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심미적 사고와 상상력의 세련
그렇다면, 심미적 사고의 특징은 무엇인가? 심미적 사고는 형상으로 이루어진 언어 예술 작품에서 깊은 미적 감정을 느낌으로써 이루어진다. 형상은 개념이나 논리가 아니라 실감나는 감각의 이미지를 의미한다.¹⁴ - P53
또한 심미적 사고는 칸트(Kant, ID)가 말한 일종의 무목적적 목적성에 따른 반성적 사고이다. 곧, 기존 개념의 틀을 참조하여 이루어지는 판단이 아니라 주관적 관조에 의한 미감과 직관, 정동의 형식적인 통일로 이루어지는 사고이다.¹⁵ 기존의 지식과 이념을 단순 적용하는 방식이 아니라 독자가 작품 속에 들어가 자신의 과거 기억과 경험, 정서 등을 떠올리며 작품과 대화하고 판단하며, 스스로 구성하는 일련의 반성적 활동을 수행한다.
15) Crawford, D. W., 김문환 역, 『칸트 미학 이론』, 서광사, 1995, 제4~5장. - P53
그렇지 않고 작품을 대상화하여 분석하는 것만으로는 심미적 사고가 이루어질 수 없다. 자기 자신이 작품과 관계를 맺고,¹⁶ 응답적(responsibility)으로 의미를 구성해야 하는 것이다. 이런 점 때문에 심미적 사고는 독자의 능동적인 참여와 변화를 이끌어 낼수 있다. 곧, 독자는 문학 독서 과정에서 자신의 감정과 의식을 바꾸기도 하고, 존재론적 전환을 도모할 수 있다. 자신을 변화시킬 수 있는 이 독특한 힘은 바로 이 심미적 사고에서 나오는 것이다. 문학 작품을 읽고 인생의 방향을 크게 바꾸거나 새로운 길을 찾은 사례가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16) 김대행 외 『문학교육원론」에서는 문학적 사고의 특징으로 지적한 ‘전이적 사고‘가 바로 이에해당한다. 김대행 외, 앞의 책, 2000, 제2부 1~3장. Harvard University Press, 1963, p.58. - P54
▪ 상상력의 유형
우한용 외, 『문학교육론」에서는 상상력은 그 작용에 따라 인식적 상상력을 조응적 상상력, 초월적 상상력으로 나누었다. 인식적 상상력은 세계를 형상적으로 인식하는 과정에 개입하는 능력을, 조응적 상상력은 문학을 통한 세계 비판과 관련된 구성 능력을, 초월적 상상력은 세계에 대한 비전을 마련해 마련하는 가능한 모델 창조의 능력을 의미한다. - P54
비이러한 심미적 사고는 상상력을 세련시킨다. 상상력은 일차적으로 대상의 현존 없이도 표상할 수 있는 능력이다. 상상력을 통하여 독자들은 사물을 있는 그대로가 아니라 ‘마음 속의 비전 혹은 모델을 구축‘¹⁷하게 된다. 그것은 현실의 경험을 대안적으로 탐구하고 실험한다는 인식론적 의미를 지닌다. 물론 상상력은 다양한 매체를 통해, 또 일상생활에서도 경험할 수 있다.
17) Frye, N., Developing Imagination, Harvard University Press, 1965, p.58. - P54
(3) 삶의 총체적 이해와 전인적 인간 성장
문학은 가치 있는 경험을 형상화함으로써 인간과 세계에 대한 총체적 이해를 가능케 한다. 총체성은 ‘사물들이 갖는 질적인 관계‘를 설명하는 철학개념으로, 본질을 구성하는 보편적인 규정들의 총합을 가리킨다. 리얼리즘미학론에 의할 때, 문학에서 다루는 사회 역사적 총체성은 개개의 인간들과 사회 역사적 상황들을 전체적인 연관 아래 예술적으로 결합하는 것을뜻한다. - P55
루카치(Lukacs, G)에 따르면, 문학은 삶의 일면만을 비추는데 그치지 않고, 삶의 단편에 대해 결정적인 의미를 객관적으로 지니는 여러 규정들, 즉 전체적 삶의 과정 속에서의 그것의 존재와 운동, 그것의 특질과 위치 등을 결정하는 여러 규정들을¹⁸ 자체 내적인 연관 관계를 통해 그려낸다.
18) Lucas, G., 이주영 · 임홍배 · 반성완 역, 『(게오르그 루카치) 미학』, 미술문화, 2000. - P55
한편 문학은 인간 존재의 총체성 회복을 꿈꾸며, 또 재건하고자 한다. 문학은 다양하고도 통합된 인간을 탐구한다. 곧, 근대의 파편화된 삶과 제한된사회적 역할 속에 구속된 부분적인 인간이 아니라 가능성을 지닌 전체로서의 인간이다. - P56
또한 문학 작품은 허구 세계 내에서 경험을 유기적 총체성으로 다룬다.¹⁹ 1작품은 ‘의도적으로 가다듬어진‘ 구조이기에 독자(학습자)들의 유기적이고 통합적인 경험을 가능하게 한다.²⁰
19) 구인환 외, 앞의 책, 2012. 20) Dewey, J., 이재언 역, 「경험으로서의 예술』, 책세상, 2003.
이러한 총체성은 독자들의 일상적 삶에 질서와 원리를 부여한다. 이제 독자는 주어진 일상의 삶에만 기계적으로 충실한 삶이 아니라 자신이 가진 총체적 이상으로 현실을 변화시켜 나갈 수 있다. 자신의 이상으로 기억과 희망을 연결하고, 자신의 에너지와 현실 환경 조건을 관련지어 총체적 이상을 실현하는 삶이 그것이다.²¹ 이를 통해 독자는 개별적 고립감에서 나아가 세계와 하나가 되어 있음의 총체적 세계 인식을 경험할 수 있다. - P57
공감(sympathy) 공감은 상대방의 느낌, 감정, 사고 등을 정확히 이해하고, 이해된 바를 정확하게 상대방과 소통하는 능력이다. 문학과 예술은타자에 대한 공감적 이해력을 발달시킬 수 있는 중요한 매체이다. 공감에는 자신을 다른 사람의 처지에 놓고 그 사람이 될 수 있는상상력이 중요하게 작용하는바, 소설의 예를 들면 작가와 작중인물, 서술자와 작중 인물, 인물과 인물, 독자와 인물의 다층적인 공감 관계가 성립할 수 있다. - P58
3. 문학교육의 목표
(1) 문학 능력의 향상
교육 목표는 관찰 가능한 학습자의 변화를 드러낼 수 있는 표지이다. 문학교육의 목적이 일종의 포괄적인 상위의 목표라고 한다면, 문학교육의 목표는그 목적을 교육적 실천으로 구체화할 수 있도록 하는 실행 목표 개념에 가깝다. 문학교육 목적론이 ‘A를 길러서 / 함양하여서 B를 추구한다‘라고 할 때, ‘A‘에 해당되는 내용이 바로 문학교육 목표이다. 이런 점에서 교육의 목표는교육 내용이 되기도 하기 때문에, 목표와 내용이 뚜렷한 경계로 나누어지지않기도 한다.³²
32) 김창원, 「문학교육과정 설계의 절차와 원리」, 『국어교육』 77, 한국어교육학회, 1992, 345~347면. - P62
원래 능력은 선천적으로 가지고 있는 잠재적 능력과 후천적으로 배워서할 수 있는 능력으로 구분된다. 문학 능력은 양자를 모두 포함한다. - P62
구조주의자 컬러(Culler, J.)가, "교양 있는 독자가 지닌 내면화된 문학적관습에 관한 지식"³⁴이라고 하여 언어 능력에서 유추한 ‘문학 능력‘을 설정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이는 고정된 것이 아니라 일련의 학습 과정을통해 발전해 나갈 수 있다. 문학교육은 바로, 이 누구나 가지고 태어나는 문학 능력을 교육적 절차를 통해 정교화, 확장, 발전시키는 노력이라 할 수 있겠다.
34) Culler, J., Structural Poetics: Structuralism, Liguistics and the study of Literature, London:Routledge & Kegan Paul, 1975. - P63
교육과정에서 문학 능력을 문학교육 목표로 제시한 것은 7차 교육과정이다. 이에 따르면, 문학 능력이란, ‘학습자가 문학 현상에 능동적으로 참여하여 문학 문화를 형성하는 데 필요한 능력‘이라고 하고, 그 하위 요소로 ‘문학적 소통 능력‘, ‘문학적 사고력‘, ‘문학 지식‘, ‘문학 경험과 문학에 대한 가치와 태도‘를 제시하고 있다. 이 진술은 문학 능력을 문학교육의 상위, 하위 목표의 중심에 두되, 단순 병렬적 구조가 아니라 유기적으로 연관된 구조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 P64
(2) 문학 능력의 요소와 구조
그렇다면, 문학 능력을 이루는 요소는 무엇일까? 이론가에 따라 다양한 입론이 가능하겠지만, 일반적인 능력 교육과 마찬가지로 지식, 수행, 태도의 요소로 분리해 볼 수 있다. 지식이란 ‘~에 대하여 아는 것‘으로, 정보, 명제, 지식, 사상과 같이 지적 자신감을 형성하는 요인이다. 문학에 대한 지식은 문학의 수행과 태도를 형성하는 필요조건이다. - P64
가치 및 태도는 동기, 태도, 판단, 의지와 같은 정의적 요소이거나 가치관, 사고방식, 사회 풍조 등의 의식 구조적 요인이라 할 수 있다. 어떤 대상에 대해 긍정적 태도와 관심, 가치 의식을 가진다는 것은 능력 중에서도 가장 심층적인 요소에 자리 잡는다.⁴⁰ 그리하여 구체적인 활동으로 당장 드러나지는않지만 문학 수행과 지식 등의 표층적인 능력의 활성화에 적극적인 영향을미친다는 점에서 실행을 중시하는 역량 계발론에서도 중요하게 고려되고 있다.⁴¹
40) 박인기, 「국어교육 내용으로서의 ‘태도‘」, 『한국초등국어교육』 50, 한국초등국어교육학회, 2012, 391면. 41) 윤정일 외, 「인간 능력으로서의 역량에 대한 고찰」, 「역량기반교육』, 교육과학사, 2010. - P65
문학 능력이 다층적 구조라고 할 때, 그 구조는 표층적 요소와 심층적 요소로 구분될 수 있다. 문학 능력의 표층적 요소는 경험과 기능적 숙련을 통해 도달할 수 있는 내용들이다. 문학에 대한 지식 관련 능력, 수행 능력이 이에 속한다. 반면, 심층적 요소는 가치, 태도 등의 포괄적인 내용으로 서서히 변화하지만 궁극적인 영향을 미친다. 물론, 이러한 표층, 심층의 능력 요소는 고정된 것은 아닐 터이다. - P66
제8장 교재론
문학교실을 구성하는 세 인자는 교사, 교재, 학습자이다. 교사나 학습자의 경우는 교수·학습 패러다임의 변화에 따라 그 주체가 서로 뒤바뀌기도 하지만 교재는 주체의 변화 여부와 관계없이 교육내용을 담고 있는 매개물로 중요성을 가진다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교사나 학생들에게 문학 교재는 문학 수업의 주된 잣대가 되는 실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실제 구성된 문학 교재에 대한 비판은 끊임없이 제기된다. 가치 있는 문학 작품이 실렸는지, 제제나 학습활동이 학생들의 수준에 맞게 구성되었는지, 지금 이곳의 사회적, 문화적 요구를 잘 수용하고 있는지 등의 각종 주문들이 그러한 비판의 예들이라 할 수 있다. 바람직한 문학 교재는 무엇을 담아야 할까? 이에 대한 답은 간단하지 않다. 그렇지만 이러한 의문을 갖고 문학 교재를 바라보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 사이이는 큰 차이가 있다. 이 장은 정전의 문제, 문학 교재의 개발과 재구성의 문제, 문화 교재의 경계와 확장, 그리고 활용의 문제 등을 다루고 있다. 미래의 문학적 주체가 될 여러분이 구상하는 새로운 문학 교재의 모습을 생각하면서 이 장을 공부해 보기로 하자. - P255
1. 문학 교재란 무엇인가
교재는 ‘교수·학습과정을 수월하게 하기 위하여 사용되는 표상적이고 물리적인 실체‘(Gall, M. D.)로 정의된다. 이는 교재가 갖추어야 할 세 가지 조건을 지적한 것으로 교재가 되기 위해서는 어떤 구체적인 물체의 형상을 입어야 하며, 그 물체가 교육을 위한 목적으로 사용되어야 하고, 그 물체는 자체가 가지는 어떠한 특성이 교육의 내용으로 표상되어 있거나 표상되어야 한다는 것이다.¹ - P256
. 문학교육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사용되는 문학작품은 물론이고 작가의 생애나 시대와 관련된 여러 자료, 비평문이나 해설서 등도 문학 교수·학습 과정에 동원된다면 여기에 해당된다. 텍스트로서의 문학 교재는 문학 교수·학습 과정에 사용되는 언어적 실체로서의 문학텍스트를 말한다고 할 수 있다. - P256
학교에서 사용되는 문학 교재에는 문학교과서와 그에 준(準)하는 독본류 문학 교재들이 있을 수 있다. 문학 교과가 국어교과에서 분리되지 못하였을 때는 국어교재가 문학 교재의 역할을 대신하기도 하였다. 현존하는 문학 작품의 수나 양을 고려할 때 문학 교재가 그것을 제대로 수용해 내기란 쉽지 않다. 그러므로 여러 종류의 문학교과서는 물론이고 그 보완재격인 다양한 문학독본류 교재를 개발해 나갈 필요가 있다. - P257
교과서와 독본
교과서는 각 교과가 지닌 지식경험의 체계를 명확하고 간결하게 선정. 조직한 교재의 가장 정형화된 형태이다. 이는 교육과정의 목표 및 내용을 상세화하여 그것을 교수·학습의 절차와 방법에 따라 체계화한 것이다. 반면 독본(本)은 모범이 될 만한 읽기의 자료를 모아놓은 책이라할 수 있다. 문학독본, 문장독본, 농민독본, 여자독본 등이 그 예들이다. - P257
‘무엇‘은 정전(正, canon)의 문제이고 ‘어떻게‘는 교수·학습방법의 문제와 관련된 것이다. 이 둘의 관계는편의상 구분해서 다루기도 하지만 교재 내에서 서로 유기적 관계 아래 결합되어야만 한다. - P257
2. 정전의 문제와 문학 교재 (1) 정전, 교육 정전, 정전화
정전(正典, canon)은 측정의 도구로 사용된 ‘갈대나 ‘장대‘를 뜻하는 고대 그리스어 ‘kanon‘에서 유래된 말이다. 그 후 ‘kanon‘은 ‘규칙‘ 혹은 ‘법‘이라는의미를 갖게 되었다. 문학비평가들에게 중요한 그 말의 의미는 서기 4세기에처음 나타났는데, 그때 정전은 텍스트나 작가의 목록, 특히 성서와 초기 기독교 신학자들의 책을 뜻하는 말로 사용되었다. - P258
일반적으로 정전이란 위대하다고 간주되는 작품들의 총합으로, ‘고전(古典, classics)‘이라는 명백한 존경의 의미를 담고 있는 용어를 대체하는 것으로 본다. 때에 따라 정전과 실라버스(syllabus)를 구분하기도 하는데, 이때 실라버스는 특정한 제도적 맥락에서 학습용 텍스트를 선별한 것을 말한다.⁵
5) 정채찬, 『문학교육의 현상과 인식』, 역락, 2004, 97면 - P258
정전화는 독자나 학습자들이 읽을 만한 모범이 되는 고전적인 작품, 즉 정전이 선택되는 과정을 말한다. 그러므로 정전화는 문학선집을 기획하는문학비평가나 교재를 편찬하는 문학교육학자들의 주된 관심사가 된다. 세계문학전집이나 한국문학전집, 또는 한 작가의 대표작 선집이나 특정 시기의대표문학전집 등을 기획할 때 주로 기획자나 편찬자의 문학관 또는 당대의문화권이 가진 지배적인 이념에 따라 정전이 선택되기 마련이다. 문학 교재에 수록되는 학습용 텍스트들도 마찬가지이다. - P259
(2) 정전에 대한 도전과 해체
첫째는 정전옹호론자들의 시각인데, 정전 자체가 갖는 속성과 힘이 사람들로 하여금 그것을 선택하게 한다는 것이다. 즉 정전 텍스트 자체가 다른 텍스트보다 우위에 있는, 존경받을 만한 가치와 속성을 내재하고 있기 때문에정전으로 선택된다는 것이다. - P260
둘째는 정전 비판론자들의 시각으로, 정전의 형성이 권력 투쟁, 또는 지배계급의 사회통제 방식으로 이루어지며, 지배 계급의 가치와 이념이 정전에 반영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정전적인 텍스트 자체가 우수한 속성이나 존경받을 만한 가치 때문에 선택되는 것이 아니라 특정 문화권 내의 정치적인 이유 내지 지배적인 이데올로기가 정전 선택에 개입하여 영향을 미친다고 본다. - P260
정전은 지배 계급 사이에서 생산, 교환, 분배, 소비되는 문화자본으로, 독자들의 직접적인 반응보다도더 복잡한 사회적인 맥락에 따라 형성된다는 것이다. 정전은 출판, 구입, 보존, 인용, 낭송, 번역, 공연, 인유, 모방되는 갖가지 가치 평가 행위들을 통해재생산되고 전수되는 텍스트들이라는 것이다. - P261
문학 교재에서 한 번 정전의 지위를 차지한 작품은 쉽사리 정전의 지위를 내려놓지 않는다. 여러 세대를 걸쳐 재생산되고 재독되고, 다시 가르쳐지는 제도적 맥락 속에서 정전은 더욱 완강한 지위를 획득하게 된다. - P261
대안 정전(alternative canon)
새로 등장하는 정전은 기존 정전과 서로 경쟁하면서 자리를 확보한다. 대안 정전은 ‘기존 정전을 보완하거나 대치할 수 있는 기능을 가진 대안으로서의 정전‘을 말한다. - P262
‘대안 정전‘의 등장이 그것을 말해 준다. 이러한 정전의 등장으로 말미암아 정전의 해체와 탈신비화는가속화된다. 기존 정전에 대한 이러한 탈신비화 작업은 기존 정전을 해체시키거나 정전의 재구성을 요구한다. ‘정전 열어놓기⁸의 관점이 필요한 것도 이 때문이다. ‘정전 열어놓기‘는 정전에 대한 자유주의 비판의 일종이다.
8) Lentricchia, F., & McLaughlin, T., 1996, 306. - P262
교재는 고정불변의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시대의 흐름에 따라 그것에 담긴 교육내용 또한 바뀌기 마련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지금까지 교재에 수록되지 않았던 문학 텍스트들이 한동안 기존 정전과 정전의 지위를 다투다가 새로운 대안 정전으로 채택되기도 하는 것이다. - P262
(3) 정전 구성의 양상과 문학 교재
국어교재가 신식 출판에 의해 대중화되기 시작한 것은 근대계몽기 이후라할 수 있다. 근대계몽기 이후 일제강점, 해방, 한국전쟁 등 격동의 소용돌이를 겪으면서 국어교재는 다양한 변천과 명멸의 과정을 겪었다. 우리 국어교욱은 일제로부터 해방을 맞으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미군정청 학무국에서 발간한 『초등국어교본』, 『중등국어교본』 이후 지금까지 국어교재는 변천을 거듭하였다. - P263
정전 구성방식의 변화를 가져오기 위해서는 큰 사회·문화적 변동이나 교육과정상 패러다임의 변화가 있어야 한다. 수록 문학 텍스트만을 중심에 놓고 볼 때 7차 교육과정 이후 만들어진 문학교과서는 이전 문학교과서에 비해 상당히 개방적인 면모를 보여준다. 그것은기존 정전의 권위에 대항하거나 새로운 정전의 추가로 완강한 정전 구성의벽을 깨뜨리려는 시도와 관계 있다고 하겠다. - P264
그런데 일제강점기 소위 카프 작가들의 작품은 이들 문학교과서에 거의 선택되지 않고 있어 주목된다. 1930년대 후기 시인인 백석이나 이용악의 경우는 별개로 하더라도 정지용이나 박태원, 이태준 등은 1930년대 초, 중반 오히려 카프와 그 작품 경향을 달리 하던 인물임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 P264
이들은 해방 직후의 행적 때문에 문학사적 평가와는 별도로 1950년대 이후 국어교재 또는 독본류 문학 교재에서 배제되었다. 그렇지만 7차 문학교과서로 넘어오면서 그들의 작품은 문학교과서의 주된 정전으로 자리 잡는다.¹⁰ 그들의 복원은 30년대 문학사에서 차지하는 그들과 그들 작품이 가진 위상 때문이라 할 수 있다.
10) 문학 텍스트의 선택, 배제, 검열, 복권의 과정에 대해서는 박용찬, 국어교재에 넘나든 현대시텍스트의 경계와 검열」, 「국어교육연구」 54, 국어교육학회, 2014, 53-75면 참고 - P265
이들이 모두 정전인 것은 아니지만, 이들은 기존 정전에대항하면서 정전의 탈신비화 내지 해체를 주도하기도 하고, 새로운 정전으로 재구성되기도 한다. 이는 기존의 정전 텍스트만으로는 수용자인 독자가 접하고 있는 다양한 문화 상황을 직접적으로 반영하지 못하는 현실과 관계 깊다. 컴퓨터 통신의 발달로 다른 어느 시기보다 글쓰기가 자유로워진 지금, 고전적인 정전만으로는 독자들의 욕구를 감당하기 어렵게 되었다. - P266
영문학에서 이러한 정전 구성에 대한 의문은 이미 제기된 바 있다. "엘리어트와 파운드의 70년도 넘은 시가 마치 우리와 동시대의 작품인 것처럼 여전히 문학연구에서널리 교수되고 있는 사실"¹²에 대한 비판이 그것이다. 우리 문학교육 현실도 마찬가지라 할 수 있다. 『관동별곡』, 『홍길동전』, 『춘향전』류의 고전문학 작품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여전히 김소월, 한용운, 김영랑, 이상, 서정주, 이육사, 윤동주, 이광수, 현진건, 염상섭, 김유정, 채만식 등의 작품 중심으로 구성되는 문학교과서의 정전화 양상은 이를 잘 보여주고 있다.
12) Easthope, A., 임상훈 역, 『문학에서 문화연구』, 현대미학사, 1994, 208면. - P266
제9장 평가론
문학교육평가의 현실과 이념 간의 부조화 현상은 대표적으로 지적되는 문학교육의 문제점 중 하나이다. 제도적 이론적 차원 모두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있는데, 단기간에 문제점을 해소하기는 어려울 수도 있다. 그러나 문학교육 평가의 이념을 실현하는 과제는 바람직한 문학교육의 실현에 필수적이므로 이를위해 제도적 개선과 이론적 탐구가 지속될 필요가 있다. 이 장에서는 문학교육 평가의 이상적 관점, 문학교육 평가 방법, 문학교육 평가결과의 보고와 활용 방안 등에 대해 차례로 학습한다. 이 장을 통해 문학교육의 목표와 내용, 방법을 점검하여 문학교육의 방향을 설정하는 데 길잡이가되어 주는 문학교육 평가론에 대해 탐구해 보도록 하자. - P285
평가 관련 기본 개념 1 •검사 : 측정을 위한 도구 •척도 : 측정을 위한 일정한 단위 •측정: 사물의 크기, 인간의 능력 등을 수치화하는 행위 •평가: 측정 결과에 가치 부여를 하는 행위 •총평: 다양한 검사 도구를 활용하여 인간을 총체적으로 이해하는 행위 - P286
1. 문학교육 평가의 이해
(1) 문학교육 평가의 탐구사
문학교육 평가에 관한 원론적 성찰은 문학교육 평가가 왜 필요한가, 문학교육 평가의 이념은 어떠해야 하는가에 관한 탐구를 주제로 한다. 이러한 탐구를 통해 ‘문학교육 평가론의 발전을 위해서는 문학교육 평가의 본질에대한 성찰을 바탕으로 하여 평가 생태계라는 거시적 관점에서 평가 이론을개발하고 실행할 필요가 있다‘는 관점이 부각하였다. - P286
특히 문학 능력의 의미 규정에 관한 논의로부터 문학 능력에대한 평가 방향 탐구, 고전 문학교육에서의 문학 능력의 특수성, 문학 능력의 한 범주로 볼 수 있는 정의적 특성에 대한 평가 문제 등이 주로 논의되었다.² 이러한 탐구를 통해 문학 능력을 세부적으로 평가하기 위한 평가 범주와 요소는 어떻게 상세화해야 하며 문학 능력 중 정의적 특성은 어떻게 평가할 수 있는가에 관한 논의가 발전되어 왔다.
2) 김상욱, 『소설교육의 방법 연구』, 서울대학교출판부, 1996, 김성룡, 「고전 비평과 문학능력」, 『문학교육학」 제28호, 한국문학교육학회, 2009; 김정우, 「문학 능력 평가의 방향- 학습과 평가의 연계를 중심으로」, 『문학교육학』 제28호, 한국문학교육학회, 2009, 김창원, 「문학교육 평가른의 자기 성찰」, 『국어교육학연구 제47집, 국어교육학회, 2013. - P287
문학 교육과정 및 문학수업 평가론⁴은 문학교육의 목표와 내용 체계 등에관한 메타적 평가, 문학수업의 이상적 모형이나 문학교사의 전문성 등에 관한 연구를 뜻한다. 이들 연구들은 학생을 평가 대상으로 하지 않고 문학교육의 근간이 되는 교육과정이나 문학교육의 실천가로서의 교사의 전문성을 평가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다른 분야와 구별된다. 종래의 문학교육 평가는학생 평가가 주를 이루어왔기 때문에 이 분야에 관한 연구는 부족한 편이다. - P288
(2) 문학교육 평가의 관점
첫째, ‘문학교육 평가의 관건은 참신하고 타당한 문항 제작‘이라는 관점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이러한 관점은 문학교육 평가 연구를 문항 제작 기술의 차원에 한정하여 문학교육 평가의 학문적 성숙을 지연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 P288
둘째, 문학교육 평가는 학생의 성취 여부를 분류하는 데 한정되지 않는 평가, 문학교육에 관한 학생의 긍정적 자아개념을 형성케 할 수 있는 평가, 인성 발달에 기여할 수 있는 평가를 지향하는 관점을 취해야 한다.⁵ - P289
셋째, 문학 행위 자체에 내포된 평가적 속성과 조응하는 문학교육 평가를 지향해야 한다. 문학 행위 그 자체에는 평가적 속성이 내재되어 있다. - P289
평가 관련 기본 개념 2 •목표 지향 : 상대평가와 대비되는 절대평가로서의 문학교육 평가를 지칭 •비형식적 평가: 특정한 시간에 표준화된 절차에 따라 이루어지는 형식적 평가에 포함되지 않는 평가. •능력 평가: 제한된 시간 내에얼마나 많은 문항을 해결할 수있는가에 초점을 두는 속도평가와 달리, 피험자의 실제적능력이 발휘될 수 있는 조건하에서 실시되는 평가 •환원론적 평가 : 평가 결과와교수·학습 간의 유기적 송환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평가체제 - P289
(3) 문학교육 평가 이념의 제도화
문학교육 평가 주체가 이상적 관점에 입각하여 평가를 시행하고자 할지라도 현실적인 장벽에 부딪혀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여기, 지금의 문학교육 평가 체제를 지양할 수 있는 이상적 체제를 지속적으로 모색할 필요가 있다.⁶ - P2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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