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승현은 그 무렵 컬리에 MD로 합류했다. (중략). 점심시간에 밥 한 끼 먹으러 갈 식당을 고를 때도 가격부터 맛, 상차림 구색까지 하나하나 꼼꼼히 따졌다.  - P75

당시 김슬아는 손승현처럼 MD 경력은 없지만, 먹는 것에 진심인 사람들을 모으고 있었다. - P72

손승현에게는 딸기와 무화과가 특히 그랬다. 쉽게 무르는 탓에 오프라인에서도 팔기 까다로운 상품들이었다. 지금이야 온라인에서 딸기를 주문하는 것이 어렵지 않지만, 당시에는 직배송을 제외하고 집 앞까지 배달해주는 플랫폼은 거의 없었다. - P76

문제는 두 가지였다. 배송 중 충격을 피할 수 없다는 점, 그리고 딸기가 한눈에 들어오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 P77

시행착오 끝에 그는 딸기를 1단으로 포장하는 아이디어를냈다. 이후 농가와 함께 달걀 케이스처럼 구획을 조금더 확실히 구분한 포장 케이스를 만들어 선보이기도 했다. (전반적인 상품 포장 기술이 좋아져 현재는 이 포장 방식을 사용하지 않는다.) - P77

결국 컬리는 무화과를 ‘하루살이‘ 상품으로 팔기로결정했다. 하루살이 상품은 고객에게 딱 하루만 판매하는 상품을 말한다. 컬리에는 무화과 같은 극신선 과일과 식빵, 해산물, 반찬류 등을 포함해 약 1,000종의 하루살이 상품이 있다. - P78

이유는 간단하다.
품질이 가장 좋을 때만 판매하겠다는 것. 하루 안에 안 팔리면 전량 폐기. - P78

‘어려운 것부터 하기‘는 단지 차별화만을 위해서가아니다. 많은 수고로움 때문에 누구도 나서서 하지 않는일을 해내는 브랜드를 만날 때 고객은 브랜드의 진정성에 신뢰를 느낀다.  - P79

반 발짝 앞선 제안이 브랜드를 만든다


우리나라 시장에서 어떤 채소가 가장 높은 값을 받을까? 의외로 생김새가 예쁜 채소다. 크기가 균일하고, 흠집이 없는 채소 말이다. - P80

2023년 초, 양파와 무 같은 채소 가격이 모두 전년대비 크게 상승했다. 그리고 같은 해 6월 손승현은 마침내 ‘제각각‘ 채소 시리즈를 선보였다. ‘못났다‘, ‘못생겼다‘라는 말을 쓰고 싶지 않아 팀원들과 논의한 끝에 ‘제각각‘이라는 발음도 쉽고 의미도 좋은 이름을 붙였다. - P81

컬리의 기획은 이미 있는 트렌드에 올라타는 것이아니라, 편견을 깨고 기준을 먼저 제안해 이끈다는 점이 눈에 띈다.  - P82

컬리다운 고객을 모으는 컬리의 기획


2010년대 들어 유배우자 가구 가운데 맞벌이 가구 비율은 40% 중반대를 유지하며 꾸준히 증가했다. 2018년 46%였던 비율은 2023년 48.2%까지 올라섰다.  - P83

수요자 중심 서비스는 ‘아보카도 한 개‘를 전달하는방식에서도 드러난다. (중략). 아보카도는 먹고 싶은데 한 망을 구매하자니 너무 많아구매하지 않거나 사더라도 다 먹지 못하고 버리곤 하는 1~2인 가구의 불편을 해결하기 위한 기획이다. - P84

고객의 취향을 확대하는 상품 기획

고객을 알아야 고객이 원하는 것을 제안할 수 있다. 컬리는 처음부터 예상 고객을 정의하는 데 어려움이 없었다. 김슬아 그 자신이 곧 컬리가 찾는 고객이었기 때문이다. - P87

그 확신을 기반으로 일상의 미식을 풍성하게 해줄 큐레이션을 본격화했다. 대표적인 카테고리가 치즈다. 김슬아는 "밥보다 치즈를 많이 먹는다."라고 말할 정도로 치즈를 유난히 좋아한다. - P87

피자용 모차렐라 치즈나 네모난 슬라이스 치즈에 익숙한 소비자에게 브리, 카망베르 같은 치즈는 무척이나 낯선 영역이었다. 
- P88

(전략).

이 전략은 치즈에만 머물지 않았다. 발사믹 식초, 베이비 채소, 특수 부위 고기까지 같은 방식으로 고객의 미식 경험을 넓혀갔다. 그로서리팀 MD 박태경은 8년에걸쳐 발사믹 카테고리를 설계했다. - P90

VOC는 컴플레인이 아니라 단서다

컬리 슬랙에서는 최고 경영 책임자 김슬아부터 입사 한 달 차인 인턴까지, 그야말로 모든 구성원이 고객의 불편과 요청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보통의 회사에서는 고객서비스팀이 담당하는 VOC*가 컬리에서는 MD부터 마케터, 물류 담당자, 프로덕트 개발자까지 모든 구성원에게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 기회가 된다.



* Voice of Customers, 고객의 목소리. - P91

고객의 니즈가 분명히 존재하는데도 왜 다른 회사들은 이런 제품을 만들지 못할까.  - P94

고객의 목소리를 끝까지 파고들어야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보이고, 그에 맞는 상품을 설계할 수 있다. - P94

확장하되, 무너지지 않는 기준


컬리의 사업 규모가 확대될수록 컬리의 고객 구성에도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중략).
컬리는 매스 마켓 고객*의 니즈를 품을 때가 왔다고 판단했다. 

*mass market customer, 특정 타깃 시장이 아니라, 대중 시장을 이루는 일반 소비자층 - P97

그렇게 컬리는 신라면도 팔고 진라면도 파는 플랫폼이 됐다. 그로 인해 매스 마켓 고객의 만족도가 높아졌고, 바스켓 사이즈*도 꾸준히 커졌다.


*basket size, 고객이 한 번의 구매에서 장바구니에 담아 결제하는 평균 금액 또는 상품 수 - P99

그 결과 분위기도 조금씩 달라졌다. 한때는 "없는게 너무 많다."는 반응이 적지 않았지만, 상품이 점차 보완되면서 이런 불만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 P100

두바이 초콜릿이 한창 유행 가도를 달릴 때, 컬리의 상품위원회에도 두바이 초콜릿이 올라왔다. 하지만 컬리는 두바이 초콜릿을 팔거나 광고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 P100

데이터로 ‘사게 하라‘


컬리는 꾸준히 고객을 관찰하고 시장의 흐름을 읽어왔다. 고객의 목소리에서 단서를 찾아 상품을 기획하고,
그에 맞는 마케팅과 광고로 고객과 만났다.  - P113

MD가 상품을 만들어내는 사람, 즉 생산자라면 온사이트 마케터는 고객에게 말을 거는 큐레이터인 셈이다. 이들은 유저 데이터를 기반으로 ‘오늘 어떤 상품을전면에 내세울 것인가?‘, ‘오늘 어떤 스토리를 소개할 것인가?‘를 결정한다. - P114

온사이트 마케팅팀은 여느 회사에서나 흔히 볼 수있는 부서가 아니다. 컬리에서는 큐레이션이 특히 중요하기 때문에 프로모션 마케팅팀에서 하던 일을 분리해 온사이트 마케팅팀을 별도의 조직으로 구성했다.  - P115

감과 메시지 중심의 마케팅은 끝났다


이제 마케팅은 ‘느낌‘이 아니라 ‘해석과 실험‘의 영역이다. 온라인 환경에서는 한 명의 유저에게서도 수십, 수백 개의 데이터 포인트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 P116

물류는 거절하지 않는다:
마감 대신 ‘연결‘하는 방법

좋은 상품과 광고가 고객을 불러온다면, 물류는 고객과의 약속을 현실로 만드는 일을 한다. - P119

고객이 주문한 상품이 제대로 포장되어 정확히 배송되게 하는 모든 과정, 그리고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고객 불만에 응대하고 내부 개선으로 연결하는 전체 사이클을 총괄하는 허태영은 물류를 ‘고객 경험 극대화‘와 ‘효율성‘이라는 두 가지 핵심 축으로 바라본다.  - P120

실제 수요와 예측 사이, 그 아슬한 줄다리기


(전략).
물류 업계에는 "수요 예측은 신의 영역이다."라는 말이 있다.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예측의 정확도가 아무리 높아져도, 여전히 헤아리기 힘든 현실의 변수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 P121

컨티뉴이티와 익스텐션을 도입한 이후, 주문 시간과관련된 고객 불만은 눈에 띄게 줄었다. 수요를 예측하고 준비해야 한다는 물류 현장의 부담도 한층 가벼워졌다. - P123

‘비용‘은 ‘고객 경험을 우선할 수 없다


컬리 운영의 방향은 언제나 고객을 향한다. 여느 회사가 고객 만족과 비용 사이에서 그때그때 우선순위를 고민하는 것과 달리, 컬리에서 고객 경험은 가장 우선적으로 충족해야 하는, 모든 결정의 전제 조건이다. - P123

 대표적인 것이 상품의 파손이다. - P124

컬리는 자체적인 방식으로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허태영은 결국 요거트 판매를 과감히 중단했다. - P124

사실 비용 절감의 유혹은 어디에나 있다. 택배 상자의 종이 두께를 더 얇게 바꾸고 냉장/냉동 상품 포장에들어가는 냉매만 줄여도 비용을 상당히 아낄 수 있다. - P125

2025년 6월 도입된 대파 박스도 같은 맥락에서 나온 선택이다. 대파 한 단을 떠올려보자.  - P126

개인 보냉백이라는 말도 안 되는 아이디어


(전략).
2021년 컬리는 재사용 보냉백 ‘퍼플 박스‘를 도입했다. 상품을 신선하게 전달하면서도 포장 폐기물을 줄이기 위한 실험이었다. 컬리는 이미 2019년에 ‘올 페이퍼챌린지‘를 통해 모든 배송 포장재를 종이로 바꾸는 등 퍼플 박스 이전에도 끊임없이 개선해왔다. - P127

좋은 것을 좋은 것으로 인식시키는 언어

브랜드의 언어는 태도를 만들고, 그 태도가 곧 고객의경험이 된다. 그래서 브랜드를 만드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이런 질문을 던져야 한다.

"우리 브랜드가 사람이라면, 그는 누구이며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 - P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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