래서
‘심볼리 루돌프‘라고 답했다.
딩동댕.
정답을 알리는 소리였다. 나는 브이 포즈를 취했다. 무의식에서 나온 행동이었다. 

40 ‘~로 불리다‘는 일본어로 ‘~と称される(~토쇼우사레루)‘다. - P203

Q. ‘황제‘라고 불리기도 하는, 일본경마사상 최초로7관왕을 달성한 경주마의 이름은 무엇일까요?
A. 심볼리 루돌프. - P204

내가 ‘심볼리 루돌프‘를 가장 먼저 떠올린 이유는지난해 경마 방송의 의뢰를 받아 경주마 퀴즈를 열문제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때 ‘심볼리 루돌프‘ 문제도 만들었다.
거기서 깨달았다.
이 문제도 역시 내 인생과 연관된 문제구나. - P205

혼조 기즈나의 경우는 어떤지 생각했다.
예컨대 ‘윌리엄 로렌스 브래그‘는 노벨상 수상자를 모두 암기한 혼조 기즈나를 위한 문제다. ‘사이언스‘ 문제에서도 고등학생 때부터 읽었다고 대답했다. ‘노지마 단층‘은 ‘Q의 모든 것‘에 나온 문제였고
‘엄마. 클리닝 오노데라예요‘는 야마가타현에 거주한 적이 있는 그를 위한 문제였다. 내가 몰랐을 뿐 혼조기즈나와 관련된 문제도 비슷하게 출제된 것 아닌가. - P206

물론 그래도 마지막 문제를 한 글자도 듣지 않고버튼을 누른 이유는 아직 모른다. 파악하지 못했지만 답에 점점 가까워지는 기분이었다.
과거 혼조 기즈나는 ‘자-‘까지만 듣고 ‘끝이 좋으면 다 좋아‘를 맞힌 적 있다. 문제 자체보다 문제가나온 상황이나 문맥을 읽고 풀어낸 정답이었다. 그런 식으로 버튼을 빨리 누르는 데 뛰어난 사람이다.
마지막에 ‘엄마. 클리닝 오노데라예요‘가 출제되리라는 자신이 있었을지도 모른다. - P207

내 몸 주위에 퀴즈가 맴돌고 있는 느낌이 들었다.
실제로 내 주위에 퀴즈가 맴돌고 있었다.
사카타 야스히코는 우리 손이 닿는 곳에 있는 문제만 냈다. - P208

일곱 번째 재생했을 때 나는 사소한 사실을 눈치챘다.
마지막 문제에서 아나운서는 "문제......"라고 말한 뒤 숨을 들이마시며 문제를 말하려고 입을 다물었다. - P209

일본어를 발음할 때 입을 닫은 상태에서 시작하는 글자는 ‘마 행⁴¹‘과 ‘바 행⁴²‘과 ‘파 행⁴³‘ 뿐이다.
혼조 기즈나는 문제를 한 글자도 듣지 않고 버튼을 눌렀지만, 사실 첫 번째 글자에 대한 정보가 약간 존재했다.

41 일본어 50음도 중 ‘마, 미, 무, 메, 모‘,
42 일본어 50음도 중 ‘바, 비, 부, 베, 보‘.
43 일본어 50음도 중 ‘파, 피, 푸, 페, 포‘. - P210

Q. ‘뷰티풀, 뷰티풀, 뷰티풀 라이프‘라는 노래로 친숙합니다. 일기예보 프로그램 ‘프티웨더‘ 광고에 나온적도 있고 독특한 로컬 CF로도 유명한, 야마가타현을중심으로 네 개 현에 점포를 운영하는 세탁 체인점은 무엇일까요?
A. 엄마. 클리닝 오노데라예요.

정답을 맞힌 사람은 혼조 기즈나였다. 편집되어방송되지 않았지만 제3회 ‘Q의 모든 것‘에 ‘Q-1 그랑프리‘ 결승 마지막 문제와 똑같은 문제가 나왔다.
이 내용을 도미즈카 씨에게 말할까 고민했다. - P211

혼조 기즈나의 트위터 계정에 접속했다.
몇 시간 전, 그는 한 달 만에 트위터 활동을 했다.
유튜브 채널 ‘퀴즈왕 기즈나 채널 개설과 월정회원제 온라인 살롱 ‘기즈나의 진심‘ 개시 소식이 공지되어 있었다.
혼조 기즈나는 무대에서 사라진 것이 아니었다.
새 수입원을 준비하고 있었다. - P212

(전략).
제가 혼조 씨와 나누고 싶은 이야기는 두 가지뿐입니다.
하나, 무수한 선택지 중 어떻게 ‘엄마. 클리닝 오노데라예요‘를 선택할 수 있었는가.
둘, 혼조 씨의 ‘문제 듣지 않고 정답 맞히기‘를 이해하지 못하는 퀴즈 플레이어가 많습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Q-1 그랑프리‘ 준결승에 출연한 퀴즈 플레이어들은프로그램이 짬짜미였던 것 아니냐며 분노했습니다. 제나름대로 조사한 결과 짬짜미가 아니었을 가능성을 찾았지만 다른 플레이어들은 여전히 오해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문제를 한 글자도 듣지 않고 정답을 맞혔는지 혼조씨께서 직접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바쁘신 와중에 죄송합니다.
편하실 때 답장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메일을 보내고 나서 침대에 누웠다. 완전히 녹초가 됐다. 지난 몇 시간 동안 인생을 다시 시작한 기분이었다. - P214

잠시 잠이 들었다.
메일이 도착한 소리에 깼다.
-직접 만나서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혼조 기즈나의 답장이었다. 오후 7시가 지난 시간, 에이후쿠초의 맨션에서 창밖을 확인하니 주변은 이미 어두워진 후였다.
-꼭 부탁합니다.
답장을 보냈다. - P216

"미시마 씨의 추측은 한 가지만 빼고 다 맞아요."
스마트폰으로 누군가에게 연락하고 나서 고개를들더니 내게 말했다.
"한 가지요?"
"네. 출연자가 반드시 대답할 수 있는 문제를 준비했다는 사실을 내가 대결 중에 깨달았다고 미시마씨는 추측했죠. 하지만 실제로 나는 방송 전부터 예상했어요." - P217

"네. 그래서 출연자 전원을 분석했어요. 대결 상대가 어떤 분야에 강한지, 어떤 식으로 버튼을 누르는지, 최근 대회에서는 어떤 문제를 맞혔는지 그런점을 위주로 조사했죠. 출연자들이 아는 문제가 고르게 나온다면 이기기 위해서는 상대방을 위해 준비된 문제를 맞혀야 하니까요."
혼조 기즈나는 표정 하나 바꾸지 않고 말했다. - P218

점원이 내온 흑우롱차를 한 모금 마시고 본론을꺼냈다. 혼조 기즈나는 화이트 와인을 마셨다.
"미시마 씨는 내가 중학교 3학년 때까지 야마가타현에 살았다는 걸 아세요?"
"네. 유토 씨에게 들었습니다."
(중략).
"힘든 일을 겪으셨네요."
"곰의 장소라는 소설 아세요?"
"마이조 오타로 씨 작품 말입니까?" - P219

"확실히 야마가타로 돌아가 반창회에 참석했죠.
내 곰의 장소와 마주하려고 하지만 곰의 장소는 사라지지 않았어요. 내게 곰의 장소는 단순히 나를 괴롭히던 아이들이 있는 장소가 아니었거든요."
나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면서 다음 말을 기다렸다.
"학교폭력을 당해서 스스로 자신감을 가질 수 없었던 것이 곰의 장소였어요." - P221

"그런 사연이 있었기에 마지막 문제에서 ‘엄마.
클리닝 오노데라예요‘라고 답할 수 있었군요?"
"네. ‘엄마. 클리닝 오노데라예요‘ 문제가 방송되지 않은 이유는 녹화 중에 제가 갑자기 울어서였어요. 사카타 씨는 당연히 그 일을 알고 있었죠. 그 문제를 계기로 제가 진심으로 퀴즈 공부를 하게 됐다는 것도 알았을 거예요. 그래서 마지막 문제로 ‘엄마,
클리닝 오노데라예요‘가 나오지 않을까 예상했습니다. 사카타 씨라면 분명 그 문제를 내지 않을까 하고.
문제를 읽는 아나운서가 입을 다문 순간 저는 문제첫 글자가 ‘뷰‘라고 확신해 버튼을 눌렀어요." - P223

"이런 스토리는 어떤가요?"
혼조 기즈나의 목소리에 정신이 들었다. (중략).
"네?"
"‘엄마. 클리닝 오노데라예요‘의 진상 말이에요.
방금 이야기 감동적이었어요?"
"네, 감동적이었는데…………. 무슨 말씀이시죠?"
혼조 기즈나는 여전히 희미하게 웃음 지었다. - P224

"완전히 거짓은 아니에요. 상당 부분 진실이 포함되어 있죠. 야마가타 시절 따돌림을 당했던 일도 사실이고 3회 ‘Q의 모든 것‘을 녹화할 때 ‘엄마. 클리닝 오노데라예요‘ 문제가 나온 것도 사실이에요. 그때 내가 정답을 맞힌 것도, 그 장면이 편집된 것도 사실이고요."
"혼조 씨가 정답을 맞히고서 울었다는 이야기는요?"
"그건 지어낸 이야기예요." - P225

"그렇습니까. 혹시 ‘엄마. 클리닝 오노데라예요‘
가 정답이 아니었다면 어떻게 할 생각이었습니까?"
"꽤 확신이 있어서 버튼을 눌렀어요. 사카타 씨는심술궂어서 ‘Q-1 그랑프리‘ 어느 시점에 반드시 ‘엄마. 클리닝 오노데라예요‘ 문제를 내리라 생각했거든요. 나를 괴롭히려고 말이죠. 그래서 정답을 맞힐수 있었어요. 물론 만약 틀려도 그리 큰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우승이 걸린 문제에서 한 글자도 듣지 않고 버튼을 누른다? 그 자체로도 나름 화제가 되리라 판단했죠." - P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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