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막 하루 2시간, 기적의 시작
역행자의 첫 번째 단서
이제 스물한 살, 다시 대학에 가고 싶다는 열망은 생겼지만 돈도없고 방법도 몰랐다. 나는 무식하게 독학을 선택했다. 이번엔 수능용 공략집을 발견하기 위해 인터넷을 뒤졌다. 상위권 학생들이 이용하는 커뮤니티를 찾고, 그곳에 올라온 수많은 성공 후기를 읽으면서 ‘이렇게 해야 좋은 대학에 갈 수 있구나‘ 생각했다. - P52
그러다가 재미난 사람 둘을 알게 됐다. A는 30대 중반쯤 되는, 정말 노숙자라고 해도 이상할 게 없는 사람이었다. 내가 자기계발서, 심리서를 읽는 동안 그는 맞은편에서 경제와 주식을 공부하곤했다. 장발의 그는 거의 씻지 않는 것 같은 행색에 다 해진 옷을 입고 도서관에 왔다. - P52
이럴 수가! 당시 안산에서는 외제차를 거의 볼 수 없었다.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 알고 보니 그는 자수성가한 부자였다. - P52
하반기에는 50대 아저씨 B를 만나게 됐다. 어느 날 도서관 옆자리에 뚱뚱한 아저씨가 앉았는데, 갑자기 나에게 시끄럽게 하지 말라며 핀잔을 줬다. 내가 정중하게 사과하자, 커피 한잔하자며 날데리고 나가 믹스커피를 뽑아주었다. 알고 보니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은행장까지 지내다가 은퇴한 분이었다. 부동산 중개사자격증을 따기 위해 도서관에 다닌다고 했다. - P53
왜 다시 실패했을까? 나는 끊임없이 책을 읽으면서 환상에 사로잡혀 있었다. 책을 읽고 지식이 쌓이면서 ‘나는 대단한 사람이야‘, ‘나는 뭐든 해낼 수 있어‘ 하고 착각했을 뿐, 3개의 벽은 여전히 나를 가로막고 있었다. 현실은 단단했다. 집에서는 "그럼 그렇지" 하며 조롱이 이어졌다. 친형은 "나이 먹고 흥부처럼 돈이나 빌려달라고 할까 진심으로 걱정된다"라고 말했다. - P54
꿈은 컸다. 최상위 대학 사회과학대학에 가고 싶었지만, 현실은시궁창보다 못했다. 이미 친구들보다 3년이나 늦어진 시점이었다. 동갑내기 친구들은 1학년 대학 생활을 마치고 군대 2년까지 다녀왔다. 고졸인 친구들은 곧바로 취업해서 사회 생활 4년 차에 들어섰다. - P55
현실에서 도만티고 싶었고, 나를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곳으로 숨고 싶었다. 논밭이있는 지방대에서 자전거를 타고 철학 책을 읽는 삶이 간절했다. 지방 국립대 철학과 세 곳에 원서를 냈다. 그중에 지리상 ‘대한민국한가운데에 있는 학교‘라는 말도 안 되는 이유로 전북대를 택했다. - P56
아무리 바빠도, 무슨 일이 있어도 하루 2시간 책 읽기와 글쓰기는 빠뜨리지 않으려 했다. 대신 나머지 시간은 맘대로 놀거나 빈둥거리면서 지냈다. 그럴 수 있었던 것은 독특한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책 읽기와 글쓰기를 꾸준히 해두면 훗날 뭘 하더라도 누구보다 잘할 수 있을 거야. 성공한 수많은 사람들이 증명하잖아.‘ 지금생각하면 참 단순한 믿음이었다. - P56
내 인생을 가로막던 3가지 벽 중 ‘공부의 벽‘이 허물어지기 시작했다. 전북대는 지방 국립대이긴 하지만, 안산이나 전주에선 반에서 3~4등은 해야 갈 수 있는 곳이었다. 앞에서 말한 중학교 시절공부를 못한다며 나를 놀리던 친구도 재수를 하고서야 전북대 공대에 들어와 있었다. 평생 이길 수 없다고 생각했던 친구와의 간격이점차 좁혀지고 있었다. - P57
두 번째로 금이 가기 시작한 것은 ‘돈의 벽‘이었다. 대학 1학년 때교내 과외 게시판에 게시글을 올렸는데 대박이 났다. 당시 전북대과외 시장은 의대생과 영어과 혹은 수학과의 사범대 학생들이 독점하고 있었다. - P57
그래서 나도 과외 구하는 글을 올리기로 했다. 특이하게 하위권전문과외‘라고 제목을 달고, 그동안 내가 얼마나 공부를 못했는지, 그러나 어떻게 영어와 수학 등급을 끌어올렸는지 구체적인 스토리와 방법을 적었다. 그러자 놀랍게도 전화가 빗발쳤다. - P58
예전에 영화관 아르바이트를 할 때는 5000원짜리 김치찌개를 먹지 못했다. 2시간을 일해야 김치찌개를 먹을 수 있었기 때문에 항상 삼각김밥으로 때우곤 했다. 이제 시급이 2만 원이 되고 나니 김치찌개를 매일 사 먹을 수 있다는 사실이 꿈만 같았다. - P58
마지막 벽이었던 ‘외모‘에서도 큰 변화가 일어났다. 당시 나는 중학교 동창 지한이와 함께 살고 있었다. 중학생 때는 별로 친하지 않았지만, 책을 잔뜩 읽던 스물한 살에 만난 지한이는 정말 대단하다고 느껴졌다. 이제까지 몇백억 대 넘게 성공한 사람들을 수도 없이만나봤지만, 아직 지한이만 한 천재는 거의 보지 못했을 정도다. - P59
3막배수의 진
"1만 9000원이 입금되었습니다"
그날 지한이는 쇼핑을 가기 전 이렇게 호언장담했다. "철학과에서 가장 괜찮은 남자가 누구냐는 질문에 명진이 너라는 말이 나올수 있게 해줄게!" 물론 나는 믿지 않았다. 어려서부터 고등학교에다닐 때까지 ‘나는 반에서 가장 못생긴 사람‘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앞의 사진을 보라). 이성에게도 늘 거절만 당했다. 스무 살 때 두번, 대학에 와서도 두 번 거절을 당한 시점이었다. - P60
지한이는 입는 것, 먹는 것, 말하는 것, 거의 모두를 뜯어고쳤다. 거꾸로 말하면, 나는 정말 여자들이 싫어할 만한 짓은 다 하고 있었다는 뜻이기도 했다. 지한이의 약속 이후 나의 삶은 완전히 달라졌다. 거울을 볼 때마다 "이게 나라고? 믿을 수 없어"를 연발하게 됐다. 그전까지 단 한 번도 사람들이 나를 좋아한다고 느낀 적이 없었지만, 이때부터는 넘치도록 많은 사랑을 받기 시작한다. 이상형을만나는 데 무리가 없어졌고, 인기가 높아졌다. 지한이의 말이 현실로 실현되며 외모라는 마지막 벽이 허물어지기 시작했다. - P61
애초 철학과에 지원할 때, 나는 철학이 행복을 가져다주지 않을까 기대했다. 하지만 대학에 와서 본 철학과 교수님들은 행복해 보이지 않았다. 대학 내 정치적인 문제로 갈등을 빚거나 시간강사를 대하는 모습을 보면 평범한 사람들과 다를 바 없었다. - P62
철학에 실망을 느낀 나는 몇 년 전까지 열심히 공부하던 심리학을 다시 파고들었고 심리학과 전공 수업도 들었다. 그런데 최신이론들이 전혀 반영돼 있지 않고 옛 이론을 답습하는 것 같았다. 강의수준도 실망스러웠다. - P62
그때 지한이가 결정적인 아이디어를 냈다. "명진아, 네가 그동안 심리학을 많이 공부했으니까 이별 상담 사업을 해보면 어떨까? 사무실 빌리지 말고 온라인으로 말이야. 너는 상담 공부를 해봐. 나는 웹사이트 만드는 방법을 공부해볼게. 같이해보자." - P63
우리는 배수의 진을 쳤다. 나는 모든 과외를 그만두었다. 그리고지한이와 합숙을 시작했다. 앞서 말했듯이 그동안 2년간 2시간씩 책 읽기와 글쓰기를 놓지 않았다. 새로운 걸 받아들이고 본질적인 것들을 찾아 연결하는 데 최적화된 상태였다. - P64
ㅇ 나는 이별했거나 연애 고민이 있었을 때 어떻게 했지? 그래, ‘헤어진 여자 친구 잊는 법‘을 검색했었어. 그 검색어로네이버 지식인 작업을 하고 블로그를 써두자.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들은 이 키워드로 검색할 거야.
ㅇ블로그나 지식인을 타고 온 사람들이 우리를 신뢰하게 하려면 전문성을 보여줘야 해. 특히 ‘칼럼‘이 중요해. 칼럼에서 완벽한 전문성을 보여주면 돼. 2년 넘게 단련해온 글 솜씨를 발휘하자. - P65
4막 행은 뒤에 숨은 것 이보다 최악의 상황이 있을까??
2011년 3월, 스물다섯 살이던 우리의 사업은 나날이 발전했다. 월세 22만 원짜리 방에 살다가 3000만 원을 벌어들이는 건 기적과도 같았다. 매일 ‘이게 꿈인가 현실인가‘ 싶은 나날을 보냈다. - P66
3학년이 되자 모든 게 시시하게 느껴졌다. 차츰 전주에서의 삶이 무료해져갔다. 내가 큰돈을 벌자 주위 사람들은 오히려 나를 멀리했다. 사람들은 성공한 사람에 대해 부정적인 감정을 먼저 가진다는 걸 이때 깨달았다. - P67
사업이 커지면서 우리는 각자 역할을 나눴다. 자금 관리와 회계, 경영 등은 지한이가 맡기로 했다. 나는 주로 상담 글을 작성하거나 상담을 진행하고 연구하는 일을 맡았다. CFO(최고재무경영자)와CTO(최고기술경영자)로 갈라진 셈이다. - P68
이때 수많은 사례를 듣고 겪으면서, 나는 어느새 인간 심리 분석과 심리 시뮬레이션 전문가로 거듭났다. 5~10쪽에 이르는 상담사연을 매일 5~6건씩 읽어야 했다. 30분 정도 고민하여 창의적인 해결책을 만들어내야 했다. 끝없이 통찰력을 요하는 작업이었기에, 자려고 누워서도 독창적인 해법을 연구했다. - P69
겉으로는 사이가 좋아 보였지만, 우리는 서로에게 불만이 쌓여갔다. 나는 사업을 공격적으로 펼치길 바랐지만, 지한이는 보수적으로 하길 원했다. 그리고 나는 창업 초기 외에는 경영에 참여하지않으면서 주도권을 잃은 상태였다. 무엇보다 이때까지 군대에 갔다 오지 않은 상태였다. 불안한 나와 지한이 사이에 제3자가 개입하면서 우리 관계는 틀어지기 시작했다. - P70
•지한이와 나는 여러 오해가 쌓여 갈라섰다. 나에겐 다른동업자가 생긴다. ● 새롭게 사이트를 열어서 ‘마의 3000만원 매출을 바로 뚫어낸다. ● 2015년 2월 1일, 스물아홉에 사업 수익을 거의 챙기지않은 채로 군대를 간다. 첫 휴가를 나와 보니 회사가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 동업자와 직원들이 나를 배신한 정황을 포착, 두 번째 휴가를 나와 결국 모든 사업을 정리한다. • 스트레스 때문에 강직성척추염이라는 난치병을 얻고, 군병원에 입원하여 6개월간 누워 지냈다. - P71
그렇게 괴로운 날들이 이어지던 어느 날 나는 마음을 고쳐 감상다. ‘신이 나를 얼마나 위대하게 쓰리고 이런 고난을 주는 걸까, 종교를 받진 않았지만, 난 이 고난과 고통에 의미를 부여하자고 마음먹었다. 늘 큰 고통 뒤에 큰 성장이 온다는 걸 겪어보지 않았던가. - P72
그동안 내가 끊임없이 화가 난 건 스스로를 대단한 사람이라고착각했기 때문이었다. 지한이와 일을 하면서 3000만 원의 순수익을 냈지만 650만 원밖에 못 가져간 것, 다른 동업자와 일하면서 모든 재산을 잃고 사업체를 빼앗긴 것은 불운 때문이 아니었다. 그들의 문제도 아니었다. 그저 내 그릇이 작았기 때문에 물을 부어도 흘러 넘쳤던 것뿐이었다. - P73
당시 내겐 강직성척추염이 있긴 했으나 의가사 제대를 할 만큼 진행되진 않은 상황이었다. 6개월간 군 병원에 누워 있으면서 이상태로는 군대에도 나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았다. 빨리 제대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나는 특기를 살려 글을 썼다. 10여쪽에 달하는 보고서를 작성해 군 간부들에게 전했다. 꾀병이 아니라 병세가 심각하다는 걸 알게 된 몇몇 간부들의 도움으로 제대할수 있게 되었다. 2016년 1월, 내 나이 서른이었다. - P74
피날레 거슬러 오르기
돈, 시간, 정신으로부터 완벽한 자유를 얻다 누군가 이때까지의 내 인생을 지켜봤다면 뭐라고 평가했을까? 가난한 집에서 머리 나쁘고 못생기게 태어난 한 소년의 비극적인삶일까? 그렇게 볼 수도 있겠다. 하지만 난 그런 출발점에서도 조금씩 조금씩 나아가려 했고, 하나하나 장애물을 넘어서면서 새로운 스킬들을 획득했다. - P75
그 후에 어떻게 되었느냐고? 여기서부턴 많은 이들이 아는 대로다. 서른하나, 아무 일 하지 않아도 매월 5000만 원을 버는 구조를 만들었다. 몸은 완전히 회복되어 스포츠를 즐기기 시작했다. 서른둘, ‘이상한마케팅‘이라는 회사를 만들었다. 서른셋. 한 달 순수익이 8000만 원을 돌파하기 시작했다. ‘자청‘이라는 닉네임으로 유튜브를 시작해 6개월 만에 16만 구독자를 만들고 은퇴했다. 대부분의 시간은 해외에 나가 있었고, 꿈에 그리던 스포츠들을 시작해 트로피를 쌓기 시작했다. - P76
내 인생을 바꿔준 지한이와 동업 분쟁 후 어떻게 됐냐고? 지한이는 내가 책을 집필한다는 소식을 블로그로 접하고, 8년 만에 연락을 했다. 나는 8년간 지한이를 그리워했고, 항상 인생 최고의 은인이라 여기며, 다시 만나길 기다려왔다. 통화 후 우리는 다시 최고의베스트프렌드가 되어 매일 연락하며 지낸다. 지한이는 프로그램 사업으로 대박을 쳤기에, 최근 나에게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클라이밍도 같이 즐기며 취미를 공유하는 인생의 동반자가 되었다. - P77
만약 나의 옛 이야기를 공개하지 않았다면 당신은 과거의 나처럼 따른 세상의 이야기‘ 혹은 ‘어차피 금수저이거나 천재의 이야기‘라고 치부하며 책을 덮어버렸을지 모른다. 내 이야기가 당신의 모든것을 바꿀 순 없겠지만, 조금이나마 무의식에 균열을 내는 데 성공하길 바란다. 또한 이 책을 끝까지 읽지 않더라도 꼭 무의식의 균열이라는 개념만큼은 기억했으면 한다. - P78
자의식 해체는 역행자 7단계 모델에서 가장 중요한 개념이기도하다. - P82
하지만 새로운 정보를 듣는 데는 10분만 투자하면 된다. 하지만 성공한 친구가 정보를 줘도 ‘잘난 척하지 마세요‘라고 생각하며 한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린다. 자의식은 본인보다 잘난 사람에 대한 거부감을 느끼고 그의 정보를 밀어낸다. - P83
돈을 버는 실질적인 방법론을 눈앞에서 가르쳐줘도 "저는 돈보다 중요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요. 안 알려주셔도 돼요"라고 우아를 띤다. 누구보다 돈을 원하고, 돈 때문에 인생의 자유를 박탈당하고, 때로는 돈 앞에서 치사한 행동을 하는 사람조차도. 하지만 본인이 이런 모순된 사고를 한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다. - P84
유전자가 정해놓은 본성과 환경의 지배를 받는다. 동시에 위계에 흔들리지 않도록, 스스로 보호하도록자의식도 탑재한다. 이러한 초기 조건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없다. - P85
자의식에 대한 실제 사례를 얘기해보겠다. 내가 진행하는 주요사업은 심리 상담, 전자책 발간, 마케팅 등이다. ‘재회 상담‘이라는아이템으로 처음 창업해 이 분야에서 10년째 국내 1위를 하고 있다. 주로 고객이 여성이었으므로 여성 입장에서 이야기를 하겠다. - P86
사랑받고 싶은 마음도 자의식 때문에 생기는 것인데, 정작 지나친 자의식 때문에 사랑의 기회를 날려버리는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사람들은 대개 자신이 원했던 남자보다 훨썬 못난 남자를 만난다. 왜 그럴까? 너무 철벽을 쳐서 그렇다. - P86
이들은 왜 연애에 실패하는가? 이유는 간단하다. 많이 안 해봤기때문이다. 별로 경험도 없으면서 마음속에는 판타지와 자기만의룰이 가득 차 있다. 연애란 상대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관심과 자원을 주고받는 일인데, ‘나‘라는 존재가 너무 소중한 이들은 상대의마음을 헤아리거나 받아주는 데 서투르다. - P87
그들은 상담할 때에도 비슷한 모습을 보인다. 하나같이 쿨한 척, 상대에게 미련이 없는 척 행동한다. 이별을 통보한 상대와 다시 만나고 싶어 재회 상단까지 하은 상황이 이미 자의식을 상하게 했을 것이다. - P87
내가 상담한 실제 사례 중 하나인 이 여성은 자의식 때문에 서른살까지 모든 연애의 기회를 놓쳐왔다. 그나마 자신에게 모든 걸 갖다 바치는 남자와 연애를 시작하더라도 서툴기 때문에 관계를 망쳐버린다. ‘연애 잘하는 법‘이라는 글을 접할 때마다 ‘이런 건 한심한여자들이나 보는 것‘이라고 생각하며 지식을 회피한다. 스스로 관계를 망쳤음에도 이를 인정하지 않고 ‘남 탓‘만 시전한다. - P88
대다수의 사람들이 ‘돈‘을 대하는 태도도 마찬가지다. 그토록 원하지만 "꼭 중요한 건 아니야"라고 말한다. 적은 봉급을 보면서 ‘사회가 잘못되었어‘라며 남 탓만 시전한다. - P89
자의식이 인간을 망치는 이유
애초 인간에게 자의식이란 게 왜 있을까? 자의식은 여러 감정과 지식을 엮어서 잘 반응하며 살아남도록 만들어진 진화의 산물이다. 단순한 생물들에겐 자의식이 없다. 에어컨이나 TV 속의 칩이단순한 동작만 반복하는 것처럼 말이다. - P89
우리는 왜 이렇게까지 진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어할까? 수많은연구가 수많은 답을 내놓았다. 방향은 비슷하다. 우리의 뇌는 유리의 몸과 마찬가지로 가급적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 P90
짝사랑하던 여자를 친구한테 빼앗겨도, 전 재산을 코인 투자로날려도 한 달 후에는 맛있게 밥을 먹을 수 있게 자아를 살뜰히 보살펴주는 게 바로 자의식이다. 상처를 봉합하고 적당한 스토리를 만들어서 스스로가 일관되며 가치 있는 존재처럼 느끼게 해준다. - P91
실제로 재회 상담은 지나친 자의식 아래 숨은 자신의 솔직한 욕망을 들여다보게 하는 과정을 거친다. 자기 객관화를 돕는 것만으로도 복잡한 감정이 많이 정리된다. 무엇보다 자의식 해체가 가져다주는 결과는 ‘자유‘다. - P93
(전략).
누가 쓴 글일까? 네이버 뉴스 기사에 올라온 댓글이다. 돈과 관한된 인터넷 기사에는 반드시 이런 댓글이 베스트에 올라와 있다. 이런 댓글을 타는 사람들은 ‘자의식 좀비‘에 속한다. ‘자외식 방어팬 하면서 아무런 시도와 도전을 하지 않는다. 침대에서 댓글을 달꼬 사냥에 성과를 낸 사람을 깎아내리며 자위한다. - P97
자의식은 지독하다. 적어도 몇십만 년을 인류와 함께해온 끈질긴 본능이다. 우리 유전자가, 타고난 본성이 자의식을 키운다. 게다가 현대 사회는 더욱 자의식을 부풀린다. 자기 자식을 애지중지키우는 부모들, 남들의 관심을 받기 위한 온갖 SNS가 가뜩이나 비대한 자아에 펌프질을 가한다. - P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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