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스터와 아이 사이의 교환이 지닌 리비도적 에너지는 교사와 학생 사이의 리비도로 충만한 관계처럼 시스템에 충격을 주어 안주할 수 없게 만들어야 한다. - P53
이 책에서 내가 선호하는 텍스트들은 우리를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어주거나 문화산업에서 해방시켜주지는 않지만, 존재와 행위, 인식 면에서 이상하고 반자본주의적인 논리를 제공할지도 모르며, 그 텍스트들은 은밀한 퀴어 세계와 공공연한 퀴어 세계를 모두 품을 것이다. - P54
애니메이션을 연구하는 과정이는 대중문화, 컴퓨터그래픽스, 애니메이션의 역사와 기술, 세포생물학을 따라 추적하는 지식의 길이다)에서 우리는 벤야민이 잘 알고 있었듯 계급화된 쾌락의 양태와 문화적 전파 기술을 공부하게 된다. - P55
에스더 레슬리는 『할리우드라는 이차원 세계』의 「미키 마우스와 유토피아」라는 장에서 이렇게 말한다. "(중략). 만화는 문명처럼 보이는 것이 실은 야만성이라는 사실을 폭로한다. 거기 나오는 동물-인간들과 정령들은 휴머니즘이 그저 이데올로기일뿐임을 암시한다."⁴⁸
48 Esther Leslie, Hollywood Flatlands, 2004, p. 83. - P56
디즈니 만화는 ‘교양‘의 힘에 굴복했고, 젠더 규범적이고 계급에 어울리는 도덕적 우화를 내놓기 시작했으며, 1930년대에는 나치 선전기관이 애용하는 도구가 되기까지 했다. - P57
하지만 디즈니 후기작들처럼 픽사의 후기작들도 <월-E>(2008)의 경우에서 보듯 희망의 서사, 그리고 인간성의 서사에 동참하고, 부르주아 휴머니즘을 비판하되, 결국 그것의 귀환을 확인하며 끝난다. - P57
엉성한 리터럴리즘literalism이 팽배한 요즘에는 사회 풍자도 위험부담이 큰 듯하다. - P58
삶의 방식으로서의 실패
더 많은 실패를 연습하라! -LTTR 행사 제목, 2004
결국 이 책은 인식과 존재의 대안적 방법에 관한 것으로, 지나치게 낙관적이지는 않지만 위태로운 궁지라는 염세주의에 빠져 있지도 않다. 이 책은 잘 실패하기, 자주 실패하고 배우기, 사뮈엘 베케트의 말을 빌리면 더 낫게 실패하기에 관한 책이다. - P60
(전략). 그런 목적에서 나는 이 책이더 넓은 층의 독자들에게 읽을 만하고 접근 가능한 책이 되기를 바란다. 학계 바깥의 일부 독자에게는 내 정식들이 너무 난해하고, 또 학계의 일부 독자에게는 내 주장들이 너무 뻔해 보일지라도 말이다. - P61
우리는 방황하고, 즉흥적으로 만들어내고, 결핍된 채, 같은 자리를 맴돌며 움직일것이다. 우리는 길을 잃고, 자동차를 잃고, 어젠다를 잃고, 어쩌면 정신도 잃겠지만, 잃음으로써 의미를 만들어내는 다른길을 찾아낼 것이다. - P62
1장. 반란을 극화하기, 반란의 애니메이션
닭들이 반란을 일으키고 있다! - <치킨 런>에서 ‘미스터 트위디‘의 대사
어린이용 애니메이션 영화는 실패라는 영역을 즐겨 다룬다. 애니메이션이 어린이 관객을 사로잡으려면 성공과 승리, 완성의 영역만 다룰 수는 없다. - P63
만약 우리 모두가 욕망이나 성향, 존재 양식 면에서 애초부터 이미 규범적이고 이성애적이라면, 결혼과 자녀 양육, 이성애적 재생산 같은 공통의 운명을 따르도록 지도하는 엄격한 부모의 지침 따위는 필요 없다고 가정해도 될 것이다. 아이들에게는 훈련이 필요하다고 믿는다면 그들이 이미 항상 무정부적이고 반항적이며 무질서하고 뒤처져 있는 존재라고 가정하고 인정하는 것이다. - P65
신무정부주의적 서사 형식은 어떻게 어린이용 오락영화에이르게 되었으며, 성인 관객은 거기서 무엇을 얻을까? 더 중요하게는, 애니메이션은 혁명과 무슨 관계에 있을까? - P67
먼저 애니메이션이 만들어지는 과정과 그것이 일반적으로 갖는 잠재력, 픽사반란 장르가 인간과 비인간을 상상하고 체현과 사회관계를 재고하는 방식에 대한 질문으로 시작해보자. - P68
<토이스토리>는 CGI라는 새로운 장르의 파라미터를 정립하려는 듯보이기도 한다. - P69
더 급진적으로 독해해본다면, 이런 서사는 아이들이 가능하고 바람직하다고 여전히 믿고 있는 실제적 변화에 대한 이야기를 들 려준다는 점에서 유토피아적이다. - P70
퀴어적 독해 역시 애니메이션의 급진적 주제론을 ‘유치한‘ 것으로 치부하길 거부하며, 변혁에 대한 희망을 미성년기의 특질로 귀속시키고 제 기능을 못하는 현재를 수용하는 것이 규범적 성인기의 핵심이라고 주장하는 시간적 순서를 문제시한다. - P70
‘반란을 일으키는 닭들‘에 관한 영화인 <치킨 런>은 어떻게 유토피아적 대안을 상상해낼까? - P70
펭귄 러브
동물을 통해 새로운 형태의 사회성에 접근함으로써 새로운 세계를 건설하는 것은 동물을 인간의 어리석음에 대한 도덕 우화 속 알레고리적 대리물로 만드는 문학(예컨대 조지 오웰의『동물 농장』) 속 흔한 등식과 다르다. - P73
그런데 애니메이션에서 ‘동물‘의 지위는 어떠한가? - P74
트랜스생물학은 혼종적 개체 혹은 중간적 존재상태in-between state of being를 만들어내 우리가 몸과 몸의 변형에 대해 생각하는 방식을 미묘하게, 심지어는 확연하게 바꿔놓는다. 여성 사이보그나 유전자 이식 쥐, 프랭클린이 연구한 재생산 과정이 ‘재배치되고 재배열된‘ 복제 양, 셰리 터클이 연구한 다마고치 장난감, 그리고 내가 여기서 다루는 새로운 형식의 애니메이션 등은 모두 인간과 동물, 기계, 삶과 죽음, 생동animation과 소생reanimation, 생활, 진화, 되기becoming와 변형되기를 가르는 인위적 범주의 의미와 용어, 위치를 질문하고 또 바꿔놓는다. - P75
예컨대 동시대인의 욕망과 로맨스를 그리는 『뉴욕 타임스」의 인기주간 칼럼인 ‘근대적 사랑 Modern Love‘에서 가장 인기 있는 꼭지중 하나인 「행복한 결혼에 관해 고래가 가르쳐준 것」에서에이미 서덜랜드는 어떻게 동물원에서 배운 동물 조련 기술을 집에서 남편에게 적용했는지 설명한다.⁸
8 Amy Sutherland, "What Shamu Taught Me about aNew York Times, 25 June 2006, Style section. Happy Marriage," - P76
서덜랜드의 글은 예상을 벗어나지 않는다. 사랑하는 남편이 집 안에서 형편없는 습관을 갖고 행동하는 것에 불평한 다음 그는 수컷들의 분류 체계에 의거한 일련의 훈련 기술을 사용하기로 한다. - P77
. 예컨대 서덜랜드는 기꺼이 자신과 남편을 동물 훈련의 세계 속 외래 동물로 소환한다. - P79
동물 사육animal husbandry을 유머러스하게도 남편 훈련에 적용하는 그녀의 작업에는 이제 주석을달 필요가 있을 것 같다. - P79
실로 해러웨이는 동물을 인간이 연장된 존재 혹은 인간보다 도덕적으로 우월한 존재로 보는 ‘근대적 사랑‘의 패러다임에 힘을 실어주는 듯 보이기도 한다. - P81
반려동물 사랑에 관한 그의 설명은 성적억압과 특권의 위계를 나타내는 새로운 도표와, 20여 년 전에게일 루빈이 「성을 사유하기」에서 이성애적 특권과 동성애 억압 사이의 복잡한 관계를 설명하며 제시한 모형을 대체할 새로운 모형을 요청한다. - P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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