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을 함양하기

에우다이모니아의 증진에서 덕이 수행하는 중요한 역할을 생각하면,
삶을 좀더 유덕하게, 그리하여 좀더 성공적으로 만들기 위해 무엇을할 수 있는지 궁금해진다. 아리스토텔레스에 따르면, "품성의 덕 중 그어떠한 것도 우리 안에서 저절로 생겨나지 않는다".¹² 대신에 우리는습관을 통해 덕을 획득하는 타고난 능력이 있다고 그는 말한다. "우리는 올바른 행위를 함으로써 올바르게 되고, 자제력 있는 행동을 함으로써 자제력이 생기며, 용감한 행동을 함으로써 용감해진다."¹³ - P79

 도둑질하지 말라에서 호머가 지역 케이블 TV 회사의서비스를 훔쳐보는 것에 대해 리사가 항의하자, 마지는 "누굴 사랑할때는 그 사람이 결국에 가서는 옳은 일을 하리라고 믿어야 해"라는 충고와 함께 레모네이드를 건네며 리사를 격려한다. - P80

마지의 영향력은 바트의 비교적 느리고 흐리멍덩한 도덕적 발달에도 효과를 발휘한다. 일례로 바트가 폭행죄로 기소된 프레디 큄비의재판에서 증언하고 학교에 무단결석한 벌을 받느냐의 문제를 놓고 갈등할 때, 마지는 바트에게 "네 머릿속의 목소리를 듣지 말고 네 마음에 귀를 기울이렴" 하고 충고핮다(<바트의 선택>).¹⁴ - P80

신명론에 반대하는 마지

스프링필드에서 네드 플랜더스는 종교가 윤리에 미치는 영향력을 이해하는 (유일한 방식은 아니지만) 한 가지 방식을 예로 보여준다.¹⁵ 네드는 철학자들이 일컫는 신명론자로 보인다. 그의 생각에 따르면 도덕이란 하나님이 내린 신명의 단순한 기능이기 때문이다. 그에게 "도덕적으로 올바른 것"이란 단순히 "하나님이 명하신 것"이고 "도덕적으로 그릇된 것"이란 단순히 "하나님이 하신 것"이다.¹⁶ 그래서 네드는 자신이 직면한 도덕적 딜레마를 해결하기 위해 러브조이 목사에게 조언을 구하거나 하나님에게 직접 기도한다. - P81

. 러브조이 목사는 "아, 그놈의 게임 그냥 하세요, 네드"라고 심드렁하게 대답한다(<산으로 간 호머>). 또 네드는 새로 위탁 자녀가 된 바트, 리사,
매기에게 세례를 주어야 할지를 결정하기 위해, 자기 집 지하실에서 기차 모형을 가지고 놀고 있는 러브조이 목사에게 비상 전화를 걸기도 한다(<심슨 가족의 위기>).¹⁷ - P82

마지가 하나님을 믿는 건 확실하다. <바트 심슨 혜성>과 <리사와 천사화석>에서 마지는 스프링필드의 임박한 파괴를 막아달라고 하나님께 기도하며, 호머가 교회를 저버렸을 때는 "내 남자와 내 하나님 중 하나를 택하게 만들지 마, 왜냐면 당신은 여기서 이길 수 없으니까"라고 경고한다(<호머와 하나님>). 심지어는 <결혼의 위기>와 <행복한 결혼생활의 비결에서 두 번이나 러브조이 목사에게 결혼생활에 대해 도움을 청하기까지 한다. - P82

많은 도덕철학자는 (심지어 종교적 도덕철학자들도) 신명론에 대한 마지의 의구심을 공유한다.¹⁸ 고대 그리스의 위대한 철학자이자 아테네의 아카데미에서 아리스토텔레스의 스승이었던 플라톤은 이 전통에 특히 큰 영향력을 끼쳤다. - P84

도덕철학은 신의 명령이 어떤 행동을 옳은 행동으로 만들어준다는 견해로부터 시작되는 게 아니라, 어떤 자질이 그 행동을 옳은 행동으로-따라서 (아마도) 신의 사랑을 받을 가치가 있는행동으로 만들어주느냐는 질문에서부터 시작된다. - P84

결론: "내가 하는 대로만 따라하면 돼"
마지는 아리스토텔레스주의자의 본보기일까? 그렇지는 않다. 《심슨가족》의 다른 등장인물과 마찬가지로 마지도 완벽하게 정의되지 않으며, 항상 호머나 바트의 개그를 받쳐줄 뭔가를 행하거나 말할 태세를 갖추고 있고 때로는 그것이 캐릭터와 완전히 어긋나기도 한다.  - P84

오늘날의 많고 많은 사람처럼, 마지도 기독교가 가미된 아리스토텔레스주의자로 묘사하는 편이 가장 적절할 것이다. - P85

4. 마지와 훌륭한 인간의 기준

12 NE 1103a19.
13 NE1103b1-2.
14 하지만 바트에게는 애석하게도, 일이 항상 그렇게 명확한 건 아니다. 실제로 바트의 도둑질에서 바트의 양심은 ‘해골폭풍Bonestorm‘ 비디오게임을훔치라고 그를 꼬드긴다. - P413

15 플랜더스의 도덕철학에 대한 또 다른 해석은 이 책의 14장을 보라. 윤리학의 종교론에는 신명론만 있는 것이 아니다. 일례로 성 토머스 아퀴나스의자연법론도 종교적 도덕철학이지만 이는 신명론과는 매우 다르다. - P413

16 신명론에 대한 이 같은 소개는 레이스의 『도덕 철학의 기초 4장 2절「신명론」의 설명을 따랐다. - P413

17 또 네드는 러브조이 목사에게 전화를 걸어서 자기가 자기 아내를 탐내는것이 걱정되는데 더 정숙해지려면 어떻게 해야 되느냐고 묻기도 하고, 이쑤시개를 삼켰는데 어떻게 하느냐는 도덕과 무관한 질문을 하기도 했다.

14

안녕하신가, 이웃사촌:
네드 플랜더스와 이웃 사랑
데이비드 베시


"네 이웃을 네 몸같이 사랑하라 (「마태오의 복음서」 19:19)"는 기독교 윤리의 핵심이다. 하지만 그 의미와 그것이 요구하는 바는많은 훌륭한 도덕 원칙이 그렇듯이-모호하다. "네 이웃을 사랑하라"의 본을 보여주는 네드 플랜더스의 모든 행동 중에서 철학적으로 가장 흥미로운예는 <심슨 가족의 위기> 에피소드에 등장한다.  - P293

그러니 내가 이웃을 내 몸같이 사랑할 의무가 있으며, 나 자신을 사랑하는 결과가 (영원한 고통을 포함한) 고통을 피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라면, 나는 타인들의 영원한 고통을 막기 위해 노력할 의무가 있다. 그리고 그 의무에는 그들에게 세례를 주는 일도 포함된다. 하지만 네드는, 자기 보호하에 있는 아이들과 관련되었을 때만 빼면 그러려고 들지 않는다. - P294

철학과 허구의 인물
우선 이것이 괴상한 과제임을 인정해야겠다. 허구의 인물의 (그가 가졌을지도 모르는) 신앙에 대해 논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 P9294

사회, 정신이상, 다른 사람으로 오인함, 피해자를 겨누어 장전된 총의 방아쇠를 당김, 총알, 몸에 난 구멍, 뇌의 산소 부족, 그리고 물론 어디에나 임하는 설명인 하나님의 뜻.
이 중에서 무엇이 정말로 행동을 설명하고 있을까? 질문에 대한 답이 하나인지도 불분명하다. 어쨌든 이상의 답변들은 심리적·사회적·생물학적(그리고 심지어 신학적!) 설명임에 유의하자. 여기서 우리의 주제는 무엇이 행동을 정당화하는가이다.  - P296

생명을 구할 책임
우리는 <심슨 가족의 위기>에서 네드 플랜더스가 보여준 행동들에 관심이 있다. 어떤 행동일까? - P296

우리가 직면해야 하는 문제는 이것이다. 세례 없이는 영생을 얻을수 없다고 믿고 네 이웃을 네 몸같이 사랑해야 한다고 믿는 네드는, 어째서 세례받지 않은 이들에게 사랑의 행동으로서 세례를 주려고 항상노력하지 않을까? 만약 내가 누구를 사랑한다면 나는 그의 세속적 생명을 구하기 위해 행동해야-혹은 적어도 구하고자 노력해야-할 것이다. - P297

 확실히 이는 플랜더스 부부가 심슨네 아이들에게 세례를 주려고 한 것이 정당화될 수 있는가보다 훨씬 더 어려운 질문이다. "네 이웃을 네 몸같이 사랑하라"라는 중심 원칙으로부터 논지를 유도하여, 이 주장을 좀더 자세히 설명해보자 여기서의 의무는 타인의 생명을 구하는 데 성공해야 한다는 게 아니라 그것이 불가능할 수도 있으므로) 그러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음에 유의하자. - P298

더 중대한 문제는,
세례가 영생의 가능성을 제공하므로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한다는 것이다. 행동을 통해 실현할 수 있는 좋음의 가능성이 수단의 비도덕성을 능가한다는 것이다. 어쩌면 그럴 수도 있겠지만, 이 문제를 풀기 위해 우리는 상대에게 세례를 주어 그의 구원을 촉진하려 노력하는 일을 과연 어떤 조건하에서 도덕적으로 삼갈 수 있을지를 먼저 이해해야 한다. - P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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