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장

HSBC 빌딩[홍콩]

1985년: 제약은 새로운 창조의 어머니


풍수지리가 하이테크와 만나면


1985년에 완공된 이 건물은 당시까지 단일 건물로는 가장 큰 공사비인 10억 달러가 들어간 건물로 유명하다. 당시 10억 달러를 현시점으로 환산하면 5조 정도 되는 돈이다. - P451

금융 회사가 가장 비싼 건물을 짓는다는 것은 현 사회에서 금융 회사가 가장 큰 권력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 P451

설계자는 영국의 대표 건축가인 노만 포스터다. (중략). 공사비도 유명하지만 이 건축물이 유명한 진짜 이유는 다른 데 있다. - P452

‘HSBC 빌딩‘은 사장교처럼 두 개의 주탑을 놓고 그 구조에 다섯개 층씩 묶어서 매달아 놓았고, 그렇게 만들어진 구조가 다섯 개 정도가 쌓여 있는 구조다. ‘HSBC 빌딩‘은 전체적으로 여러 개의 사장교 묶음이라고 보면 된다. - P454

건축주의 불가능해 보이는 요구 사항에 혁신적인 구조 기술로 해결책을 제시한 것이다. - P455

더 흥미로운 부분은 그렇게 만들어진 빈 공간의 사회적 의미다. - P455

1층의 빈 광장은 주중에는 바쁜 비즈니스맨들이 오가는 풍경이지만, 은행이 문을 닫은 일요일에는 홍콩의 가사 도우미들이 모두 나와 비나 강한 햇빛을 피해서 사용하는 공공의 거실이었다. - P456

노만 포스터의 창의적인 디자인 덕분에 전 세계에서 가장 비싼 5조짜리 자본주의의 상징 같은 건축물이 사회적 약자를 위한 휴식 공간을 제공하고 있는 셈이다. - P457

밥상머리 사옥

1층 광장에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2층 로비에 도착하면 건축물의 내부가 뻥 뚫려 있다. 이렇게 만든 이유는 1층에 만들어진 광장에 태양빛을 내려보내기 위함이다.  - P457

(전략). 그런데 ‘HSBC 빌딩‘은 건물의 입면에 주요 구조체가 현수교주탑처럼 세워져 있다. 그리고 모든 층은 그 주탑에 매달려 있다. 그래서 굳이 가운데에 엘리베이터 코어를 둘 필요가 없었다. 중앙에 엘리베이터가 없어서 이 건물은 에스컬레이터를 통해서 대부분의 사람을 이동시킨다.  - P458

보통 고층 건축물은 수십 개 층으로 나눠지게 되는데, 각 층의 사람들은 다른 층으로 가려면 엘리베이터를 오래 기다려서 타고 가거나 콘크리트 벽으로 둘러싸인 비상계단을 통해서 이동해야 한다. 둘다 그다지 기분 좋은 경험은 아니다. - P459

그런데 ‘HSBC 빌딩‘은 가운데가 비워지다 보니 5층에 있어도 건너편의 3층, 4층, 6층, 7층의 사람들과 서로 마주바라볼 수 있게 된다. - P459

엘리베이터 vs 에스컬레이터

‘HSBC 빌딩‘의 또 다른 특징은 엘리베이터보다는 에스컬레이터가 주요 수직 이동 수단이라는 점이다. (중략). 엘리베이터와 에스컬레이터의 공간적 차이는 무엇일까? - P459

‘HSBC 빌딩‘은 중앙 빈 공간을 통해서 서로 쳐다보는 소통이 있고, 에스컬레이터로 층간에 쾌적하게 이동하면서 소통할 수 있고, 1층은 사회적 약자와 소통하는 공간이 있다. 이 모든 것이 가능한 것은 비용을들여서 1층과 건물 중앙에 공간을 비웠기 때문이다. 많은 돈을 쓰고도 제대로 된 공간을 만들지 못하는 건축가가 많다.  - P4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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