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과학자는 이슬만 먹고 산다‘

과학자에 대한 또다른 흔한 고정관념은 과학자는 세상물정엔 관심 없고 오로지 연구만 생각하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과학자는 이슬만 먹고 사는 사람이 아니다. - P26

대학 연구실 책임자인 교수는 분명히 한 사람의 과학자이고 학교에서 월급을 받는 노동자이지만, 한편으로 연구실에서 일하는 대학원생과 박사후 연구원의 임금을 줘야 할 개인사업자의 면모도 갖고 있다.¹²


11 나중에 다루겠지만, 대학에 근무하는 모든 교수가 학교에서 자신의 급료를 전액 지불받는 것은 아니다. 다행인 것은, 대부분의 한국 대학에서 교수 월급이 100% 학교에서 지급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외국의 일부 학교에서는 학기에 상응하는 기간만 월급이 나오고 방학 중에는 월급이 나오지 않는 경우가 있으며(방학 중에 월급을 받기 위해서는따로 연구비를 받아 월급을 채워야 한다) 일부 학교는 계약 조건에 따라 인건비의 약50%를 외부에서 벌어 온 연구비로 충당해야 한다. - P26

과학자가 아니라 스타트업이나 개인사업자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 같은가? 하지만 이것이 오늘날 대학교에서 과학을 연구하는 사람들의 현실적인 모습이다. - P27

5. ‘과학자가 되면 경제적으로 윤택한 생활을 할 수 있다‘

한국이 경제성장 가도를 달리던 1970~1980년대에는 대학 입시 최상위권 학생들이 물리학과나 전자공학과를 선택했다. 고도성장을 하는 사회 분위기상 과학이나 공학을 전공하면 경제적으로 꽤 괜찮은 삶을 살 수 있다는 믿음이 이런 결과를 만들었을 것이다. 물론 이런 경향은 1990년대 말 IMF사태 이후 많이 변하긴 했다. - P28

설령 과학자로서 세계적 스타가 되어도 경제적 성공으로이어지는 경우는 흔치 않다. 노벨상 수상자라고 해 봐야 그 상금은 우리 돈으로 13억 원 정도이고, 그것도 대개 3명의 수상자가 나누기 때문에 실제 수령액은 더 적어진다. - P28

물론 과학자 중에서 스타트업 창업 등에 관여해 상상하기 힘든 막대한 재산을 거머쥐는 사람도 간혹 있다. - P30

사실 박사학위 과정을 밟는, 혹은 박사학위를 갓 취득한직업 과학자가 직면하는 가장 절실한 경제적 문제는 오랜 기간 저소득 상황에서 생활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공별로 상황이 조금 다를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박사와 박사후과정을 필수적으로 거치는 생명과학 계열의 연구자는 학부를 졸업하고 버젓한 직장을 갖기까지 적어도 10년 이상의 세월이 소요되는 경우가 많다.  - P31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학자라는 직업의 거부할 수 없는 매력


그렇다면 과학자들은 왜 경제적 불리함을 감수하면서 과학자로 살아가는 걸까? 과학 말고는 할 줄 아는 것이 없다는 조금 씁쓸한 이유도 있겠지만, 정작 다른 일을 하라고 떠밀어도아무 고민 없이 연구를 바로 그만 둘 과학자는 많지 않을 것이다. - P32

과학자라는 직업은 다른 직업이 쉽게 제공하지 못하는하나의 결정적인 장점을 제공한다. 그것은 바로 ‘이 세상의비밀(극히 일부일지라도)을 세상에서 가장 먼저 발견할 수 있는 기회‘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 P32

과학적 발견의 순간은 매우 강력한 중독성을 가진 마약과같다.
그러나 이러한 발견의 가치를 알아주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언론에 대서특필되는 발견도 없지는 않겠지만, 대부분의 과학적 발견은 그 분야를 연구하는 수십 명 내지 수백명, 심한 경우 몇 명의 동료 연구자가 그 가치를 인정해 줄 뿐이다. - P33

다음 장부터는 직업 과학자가 되기 위해 어떤 과정을거치는지에 대해 살펴보겠다. - P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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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수학은 광대하고 끊임없이 성장하며 변화하는 분야입니다. - P12

페르마의 마지막정리는 앤드루 와일스Andrew Wiles가 7년에 걸쳐 풀 때까지 350년간 수수께끼로 남아있었습니다. 푸앵카레 추측은 100여 년간 해결되지 않다가 괴짜 천재 그리고리 페렐만Grigori Perclman이 풀었는데 그는 자신의 연구에 대한 학문적 영예도, 100만 달러의 상금도 모두 거부했습니다. 리만가설은 150년 동안 여전히 세계 수학자들을 좌절시키는 난공불락으로 남아있습니다. - P12

수학은 대부분이 상상하는 것보다 새롭고 다양합니다. 대략 추산해보면 세계 수학자는 10만 명 정도 되며 그들은 매년 200만 쪽 이상의 새로운 수학을 생산해냅니다. ‘새로운 수‘를 생산해내는 것은 아닙니다. 사실 수학은 그런 것과 무관합니다. - P13

 최근 25명 정도의 수학자들이 팀을 이루어 수행해낸 대수를 ‘맨해튼 크기 계산‘이라고 칭했습니다. 이 이름은 사실적이지도 않고 지나칠 정도로 보수적입니다. 답이 맨해튼의 크기만 하기는 했습니다. 계산은 그보다도 훨씬 더 대규모였습니다. 양도 대단했지만 질은 더 우수했습니다. - P13

수학을 생각해보면 기호와 공식이 빽빽이 들어찬 책장冊張이 끝없이 이어지는 것이 떠오릅니다. 그러나 조금 전에 말한 200만 쪽에는 보통 기호보다는 단어가 더 많이 들어있습니다. - P14

그러나 공식을 거의 배제하면서도 개념을 설명하는 것이 가능한 경우도 많습니다. 이 책은 이러한 점을 지침으로 삼습니다. 수학자들이 무엇을 하는지, 그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수학이 왜 흥미롭고 중요한지밝힙니다. (중략). 수학은 인류의 가장 위대한 업적 중 하나로서 자리를 차지하고 있고, 그 위대한 문제들은 해결된 것이든 해결되지 않은 것이든 과거 1,000년 동안 우리를 이끌고 자극해왔고 앞으로 다가올 1,000년 동안도 그러할 것입니다.

2012년 6월 코번트리에서 이언 스튜어트 - P14

08

궤도의 카오스

3체 문제


예로부터 내려온 농담에 따르면 어떤 물리학 이론이 얼마나 발전된 것인지 알기 위해서는 그 이론이 다루지 못하는 상호작용하는 물체의 수가 몇 개인지 보면 된다고 했다. - P215

19세기 말까지 3개의 천체들의 운동에 대해서는, 그중 하나가 워낙 작아서 그 질량을 무시해도 될 정도라 하더라도 알려진 바가 거의 없었다. - P216

3개(혹은 그 이상)의 물체의 역학 관계에 대한 우리의 이해는 그 뒤로 극적으로 성장했다. 이러한 진보의 상당한 부분은 이 의문이 얼마나 어려운지, 그리고 그 이유는 무엇인지 점점 더 깨달아갔다는 것이다. - P216

고대 철학자, 천문학자, 수학자 들은 하늘을 연구하면서 행성들이 마구잡이로 돌아다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복잡하지만 상당히 예측이 가능한 경로를 따르고, 상당히 규칙적인 간격으로 밤하늘의 거의 똑같은 자리로 돌아온다. - P217

행성의 운동을 정량적으로 정확하게 묘사한 최초의 모형은 프톨레마이오스계인데, 이는 서기 150년경에 자신의 저서 <알마게스트Almagest (최고의 논문)>에서 이러한 운동을 묘사한 클라우디오스 프톨레마이오스 Claudius Ptolemy의 이름을 딴 것이다. - P217

1600년 천문학자 튀코 브라헤Tycho Brahe는 자신의 관찰 결과를 분석하는 일을 돕도록 케플러를 고용했지만 정치적인 문제가 끼어들었다. 브라헤가 죽은 뒤 케플러는 루돌프 2세의 황실 수학자로 임명되었다. 남는 시간에 그는 브라헤의 화성 관찰 결과를 연구했다. - P219

이제 아이작 뉴턴이 등장할 차례이다. 1687년의 《자연철학의 수학적 원리Philosphiac Naturalis Principia Mathematica》에서 뉴턴은 케플러의 3가지 법칙이 단 1개의 중력 법칙과 동등한 것이라는 점을 증명했다. 2개의 물체는 둘의 질량에 비례하고 둘 사이의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하는힘으로 서로 당긴다는 것이었다. 뉴턴의 법칙에는 어마어마한 장점이있었다. 물체가 몇 개이든 상관없이 어떤 계에도 적용된다는 것이었다. - P220

2개의 물체에 대해서는 케플러가 이미 답을 내놓았고 그 답은 시간당 일정한 면적을 쓸고 지나가는 속도를 수반하는 타원궤도였다.
물체가 3개일 때는 어떨까? - P220

. 하지만 제정신 박힌 사람이라면 우주에 있는모든 물체에 대한 미분 방정식들을 써내려갈 생각은 하지 않을 것이다. 늘 그렇듯 성공하는 비결은 문제를 단순화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너무 단순화해서도 안 된다. 별들은 워낙 멀리 떨어져 있어서 태양계에 미치는 영향을 무시할 만하지만 은하계가 자전하면서 태양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설명하려면 무시할 수도 없다. - P221

1747년 숙명의 적수였던 장 달랑베르Jcan d‘Alembert와 알렉시 클레로Alexis Clairaut는 ‘3체 문제‘를푸는 파리과학원의 상에 도전했는데 두 사람 모두 수치 근사 방법을 통해 접근했다. 3체 문제는 이때 이름을 얻었고, 곧 수학에서 가장 위대한 수수께끼의 하나가 되었다.
- P221

특수한 몇몇 경우는 해결할 수 있었다. 1767년 오일러는 3개의 물체가 모두 선회하는 1개의 직선에 놓인 경우에 대한 해법을 발견했다. 1772년 라그랑주는 물체들이 회전하며 늘어났다 줄어들었다 하는 이등변삼각형을 이루는 경우에 대한 유사한 해법을 찾아냈다. - P222

1860년과 1867년에 천문학자이자 수학자인 샤를-유진 들로네Charles-Eugène Delaunay는 달에 대한 태양의 중력의 영향을 지구의 영향에 약간의 변화가 가해진 것으로 보는 섭동 이론을 이용해 구체적인 경우인 태양-지구-달 계를 공략해서 수많은 연속적인 항들을 더한 급수의 형태로 근사적인 공식들을 도출해냈다. - P222

 그런 모든 접근법에 대한 커다란 기술적 장애도 밝혀냈다. 이 장애는 작은 분모라고 알려졌다. - P222

타원에 근접하는 궤도들의 축이회전하는 속도 사이의 유리관계ratinoal relation인 영년공명secular resonances은 유난히 골치가 아픈데, 분모가 작으면 분수의 값을 구할 때 있을 법한 오차가 상당히 커지게 되기 때문이다. - P223

단기적인 예측을 위해서는 수치 근사 방법이 효과적인데 천문학에서는 1,000년도 단기이다. 태양계가 수억 년에 걸쳐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를 이해하는 것은 아예 다른 문제이다. - P223

1889년은 노르웨이와 스웨덴의 왕인 오스카르 2세의 환갑이었다. 축하 행사의 하나로 노르웨이의 수학자 예스타 미타그-레플레르 GostaMittag-Leffler는 n-체 문제에 대한 해법에 상을 걸라고 왕을 설득했다. 이미 지나친 요구라는 것이 명확해졌으므로 정확한 공식으로 해법을 내놓으라는 것은 아니었고 일종의 수렴급수로 내놓으라는 것이었다.  - P224

푸앵카레는 오스카르 왕이 내준 문제를 해결하지 않았다. (중략). 상을 받은 그의 연구 결과는 1890년 발표되었는데 그 결과는 제한된 3체 문제라 하더라도 규정된 종류의 답이 없을 수 있다는 것을 암시했다.  - P224

푸앵카레는 이 피할 수 없는 혼란을 자신이 개발하고 있던 다른 아이디어들에서 추론해냈는데 이로써 미분 방정식을 실제로 풀지 않고도 그 해를 묘사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 P225

예를 들어 주기적인 해는 스스로 닫혀 고리를 이루는 경로이다. 시간이 흐르면서 상태는 고리를 따라 돌고 또 돌며 똑같은 행태를 무한히 반복한다. 그렇다면 이 계는 주기적이다. 푸앵카레는 그러한 고리를감지해내는 좋은 방법은 고리를 가로지르도록 다차원 곡면을 놓는 것이라고 제안했다. 오늘날 이것을 푸앵카레 절단이라고 부른다. - P225

푸앵카레의 위대한 아이디어는 두 번째로 복잡한 종류의 해인 몇개의 주기적 운동의 조합을 만났을 때 진가를 발휘한다. - P226

오늘날 그의 그림(그림 31)은 호모클리닉 엉킴Homoclinic tangle, 자신과연결된 엉킴이라고 부른다. 1960년대 스티븐 스메일Stephen Smale이 도입한 새로운 위상수학 개념들 덕에 이제는 이 구조를 오랜 친구처럼 인식한다. - P227

대체로는 그렇다는 것이다. 오랜 세월 수학사가들은 그렇게 말했다.
그렇지만 1990년경 준 배로-그린 June Barrow-Green이스톡홀름에 있는미타그-레플레르 연구소 깊숙한 곳에서 푸앵카레의 연구논문 사본을 발견해 대충 훑어보다가 전 세계의 수많은 수학장서에서 찾아볼 수 있는 것과는 다르다는 것을 깨달았다. - P228

푸앵카레는 이러한 카오스적 해들이 급수 전개와는 양말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던 것 같지만, 그 생각도 틀린 것임이 밝혀진다. 그렇게 억측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던 것이, 급수는 카오스를 표현하기에는 지나치게 규칙적인 것 같기 때문이다. - P229

 핀란드의 수학자 칼 프리티오프 순드만Karl Fritiof Sundman이 1912년에 이 모든 것을 발견했다.
드문 예외는 있지만 n-체 문제에도 비슷하게 성립하는데, 이러한 결과는 1991년 왕추동 Qiudong Wang이 얻어냈다. 하지만 4개 이상의 물체에 대해서는 급수가 수렴하지 않는 정확한 상황에 대한 어떠한 분류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 P229

1993년 크리스토퍼 무어 Christopher Moore는 3개의 물체가 모두 같은 궤도를 따라 ‘날 따라해봐요 이렇게‘ 놀이를 하는 경우의 3체 문제에 대한 해법을 찾아냈다. 더욱 놀라운 것은 궤도의 모양이다. 그림 32에서 보듯 8자 모양이었다.  - P230

무어의 계산은 컴퓨터를 사용했고 수치적이었다. 그의 해법을 2001년 알랭 헨치네르Alain Chenciner와 로버트 몽고메리 Robert Montgomery가독립적으로 재발견했는데, 그들은 ‘최소 작용‘이라고 알려진 고전 역학의 오래된 법칙과 참으로 정교한 위상 수학을 결합해 그와 같은 해가 존재한다는 것을 엄격하게 증명해냈다. - P231

2000년 더글러스 헤기Douglas Heggie는 그러한 세쌍둥이 별의 수가 은하계마다 하나씩에서 우주마다 하나씩 사이일 것으로 추정했다. - P231

(전략). 수치적인 증거는 3개를 초과하는 물체의안무가 존재한다는 것을 밝혀준다. 그림 33은 그 예이다. 특히 시모는엄청난 수의 안무들을 발견해냈다.⁵⁸ 
이 경우에도 수많은 질문이 아직 답을 얻지 못했다. 이러한 안무의 존재에 대한 철저한 증명이 없다. 3개를 초과하는 물체에 대해서는 모두 불안정해 보인다. 이것은 필시 옳겠지만, 그래도 증명을 해야 한다. - P233

58 동영상과 추가적인 정보는 다음에서 찾아볼 수 있다.
http://www.scholarpedia.org/article/N-body_choreographies - P473

그렇다면 태양계는 안정적인가?
그럴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 P233

 위르겐 모저Jurgen Moser와 블라디미르 아르놀트Vladimir Arnold의 연구는 태양계의 단순화된 다양한 모형들이 거의 모든 초기 상태에 대해 안정적이라는 증명으로 이어졌다.  - P233

 1961년 아르놀트는 이상화된 모형 태양계가 이러한 의미에서 안정적임을 증명했지만 행성들이 중앙의 별에 비해 매우 작은 질량을 가지고 있고 궤도들은 원형에 대단히 가까우며 공통의 평면에 대단히 가깝다는 가정하에서만 그렇다. 엄밀한 증명에 관한 한 여기서 ‘대단히 가깝다‘는 것은 ‘많아야 10^(-43)배 정도의 차이가 있다‘는 의미이고, 그렇다 하더라도 완벽하게 말하자면 불안정할 확률은 0이라는 것이다. - P234

1982년 아치 로이 Archi Roy의 롱스톱 계획Project Longstop은 슈퍼컴퓨터로 외곽 행성들(목성 밖)을 모형화했는데 대규모 불안정성은 발견하지 못했지만 몇 개의 행성들은 기이한 방식으로 다른 행성들의 에너지를 희생시키면서 에너지를 얻었다.  - P235

카오스의 영향을 줄이는 한 가지 방법은 약간씩 다른 초기 데이터로 수많은 시뮬레이션을 시행해 가능한 미래들의 범위와 각각의 미래의 가능성에 대한 상을 얻어내는 것이다. - P236

1999년 노먼 머리Norman Murray와 매슈 홀먼Matthew Holman은 안정성을 나타내는 아르놀트와 같은 결과와 불안정성을 나타내는 시뮬레이션 사이의 불일치를 조사했다. ‘수치적인 결과가 틀린 것인가, 아니면 그저 종래의 계산을 적용할 수 없는 것인가?‘ 하는 의문을 가졌다.
계산적인 방법이 아니라 해석학적인 방법을 사용해 그들은 종래의 계산은 적용되지 않음을 보였다.⁶⁰ - P236

60 좀 더 정식으로는 랴프노프 시간Lyapunov time이라고 한다. - P473

같은 방법으로 태양계의 과거를 조사할 수도 있다. 같은 방정식들을 사용해 시간을 뒤로 돌린다는 간단한 수학적 요령을 통해서이다. 최근까지 천문학자들은 행성들이 발생기의 태양을 둘러싼 기체와 먼지구름에서 응축되어 나온 이래로 현재의 궤도에 늘 가까이 있었다고 추측하는 경향이 있었다.  - P237

태양계에서 작은 천체에 속하는 나머지들도 이러한 변화의 영향을받았다. 안정적으로 보이는 우리 태양계의 현재 배치도는 거인들의 복잡한 춤을 통해 생겨났고, 그렇게 춤을 추면서 그 거인들은 카오스의 폭동 가운데 작디작은 천체들을 서로에게 집어던졌다. 그렇다면 태양계는 안정적일까? - P238

06

오래된 것에 대한 새로운 해법

모델 추측

(전략). 2002년 앤드루 그랜빌과 토머스 터커Thomas Tucker는 이 문제를 다음과 같이 소개했다.⁴⁸


(1922년) 모델Mordell은 수학 사상 가장 위대한 논문을 썼다. ...... 논문말미에 모델은 디오판토스 산술에 대한 20세기의 중요한 연구 상당 부분에 동기를 부여하는 데 도움이 된 5개의 질문을 던졌다. 가장 중요하고 어려운 질문에는 1983년 팔팅스Faltings가 수학 사상 가장 심오하고강력한 개념 몇 가지를 창안해 답했다. - P165

모델 추측은 정수론의 주요 분야인 디오판토스 방정식에 속한다. - P166

에우클레이데스의 방법은 무한히 많은 피타고라스 수를 만들어낸다. 모델은 무한히 많은 해를 낳는 공식이 있는 디오판토스 방정식을몇 개 더 알고 있었다. 그는 무한히 많은 해가 있지만 공식으로 규정되지 않는, 다른 유형의 디오판토스 방정식도 알았다. 이것을 타원곡선이라고 한다. - P167

디오판토스 방정식만이 모든 해를 가지는 유일한 공식은 아니지만그런 공식은 상대적으로 드물기는 하다. 다른 것으로는 소위 펠 방정식Pell equation이라는 것이 있다. x²=2y²+1 같은 것이다.  - P169

(전략).
‘간단한 계산‘이라고 어물쩍 넘어간 것은 삼각법을 사용한다. 사인이나 코사인 함수 같은 전형적인 삼각 함수들은 원의 기하학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  - P170

18세기와 19세기의 해석학은 이러한 적분에 대한 광범위한 일반화를 발견해냈고 그와 더불어 익숙한 삼각 함수와 유사한 흥미롭고 새로운 함수들도 많이 발견했다. 이러한 새로운 함수들은 호기심을 자극했다. 사인 함수나 코사인 함수처럼 주기적이지만 그 주기성은 더욱 정교했다. - P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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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건개요

가. 사건의 발단


(전략).
피청구인의 대국민 담화에도 불구하고 최○원의 국정 개입과 관련한 보도가 이어졌고, 2016. 11. 3. 최○원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 등 혐의로 구속되었다. (중략).
그런데 2016. 11. 6. 대통령비서실 정책조정수석비서관이었던 안○범이 강요미수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대통령비서실 부속비서관이었던 정○성이 공무상비밀누설 혐의로 구속되었다. - P23

2016. 11. 20.에는 최○원ㆍ안○범ㆍ정○성이 구속 기소되었는데, 이들의 공소사실 일부에는 피청구인이 공범으로 기재되었다. - P24

나. 탄핵심판 청구

(전략). 2016. 12. 9. 피청구인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제346회 국회(정기회) 제18차 본회의에서 재적의원 300인 중 234인의 찬성으로 가결되었고, 소추위원은 헌법재판소법 제49조 제2항에 따라 소추의결서 정본을 헌법재판소에 제출하여 피청구인에 대한 탄핵심판을 청구하였다. - P25

다. 탄핵소추사유의 요지
청구인은 피청구인이 직무집행에 있어서 헌법과 법률을 광범위하고 중대하게 위배하였다고 주장하면서, 소추의결서에 다음과 같은 5개 유형의 헌법 위배행위와 4개유형의 법률 위배행위를 적시하여 이 사건 심판을 청구하였다. - P25

(1) 헌법 위배행위

(가) 피청구인은 최○원에게 공무상 비밀을 누설하고 최○원과 그의 친척이나 그와 친분 있는 주변인 등(다음부터 ‘최○원 등’이라 한다)이 국가정책과 고위 공직 인사에 관여하게 하였다. (후략). - P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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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토 도서기지를 나오자마자 남자는 부하를 질타했다. 비합법적인 정보 제공을 요구하고 있는데 제공된 정보를 공적으로 취급하리라는 뜻을 암시하다니, 설령 교섭상대가 협력적이었더라고 해도 몸을 사릴 일이다. - P186

"너도 이야기 정도는 들었던 적이 있겠지. 20년 전의 ‘히노의 악몽." - P186

"저 이나미네라는 남자는 ‘히노의 악몽‘의 생존자다. 저 다리도 그 사건으로 잃었어."
미디어 양화법을 지지하는 정치결사가 히노 시립도서관을 습격해 도서관원 중 사망자 12명을 낸 대참사였다. 이나미네는 당시의 히노 도서관장이었다. - P187

법무성 조직인 미디어 양화위원회의 권한을 존중한다고 표면적으로 내세우기는 했지만 사실은 법무성과 경찰청 사이의 균형 게임의 결과라는 점이 명백해, 중앙성청에 조직이 소속되지않은 도서관에는 불공평한 대응이었다. - P187

또 습격자의 무장이 너무나 강력했다는 점에서 양화특무기관의 관여도 의심되었지만 이 수사도 도중에 중단되었다.
당시 그 수사에 관련된 남자가 보아도 그 중단 과정이 대단히 부자연스러웠기에, 공정하지 않은 어떠한 압력이 들어왔다고 어렵잖게 상상할 수 있었다. - P188

그리고 도서관은 자위의 길을 나아갔다. 현재는 실전경험비율에서 경찰을 뛰어넘어 이미 도서관은 경찰의 원조를 필요로 하지 않을 정도가 되었다. - P188

도서관은 별안간 수세에 몰리게 되었다.
연쇄 무차별살인사건의 수사에 도서대가 협력을 거부했다는 사실이 경찰의 공식발표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 P189

소년범죄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미성년 용의자를 옹호하는 여론은 적었고, 수사협력을 거부한 도서대를 비난하는 의견이 압도적이었다. - P189

소년의 독서이력이 밝혀진다 해도 그 사실은 심증 중 지극히 일부밖에 되지 않고 수사의 대세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객관적인 사실은 무의식적인지 고의적인지 무시되었다. - P190

매일 십여 종류를 받아보는 신문 역시 도서관 자료의 일부였고, 매일 아침 모든 신문을 바인더에 끼워 전시하고 있었다. - P190

시바사키가 쓸데없는 이야기를 한 탓에 그만 쓸데없는 생각을 하게 되어 스스로에게 짜증이 났다. 이 녀석들이 사귀든 말든알게 뭐냐. - P192

테즈카의 표정이 너무나 무뚝뚝해서 약간 걱정이 되었다.
"다만... 사귄다면 대충대충 대하지는 마라."
그렇게 덧붙인 뒤에야 괜한 말을 했다며 입을 다물기 전에 얼굴을 찌푸렸다.
"그건 상대가 카사하라이기 때문입니까?" - P193

"어라. 카사하라 씨는?"
밖에 나갔던 코마키가 돌아와서 다행이라고 내심 안도했다.
오늘 정리할 각종 주간지를 가지고 갔던 것이다. 그러나.
"설마 밖에 나가진 않았겠지."
코마키가 이렇게 말을 잇자 도조의 얼굴이 험악해졌다.
"무슨 일이 있었나?" - P194

"도서관이 범죄자 옹호하고 있다는 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갑자기 악의로 가득 찬 목소리가 들려와 이쿠는 저도 모르게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
"대답해주세요!" "세 사람이나 죽인 범죄자를 도서관은 왜 비호하는 겁니까!"
"비, 비호하는 게 아닙니다!"
밀려드는 목소리의 압력에 저도 모르게 반박하고 말았다. - P195

"그 원칙은 범죄자에 대해서도 지켜야 합니까?!"
그런 말을 물어봐야 알 바 없잖아. 모든 국민은 법 아래 평등, 그 말을 떠들어대는 건 도서관이 아니라 일본 헌법이다. - P195

"미안합니다. 비켜주세요. 취재라면 도서대의 홍보과로 가주세요!"
"도망치는 겁니까!"
이 사람들은 어쩌면 이렇게 사람 속을 뒤집는 데에 능숙할까. - P196

시끄러워, 입 닥쳐. 분노를 고스란히 드러내며 소리치려고 한순간.
"이쿠!!"
소동을 잠재울 만큼 날카롭게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를 듣고입을 다물었다. 그 목소리가 성이 아닌 이름을 불렀다는 사실에 놀랐기 때문이다. - P197

"취재라면 도서대 홍보과에서 받고 있습니다!"
이쿠를 끌어안은 도조가 사람들 사이를 거침없이 헤치고 나갔다. 걸어가고 있다고는 하지만 실제로는 몸으로 부딪쳐서 길을만들고 있었다. 과연, 이 정도로 하지 않으면 그들을 돌파할 수없나보다.
(중략).
"홍보과에서 받고 있습니다"하고 반복했다.
통용문으로 들어가며 "이쪽 입구는 관계자 전용이라서요! 죄송합니다!"하며 달라붙을 여지도 주지 않은 채 문을 닫아버리고재빨리 출입구를 열었다. - P198

"타이밍이 나빴지만 늦지 않아서 다행이다. 주변에 보도진이몰려 있다고 듣고서 서둘러 쫓아나왔어, 저 수법에 걸려들고서 네가 사고를 안 칠 리 없으니까."
"죄송합니다, 성격이 급해서."
"그보다는 직선적이니까."
도조의 말투는 대수롭지 않았으며 별달리 말을 고르지도 않고 중얼거린 그 모습이 도리어 굳어 있던 마음을 파고들었다. - P199

눈물을 닦아내면 울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 같아서 닦지 않고 두었지만, 눈물은 결국 멈추지 않았다. 도조는 한동안 말없이 이쿠 앞에 서 있었지만 이윽고 한숨을 쉬며 자신의 오른쪽 어깨를 두세 번 두드렸다.
"쓰고 싶으면 써." - P200

국가권력을 비판하는 논조는 찍히기 쉬우니까. 그런 화제에 대해서는 미디어 양화위원회의 감시도 엄격하고 위쪽에서도 경계망을 칠 가능성도 있어. - P200

하지만 미디어 양화법이 통과되었을 때에는 보도진이 대부분 문제 제기를 하지 않았다고 한다. 도조에게 불평을 해봐야 소용없지만 그 말을 하자, "싸우려고 하는 곳도 있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 P201

(전략).
"뭐야, 특정 답변을 유도하는 듯한 이 앙케트는."
이쿠가 얼굴을 찡그리자 시바사키가 차를 끓이면서
"관장대리님이야"라고 대답했다. - P203

"이번에는 특별히 어디선가 무슨 말을 들은 건 아닌 듯하지만말이야."
어쨌든 체제에 거스르는 걸 싫어하는 사람이니까. 라고 말하며 시바사키가 이쿠에게 차를 내어주면서 어깨를 움츠렸다. - P204

각 도서관장과 기지사령관의 직함은 동급이라서 지지하는 방침에 대립이 생기면 관련된 도서관들이 협의를 하고, 경우에 따라 도서관협회도 참여해 방침을 결정하는 구조로 되어 있다.
"제4장은 확대해석 여지가 너무 많아서 특례가 통하기 쉬워. 32조도 ‘이용자의 비밀을 지킨다‘이지 ‘지켜야만 한다‘가 아니잖아. 물론 원칙적인 해석은 정해져 있지만 도서관의 재량으로 바꿀 수 있는 부분도 많다는 거지." - P205

"다만 경찰이 영장을 가져오지도 않았는데 원칙을 굽힌다면 무척 꼴사나워지겠지."
경찰도 영장을 가져올 수 없었기 때문에 암암리에 도서관 측에 융통성을 요구한 셈이라 그 요청에 고개를 숙이면 도서관의 신용은 바닥에 떨어진다. - P205

"기회주의자 주제에 약삭빠르다는 점이 못마땅해."
시바사키도 그렇게 중얼거리면서 앙케트를 적었다.
"그러고 보니 말이야."
이야기를 바꾸려는 낌새라 몸을 내밀자 시바사키는 터무니없는 방향으로 이야기를 바꾸었다.
"요전에 보도진이랑 부딪친 뒤에 도조 교관을 끌어안고서 울었다는 이야기가 들리던데?"
홀짝거리고 있던 차를 잘못 들이켜 세차게 기침을 했다. - P207

"정말로 그런 거였더라면 당연히 남의 눈을 피했을 것 아냐!
게다가 도조 교관님이라면 너에게든 테즈카에게든 똑같이 했을거야, 아마. 그 상황이라면."
너 소름 돋는 상상을 하는구나, 얼굴을 찌푸린 시바사키는 테즈카의 경우를 상상한 듯했다. 기왕이면 자신으로 상상하면 될텐데 이상한 여자다. - P208

"그런데 너, 나 같은 입장이 되고 싶어? 도움을 받아야만 하는 입장 말이야."
"아니, 그건 정말 싫어. 네 수준으로 떨어지다니 말도 안 되지."
시바사키랑 똑같은 말이냐! 라고 이번에는 이쿠가 부루퉁해진 채로 그 자리를 떴다. 도대체가 사람한테 사귀자니 뭐니 해놓고선 그 폭언은 뭐야. - P210

"저는 원칙을 지지합니다." - P211

겐다를 사령실로 불러들인 이나미네는 허를 찔린 듯 눈을 깜박인 뒤 웃었다.
"여전히 자네는 이야기가 빠르군."
"돌려 말하는 건 성격에 안 맞아서요." - P211

부임한 뒤로 뭔가 수상쩍은 행동이 잦은 토바 관장대리도 행정파 인맥이라서 부사령관은 행정파로서 토바를 지지하고 있었다. 그러니 원칙파인 이나미네의 심복은 될 수 없다. - P212

"솔직하게 말하자면...."
이나미네는 곤란한 듯이 웃으며 말했다.
"히노 사건의 원한으로 경찰에게 완고하게 구는 게 아니냐고 묻는다면, 아니라고 딱 잘라 말할 자신은 없네."
겐다는 대답하지 않았다. ‘히노의 악몽‘으로 이나미네가 무엇을 짊어졌는지 알고 있기에 안이한 말을 입에 담을 수 없었다. 잃어버린 다리는 이나미네가 짊어진 것 중 극히 일부에 지나지않는다. - P213

원칙이냐 특례냐로 도서대가 흔들리는 가운데, 교육위원회가 무사시노 제1도서관을 다시 찾아왔다.
양화특무기관과 암묵적으로 검열을 획책했던 때가 바로 얼마 전이라 도서관은 갑자기 술렁거렸다. - P214

"부관장님도 동석하고 있잖아? 끝난 뒤에 부관장님께 경과를 물어보면 되지, 뭘."
"넌 정보수집의 참맛을 모르는구나, 카사하라."
시바사키는 그렇게 말하며 관장실 문 앞으로 살그머니 다가가 문에 귀를 찰싹 붙였다. - P215

소리를 내지 않고 몇 밀리미터쯤 틈을 벌린 문에 시바사키가귀를 가져갔다. 기왕 이렇게 된 것, 이쿠도 따라했다. 여기까지온 바에야 공범인데 자기만 못 들으면 손해다.
"요전에는 위험한 사태를 겪으시게 해서 죄송했습니다."
이 사람은 관장대리다.
"아닙니다. 오늘은 느긋하게 이야기할 수 있도록 잘 부탁드립니다."
이쪽은 방문객인 듯했다. - P216

돌아보자 코마키가 쟁반을 들고 서 있다가 두 사람에게 그 쟁반을 내밀었다. 쟁반 위에는 찻잔 네 개가 놓여 있었다. 실내에 있는 사람들과 같은 숫자다.
"자, 엿들을 셈이면 적어도 차 정도는 가져가. 타이밍만 잘맞으면 안에서 이야기도 약간은 들을 수 있겠지." - P217

"무차별살인사건의 용의자 소년에 대해서 말입니다만."
이렇게 시작되고 있던 본론은 시바사키가 들어가도 끊어지지않았다. 시바사키가 자연스럽게 문을 약간 열어놓고 들어갔기 때문에 바깥에서 기다리고 있던 이쿠와 코마키에게도 이야기가 똑똑히 들려왔다. - P217

"도서관의 대응을 교육위원회는 높이 평가하고 있습니다."
그 발언은 적어도 이쿠가 듣기에는 뜻밖이었고, 관장대리가 듣기에도 마찬가지였던 듯하다. 하? 하고 얼빠진 듯한 목소리가 튀어나왔다.
"아무리 중대한 범죄를 일으켰다 해도 용의자는 미성년자입니다. 인도적 견지에서 보더라도 소년의 개인 정보가 마구잡이로 경찰에 유출되어서는 안 되지요. 소년의 갱생을 위해서도 도서관은 일시적으로 안이한 감정론에 치우쳐서는 안 됩니다." - P218

"앞으로도 도서관에는 소년의 인권을 존중한 대응을 기대하겠습니다." - P218

"어쩐 일로 교육위원회가 갑자기 도서관 편을 드는 걸까."
바로 얼마 전에는 도서관을 적대시하는 행동을 했는데 이번에는 도서관을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하다니, 이쿠의 눈에는 갑자기 태도를 휙 뒤바꾼 것처럼 보여 미심쩍었다. 그러나 코마키와 시바사키는 그다지 의외도 아니라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뭐, 예상할 수 있는 범위이긴 했어." - P219

"게다가 우리들은 소년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서 비난받는 게 아니잖아요. 저런 말을 듣다니 마음에 들지 않아요."
도서관은 도서관의 규칙을 지키기 위해 싸우고 있었다. 적어도 이쿠는 용의자 소년을 옹호할 생각은 요만큼도 없다. - P220

다.
코마키의 말을 뒷받침하듯이 방 안에서는 부관장이 입을 열었
"지지해주신다니 영광입니다만, 지금은 도서대 내부에서도 원칙을 지켜야 하는지 어떤지에 대한 의견이 나뉘고 있습니다. 미성년자를 배려하고 싶은 마음은 알겠습니다만 여론도 안 좋고, 이대로 규정을 굽히지 않기는 아무래도 어렵겠군요."
부관장은 원칙파일 텐데도 갑자기 관장대리 및 행정파를 지지하는 듯한 발언이다. - P221

"부관장의 대응은 당연해."
"역시 너도 그렇게 말하는구나."
혼자서 풀이 죽은 이쿠는 한숨을 쉬었다. - P223

"도조 이정도 아마 부관장님과 똑같은 판단을 할걸."
테즈카는 당연하다는 듯이 도조에 대해 말했다. 테즈카에게도 역시 도조는 그런 식으로 보였던 걸까. - P223

"아픈 데를 찌르네."
원망스럽게 중얼거리자 테즈카는 마음에 들지 않는 듯 눈살을찌푸렸다.
"네게서 그런 말을 들을 이유는 없어."
그렇게 내뱉듯이 말하고는 먼저 가버렸다.
왜 그럴 이유가 없다는 건지는 짚이는 데가 없었지만, 말만 앞세우지 않는 도조나 ‘왕자님‘은 이미지로 보아 납득할 수 있었고, 개운하지 못했던 마음도 편해졌다. - P224

교육위원회는 약속대로 도서관의 원칙론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각종 매체에 표명했고, 그 사실은 과열된 여론과 보도에 돌을 던졌다. 문제는 청소년 보호의 시비로 옮겨갔다. - P224

이윽고 소년이 자백을 개시했다는 뉴스와 함께, 도서관 원칙론을 비난하는 여론은 그 자체가 없었던 것처럼 종식되었다.
특례조치 채택 움직임도 그와 동시에 딱 끊겼다. 관장대리가 지도한 앙케트도 회수된 뒤에는 전혀 쓰일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 P225

그런 이쿠의 속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시바사키는 "끝이 좋으면 다 좋은 거야"라고 대충 말을 맺었다.
그러다가 갑자기 화제를 바꾸었다.
"이제 남은 건 너랑 테즈카 사이의 문제뿐이네."
이제 그만 적당히 대답해주지 않으면 아무리 그래도 가엾잖아 등등 그럴듯한 말을 하려나 싶었더니,
"그래서 결국 어떻게 할 건데. 사귈 거야?" - P226

이쿠가 테즈카를 기다리게 한 시간은 결국 2주일 정도였다.
돌아가는 길에 좀 보자고 해서 아마 대답을 하리라고 생각했지만, 과연 도서관 근처의 카페에 들어가 자리에 앉자마자 "요전의 그 이야기 말인데"라고 이쿠는 말을 꺼냈다.
"역시 너랑 못 사귀겠어." - P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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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이라고 하는데, 그렇더라도 상스러운 내용이 나온다고 비난하는 것이 정당한가 아님 이마저도 상징성이 있을 것이라며 이해를 해야하는 것이 우선일까?

그녀는 멍하니 꼼짝 못한 채 그를 응시했고, 그는 다가와 그녀 옆에 무릎을 꿇고 앉았다. 그러고는 그녀의 두 발을 자기 두 손에 꼭 감싸 쥐더니, 그녀의 무릎에 얼굴을 파묻고는 꼼짝 않고 가만히 있었다.  - P54

그러다가 그는 돌아서더니 벽난로 가의 원래 자리에 가앉아 있는 그녀에게로 다시 다가왔다.
"자 이제, 당신은 나를 미워하게 되겠지요!" 그는 조용한 목소리로 피할 수 없다는 듯이 말했다.
그녀는 휙 그를 쳐다보았다.
"내가 왜 그래야 하죠?" 그녀는 물었다.
"여자들은 대개 그러니까요." 그가 말했다. 그러더니 멈칫하며 말을 누그러뜨렸다. "내 말은, 여자란 그러도록 되어 있다는 거죠." - P55

그는 얼굴을 옆으로 돌렸다. 코니가 보기에 그는 금방이라도 흐느껴 울 것만 같았다.
"하지만 클리퍼드가 알게 할 필요는 없지요. 안 그래요?" 그녀는 호소하듯 주장했다. "그에게 정말 깊은 상처를 주고 말 테니까요. 그가 전혀 모르고 있고 조금도 눈치채지 못하고만 있으면, 아무도 상처를 입지 않을 거예요." - P56

그는 그녀의 손에 겸손히 입을 맞추고는 사라졌다.
"난 아무래도 그 젊은 작자가 역겨워 못 견딜 것 같아."
점심 식사 때 클리퍼드가 말했다.
"왜요?" 코니는 물었다.
"그 작자의 겉모습 뒤에는 아주 방자한 상놈의 본성이 감춰져 있거든. 허세로 우리를 농락하려고 잔뜩 도사리고 있으면서 말이야." - P57

"내 생각엔 어떤 너그러움 같은 것이 그에게 있는 듯해요."
"누구에 대한 너그러움 말이야?"
"잘은 모르겠어요."
"모르는 게 당연하지. 당신은 몰염치한 무도덕성을 너그러움으로 잘못 생각하는 것 같아." - P57

그런데 묘하게도 그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그는 차마시는 시간이 되어갈 때쯤 제비꽃과 백합을 한 움큼 가득들고는, 예의 그 비굴하고 비열한 표정을 한 채 돌아왔다. - P58

결정적인 사실은 바로 영혼 저 밑바닥에서부터 그가 열외자이자 반사회적인 존재라는 점, 그리고 아무리 겉모양을본드 가로 치장하더라도 마음속으로는 자신도 그 사실을인정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 P60

홀에 촛불을 켜고 있을 때, 그는 기회를 잡아 그녀에게말을 걸었다.
"당신에게 가도 될까요?"

"내가 당신한테 갈게요." 그녀가 말했다.
"아, 좋아요!"
오랫동안 기다렸는데도 그녀는 아직 오지 않았다. 그러나 마침내 그녀는 왔다. - P60

그는 여자에게 일종의 격렬한 연민과 다정함, 그리고 거칠게 갈구하는 육체적 욕망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그는그녀의 이 육체적 욕망을 만족시켜 주지 못했다. - P61

그러나 다음 순간 여자는 그를 붙들어 두는 법을, 그의절정이 끝났을 때 그를 자기 몸속의 그곳에 계속 잡아놓는법을 이내 터득했다. - P61

당시 그는 단지 사흘 동안 그곳에 머물렀는데, 클리퍼드에게는 첫날 저녁과 조금도 다름없는 태도로 대했다. 코니에게도 마찬가지였다. 그의 외관을 허무는 것은 불가능했다. - P62

그런 식으로 두 사람은 편지를 주고받기도 하고 가끔씩런던에서 만나기도 하면서 꽤 오랫동안 관계를 지속했다. - P63

라그비에서 그녀는 굉장히 명랑했다. 그리고 그녀는 북돋워진 명랑함과 만족감을 모두 클리퍼드를 자극하는 데사용했고, 그 결과 그는 자신의 최고작을 이 시기에 써냈으며 묘하고 맹목적인 행복감에 거의 취해 있었다. 사실그는 코니가 자신의 몸 안에 발기된 채 수동적으로 가만히있는 마이클리스의 남성성으로부터 얻어낸 육체적 만족의열매를 거둔 것이었다. - P63

제4장


코니는 믹‘-사람들은 그를 보통 그렇게 부르는데ㅡ과의 관계에 희망이 없다는 것을 늘 예감하고 있었다. - P65

세상은 여러 가지 가능성으로 가득 차 있다고들 하지만,
대부분의 개인적 경험에 있어서는 그 범위가 극히 좁아서가능성은 아주 조금밖에 되지 않는다. - P66

그러나 고정적으로 늘 찾아오는 남자들이 몇몇 있었다.
클리퍼드와 케임브리지에 다니며 어울렸던 남자들이었다. 그중에는 군에 계속 남아 여단장이 된 토미 듀크스가 있었다. - P66

그런데 일상생활의 문제들 대부분이, 가령 돈을 어떻게버는지, 아내를 사랑하는지, 또는 ‘바람‘을 피우는지 등이바로 그렇다. 이 모든 문제들은 당사자에게만 관계있는 일로서, 화장실에 가는 것과 마찬가지로 다른 어떤 사람에게도 아무 관심거리가 못 되는 것이다. - P67

"그러니까 그가 어디 적당한 구석방에서 줄리아와 관계를 가지면 자넨 개의치 않는다는 말인가?"
찰리 메이는 약간 빈정대듯 말했다. - P68

해먼드는 좀 감정이 상한 듯이 보였다. 그는 자신의 정신이 성실하다는 것과 자기가 기회주의자가 아니라는 점을다소 자랑스럽게 여기는 사람이었다. 그렇지만 그는 성공을 원하긴 했다. - P69

"색을 밝힌다고! 글쎄, 그러지 못할 게 뭐 있어? 여자와잠자리를 같이 한다는 것은, 여자하고 춤을 추는 거나 마찬가지로, 심지어 여자하고 날씨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과도마찬가지로 여자에게 해가 될 것이 없다고 난 생각해. 그건 그저 생각 대신에 감각을 서로 교환하는 것일 뿐이야.
그러니 안 될 게 뭐가 있다는 거야?" - P70

이 두 남자는 줄리아와 수작을 벌였던 일을 두고 아직 서로를 용서하지 않았던 것이다. - P71

해먼드가 말했다. "그건 틀린 말이야. 가령, 자네는 말이야, 메이, 자네는 자네 능력의 절반을 여자들한테 탕진하고 있네. 그 때문에 자네는, 그처럼 훌륭한 정신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해야 할 일을 결코 진정으로 해내지못할 걸세. 자네 능력은 다른 데로 너무 많이 낭비되고 있단 말이네." - P72

클리퍼드는 이런 때 대개 말을 많이 하지 않았다. 그는결코 주장을 펴는 법이 없었다. 자신의 생각이 충분히 힘있게 여겨지지 않았기 때문인데, 그는 사실 생각이 너무정리가 안 되어 있고 감정에 쉽게 좌우되었다. - P73

"글쎄!" 클리퍼드는 더듬거리며 말했다. "그렇다 해도나에겐 별 생각이랄 게 없는 것 같은데, 아마 ‘결혼을 해서 그걸 해결하라.‘는 말이 내 생각을 대체로 잘 나타내고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군. 물론 서로 사랑하는 남자와 여자 사이에서 그것은 아주 중요한 것이겠지만." - P74

"글쎄, 찰리와 나는 섹스란 대화처럼 일종의 의사소통행위라고 믿는다네. 어떤 여자든지 나와 섹스에 대한 대화를 시작한다면, 당연히 나는 적당한 때가 되었을 때 그녀와 잠자리까지 가서 그 매듭을 지을 거야. (후략)." - P74

침묵이 흘렀다. 네 사람은 담배를 피웠다. 그리고 코니는 앉아서 바느질을 계속했다. 그랬다. 그녀는 그 자리에있었다! 그녀는 잠자코 앉아 있어야 했다. - P75

코니는 얼마나 자주 저녁마다 이 네 사내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며 앉아 있었던가! 다른 사람이 한두 명 더 끼기도 하는 이들의 대화에 말이다! - P75

게다가 한편으로는 약간 짜증스러운 일이기도 했다. - P76

코니도 정신생활을 상당히 좋아했고 거기에서 굉장히 강한 쾌감을 얻기도 했다. 그러나 그녀는 그것이 좀 지나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들 단짝 친구들의 굉장한 저녁 모임-그녀는 혼자 마음속으로 이렇게 불렀는데-에 담배연기 자욱한 가운데 자리를 함께하는 것을 코니는 좋아했다. - P76

그러나 믹의 경우 그가 하고자 애쓰는 일은 그저 삶을헤쳐나가면서 다른 사람들이 그를 속이려고 하는 만큼 자신도 그들을 속이고자 하는 것밖에 없었다. - P77

"우리가 그렇게 완전히 악의에 가득 찼다고는 생각하지않네." 클리퍼드가 항변했다. - P78

"아, 그렇지만 난 정말 우리가 진심으로는 서로를 좋아하고 있다고 생각하네." 해먼드가 항의하듯 말했다.
"똑바로 말한다면, 좋아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해야겠지! 우리는 서로에게 그리고 서로에 대하여, 등 뒤에서 그토록 악의에 찬 말을 해대고 있으니 말이야! 그리고 난 그중에서도 가장 악질이지." - P79

찰리 메이가 판정관처럼 다소 위엄 있게 말했다. 이들 단짝들은 겸손의 외양 아래 아주 묘한 거만함을 지니고 있었다. 그 모든 것이 아주 권위 있는 태도로(ex cathedra) 이루어졌는데, 그러면서 또한 아주 겸손한 척했다. - P79

바보가 한마디 하기라도 한 것처럼 모두들 그를 바라보았다.
"난 지식에 대해 말한 게 아니었네. 정신생활에 대해 말한 거였지." 듀크스가 웃으며 말했다. - P80

클리퍼드는 눈을 크게 떴다. 그에겐 모두 부질없는 소리였던 것이다. 코니는 몰래 혼자 웃었다.
"그러니까 뭐, 우린 모두 따버린 사과 신세로구먼." 해먼드가 좀 심사가 꼬인 듯 퉁명스럽게 말했다.
"그럼 어서 우리 자신들로 사과주(酒)를 만들어야겠네."
찰리가 말했다. - P81

"내가 보기에 볼셰비키주의란,"찰리가 말했다. "그저소위 부르주아라는 것에 대한 지극한 증오에 불과한 것 같아. 그런데 부르주아가 무엇이냐 하는 것은 완전히 정의(定義)되어 있지 않은 상태야.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것은자본주의 자체를 뜻하기까지 해. (후략)." - P81

"난 볼셰비키주의가 논리적이라는 말에 동의할 수 없어.
그것은 대부분의 논리적 전제를 거부하거든." 해먼드가 말했다. - P82

"글쎄. 십 년 동안 기다려왔는데 더 기다려봐야지. 증오란 다른 것과 마찬가지로 점점 자라나는 것이라네. 생각을삶에 강요하는 것. 가장 깊은 본능을 강요하는 것의 필연적인 결과는 바로 증오야. 우리의 가장 깊은 감정들을 우리는 어떤 생각들에 따라 강요하지. 기계처럼 어떤 하나의공식으로 우리 자신을 몰고 가는 거야. 논리적 정신이 발판을 지배하는 체하고 있는데, 그 발판은 곧 순전한 증오로 변해 버리고 만다네. 우린 모두 볼셰비키주의자들이야. 우리가 위선자라는 것만 빼면 말야. 반면 러시아인들은 위선이 없는 볼셰비키주의자들인 것이지." - P83

"하지만 당신은 분명 뭔가 믿는 게 있겠지요?"
"나 말인가! 아 그래, 지적인 차원에서 나는 가슴이 따뜻하고 자지가 팔팔하고 지성이 발랄하며 숙녀 앞에서도
‘이런 젠장!‘이라고 말할 만한 용기가 있는 것의 가치를믿는다네."
"그럼, 전부 다 당신이 갖추고 있는 것이군요." 베리가말했다. - P85

"(전략). 르누아르는 자지로 그림을 그렸다고 말한 적이 있지. 그는 정말 그렇게 그렸던 거야, 아름다운 그림들을 말이야! 나도 내 자지로 뭔가를 할 수 있다면 좋겠어. 하지만 맙소사, 그저 말로만 나불거릴 수 있을 따름이니!
이런 고통은 분명 지옥에 하나 추가되었을 거야! 바로 소크라테스가 시작한 것이지."
"세상에는 좋은 여자들이 많아요." 코니가 고개를 들고,
마침내 입을 열어 말했다 - P86

"순수함을 유지한다면 복잡한 것은 훨씬 덜하겠지요."
베리가 말했다.
"맞아! 삶이란 정말 너무도 단순한 것이지!" - P87

제5장


햇볕이 약하게 내리쬐는 2월의 어느 서리 내린 아침, 리퍼드와 코니는 저택 영지의 임원을 지나 숲까지 산책나갔다. 다시 말해, 클리퍼드는 모터 달린 의자를 타고털거리며 나아갔고 코니는 그의 곁에서 걸어갔다. - P88

클리퍼드는 저택에서부터 언덕의 비탈을 따라 조심스럽게 운전해 내려갔으며, 코니는 그 모터 의자를 손으로 계속 잡고 있었다. 앞쪽으로 숲이 펼쳐져 있었는데, 가까이는 개암나무 숲이었고 그 너머로는 빽빽이 우거진 자줏빛참나무 숲이었다. - P89

숲 속에서는 모든 것이 쥐 죽은 듯 조용했다. 땅 위 오래된 낙엽들 아래에는 서리가 그대로 덮여 있었다. - P90

클리퍼드는 이 숲을 좋아했다. - P90

이 벌거벗은 장소는 언제나 묘하게도 클리퍼드의 화를 돋웠다. 그는 전쟁을 겪었고, 전쟁이 무얼 의미하는지 분명히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가 정말로 화가 난 것은 바로이 헐벗은 언덕을 보고 난 다음이었다. - P91

클리퍼드는 모터 의자가 느릿느릿 올라가고 있는 동안 굳어진 얼굴로 앉아 있었다. - P91

클리퍼드는 창백한 햇살을 받으며 앉아 있었는데, 햇빛이 금발에 가까운 그의 부드러운 머리칼을 비추었고 발그레한 그의 둥근 얼굴은 알 수 없는 표정을 띠고 있었다.
"여기 오면 다른 어느 때보다도 더욱 아들이 없다는 것이 마음에 걸리곤 해." 그가 말했다. - P93

"옛 영국의 일부가 보존되지 않는다면 진정한 영국은 완전히 사라지고 말 거야." 클리퍼드가 말했다. "그러니 옛영국에 대한 애정이 있고 또 이런 숲을 소유하고 있는, 바로 우리 같은 사람들이 그것을 보존해야만 하는 것이야."
슬픈 침묵이 잠시 흘렀다. - P93

"그야 영국의 전통이지! 이곳의 전통 말이야!"
"아, 네!" 그녀는 느린 목소리로 말했다.
"아들이라도 하나 있는 게 도움이 되는 이유는 바로 그거야. 우리 각각은 연쇄 사슬의 고리 하나에 불과할 뿐이니까." 그는 말했다. - P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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