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부

친구보다 좋은?
소비주의와 친밀성의 상품화


6장

너 자신을
돌보라



심리학 문화 외에도 MZ 세대*를 중심으로 부상한 또 다른 유행이 있었으니 바로 K뷰티‘다. 


* 셀프MZ 세대는 1980년대 초반에서 1990년대 중반에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Millennial Generation 와 1990년대 중반에서 2000년대 후반에 출생한 Z세대Generation 2를 뜻한다. - P174

2025년 기준 한국 화장품은 미국수입 화장품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달성하고 있다.² 영국에서는 한국화장품만 취급하는 K뷰티 전문 매장이 빠른 속도로 매장 수를늘려가고 있다.³ - P175

3부 : 친구보다 좋은?


2 이민아, ‘[단독] K뷰티, 美수입시장서 첫 1위 ・・・ 강적 프랑스 제쳤다". <동아일보>, 2025...
3 https://www.donga.com/news/Economy/article/all/20250101/130769659/2윤은영, "한국 화장품만 팝니다‘ 영국에 등장한 K-뷰티 전문매장, <리테일톡>, 2025.
6.11.https://www.retailtalk.co.kr/Global/?jdx=165219792&bmode=view. - P367

이처럼 이른바 ‘한국식 스킨케어‘라는 것이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른 이유가 무엇일까? - P176

. 오늘날의 문화에서 자기를 돌보는 것은 자신에게 오롯이 집중하며 각종 ‘루틴‘을 통해 자신의 내·외면을 돌보는 행위와 동일시된다. - P176

셀프케어는 단순히 자기 관리를 넘어 과로와 노동 강박으로 인한 번아웃, 힘겨운 육아, 인플루언서로서 겪는 외모 강박이나 완벽강박 등 각종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수단으로 제시되기까지 한다. - P177

이때 외면을 돌보고 능력을 함양하는 행위는 내면 돌보기와 너무나 밀접하게 얽혀 있어 사실상 구분이 불가능한 경우도 적지 않다. - P177

자기 돌봄에 집중하는 문화는 ‘힐링‘이라는 키워드와도 밀접한관련이 있지만, 그렇다고 꼭 힐링문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어 보여야자기 돌봄 행위인 것은 아니다. 집에서 혼자 넷플릭스를 보는 것, 샤워나 세안, 연락하지 않기, 심지어 손절을 하는 행위조차 자기 돌봄으로 개념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 P178

현기증 날 만큼 빠르게 움직이는 사회에서 멈춤과 고독을 위한 시간이 꼭 필요하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 P178

우리는 스스로를 돌볼 수 있을까

자신을 돌보는 행위를 꼭 혼자서 해야 하는 것은 아니며, 그 목적이단지 나 한 사람의 정신적 ‘웰빙‘ 향상을 위한 것일 필요도 없다. 어쩌면 우리는 서로를 돌봐줄 수도 있을 것이다. - P179

자기 돌봄 개념의 역사는 이 개념이 본래 훨씬 더 사회적이고 정치적인 개념이었음을 보여준다. (중략). 그러던 중 1960년대 후반에 접어들어 민권 운동과 페미니즘 운동이 부상하면서 자기 돌봄은 훨씬 정치적인 의미를 띠기 시작했다. - P179

페미니즘 운동 또한 당대 민권 운동의 이러한 행보에 영향을 받아 대대적으로 여성 건강 운동을 펼쳤다. (중략), 남성과 남성의 신체를 기준으로 삼는 의료 지식 체계에 도전하고자 했다.⁹ - P180

9 Jennifer Nelson, More Than Medicine: A History of the Feminist Women‘s HealthMovement, 2015. - P367

. "내 몸은 나의 것"이라는 페미니즘의 구호에는 이런 의미가 있는 것이다. 자기 돌봄의 ‘자기‘란 억압받는 이들의 자결권을 의미했으며, 그런 의미에서 자기 돌봄은 무엇보다 서로를 돌보는 것에 관한 개념이기도 했다. - P180

끊임없는 생산과 가속을 요구하는 현대 사회에서 휴식과 충전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자기 돌봄은 현기증 나는 속도로 돌아가는 자본주의에 대한 일종의 대항문화처럼 보이기에 더욱 매력적이다. - P180

(전략).
그러나 스스로를 돌볼 것만을 강조하는 문화에서, 돌봄은 주고받는 것이 아니라 ‘노오력‘해야만 받을 자격이 주어지는 것, 개인이 알아서 해결해야 하는 것이 되기 쉽다. - P181

1948년 세계보건기구는 "건강은 단순한 질병이나 질환의 부재가 아닌 완전한 신체적·정신적·사회적 웰빙의 상태"라고 정의한 바있다.¹⁰ - P181

10 Gloria L. Krahn, Ann Robinson, Alexa J. Murray and Susan M. Havercamp, "It‘sTime to Reconsider How We Define Health: Perspective from Disability and ChronicCondition", Disability and Health Journal, 14(4), 2021, pp. 1~5. - P367

 오늘날 웰빙과 자기 돌봄이라는 키워드는 의미 있는 관계를 맺고 공동체를 만들기보다는 집에서 나 자신에게만 집중해야 할 또 다른 이유를 제공한다. - P182

. 고통과 불행이 개인적 행동을 통해 ‘치료‘되어야 하는 문제가될 때, 우리가 택하는 개인적 행동은 대개 소비이기 때문이다. - P182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홧김에 쓰는 돈을 뜻하는 이른바 ‘X발 비용‘이나 ‘금융치료‘ 혹은 ‘소비치료‘로 번역할 수 있는 ‘리테일 테라피 retailtherapy 같은 단어들의 유행은 가장 개인적인 행동인 소비가 불행에 대한 치료가 될 수 있다는 사고방식이 만연한 현실을 보여준다. - P183

우리가 자기 돌봄을 통해 치유하고 관리하고자 하는 번아웃과 혼자살기의 어려움 같은 문제들은 68혁명 시대에 자기 돌봄을 외친 사람들이 해결하고자 했던 문제들만큼이나 사회적 해결을 요구하는 문제이며, 타인의 지지와 유대감 없이는 극복하기 어려운 것들이다. - P183

자기 돌봄의 현대적 버전은 고통만을 마비시키고 고통받는 상황이 전혀 바뀌지 않았는데 별문제가 없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켜, 해로운 상황에 대응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지 못하게 만드는지도 모른다. - P183

 유튜브와 인스타, 틱톡에서 유행하는 각종 루틴 비디오들이 때로는 ‘생산적인 하루productive day‘나 버리는 시간 없이 자기 계발에몰두하는 인생을 뜻하는 ‘갓생‘이라는 키워드를 포함하는 제목으로 나온다는 사실만 보아도, (후략). - P184

행복을 연습하세요!

(전략). 단순히감정적 항상성을 유지하는 데 그치지 않고, 더 나은 감정 상태, 즉 행복을 달성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축약한) ‘소확행‘이라는 말의 유행은 잠시 커피를 마시거나 ‘덕질‘용 굿즈를 사는 것 같은 가장 개인적인 행동을통해 행복을 추구하는 행위에 우리 문화가 상당한 중요성을 부여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 P184

다수의 평자가 관찰하듯이, 사실 현대 사회에서 행복은 단순히 성취될 수 있는 것을 넘어 거의 강박에 가까운 의무가 되어버렸다.¹² ¹³ ¹⁴ - P185

12 지그문트 바우만, 《지그문트 바우만 행복해질 권리>, 김수진 옮김, 21세기북스, 2025. 1장 참조(Zygmunt Bauman, The Art of Life, John Wiley and Sons, 2013).

13 에바 일루즈 에드가르 카바나스, <해피크라시: 행복학과 행복 산업은 어떻게 우리의 삶을 지배하는가》, 이세진 옮김, 청미, 2021 (Eva Illouz and Edgar Cabanas,
Manufacturing Happy Citizens: How the Science and Industry of Happiness Control ourLives, Polity, 2019).

14 탁석산, 《행복 스트레스》, 창비, 2013. - P367

그런 면에서 행복 강박은 건강에 집착하는 건강주의 문화의 중요한 구성 요소이기도 하다.  - P185

오늘날의 사회에서 행복하지 않다는 것은 그야말로 낙인화된 경힘이 되어버렸다 - P185

언제나 행복한 상태를 유지하고 행복한 모습만을 보여주어야한다는 강박을 뜻하는 ‘해로운 긍정성 toxic positivity‘ 개념이 화두에 오르기도 한다.¹⁷ - P186

17 Tasha Bailey, "Toxic positivity‘: Why #GoodVibes Only can Leave You Feeling Bad", BBC News, 2021.4, https://www.bbc.co.uk/bitesize/articles/z64yn9q. - P368

이처럼 우리 사회에서 행복이 강조되다 못해 강박에 가까운 이상향이 된 것은 복잡한 사회적 변화의 결과이다. - P186

긍정심리학의 최고권위자인 마틴 셀리그만이 1997년 미국심리학회 American Psychological Association, APA 회장이 되면서 유행하게 된 긍정심리학은 심리학이단순히 인간의 병리를 치유하는 것을 넘어 더 행복한 인간을 만들어내는 데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 P187

국내에서 《마틴 셀리그만의 긍정심리학》으로 번역된 셀리그만의 《진정한 행복 Authentic Happiness》의 캐치프레이즈는 "지금 행복하지 않다면 행복을 배워라!"이다. - P187

(전략) 셀리그만은 그 유명한 ‘행복 공식‘을 제안한 바 있다. 이공식에 따르면 행복의 50%는 유전이 결정하고, 40%는 자발적 노력이 결정하며, 행복에 환경이 미치는 영향은 기껏해야 10%도 되지 않는다.¹⁹ - P187

19 마틴 셀리그만, 《마틴 셀리그만의 긍정심리학》(개정판), 김인자·우문식 옮김, 물푸레, 2014, 4장 참조(Martin E. P. Seligman, Authentic Happiness: Using the New PositivePsychology to Realize Your Potential for Lasting Fulfillment, Simon & Schuster, 2002). - P368

(전략). 애초에 노력을 통해 행복을 달성할 수 없다면 이 모든 자기 계발 매체와 상품들도 무의미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 P188

그러면 어떤 노력을 해야 행복해질 수 있을까? - P188

연구자에 따른 차이는 있지만 행복과 웰빙에 관한 주류 심리학 담론은 좋은 감정을 느끼고 자신에 대해 좋게 생각하는 것이 그 자체로 목적이 되어야 한다고 본다.²¹ - P188

21 Glenn Adams, Sara Estrada-Villalta, Daniel Sullivan and Hazel P. Markus, *ThePsychology of Neoliberalism and the Neoliberalism of Psychology", Journal of SocialIssues, 75 (1), 2019, pp. 189-216. - P368

정확히 과학적으로 적절한 비율이 얼마인지는 학자마다 견해차가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긍정적 경험 대 부정적 경험의 비율이 1:1인 사람은 건강하지 않다고 여긴다.²⁵ - P188

25 Barbara Fredrickson, "Updated Thinking on Positivity Ratios, American Psychologist,
68 (9), 2013, pp. 1~9. - P368

긍정적으로 살면 암도 극복한다고들 하지 않는가? - P189

좋은 삶을 도덕이나 선과 연관 짓는 전통적 관점이나 철학적 관점과는 달리, 긍정적 감정의 우위라는 기준은 가치 중립적일 뿐만아니라 측정 가능성, 즉 추적과 관리의 가능성을 제공하는 것처럼 보인다. - P189

. 자아를 실현해서 진정한 내가 되어야 행복하다는 것은 현대 사회에서 너무나 당연하다고 받아들이는 문화적전제들이다. - P190

우울증적 쾌락

긍정적 감정을 추구하는 것은 모든 사람의 본능이라고 할 수 있다. 일부러 부정적 감정을 경험하고자 애쓰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 P190

불안정한 고용 전망, 치솟는 생계비, 억압과 불평등, 빈곤과 폭력 등의 문제에 시달리는 사람들에게 긍정적 마음가짐을 갖고, 감사 일기를 쓰고, 일상의 소소한 즐거움을 음미해 보라는 조언은 그저 기만에 불과하다. - P191

(전략). 행복 개념이 정치적인 개념인 첫 번째 이유다. - P191

 사회학자들은 행복이라는 개념이 신자유주의가옹호하는 각자도생의 개인주의적 가치관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는 사실 때문에 행복이 신자유주의 사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되었다고 주장한다.²⁸ - P191

28 일루즈·카바나스, 《해피크라시》, 2장 참조(Illouz and Cabanas, Manufacturing Happy Citizens). - P3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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