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

콩브레


1


오랜 시간* 나는 일찍 잠자리에 들어 왔다. 


* 여기서 ‘오랜 시간‘으로 옮긴 ‘오랫동안(longtemps)‘이라는 부사는 ‘오랜(long)‘과 ‘시간(temps)‘의 합성어로,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맨 마지막 단락이 ‘시간 속에서(dans le Temps)‘라는 점에서 작품의 의미론적, 순환적 양상과 밀접한관계가 있으며, 또 ‘오랜 시간‘ 다음에 사용된 쉼표가 ‘들어 왔다‘라는 복합과거에 의한 구어체 문장에 문어체 양상을 부여한다는 점에서 프루스트 문장의 특징을 보여 준다. 오랜 시간 불면에 시달리며 잃어버렸던 시간을 풍요롭고 창조적인 시간으로 바꾸는 것, 바로 이것이 이 작품의 주제다. - P15

나는 잠을 자면서도 방금 읽은 책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했는데, 그 생각은 약간 특이한 형태로 나타났다.  - P15

내 눈에 부드럽고도 아늑한 어둠은, 내 정신에는 아무 이유도 없는, 이해할 수 없는, 정말로 모호하기만 한 그 무엇으로 느껴졌다. 
- P16

나는 어린 시절 뺨처럼 팽팽하고 싱그러운 베개에다 뺨을갖다 대었다. 시계를 보려고 성냥을 켰다. 곧 자정이다. - P17

다시 잠이 들었다. 이따금 나는 아주 짧은 순간, 나무 벽판이 규칙적으로 삐꺽대는 소리를 듣거나, 어둠의 만화경을 응시하려고 눈을 뜨거나, 아니면 의식의 일시적인 빛 덕분에 수면을 음미하는 그런 순간에 잠에서 깨어났다. - P17

때로는 아담의 갈비뼈에서 하와가 태어나듯이, 내가 잠자는 동안 한 여인이 잘못 놓인 내 넓적다리에서 태어나기도 했다. 그 여인은 내가 맛보려는 쾌락에 의해 만들어졌는데도, 난 그녀가 내게 쾌락을 준다고 상상했다. - P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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