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학창 시절에 수학을 제일 어려워했다고 이야기하곤 합니다. 하지만 수학에 관한 재미있는 이야기가 텔레비전 다큐멘디리로 나오거나 교양서적으로 나오면 인기가 좋습니다. 학교 시험에나올 수학 문제를 푸는 것은 어려워했더라도, 수학에 얽힌 이야기들은 매우 재미있는 것이 많아서겠지요. - P7
이 책은 각 방정식들이 가지고 있는 흥미로운 역사도 알려 줍니다. 미적분학의 원조를 두고 영국과 프랑스 수학계가 논쟁하던 이야기를 스튜어트 교수의 풍성한 이야기보따리를 풀어 가며 읽으니 아주 흥미진진합니다. 그뿐인가요? 도대체 허수라는 수는 왜 꼭 필요한것인가 물어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학교에서 배울 때는 x² = -1 같은 방정식의 해를 표시하고자 i라는 기호를 도입했다고만 하고 넘어가기도 합니다. - P8
하지만 이 책만큼은 핑곗거리가 있다. 이 책은 방정식에 관한 책이다. 등산에 관한 책을 쓰면서 ‘산‘이라는 단어를 쓰지 않을 수 없듯, 이 책에는 방정식을 실을 수밖에 없다. 나는 독자 여러분에게 방정식들이 오늘날의 세계를 만드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해 왔음을 명확히 알려 주고 싶다. 지도 제작에서 위성 항법까지, 음악에서 텔레비전까지,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하는 일에서 목성의 달들을 탐험하는 일까지 말이다. - P12
수학에는 얼핏 보면 무척 비슷해 보이는 두 종류의 방정식이 있다. 하나는 다양한 수학적 양(量)들 사이의 관계를 나타낸다. 여기서 수학자가 해야 할 일은 그 방정식이 참임을 증명하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알려지지 않은 양에 관해 정보를 주는 것이다. 여기서 수학자의 임무는 그것을 푸는 것, 즉 몰랐던 것을 알아내는 것이다. 가끔은 한 방정식이 양쪽으로 다 사용되기 때문에, 그 둘이 칼같이 구분되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유용한 구분 기준이 있기는 하다. 여러분은이 책에서 두 종류를 다 보게될 것이다. - P8
순수 수학 분야의 방정식은 대체로 첫째 종류에 속한다. 이들은 심오하고 아름다운 패턴과 규칙성을 드러낸다. 이 방정식들은 수학의 논리 구조에 관한 우리의 기본 가정을 바탕으로 할 때 그것 말고는 대안이 없기 때문에 유효하다. - P12
그 방정식들은 현실 세계에 관한 정보들을 부호화한다. 즉 이론상으로는 실제와 무척 다를 수도 있는 우주의 속성들을 나타낸다. 뉴턴의 중력 법칙이 그 좋은 예다. 그 법칙은 두 물체 사이의 인력이각각의 질량과 서로 간의 거리를 바탕으로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알려 준다. 거기서 만들어진 방정식을 풀면 행성들이 어떻게 태양 주위를 공전하는지, 혹은 우주 탐사선의 궤도를 어떻게 설계해야 하는지를 알 수 있다. 그렇지만 뉴턴의 중력 법칙은 수학에서 말하는 정리(theorem)가 아니다. - P13
인간 역사의 경로는 방정식 때문에 몇 번이나 방향을 바꾸었다. 방정식에는 숨겨진 힘이 있다. 그들은 자연이 가장 깊이 숨겨 둔 비밀을 드러낸다. 이것은 역사학자들이 문명의 흥성과 쇠락을 짜 맞추는종래의 방식과는 다르다. - P13
방정식의 힘은 그 근원이 단순하다. 방정식은 두 계산이 서로 달라 보여도 답이 같다는 것을 말해 준다. 핵심 기호는 등호(=)다. 대다수 수학 기호의 기원은 고대의 안개 속으로 사라졌든가 아니면 반대로 너무나 최근에 생겨서 그 기원이 무엇인지 전혀 의심할 여지가 없든가 둘 중 하나다. 그러나 등호는 450년도 더 전에 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만든 사람뿐만이 아니라 만든 이유까지 알려져 있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 P14
방정식은 그것을 할 수 있다. 방정식은 수천 년도 더 전부터 인간 문명의 원동력이었다. 인류 역사상 방정식들은 사회 전반에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현장 뒤에 숨어 있어 설령 사람들이 알아차리지 못했을지라도 분명 그 영향력은 계속 그자리에 있었다. 이 책은 17가지 방정식을 통해서 인류의 정신이 날개를 펴는 이야기이다. - P15
피타고라스 정리
a²+b²=c²
무엇을 말하는가?
직각삼각형의 세 번 사이에는 특별한 관계가 있다.
왜 중요한가?
기하학과 대수학 사이의 매우 중요한 연결 고리를 제공한다. 덕분에 좌표를 바탕으로 거리를 계산할 수 있게 되었다. 이를 바탕으로 삼각법이 태어났다.
어디로 이어졌는가?
측량, 항해에서 이용되었고 최근에는 특수상대성 이론과 일반 상대성 이론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두 가지 상대성 이론은 현재까지 공간과 시간, 중력에 관한 가장 훌륭한 이론이다. - P20
피타고라스는 기원전 570년경에 동에게 해에 있는 그리스의 사모스 섬에서 태어난 철학자이자 기하학자였다. 그의 생애에 관해 우리가 아는 얼마 안 되는 사실들은 훨씬 후대의 작가들이 알려 준 것이라 역사적 정확성에는 의문이 좀 들지만, 핵심적인 사건들은 아마맞을 것이다. 기원전 530년경에 그는 지금의 이탈리아에 해당하는그리스의 식민지 크로토네로 이주했다. - P21
피타고라스 정리가 등장하는 유명한 농담도 있다. 그 농담은 ‘하마 가죽 위의 인디언 여인‘이라는 유치한 말장난과 관련이 있다. 그농담은 인터넷에서 흔히 볼 수 있지만, 정작 그 유래를 찾기는 쉽지않다. 그런가 하면 피타고라스 만화, 피타고라스 티셔츠, 그림 1과 같은 그리스 우표도 있다. - P22
이처럼 야단법석을 떨어 대지만, 막상 우리는 피타고라스가 실제로 자신의 정리를 입증했는지 알 방법이 없다. 사실, 애초에 그 정리가 피타고라스의 것이 맞는지도 알지 못한다. 피타고라스의 제자들중 한 사람, 혹은 어떤 바빌로니아 사람이나 수메르 필경사가 그 정리를 발견했을 수도 있다. - P23
그리스 인들은 수 대신 선과 넓이를 써서 고등 수학을 공부했다. 그러므로 피타고라스와 그의 그리스 인 후손들은 그 정리를 넓이의같음에 대한 관계로 해석했을 것이다. "한 직각삼각형의 가장 긴 변을 이용해 만든 정사각형의 넓이는 다른 두 번으로 만든 정사각형들의 넓이의 합이다." 가장 긴 변은 그 유명한 빗변인데, 그 말은 ‘아래로 뻗어 나감‘이라는 뜻이다. 그럼 2 왼쪽처럼 방향을 제대로 맞추어그리면 실제로 그렇다. - P24
그로부터 2000년도 채 지나지 않아, 피타고라스 정리는 대수학방정식으로 다시 만들어졌다.
a² + b² = c² - P24
피타고라스 방정식은 여러 곳에 쓰이며 영향력을 미쳤다. 가장직접적으로, 그 방정식은 직각을 낀 두 변의 길이를 알 때 빗변의 길이를 구할 수 있게 해 준다. 예를 들어 a=3, b=4 라고 해 보자. 그러면c² = a²+b²=3² +4²=9+16=25 다. 따라서 c=5가 된다. 이것이 그 유명한3-4-5 삼각형으로, 학교 수학에서는 항상 빠지지 않는 피타고라스삼각형의 가장 간단한 예다. 다시 말해, 피타고라스 방정식을 만족시키는 세 정수의 가장 간단한 예다. - P25
a와 b를 이용해 c 를 알아내는 대신 그 방정식을 간접적으로 이용해서 주어진 값 b 와 c를 가지고 a의 값을 구할 수도 있다. 또한 곧 알게 되겠지만 좀 더 미묘한 문제들의 답을 구할 수도 있다. - P25
피타고라스 정리는 어째서 참일까? 유클리드의 증명은 무척 복잡하다. 그 과정을 보여 주려면 그림 2 왼쪽에 선 5개를 더 그려야 한다. 그리고 이전에 입증된 몇 가지 정리들을 불러와야 한다. - P25
피타고라스 정리가 피타고라스의 시대보다 훨씬 앞서 알려졌다는 솔깃한 증거가 있다. 대영 박물관에 있는 바빌로니아의 점토판에는 수학 문제와 답이 쐐기 문자로 쓰여 있는데, 해석하면 다음과 같다. 4는 세로이고 5는 대각선이다. 가로는 얼마인가?
4 곱하기 4 는 16 이다. 5 곱하기 5는 25 다. 25 에서 16 을 빼면 9다. - P26
그러니 바빌로니아 사람들은 틀림없이 피타고라스보다 1000년 먼저3-4-5 삼각형을 알고 있었다. - P27
더욱 놀라운 것은, 비록 좀 수수께끼 같지만, 컬럼비아 대학교의 조지 아서 플럼턴 소장품인 그림 3 오른쪽의 ‘플립턴 322‘ 점토판이다. 이것은 가로 4줄, 세로 15의 숫자가 적힌 점토판이다. 제일 오른쪽 열에 있는 1~15는 단순히 행 번호를 나타낸다. 1945년과학사가인 오토 노이게바우어 (Otto Neugebauer)와 에이브러햄 색스(Abraham Sachs)는 각 행마다 셋째 열의 수(c라고 하자.)의 제곱에서 둘째 열에 있는 수(b라고 하자.)의 제곱을 빼면 그 자체가 어떤 수(a라고하자.)의 제곱임을 알아차렸다. - P28
만약 피타고라스를 오늘날의 세계로 데려올 수 있다면 그는 아마도세상이 많이 달라진 것을 깨닫게 되리라. 피타고라스가 살던 시대에의학적 지식은 걸음마 수준이었다. 어둠은 초와 횃불로 밝혔고, 가장 빠른 통신수단은 말을 탄 전령이나 언덕 마루의 봉화였다. 유럽의 대부분을 비롯해 아시아, 아프리카는 알려져 있었지만 아메리카대륙, 오스트레일리아, 북극, 남극은 그렇지 않았다. 많은 문화권에서는 세계가 평평하다고 생각했다. - P29
세계가 둥글다는 것을 처음 깨달은 사람은 누구였을까? 3 세기 그리스 전기 작가 디오게네스 라에르티오스(Diogenes Laertius)에 따르면 그 사람은 바로 피타고라스였다. - P29
그 책에서 디오게네스는 이렇게 썼다. "피타고라스는 처음으로 지구가 둥글다고 말한 사람이었다. 비록 테오프라스토스(Theophrastus)는 그 공을 파르메니데스(Parmenides)에게 돌리고 제논(Zeno)은 헤시오도스(Hesiodos)에게 돌렸지만 말이다." 고대 그리스 인들은 종종 중요한 발견들이 자기네 유명한 선조들에 의해 이루어졌다고 주장하고는 했다. - P30
그러나 그런 그리스 인들조차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며, 모든 것이 지구를 중심으로 돈다고 생각했다. 항해에는 별을 보고 해안선을따라가는 방식인 추측 항법을 이용했다. 피타고라스 방정식은 그 모든 것을 바꾸었다. 그방정식은 우리 행성의 지리와 태양계 내 우리행성의 위치를 이해하는 길로 인류를 인도했다. - P31
실생활에서 마주치는 삼각형 대부분은 직각이 아니므로, 그 방정식의 직접적 쓰임새는 많지 않아 보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모든 삼각형은 그림 6에서 보듯이 2개의 직각삼각형으로 쪼갤 수 있고, 그 어떤 다각형도 삼각형들로 쪼갤 수 있다. 그러니 직각삼각형이 삼각형의 모양과 그 변들의 길이 사이에 유용한 관계가 있음을 보여 주는 중요한 열쇠다. 이 깨달음에서 발전한 분야가 삼각법 (trigonometry), 즉 ‘삼각측량법‘이다. - P31
그림 5에서 A = 22도로 놓으면 4는 그 기둥의 높이다. 그러면 탄젠트 함수의 정의에 따라
tan22°=a/100
이므로 a는 다음과 같다.
a=100tan22° - P33
그림 6은 각 C와 변 4, 변 b, 변 c를 가진 한 삼각형을 보여 준다. 그 삼각형을 보이는 대로 2개의 직각삼각형으로 나눠 보자. 그러고 나서 피타고라스 정리와 대수학 약간을적용하면 다음 식이 성립한다.
a²+b²-2ab × cos C = c² - P34
삼각법 방정식과 적절한 측정 도구들을 갖추면 우리는 토지를 측량하고 정확한 지도를 그릴 수 있다. 이것은 새로운 발상이 아니다. 기원전 1650년의 것으로 알려져 있는 고대 이집트의 수학 기법 모음집인 린드 파피루스(Rhind Papyrus)에도 삼각법이 나와 있다. 그리스 철학자 탈레스(Thales)는 기원전 600년경에 삼각형의 기하학을 이용해 기자에 있는 피라미드의 높이를 측량했다. - P34
삼각 분할은 각도를 이용해 간접적으로 거리를 계산하는 방법이다. 건축용지든 시골 땅이든 상관없이 한 지역의 토지를 측량할 때에는 거리보다 각도를 측정하는 편이 훨씬 쉽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한다. 삼각 분할 덕분에, 거리 몇 개와 각도 여러 개를 측량하면 나머지 모든 것은 삼각법 방정식에서 자동으로 따라 나온다. 방법은 다음과 같다. - P36
우리는 이제 계산해서 구한 삼각형의 두 변을 새로운 기준선으로 갖게 된다. 우리는 거기서부터 다른, 좀 더 먼 꼭짓점까지의 각도를 잴 수 있다. 이 과정을 반복하면 측량하는 지역 전체를 덮는 삼각형들의 연결망이 만들어진다. 각삼각형내에서, 교회 첨탑, 교차로등 모든 눈여겨볼 만한 지점들과 이루는 각도를 측정한다. 동일한 삼각법 기법으로 각 지점들의 정확한 위치를 짚어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전체 측량의 정확도는 마지막 변들 중 하나의 길이를 직접 재보면 확인할 수 있다. - P36
피타고라스 정리는 좌표 기하학의 발명에도 핵심적 역할을 했다. 좌표 기하학이란 ‘축(axe)‘이라고 알려진 숫자가 표시된 선 체계하에서기하학적 도형들을 나타내는 방식이다. 가장 친숙한 형태는 이른바 데카르트 평면좌표인데, 프랑스 수학자이자 철학자인 르네 데카르트(René Descartes)를 기려 그렇게 이름붙였다. 데카르트는 이 분야에서 일인자는 아닐지 몰라도 위대한 선구자에 속한다. 두 선을 그려서 수평선은 x, 수직선은 y로 정한다. - P37
원에는 어떤 방정식이 상응하는가? 여기가 피타고라스 방정식이끼어드는 부분이다. 그것은 원점으로부터 점 (x,y)까지의 거리 r가 다음 식을 만족시킨다는 뜻이다.
r² = x² + y²
이 식을 풀면 다음과 같이 의 값이 나온다.
r= (x²+y²)^(1/2) - P38
좀 더 일반적으로, (a, b)가 중심이고 반지름이 인원은 다음 방정식에 상응한다.
(x-a)²+(y-b)² = r² - P39
따라서 피타고라스 정리는 그 자체로도 중요하지만, 일반화를 통해 그보다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한다. 여기서는 그러한 후세의 발전상 중13장에서 다시 살펴볼 상대성이론으로 연결되는 것 딱 하나만 다루겠다. - P39
에우클레이데스는 『원론』에서 피타고라스 정리를 입증함으로써그 정리가 유클리드 기하학의 영역에 확고히 자리 잡게 했다. 한때는 유클리드 기하학 대신 그냥 ‘기하학‘이라고만 해도 뜻이 통했다. 유클리드 기하학이야말로 물리적 공간에 대한 진정한 기하학이라고널리 여겨졌기 때문이다. 그것은 당연한 사실이었었다. 그리고 당연하게 받아들여졌던 대다수 사실들처럼, 나중에 가서는 오류로 밝혀졌다. - P39
수학자들은 평행선 공리에 결함이 있다고 생각하고, 족히1000년은 넘게 그것을 고쳐 보려고 노력했다. 단순히 수학자들이 같은 목적을 달성해내는 더 간단하고 더 직관적인 무엇을 찾고 있는것은 아니었다. 비록 일부 수학자들은 그런 것들을 찾아냈지만 말이다. - P40
그들은 그림 9에서 보듯 곡면 위에서의 지오데식 기하학-가장 짧은 길으로 해석할 수 있었다. 이것은 곡률(curvature)의 의미에 초점을 맞췄다. - P41
유클리드의 평면은 평평하고 곡률은 0이다. 구는 모든 지점에서곡률이 동일하며 볼록하다. 거의 모든 지점에서 구는 돔처럼 보인다. (정확하게 짚고 넘어가자면 큰 원은 유클리드의 공리가 요구하는 것처럼 한 점이 아니라 두 점에서 만난다. 그러므로 구면 기하학은 구에서 대척점들을 찾아냄으로써 수정된다. 그 표면은 이른바 사영 평면(projective planc)이 되고, 그 기하 구조는 타원형이 된다.) - P41
그것은 더없이 흔한 몇 가지 방식으로나타낼 수 있다. 아마도 가장 간단한 것은 그 평면을 원판의 내부로보고, ‘선‘을 원판의 가장자리와 직각으로 만나는 한 원의 호로 보는 것이다(그림 10). - P41
예를 들어 우리는 한 구의 내부를 이용해 3차원 쌍곡 공간의 모형을 만들 수 있다. 선은 경계와 직각으로 만나는 원들의 호가 된다. 이 기하학은 3차원 공간을 다루고, 제5공리를 제외한 유클리드의 모든 공리를 만족시키며, 고정되어 있다는 면에서 굽은 3차원 공간을 규정한다. 그렇지만 어떤 것을 둘러싸면서, 어떤 새로운 방향으로 굽어 있지는 않다. - P42
이런 새로운 기하학들을 사용할 수 있게 되면서, 새로운 관점이 무대의 중심을 차지하기 시작했다. 그렇지만 그것은 수학이 아니라 물리학이었다. 공간이 꼭 유클리드적일 필요가 없다면, 그것은 어떤 모양인가? - P42
3차원 쌍곡 공간이 ‘그냥 굽어 있을 따름이다.‘라는 말은 곡률에 관한 새로운 관점에 의존한다. 그것 역시 가우스로 거슬러 올라간다. 구는 항상 양(+)의 곡률을 가지고 있다. 그렇지만 한 표면의 곡률이모두 같을 필요는 없다. 몇 군데에서는 더 굽어 있고, 다른 데서는 덜굽어 있을 수도 있다. 그 곡률은 연이은 지점마다 다를 수 있다. 만약표면이 개뼈다귀처럼 보인다면, 양 끝의 둥근 부분은 볼록하게 굽어있지만 사이를 잇는 부분은 오목하게 굽어 있다. - P43
가우스는 한 지점에서 면의 곡률을 규정하는 공식을 찾으려 했다. 마침내 공식을 찾아낸 가우스는 1828년에 일반 곡면론(Disquisitiones generales circa superficies curva)」에서 그 공식을 발표하면서 거기에 ‘놀라운 정리‘라고 이름 붙였다. 무엇이 그리 놀라웠을까? - P43
즉 면을 3차원 공간에 넣어서 어떻게 굽어 있는지를 계산한 것이다. 답은 주위 공간이 중요하지 않음을 보여 주었다. 주위 공간은 공식에 포함되지 않았다. - P43
곡률이 0인 납작한 종이 한 장이 있다고 해 보자. 이제 그 종이로 병을 둘러싼다. 병이 원통형이라면 종이 접히거나 늘려지거나 찢어지지 않고 병을 완벽하게 감싼다. 그것의 시각적인 모습은 굽어져 있지만, 그런 종류의 굽음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 P44
그러나 구의 표면 곡률은 0이 아니다. 그러므로 종이 한 장으로 구 하나를 완벽히 감싸는 것은 불가능하다. 접거나 늘리거나 찢지않고서는 말이다. 구위의 기하학은 평면 위의 기하학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 P44
그 학생은 게오르크 프리드리히 베른하르트 리만(Georg FriedrichBernhard Riemann)이었다. 그는 독일 대학교에서 박사 다음 단계인 교수 자격(Habilitation)을 취득하려고 애쓰고 있었다. 당시에는 교수 자격취득 과정을 수료하면 학생들에게 강의를 하고 수업료를 받을 수있었다. - P45
명민한 수학적 재능을 가진 리만은 자기가 속속들이 알고 있는 정통적 주제 몇 가지를 비롯해 ‘기하학의 기반에놓인 가정들에 관해‘라는 문제를 자신만만하게 제안했다. 가우스는 그 부분에 오래전부터 관심이 있었으므로 당연히 리만의 시험 주제로 그 문제를 골랐다. - P45
리만은 그토록 어려운 주제를 제시한 것을 곧 후회했다. 그는 공개 강연을 지독히 싫어했고, 그 주제의 수학적인 부분을 치밀하게 생각해 놓지도 않았다. 그저 모든 수의 차원을 배경으로 하는 굽은 공간에 대한, 매혹적이지만 흐릿한 아이디어 몇 가지를 갖고 있을 뿐이었다. 가우스가 그의 놀라운 정리를 가지고 2차원에서 해낸 것들을 리만은 수의 제한 없이 모든 차원에서 해내고 싶었다. - P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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