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자유의지 vs 숙명반대로 순수하게 캐릭터 위주인 작품의 경우, 도입부에서부터 우리는캐릭터들이 욕망을 쫓아 각자 분투하는 과정에서 벌어질 복잡한 내면의모순적 갈등에 미래의 향방이 걸려 있음을 직감한다. - P49
6. 자유의지 vs 숙명어떤 스토리에서든 운명적인 자유의지인가 하는 느낌은 우리가 서사의 어느 지점에 서 있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도발적 사건이 벌어질 때는어떤 운명도 가능할 것 같은 자유로움이 상상되고, 절정에서는 크든 작든어느 정도의 필연성이 느껴진다. - P49
플룻과 캐릭터의 혼합그러나 인생은 복합적인 이유들로 굴러간다. 좋은 스토리텔러는 인과성의 요인을 단 하나에만집중하고 다른 것을 배제하는 식의 선택을 하지 않는다. - P50
원인들의 균형어떤 원인으로 일이 일어나는 중요한 것은실제 일이 일어났을 때 캐릭터가 변화에 반응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래서작가는 캐릭터가 통제할 수 있는 사건과 통제할 수 없는 사건을 두루 섞는다. - P50
원인들의 균형전쟁 스토리는 플롯 위주의 경향이 가장 두드러진 장르인데, 그 안에서는 인과적 균형이 어떻게 나타날까. 전투 서사시의 시조라 할 수 있는 호메로스의 『일리아스』에서는 변덕스런 신들이 앞다퉈 휘두르는 거대한 군사력과 물리력 쪽으로 저울추가 기운다. 그에 비해 2차 세계대전을 다룬 고전, 니콜라스 몬서랫의 잔인한 바다(The Cruel Sea)』는 반대쪽에 무게를실어 인물의 심리에 초점을 맞춘다. - P51
원인의 균형가령 「소년은 울지 않는다」의 경우, 주인공과 그를 둘러싼 잔인한 픽업트럭 패거리도 복잡한 심리적 모순이 없는 단순한 인물들이다. 그러나 일차원적이든 아니든 이 적대 세력이 사건의 통제권을 쥐고 있기에 이 작품은 캐릭터 위주의 영화가 확실하다. - P52
원인의 균형그러니 "무슨 일이 일어날까?" 하는 막연한 질문 대신 이렇게 물어야한다. "내 캐릭터에게 무슨 일이 일어날까? 어떻게 그에게 그런 일이 벌어질까? 어째서 그 일이 하필이면 그에게 벌어질까? 무엇이 그의 삶을 바꿔 놓을까? 왜 그런 방식으로 삶이 달라질까? 그의 앞날에는 무슨 일이벌어질까?" 플롯과 관련한 모든 질문은 캐릭터의 삶을 겨냥해야 한다. - P52
원인들의 통합장르가 무엇이든 좋은 스토리의 요건은 동일하다. 외부의 사건이 내적변화를 일으켜 캐릭터의 본모습이 폭로되거나 수정될 것, 그리고 내적 욕망에 따른 선택과 행동이 외부의 사건을 유발할 것. 그리고 이러한 캐릭터와 플롯이 이음새 없이 결합되어야 좋은 스토리다. - P53
광기로서의 창의성고대 작가들은 창의성을 광기에 가까운 무아경의 상태로 묘사하곤 했다. 현대식 코미디도 이런 이미지에 일조할 때가 있다. - P54
환상으로서의 창의성그에 비하면 프로이트의 시선은 좀 더 연민이 담겼다. 프로이트는 창의성이 현실 도피 욕구에서 비롯한다고 보았다. (중략) 그렇기에 인간은 공상한다. - P55
환상으로서의 창의력 상처의 경험을 다루는 서사일 때가 많지만 실질적인 위협을 가하지 않는 허구의 세계이므로 캐릭터의 고통이 독자/관객의 쾌락으로 치환될 수 있다. - P55
이 시를 구상할 때 아마도 샌드버그의 머릿속에는 ‘고양이‘와 ‘안개‘의 이미지가 떠다녔을 것이다. 그의 좌뇌에서는 생물학과 날씨의 사례가 서로 무관하게 보였겠지만, 그의 우뇌가 오로지 창의적 사고만이 포착할 수있는 연관성에 주목해 불현듯 ‘정적‘이라는 연결고리로 둘을 묶어 제3의것을 만들어 냈을 것이다. - P56
발견으로의 창의력창의성은 본질적으로 제3의 것을 발견하는 힘이다. 기존에 존재하는것들 사이에 감춰진 유사점을 잡아내는 대칭성 탐지 능력 (duality-seekingser)이다. - P56
발견으로의 창의력가령 판타지를 떠올려 보자. 마력을 가진 캐릭터를 창조할 때 작가들은현자, 전사, 대지의 어머니 등 주로 원형적 이미지에서 출발해 그들을 지상으로 데려와 일반인들 사이에 걷고 말하게 한다.(개념에서 실제로의 이동) 혹은 사회 드라마를 쓰는 경우에는 뉴스에 보도된 실제 사건에서 출발해서 등장인물을 설계하고 상징적인 규모로 확장해 정의와 불의의 전투를 그려 낼 수도 있다. - P57
발견으로의 창의성그리스 신화의 헤르메스처럼 창의성은 두 세계-이성/비이성, 좌뇌/우뇌 - 사이를 민첩하게 오가며 미학적 질서로 현실의 혼란을 다스린다.창의성은 이성을 집에 떼놓고 놀러나온 아이처럼 자유연상이라는 말에 올라타 내달린다. 그러다 문득 엉뚱한 생각이 충돌해 제3의 착상으로 합쳐진다. - P57
카프카 책은 완독한 것이 단편집에 수록된 몇 편과 ‘소송‘ 밖에 없다. 3부작이라 불리던 ‘성‘과 실종자‘는 뒤적거리기만 했을 뿐 완독을 한 적이 없다. 그래도 이건 만화책이니 완독 난도는 낮을 것이라 기대한다. 50p 넘기니 졸린다는 사실만 무시한다면.
읽고 싶은 책만, 읽고 싶은 부분만.
1719년 말에 회사 주식을 샀는데, 처음에는 투자금이 오르는것을 보고 현금으로 바꾸었다. 그러나 주식이 계속 오르자 뉴턴은 서둘러판 것을 후회하며 다시 투자했다. 몇 달 뒤 버블이 터졌고 뉴턴은 2만 파운드를 잃었다. 오늘날의 2,000만 달러 정도에 상당하는 금액이었다.¹ - P55
1990년대 중반, 새로운 표현이 은행가에서 유행했다. ‘금융 전염‘은 한나라의 경제 문제가 다른 나라로 퍼지는 현상을 나타냈다. 아시아 금융 위기가 아주 좋은 사례였다.³ - P55
LTCM의 고통이 다른 기관으로 퍼져나가는 일을 피하기 위해 그들은 36억 달러 구제금융에 동의했다. 그건 값비싼 교훈이었다. 하지만 불행히도 제대로 배우지는 못했다. 거의 10년이 지난 뒤 바로 그 은행들은 금융 전염에 대해 똑같은 대화를 나눈다. 이번에는 훨씬 더 상황이 안 좋았다. - P56
2008년 여름 나는 상관관계라는 통계적 개념을 어떻게 사고팔 수 있을지 생각했다. 대학교 졸업을 1년을 남긴 상태로 런던 커네리워프의 한 투자은행에서 인턴으로 일하는 중이었다. - P56
상관관계는 단순히 수학적 기질을 갖춘 인턴 하나가 심심할까봐 던져준 틈새 주제가 아니다. 그건 2008년 한 해가 본격적인 금융 위기로 끝나는 이유를 이해하는 디 핵심 개념으로 드러난다. - P56
2007년 말 내가 인턴 자리에 지원했을 때 리먼은 많은 지원자가 선망하는 자리였다. 골드만삭스, JP모간,메릴린치 같은 일류 투자은행 그룹에 속했다. 베어스턴스 2008년 3월무너지기 전까지는 그 그룹에 속했다. - P57
나는 인턴을 시작하고 한 달쯤 뒤 생각을 바꾸어 일자리 대신 박사학위를 노리기도했다. 그해 초에 들은 역학 수업의 영향이 컸다. 전염병 아웃브레이크가이렇게 난해하고 예측할 수 없는 일일 필요가 없다는 아이디어에 매혹되어 있었다. - P57
다른 경력을 추구하기로 마음먹었지만 은행업계에 무슨일이 벌어지는지는 이해하고 싶었다. 왜최근트레이더들이 자리를 잃고 줄줄이 떠날까? 왜 유명한 금융 아이디어들이 갑자기 무너질까? 그리고상황이 얼마나 나빠질까? - P58
그중 한 가지가 특별히 두드러졌다. 은행은 점점 더 많은 모기지와 기타 대출을 모아 ‘부채담보부증권CDO‘을 만들었다. 이 상품은 투자자가 대출 기관의 위험 일부를 떠안는 대신 돈을 벌게 해준다.⁴ - P58
CDO는 생명보험업계에서 빌려온 아이디어에 바탕을 둔다. 보험회사에서는 사람들이 배우자가 죽으면 뒤따라 죽을 확률이 높다는 사실을 알아챘다. ‘상심증후군‘이라고 하는 사회적 현상이다. - P58
그렇게 수학 모형을 빌려오는 것은 금융뿐 아니라 다른 분야에서도 흔한 일이다. "인류는 제한된 예지력과 뛰어난 상상력을 가졌다." 금융수학자 이매뉴얼 더만은 이렇게 말했다. "따라서 필연적으로 모형은 모형을만든 사람이 결코 의도하지 않은 방식으로 쓰일 것이다."⁶ - P58
불행히도 모기지 모형에는 몇 가지 중대한 결함이 있었다. 아마도 가장 큰 문제는 지난 20년 동안 거의 오르기만 한 과거의 주택 가격에 바탕을 둔다는 점이었을 것이다. 이 시기는 모기지 시장이 그다지 상관관계를 보이지 않았던 때였다. - P59
버냉키가 생각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무엇인가? 주택 가격이 전국적으로 떨어진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그건 가능성이 아주 낮다." 버냉키는 이렇게 말했다.⁷ "우리는 한 번도 전국적인 주택 가격 하락을 경험한 적이 없다." - P59
베어스턴스가 무너지기 1년 전인 2007년 2월 신용전문가 재닛 타바콜리는 CDO 같은 투자 상품의 부흥 관련 글을 썼다. 타바콜리는 모기지사이의 상관관계를 예측하는 데 사용한 모형을 그다지 높게 평가하지 않았다. 이들 모형은 현실과 아주 동떨어진 가정을 도입해 실제로는 수학적환상을 만들어내 고위험 대출이 저위험 투자인 것처럼 보이게 한다는 것이었다.⁸ - P59
비록 이 모형에는 문제가 있지만 모기지 상품은 인기를 유지했다. 그러다 주택 가격이 하락하면서 현실이 닥쳐왔다. 나는 그 2008년 여름을 보내며 많은 사람이 그게 함축하는 의미를 알았다고 생각했다. - P60
2008년 8월이 되자 돈주머니가 얼마나 비었는지 추측하는 목소리가 많이 들렸다. 금융계 이곳저곳에서 은행들이 자금 조달 방법을 찾아다니며 중동의 국부펀드를 유치하려고 경쟁했다. 보통주 트레이더들이 인턴을 붙잡고 이번에 리먼브라더스 주가가얼마나 떨어졌는지 알려주었다. - P60
수학자들은 논리의 세계 안에서만 연구 활동을 하지는 않는다. 경험에서 얻은 직관과 세상에서 일어나는 현상에 대한 관찰을 엄밀한 논리적 사고나 서술보다 우선시할 때도 많다. - P120
대다수 수학자는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수학에서 힐베르트가 추구하던 형식주의의 방향을 따른다. 그 길의 끝에 수학자들이 찾는 이상향은 존재하지 않는다는것을 알지만 그 방향이 옳은 길이라고 믿고 가는 것이다. - P121
기호의 힘 하지만 정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요인은 바로새로운 기호의 발명과 활용이라는 것에 수학사를 연구하는 대다수 학자가 동의할 것이다. - P121
다. 그리스의 수학자들은 산술적으로 계산하거나 표현할 때 사용할 기호가 없어서 조금이라도 복잡한 계산을 수행하거나 산술적공식을 만드는 것이 거의 불가능했다. 수학의 기본인 문자 계산이나 이차방정식의 풀이 등도 하지 못했다. - P122
. 대수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후기 알렉산드리아 시대의 디오판토스2007~284가 그리스 수학에 최초로 기호를 도입했다고 알려져 있지만 그것은 기존 알파벳의 생략기호를 사용한 것에 불과했다. - P122
0이란 숫자는 물건의 개수를 세는 데는 등장하지 않으므로 자연스럽게 생각할 수 있는 숫자는 아니다. - P123
현대에 사는 우리는 어려서부터 수학을 배우며 아라비아숫자, 덧셈(+), 뺄셈(-), 등호(=) 등의 수학기호를 사용해서 기호의 발명과 사용이 얼마나 힘든 과정을 통해 이루어졌는지 상상하기가 쉽지 않다. 옛날에 그 수많은 위대한 수학자조차도 기호 사용법을 몰랐던 것을 보면 그 중요성을 깨닫기가 쉽지 않은것은 분명하다. - P124
16세기에 (아직은) 종교의 중심지이자 최고의 문화국이던 이탈리아에서 3차 방정식의 해법을 구하고자 델 페로scipione del Ferro,1465-1526, 타르탈리아Tartaglia, 1499~1557 (말더듬이란 뜻의 별명으로 본명은 ‘니콜로 폰타나Niccolo Fontana‘ 이다), 카르다노Gerolamo Cardano,1501~1576 등이 치열하게 경쟁했던 이야기는 매우 유명하다. 그들은 그 복잡한 방정식의 해법을 구할 때 미지수를 문자 x로 나타내고 수행하는 계산법을 알지 못했다. - P125
제곱이나 제곱근 기호도 아직은 없을 때여서지금 우리 눈에는 비에트의 수식이 그냥 말로 쓴 문장과 같은 느낌이 든다. 문자 계산에 결정적인 공헌을 한 또 다른 사람은 바로데카르트다. 데카르트는 요즘 우리가 쓰는 방식대로 미지수는 알파벳의 뒤에 나오는 문자 x,y,z를 쓰고, 계수와 같은 상수는 알파벳의 앞에 나오는 문자 a, b, c를 썼다. - P126
오일러는 원주율 ㅠ,자연 상수 e, 수열의 합을 나타내는 기호 La 등을 만들었다. 또한 삼각함수 기호표시법 sin(e), cos(e) 그리고 e^it=cost+ i×sint와같은 식도 만들었다. - P127
집합set, 함수function, 그래프graph, 군group 등 기존의 단어에 수학적 의미를 부여하여 쓸 때도 있지만 위상수학topology (토폴로지), 동형함수 homomorphism (호모모피즘), 호몰로지 homology, 코호몰로지cohomology 등 신조어를 만들어 사용하기도 한다. - P128
20년쯤 전까지는 우리나라의 많은 대학에서 이 이름으로 수학과 전공과목을 개설했다. 하지만 현대논리학은 어차피 기호를 사용하며 기호논리학이라는 별도의 논리학 분야가 있는 것은 아니다. 그냥 수리논리학또는 현대논리학 또는 수학기초론이라고 부르는 것이 더 타당해보인다. - P128
대학교에서 집합론, 위상수학, 해석학 등을 가르칠 때 학생들이 쉬운 내용인데도 의외로 잘 활용하지 못하는 것이 바로 최댓값과 최솟값의 의미다. - P129
쉬운 예를 하나 들어보자."열린구간 (0, 1) 은 최댓값을 갖지 않는다."이것은 당연한 말인가? 그렇다면 그것을 어떻게 보일 것인가? - P130
사실 이러한 최댓값에 대한 논리는 단순한 언어적인 논리로 볼 수도 있다. 수학에서 언어적인 의미를 잘 이해하지 못해 오해가 생기는 예도 하나 들어보자. ‘각의 삼등분 작도 문제‘라는 유명한 문제가 있다. - P131
의외로 많은 사람이 자와 컴퍼스만으로 임의의 각을 삼등분하는 방법을 찾아 나서거나 자신이 이미 찾았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이는 그들이 "삼등분하는 방법이 존재하지 않는다"라는 말과 "삼등분하는 방법을 찾지 못한다"라는 말의 의미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를 이해하지 못해서 발생하는 해프닝이다. - P131
pi의 초월성은 1882년에독일의 린데만Ferdinand von Lindemann, 1852~1939 이 이미 증명했고, 따라서 pi는 초월수이므로 작도할 수 없으니(작도할 수 있다는 말은그것이 다항식의 근이 되는 수, 즉 대수적 수라는 뜻이다), 수학과 교수들은 그가 제시한 작도법을 쳐다보려고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 - P132
보통 우리말로 ‘역설‘이라고도 하지만 나는 그냥 패러독스라는 용어를 쓰겠다. 왜냐하면 역설이라는 말은 원래 명사보다는 ‘역설적‘ 또는 ‘역설적으로‘라는관형사 또는 부사어로 주로 쓰던 말이기도 하고, 국립국어원의해석에 따르면 ‘역설적‘은 ‘어떤 주장이나 이론이 겉보기에는 모순되는 것이 있으나 그 속에 중요한 진리가 함축되어 있는‘이라는 의미로 패러독스보다는 좁은 뜻이기 때문이다. - P137
실제론 책 읽는 것이나 쓰는 것 양쪽 모두 별로 선호하지 않는 것 같다.
‘캐릭터 ‘란 자신이 사건을 유발하거나 아니면 다른 사람이나 사물이 일어나게 만든 사건에 반응하거나, 혹은 둘 다에 해당하는 허구의 존재를지칭한다. - P36
픽션 한 편이 오랜 세월 독자/관객에게 소개되면서 전형적인 형식을 탈피해 무수히 다양하게 변주되었다. - P37
사건의 사전적 정의는 일어나는 어떤 일이다. 그러나 스토리에서는 가치 값에 아무런 변화를 가져오지 않는 일이 일어나면, 사건으로서 의미가 없다. - P37
이야기꾼에게 가치란 긍정에서 부정으로, 혹은 부정에서 긍정으로 그값을 바꿀 수 있는 인간 경험의 대립항으로 정의된다. - P37
따라서 스토리 안에서 사건은 캐릭터의 삶에서 가치값의 변화가 일어나는 순간이다. 이 변화의 원인은 캐릭터가 취한 행동이거나 아니면 자신의 통제범위 밖에서 벌어진 사건에 대한 캐릭터의 반응이다. - P38
하나의 사건이 동전의 양면 같은 이중 효과를 내기도 하는데, 이 효과가 선명하게 드러나는 대목은 전환점에서 비밀이 폭로되거나 인물이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다. - P38
사건과 캐릭터는 간단히 말해 각각 다른 각도에서 전환점을 바라보는 용어다. 밖에서 안으로 스토리를 바라볼 때 우리는 그것을 사건으로 이해하며, 안에서 밖으로 볼 때는 캐릭터로 경험한다. - P39
• 캐릭터 설계 바꾸기 : 한 걸음 물러나 주인공의 심리를 고찰해 보니,절정에 임팩트가 결여된 이유는 캐릭터가 지나치게 맑고 순수해서 결말에 설득력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캐릭터의 도덕성을 어둡게 그려서 강인한 생존자로 고쳐 볼 수 있다. - P40
한 번 더 명확히 해두자. 플롯의 사건은 캐릭터의 삶에서 가치 값을 전환시킨다. 캐릭터는 행동으로 이런 사건을 초래하거나 외부의 힘이 사건을 일으킬 때 거기에 반응한다. 따라서 캐릭터의 성격을 바꾸려면, 그가어떤 인물이 되었는지 보여 주도록 사건을 재설계해야 한다. - P40
조금 더 그럴듯한 두 번째 이유는 미학적 관습이다. 아테네 극작가들은 서브텍스트를 의식하며 글을 쓰지 않았다. 실제로 배우들은 캐릭터의 정수를 표현하기 위해 마스크를 쓰고 공연했다. - P41
그래서 아리스토텔레스는 그 일이 누구에게 일어나느냐보다 무슨 일이 일어나느냐에 더 중점을 두었을 것이다. - P41
인물 묘사(characterization)란 (중략) 한 마디로, 타인들과 관계를 이어 나가며 인물이 쓰는 가면이나 페르소나다. - P42
진정한 성격(True character)이란 보이지 않는 인물의 내적 본성, 즉 인물의 가장 깊숙한 동기, 저변에 자리한 가치를 말한다. - P42
캐릭터가 하는 말, 행동, 그가 추구하는 욕망이 그럴 법하다고 독자와 관객이 믿지 못하면, 그 스토리텔링은 성공하기 어렵다. 또한 캐릭터의 핵심자아가 취하는 선택과 행동이 있어야 스토리 안에서 일이 벌어지고 향후 사건의 토대가 마련된다. - P42
캐릭터는 자기 앞에 놓인 문제를 해결하거나 해결에 실패하도록 설계되며, 스토리는 문제와 씨름하는 캐릭터의 특성과 자질을 표현하도록 설계된다. 캐릭터가 하는 행동이 곧 플롯의 사건이고, 플롯의 사건이 일어나도록 유도하거나 실제로 일으키는 매개체가 곧 캐릭터다. - P43
그런데 어째서 21세기가 된 지금까지 캐릭터 위주VS플롯 위주 논쟁을 계속하고 있을까? - P43
누구에게 일어나느냐보다 무슨 일이 일어나느냐에 더 강조점을 두는것이 이류 예술을 낳는다니, 그야말로 터무니없는 논리다. - P43
반면에 깊이 없이 과장된 수사에 표현력은 미달이면서 인물 묘사만빽빽한 문학, 연극, 영화 때문에 고역을 치른 경험은 얼마나 많은가? 강조점을 어디이 싣는 그것만으로는 아무것도 보장되지 않은다. - P44
이에 반해 캐릭터 위주의 스토리는 주요 사건을 캐릭터의 손에 맡긴다.이런 서사 안에서는 캐릭터의 선택과 행동에 따라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가 정해진다. - P44
플롯 위주 스토리와 캐릭터 위주 스토리의 차이점은 여섯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1. 인과관계2. 정체성3. 가치4. 깊이5. 호기심6. 자유의지 vs 숙명 - P44
1. 인과관계(중략)캐릭터 위주 스토리에서는 그 반대다. 스토리의 중요한 인과관계가 캐릭터의 의식적 · 잠재의식적 에너지에서 비롯된다. - P45
3. 가치순수하게 플롯 위주의 스토리에서는 주인공이 세상에 결여된 무엇을 채우려고 분투하며, (중략)반대로 순수하게 캐릭터 위주의 스토리에서는 주인공이 본인에게 결여된 무엇을 채우려고 분투한다. 이 - P45
4. 깊이그러므로 플롯 위주의 스토리는 사회적·물리적 설정의 디테일을 활용해 서사를 풍성하게 만든다. (중략)반면 캐릭터 위주의 장르에서는 심리적 모순으로 서사에 층을 더한다.캐릭터 내면에 미지의 욕망을 묻어 두고, 이후에 이 충동을 끄집어내 인물의 합리적 사고와 충돌시킨다. - P46
4. 깊이인물의 깊이는 애면의 복잡성을 보여주는 척도이지만, 인물의 복잡성은 그가 삶에서 대면하는 적대적 힘의 크기를 넘어설 수 없다. 갈등으로되지 않는다면 우리가 어떻게 인물의 깊이를 감지할 수 있겠나? - P47
5. 호기심심리적 사실주의의 대가인 셰익스피어는 모든 중심 인물들의 마음에 예측 불가능성을 심어 두었다. - P47
5. 호기심플롯 위주의 스토리에서는 내적 갈등을 제거하는 대신 중심 인물들을사회의 극과 극으로 나눠 대립시킨다. 액션물에서 영웅은 불의를 바로잡고 피해자를 구하는 반면, 악당은 잔학 행위를 저지르고 무고한 이들의 목숨을 빼앗는다. - P47
6. 자유의지 vs 숙명(전략)‘자유의지‘라는 관념에는 미래를 알 수 없고 그 종착지는 여러 갈래 중 하나가 될텐데 그게 어디일지는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가려져 있다는 믿음이 깔려있다. 반면에 ‘숙명‘ 혹은 ‘운명‘이라고 하면 마치 무정형의 필연적인 업보의 힘이 인생을 하나의 불가피한 사건으로 빚어내는 느낌이 든다. - P48
6. 자유의지 vs 숙명(중략)하지만 막상 스토리의 절정에서 시작점을 되돌아볼 때는 서사가 불가피한 경로로 흘러갈 운명이었음을 깨닫는다. 이 두 가지 관점은 플롯위주 스토리와 캐릭터 위주 스토리에서 각각 다르게 펼쳐진다. - P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