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상황인데 1960년대생 선배들은 형수들에게 고생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왜 우리는 독박육아라는 원망을 들어야 할까? - P57
소장님의 양 눈썹이 올라갔다. "여기 이분은 누구세요?" (중략) "무안시 임차 헬기, 트렌스 코리아 소속 담당 정비사입니다." - P58
굳은 소장님 얼굴이 살짝 풀어졌다. "아니, 이게 왜 제 일이냐고요? 제가 이것을 왜 해야 하는데요? 알지도 못하는데." 짜증 섞인 여자 소리가 천막 뒤편에서 들렸다. "또 문제구먼. 잠깐 기다리세요. 일 처리 좀 하고 올게요." - P59
"김미정 사무관, 사무관이면 산불재난 업무를 총괄해야 하는데 자꾸 모른다고, 안 해봤다고 밑의 주무관들에게 결정을 안 내려주고 지시를 안 해주면 일을 어떻게 해요?" "제가 이 일을 해봤어야지요." 여자는 얼굴을 찡그리며 소장님의 말에 신경질적으로 대꾸했다. - P60
대현 선배가 눈치 없이 소장님에게 물었다. 소장님은 자리에 앉으면서 말을 시작했다. "저 사무관이 작년에 진급했는데, 실무 경험이 없어서 일을 모르니 책임을 안 지려고 자꾸 회피하고, 밑의 주무관들에게 일을 떠밀어서요. 아이 낳는 것을 탓하는 게 아니라 저 사무관이 8급일 때 아이 낳고, 육아 휴직을 삼 년 하고 와서는 근속 진급을 하고, 7급으로 승급되었을 때는 아이를 연이어 두 명 낳고, (후략)." - P61
소장은 티스푼으로 커피를 젓다가 한숨을 내쉬었다. "여자 공무원들이 많나 봅니다?" 소장님은 대현 선배의 물음에 의미심장한 웃음을 지었다. "지방공무원 중에 여성 공무원 비율이 49.4%예요. 절반입니다. 절반, 두 명 중 한 명이에요. 더 웃긴 것 이야기할까요?" - P62
‘산불현장에 비상대기 중인 여직원 및 집결 중인 여직원은 귀가하여주시기 바랍니다.‘ - P62
여성 경찰은 노무현 대통령 때 25%, 이명박 정부 18.4%, 박근혜정부 13.9%, 문재인 정부 25%를 의무적으로 뽑았다. 소방분야에서도 비슷한 수준으로 꾸준히 늘었고 2023년에는 20%다. - P64
그 많은 여자 경찰, 여자 소방관들은 대체 어디로 갔을까? 다들 상대적으로 몸을 안 쓰는 내근직으로만 갔다. - P64
2014년 일산경찰서 특진에서 남성 경찰은 삼 년 동안 죽을 고생을 하여 살인, 강도 형사범 390명을 검거해서 일 계급 특진했지만, 여자 경찰은 저체온 등산객에게 점퍼를벗어줬다는 SNS 미담 하나로 일 계급 특진했다. - P65
예인 주무관은 나이가 어리면서도 예의가 바르고 행동 하나하나가 조심스러웠다. (중략). 물론 총각 주무관들에게는 더 인기였다. 청장님 간담회가 있을 때도 "예인 주무관, 뭐 건의할 것 없어요?" 하고 콕 찍어 꼭 물어볼 정도였다. 이런 관심이 그녀를 힘들게 했을 줄이야. 앞서 말했듯이 여성 공무원 비중이 절반이다. 지원과는 여초 사무실이다. - P66
일 년이 지나 그녀가 선택한 것은 퇴직이었다. 다른 여자 공무원들이 이런 행동을 했음이 알려진 것은 예인 주무관이 퇴직할 때 퇴사 사유에 이 모든 것을 적었기 때문이었다. - P67
꼭 군대 내의 악폐습을 보는 것 같지 않은가? 그러나 이 사안은 군대 내의 악폐습과 완전히 다르다. 군대 내의 악폐습은 강제로 테스토스테론 넘치는 이십 대 남성들을 밀폐된 작은 공간에 가둬놓은 반작용으로 발생한다. 여자들이 하는 행위는 어떤 반작용 때문에 발생하는 것일까? - P68
여자 간호사들 사이에 이루어지는 태움이 이를 증명한다. 밀폐된 공간도 아니고 열린 공간에서 어떻게 저렇게 할 수 있을까? 어찌 저리 잔인해질 수 있을까? - P68
그리고 이 감성과 공감이 산불이라는 재난 상황에서 우리를 보호해줄 수 있을지 의문이다. "민수원 검사관은 잘하고 있나요?" (중략). "네,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존경하던 소장님에게 거짓말하는 것이 찔렸지만 상황이 상황인지라. - P69
"야, 준호야. 소장님 보니깐 참 좋으신 분 같다." "네, 좋은분이지요. 공무원의 표상이라고 할까요. 너그러우면서도 강단 있으시고, 사람들이 관사가 좁다고 하니 자기 관사 내주고 그곳으로 들어가시더라고요. 안타까운 것은 기러기 아빠로 혼자 외롭게 지내신다는 거죠. 가족들이 전부 미국에 있다고 하더라고요." - P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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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 임도. 2003년 동해안 대산불 이후, 울창한 산림에 접근할 수 없어 산불을 더 크게 키웠다는 판단에 산불이 번지는 것을 막고 차량으로접근하기 쉽도록 전국의 산에 만들어진 임시도로 길 형태만 있는것이 태반이고 자갈이라도 깔려 있으면 다행이다. - P71
"A-3 지역이라고 하는데 넓어서 어떻게 찾냐? 어두워서 길 찾기도 어렵고, 실수로 산비탈로 떨어지면, 나중에 해골이 되어서 발견되는 것 아냐?" - P72
인사 후 우리는 민수원 선배를 만났냐고 물었다. "아까 해가 지기 전에 왔었어요. 민수원 형님이 돈 좀 빌려달라기에 돈 좀 꿔줬죠. 전화가 끊어지기 전에 바로 이체해줬어요." - P74
"동욱 주무관, 큰돈 빌려주는데 와이프가 뭐라 하지 않아요?" (중략). "나는 경제권을 와이프가 가지고 있어서 지금도 조그마한 돈 쓰려 해도 허가받고 쓰는데, 어떻게 큰돈을 와이프 허가 없이 바로 빌려주는지 궁금해서요." "아, 걱정 없어요, 저희는 각자 번 돈은 따로 관리하거든요, 생활비가 아닌 이상 서로 노터치예요. (후략)." - P75
권위라고 하니깐 가부장제의 나쁜 점만 생각하지만, 가부장제의 권위를 누리고 써본 세대는 이 앞 전 세대다. (중략). 또한 부모를 모시는 마지막 세대다. 다음 세대부터는 부모를 모시려 하지도 않고 부모들도 바라지않는다. - P77
나의 아버지도 일명 막노동, 건축 현장의 일용직이었다. 저녁때면 언제나 흔들흔들 지친 몸으로 오셨다. - P78
반면 딸들은 달랐다. 처음으로 딸들에게 태권도를 가르치고 대학교 이상, 나아가 박사, 유학까지 독려한 세대다. 아버지들은 딸들을 신여성으로 독립적이고 자주적인 여성이 되라고 했다. - P79
남편은 어떻게든 돈을 많이 벌어오는 것에 초점을 두고 노력했는데, 여성들은 돈 벌어오는 것은 기본이고 아이들과 잘 놀아주고설거지와 청소까지 하는 다정한 남자를 원했다. - P81
여자들은 외간 남자가 다가와 말을 걸고 치근대면 자기가 아직 매력있고, 남편 말고 더 좋은 남자를 사귈 능력이 있다고 착각하는데 이는 남자들의 본성을 모르는 엄청난 착각이다. - P82
가장 성평등하게 교육받은 세대이면서 가장 피해의식에 찌든 세대다 남자가 더 피해를 본 세대다. - P86
호의가 오래되면 권리로 여긴다는 유행어처럼, 역설적이게도 이 세대의 여성들이 남녀 차별에 관해 가장 많은 피해의식을 가지고있다. 메갈리아, 워마드 등 남성혐오 여성운동이 시작된 세대이기도 하다. - P83
왜 이렇게 할까? 두 가지 이유를 생각해본다. 먼저, 이 여성들은 배려받은 생활을 계속해왔기 때문에 타인에게도 자연스럽게 나를 배려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익숙하다. (중략). 두 번째로는 내가 누군가를 위해 희생하고 배려해본 경험이 없어서다. - P84
자식이 잘못했는데도 사과하지 않고, 아이가 잘못한 건데 내 아이니깐 배려해야죠 하며 적반하장으로 당당하게 따지는 엄마들, 이런 엄마들이 얼마나 많았으면 맘충이라는 용어가 생겼을까? - P85
중요한 점은 아이가 엄마를 이겨먹으려 할 때 엄마가 제지하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 P85
만일 누군가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어렸을 때부터 정확히 가르쳐주었다면 이런 금쪽이들이 나왔을까? - P86
성희롱, 성추행 문제가 대두되고 이에 대한 보호법이 만들어진 것이 이 세대지만, 도리어 남자에 대하여 역차별이 발생했다. - P87
2021년, 알페스(RPS)를 근절해달라는 국민청원이 등장했다. 알페스는 무엇일까? ‘Real Person Slash‘의 약자로 한국에서는 알페스라 호칭한다. - P87
반대로 인기 여자 아이돌의 이름이 들어간 음란소설을 제작, 유포했더라면 여론은 어떻게 했을까? 여성단체들은 어떻게 했을까? - P88
이러한 사례처럼 성적 차별을 당연시하는 것을 습득한 그런 선생님에게 배우면 어떤 문제가 발생할까? 남자에게는 가혹하고 여성은 여자니깐 배려해야 한다고 하지 않을까? - P89
이에 대해 반발하는 사람들에게는 군무새라고 비하하며 군 복무를 호캉스니 하며 비아냥거렸다. 군 복무에 따른 사회적 배려를 왜 남녀 차별이라는 관점으로 해석하는지, 작은 사회적 배려도 하지 않는 군 복무를 누가 진정한 헌신이라고 선뜻 받아들일까? - P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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