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잘 쓰는 것은 좋은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교수라고 해도 글을 못 쓰는 사람이 있으니.
일단 연구를 하는 사람이지 대중에게 연설하는 직업이 아니니.

건축계의 대표 지성인 르 코르뷔지에는 ‘건축계의 아인슈타인‘이 되고싶었던 모양이다. 그는 전 세계 모든 건축을 해결할 수 있는 이론을 추구했다. 그것이 ‘근대건축의 5원칙‘이다. 훗날 이러한 생각은 전 세계에 모두 비슷비슷한 건축물이 만들어지는 결과를 낳았다. - P21
하나의 이론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는 시도는 건축의 다양성을파괴하여 획일화라는 새로운 문제를 가져온다. 사실 우주도 같은 문제를 가지고 있다. 우주 어디서나 통하는 중력의 법칙으로 인해 우주전체의 행성은 모두 둥그런 형태를 띤다. 행성 디자인의 획일화인 것이다. 이것이 하나의 원리로 만들어지는 세상의 한계다. - P21
그럼에도 불구하고 빌라 사보아는 근대 건축의 5원칙이 적용된 것 외에도 많은 장점을 가진 훌륭한 디자인이다. - P22
‘빌라 사보아‘의 디자인에는 근대 건축의 5원칙이 모두 적용되었다. 다른 말로하면 이 주택은 지극히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디자인을 추구한다고 할수 있다. - P22
이 건물이 단순하게 근대 건축의 5원칙만 적용된 디자인이었다면 이렇게 역사상 가장 유명한 건축물 중 하나가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 건축물에는 5원칙이 모여서 만든 또 다른 가치가 있다. - P23
잔디를 가로질러 ‘빌라사보아‘에 이르면 필로티 하부에 주차장이 위치한 것을 볼 수 있다. 당시로서는 많이 사용하지 않았던 신문물인 자동차를 위한 주차장을 설치했다는 것은 건축가가 시대를 앞서 준비했다는 것을 보여 준다. - P23
목적지까지 가는 길이 한 가지밖에 없는 디자인은 좋은 디자인이 아니다. 왜냐하면 경우의 숫자가 한 가지밖에 없기 때문이다. 만약에 계단과 경사로라는 두 가지 다른 선택권이 있다면 사용자는 네 가지 경우의 숫자를 갖게 된다. - P23
‘빌라사보아‘의 경우 계단과 경사로라는 두 가지 다른 스타일을 두어서 사용자의 경험이 네 배로 다채로워진다. 계단은 다른 층으로 빠르게 이동할 수 있지만 경험은단조롭다. 오르내리면서 주로 계단 디딤판과 자신의 발만 바라보게 된다. 경사로의 경우에는 자신에게 편한 보폭에 맞춰 걸어가면 된다. - P24
2층에 올라가서 옥상 정원으로 나가면 연속된 경사로를 통해 3층의 옥상 정원까지 올라갈 수 있다. 모든 층은 나누어져 있지만 동시에 경사진 면을 통해 1층부터 3층까지 경계 없이 하나로 연결되어 있는 것이다. - P27
이렇게 2층 공간에서는 거실 -안방 화장실-안방 침실-서재-옥상 정원-거실로 연결되는 하나의 순환 동선이 완성된다. 따라서 거실에서 서재로 갈 때는 두 가지 길이 있다. - P27
2층 옥상 마당의 공간감도 특별하다. 하늘로 열려 있는 야외 공간이지만 주변은 4면으로 둘러싸여 있는데 그 벽들이 각기 다른 형식이다. 시계 방향으로 살펴보면, 바깥 경치를 볼 수 있는 유리창 없는 가로로 긴 창, 커다랗고 투명한 거실 유리창, 3층 옥상 정원으로 올라가는 경사로, 서재의 창문이다. - P27
지금 소개한 다채로운 공간 외에도 부엌 옆의 발코니나 숨겨진 작은침실 등이 있다. 이 집은 사각형의 평면 안에 다양한 공간이 퍼즐처럼 끼워져 있어서 공간을 돌아다닐 때 지루함을 느낄 틈이 없다. - P28
. 르 코르뷔지에 하면 콘크리트 건물을 유행시켜 건축을 망가뜨린 사람이라고 이해하는 분도 많다. 하지만 그 장소에 가서 실제로 그의 작품을 보면 그러한 삭막한 공간은 보이지 않는다. - P28
그의 설계를 보면 그는 당대 사람의 사고방식과 다르게 요즘 시대 사람처럼 생각했던 것 같다. 그 이유는 르 코르뷔지에가 이 시대를 열고 만든 사람이기때문일 것이다. 그는 진정한 선각자이자 개척자다. - P28
르 코르뷔지에가 "집은 살기 위한 기계" 라고 말한 배경에는 20세기 초반에 팽배했던 과학과 기계 문명에 대한 무한한 긍정 사고가 깔려 있다. 하지만 반대로 산업화와 기계화에 불안감을 느끼는 사람들도 있게 마련이다. - P29
기계 문명을 인류를 구원할 희망으로 바라보던 르 코르뷔지에와는 반대의 시각으로 건축을 행했던 건축가가 대서양 건너편 미국에서 활동하고 있었다. 그는 땅에 뿌리를 내린, 자연에 근거한 건축을 추구했다. 그는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 Frank Lloyd Wright라는 미국 건축가다. (중략) 그 이야기는 2부인 븍아메리카 편에서 다뤄 보겠다. - P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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