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이 책에 실린 비평과 리뷰는 내가 1962년에서 1965년 사이에 쓴 글들이다. 당시는 내 삶에서 뚜렷이 구분되는 시기였다.  - P13

여기 실은 에세이들에서 특정 예술 작품을 많이 거론하고 비평가의 임무에 대해서도 암시적으로 언급하긴 하나, 이 가운데 엄밀한 의미의 비평이라 할 만한 글은 거의 없다는 점도 안다. - P13

 즉각적인 ‘소통‘의 시대에, 새롭거나잘 알려지지 않은 활동에 대한 글이 얼마나 큰 파급력을 미칠 수 있는지 잘 몰랐다. 《파르티잔 리뷰》에 쓴 묵직한 글이 얼마나 빨리 <타임>의 짧은 ‘최신 정보‘가 될 수 있는지 몰랐고 지금도 여전히 고통스럽게 알아가는 참이다.  - P14

카뮈의 『작가 수첩』

위대한 작가는 남편이거나 연인이다. 어떤 작가는 신뢰성, 명료성, 관대함, 점잖음 등 남편의 미덕을 제공한다. 한편 연인처럼 도덕적 선함보다는 기질을 안겨주는 작가도 있다. - P87

내가 말하는 작가는 당연하게도 현대문학의 이상적 남편인 알베르 카뮈다. 현대인이다 보니 카뮈도 광인의 주제인 자살, 무감함, 죄책감, 극도의 공포 같은 주제를 다루어야 했다. - P88

카뮈에 관해 이야기할 때는 언제나 개인적·도덕적·문학적판단이 뒤섞인다. - P89

카뮈의 소설은 예시적이고 철학적이다. - P89

카뮈의 에세이, 정치 기사, 연설문, 문학 비평, 저널리즘은 어떨까? 물론 빼어나게 뛰어난 글들이다. 그러나 카뮈가 중요한 사상가였나? 그 답은 ‘아니요‘다. - P90

어쩌면 작가가 독자에게 감사의 마음을 불러일으키는 것이 위험할 수도 있다. 감사는 가장 강력한 감정이면서 지속 기간이 가장 짧은 감정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 P91

카뮈는 글을 아는 세대 전체에게 영원한 정신적 혁명의 상태에 있는 영웅적 인물로 여겨진 작가다. 그러나 카뮈는 순응적 허무주의, 한계를 인지하는 절대적 반항이라는 역설을 지지한 사람이기도 하다. - P92

카뮈가 짧은 생애 동안 적어도 세 차례나 중대한 판단을내려야 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카뮈는 프랑스 레지스탕스에 참여하고, 공산당과 결별하고, 알제리 독립 전쟁에서 어느 쪽도 편들지 않았다. 내가 보기에 이 셋 중 둘은 훌륭한 처신이었다. - P93

 알제리 문제에서 확실한 입장을 표하지 못한 카뮈의 고통스러운 무능이 (알제리인이자 프랑스인으로서 누구보다 발언할 자격이 있었음에도) 그의 도덕적 미덕의 최종적이며 불행한 증거가 되었다. 1950년대 내내 카뮈는사적인 충성심과 감정 때문에 단호하게 정치적 판단을 내릴 수가없다고 말했다.  - P93

『작가 수첩 1935~1942 Notebooks, 1935~1942』(프랑스어 원서를 필립 토디가 영어로 번역했다)은 카뮈가 1935년부터 사망할 때까지 쓴 노트를 모아 출간한 세권 중 첫 번째 책이다. 카뮈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당연히 카뮈에 관해, 자신에게 감동을 준 책에 관해 알게 되기를 바라며 이 책을 펼칠 것이다. - P95

카뮈의 『작가 수첩』에는 온갖 것이 들어 있다. 글쓰기 연습장이자 글감 채석장이며, 글 도막이나 지나가며 들은 대화의 일부, 단편소설 아이디어, 때로는 나중에 소설이나 에세이에 들어갈 단락을 끼적여놓기도 했다. - P96

그리하여 작가 수첩은 푹 빠져 읽을 수 있는 책이긴 하나 카뮈가 지니는 불멸의 위상에 관한 의문을 해소하거나 인간으로서 카뮈를 깊이 이해하게 해주지는 않는다. - P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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