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록 씨! 저거 바늘인가요?"
"맞습니다. 석기를 사용해서 순록의 가지진 뿔을 끌로 깎아 만들었다고 신사분들은 생각하십니다." 크록이 재빨리 대답했다.
"빙하기에요?"
"재클러 박사님이 그렇게 말씀하셨습니다." - P73

람벤트가 큰 소리로 말했다.
"우리 터널은 아직 동굴까지 들어가진 못했습니다만, 화약을 터트리면 못 뚫을 길이 없어요. 우리가 어떻게 위쪽에서 동굴로 파고내려갔는지 보여드리겠습니다!" - P74

페이스의 손을 꼭 잡은 하워드가 까치발로 서서 지하의 수직 통로 윗부분을 들여다봤다.
람벤트가 소리쳤다.
"아하! 우리의 젊은 운동선수가 저 바구니의 견적을 내고 있구나!
저기 잠깐 타보고 싶습니까, 선생님?" 람벤트는 목사를 흘끗 보며 말했다. - P75

"제가 따라가면 하워드도 갈 거예요." 페이스가 충동적으로 아버지에게 속삭였다. 물론 아버지가 페이스를 보며 이렇게 말했더라면더 좋았을 것이다. 페이스, 난 네가 이걸 봤으면 좋겠구나. 너도 여기 참여했으면 좋겠다. 하지만 지금 페이스가 할 수 있는 건 동생에게 묻어가는것이었고, 그럴 기회가 아예 없는 것보다는 나았다. - P76

페이스 주위는 온통 과거로 둘러싸여 있었다. 그 과거의 냄새를 맡을 수 있었다. 과거는 죽은 게 아니라 살아 있는 것처럼 느껴졌고, 그녀가 그렇듯이 세상을 궁금해하는 것 같았다. - P77

바구니가 갑자기 격렬하게 흔들리다가 한쪽으로 기울어지면서 멈췄다. - P78

그때 바구니가 더 빨리 올라가기 시작했고, 다시 사람들이 손을 뻗었는데 이번에는 페이스의 손과 팔을 움켜쥐었다. (중략).
그 후에 난리가 났는데 주로 다혈질에 깜짝 놀란 람벤트가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댔다. 그는 이 지역 치안판사로 이 일의 책임자를 경찰에 신고해야 했지만 곧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거라는 게 밝혀졌다. - P79

크록이 말했다.
"제 현장에서는 어떤 숙녀분도 저런 무서운 일을 당해선 안 됐는데. 절 용서해주세요, 아가씨." - P80

5

두개골과 크리놀린

선더리 가족은 집에 와서 옷을 갈아입고, 방금 일어난 일에 대해 언쟁을 벌였다. 한동안 머틀은 화가 나서 람벤트가 초대한 다과회에가지 않을 것처럼 보였다.  - P81

머틀은 ‘선더리 가족의 숙녀분들‘에게 보낸 초대에 페이스도 포함됐는지 확신이 서지 않았다. - P81

자리가 자리니만치 머틀은 페이스의 ‘연습용 코르셋‘을 평소보다1인치 더 조이는 데 동의했다. 하지만 페이스가 어른처럼 평소보다 조금 더 긴 스커트를 입고 싶다고 했을 때는 들어주지 않았다.  - P83

람벤트의 저택은 발굴 현장에서 채 2킬로미터도 떨어지지 않은곳의 꼭대기에 있었다. - P82

람벤트는 사냥감 전시실처럼 보이는 방으로 그들을 안내했다. 붉은색과 흰색의 체크무늬 바닥에는 돌 부스러기들과 개털들이 여기저기 보였다. - P83

평소처럼 쏟아지는 사람들의 과찬에 목사는 고집스럽게 침묵으로 응한 반면, 머틀만 분주하게 매력을 발산하며 그 칭찬을 받아들였다. - P81

"두개골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페이스가 속삭였다. - P84

박사가 계속해서 자신의 두개골 수집품에 대해 떠드는 동안 페이스는 배 속이 뒤틀리는 심정으로 들었다. - P85

페이스는 그런 식으로 사람들에게 거부당하는 것에 지쳐서 더 이상 칭찬받거나 진지한 대우를 받으려고 애쓰지 않았다.  - P86

박사는 설명을 계속하면서 자신의 연구 주제를 되풀이하여 말했다. "두개골이 클수록 뇌도 더 크고 지능도 높지. 남자와 여자의 두개골 크기 차이만 봐도 알 수 있어요. 남자 두개골이 더 커서 지능의 왕이란 점을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지." 의사는 자신의 말이 사회적으로 적절하지 못하다는 걸 의식한 것 같았다.  - P86

페이스 바로 뒤에서 어떤 여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아, 또 그 타령이시네. 재클러 박사님이 우리 여자들 머리가 작다고 또 매도하고 계시는군요!" - P87

박사는 날이 선 목소리로 계속 이야기를 이어가려 했다.
"전 그저 전능하신 하느님이 우리 각자에게 정해진 자리에 맞게 우리를 만드셨다는 말을…………." - P88

(전략).
클레이는 주저하지 않고 곧바로 반박했다.
"모두 노아의 홍수 때 죽었죠. 아니면 그 비슷한 재난에 목숨을 잃었거나 우리의 주님은 여러 번에 걸쳐 이 세상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것이 적합하다고 보셨고, 매번 자신이 만드신 세상에서 유쾌하게 지내시기 위해 새로운 종들을 만들어내셨습니다."
"하지만 화석들이 있잖아요. 대부분은 적어도 수천수만 년 전의 것입니다. 노아의 홍수가 일어나기도 전에 있었던." - P89

재클러 박사는 불편해 보였다.
"10년 전에는 내가 그렇게 말했을지 모르지. 클레이..………… 지난 10년 사이에 모든 게 변했네." - P90

그 노인이 계속해서 말했다.
"난 목사의 뉴 펄튼 화석을 검사해달라는 요청을 받고 처음에 온사람들 중 하나야. 그걸 봤는데 거기에 화석화된 인간의 어깨와 거기에 희미하게 펼쳐진 날개의 흔적이 있는 걸 봤을 때………… 얼마나경이로웠는지 몰라. 난 그게 뭔지 알았어. 난 말했지. ‘이게 바로 고대의 네피림(구약성서에 등장하는 거인 종족-옮긴이)이야. 이건 진품이야. 내 명성을 걸고 보장할 수 있어!‘라고." - P91

페이스는 다른 여자들을 따라가면서 낙심했다. 머릿속에서 잔인한 목소리가 들렸다. 이게 너의 미래야. 넌 용납되지 않는 과학적인 모임에서 빠져줘야 하는 거지. - P92

박제한 몽구스 한 마리가 똬리를 튼 검은색과 노란색이 섞인 뱀속에서 영원히 얼어붙어 있었다. (중략).
한가운데 있는 라벨에 ‘자연이 낳은 괴물들‘이라고 적혀 있었다. - P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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