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론편
사진기호학의 이론편에서는 기호학이란 무엇인지, 그것이 사진 표현과 사진 해석에 어떤 도움을 주는지, 또 어떻게 활용하면 사진의 깊이와 사진 역량을 배가시킬 수 있는지 사진기호학의 기초 개념과 맥락, 표현에 있어 코드화의 법칙, 그리고 실전에 활용되는 이론적 측면을 살펴본다. - P13
나는 무엇을 보았는가
보는 것은 말 이전에 온다. 아이는 본다. 말을 배우기 전에 보고 인식한다. -존 버거
무엇을 보았는가
한평생을 오로지 ‘보는 방법 Ways of Secing‘을 연구한 영국의 사진이론가이자 아마추어 사진가인 존 버거*는 아이들이 행동하는 방식을보고 본다는 것은 말 이전에 온다."고 강조한다.
존 버거ohn Berger, 1926~ 영국의 미술비평가, 사진이론가 현존하는 영국 출신 비평가 중 가장깊고 넓은 철학적 깊이로 평가받고 있다 영국의 권위 있는 문학상인 부커상을 수상했다. 어떻게볼 것인가 본다는 것의 의미 말하기의 다른 방법 그리고 사진처럼 덧없는 우리들의 얼굴 내가슴 등 사진에 대한 주요 역작을 남겼다. - P14
문제는, 언어가 오해 및 오독을 부르듯이 사진도 오해 및 오독을 부른다는 것이다. 사진에서의 어려움은, 보이는 대로 찍지 못하는 기술적인 어려움이 아니라 생각하는 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어려움이다. - P15
세상의 모든 사진은 ‘무엇을 보았는가‘에서 시작된다. 이 바라봄은 작가에게도 일어나고 관객에게도 일어난다. - P16
존 버거의 말에 따르면 사진은 결국 사각형 속의 대결이다. 작가가 바라본 순간과 찍힌 순간, 관객이 바라본 순간까지 숙명적으로 불일치한다. - P17
사진기호학이란 결국 바라봄과 바라봄의 파악(해석)의 미학이다. - P18
그런 점에서 사진기호학의 핵심은 ‘본다는 것‘에 대한 파악이다. 형식에서 내용까지, 사태에서 사건까지 본다는 것과 보고 있는 것에 대한 파악이고 판별이다. - P18
사진에 대해서 무엇을 알고 있는가
기호로서 사진을 해석하는 데 요구되는 것은 사건과 형상에 대한 정보와 지식이다. 이것들은 사회 구성원들 사이에서 축적되고 약속되고 통용되는 어떤 ‘약호(코드(ales)‘들을 바탕으로 한다. - P18
. 결국 사진은 보는 행위가 필수적이기 때문에 보는 이는 자신의 생각대로 보고 판단하고 확증하게 된다. 그래서 오해가 생기고 오독이 따른다. 사진은 스스로 말하지 못한다 - P20
우리가 사물과 사람에 각기 다른 이름을 붙이는 이유, 그리고 수많은 단어들이 각각 하나의 의미 혹은 지시물을 가리키는 이유는 각각이 지닌 차이의 절대성 때문이다. 차이가 없으면 세상은 혼란스러워진다. 차이가 있어야 세상이 돌아가고 소통이 이루어진다. 서로 언어적으로 구별되어야 소통할 수 있다는 것이 언어학의 본질이다. 그러므로 언어학은 차이의 미학이다. - P21
누구나 아는 것처럼 카메라로 대상을 찍으면 대상과 똑같은 모습으로 사진이 나타난다. 사진은 복제, 복사, 모방, 재현, 판박이 과정을 반복한다. 사진기호학은 바로 이 지점, 닮음이 아니라 차이의 변곡점을 지향하고, 그러고 나서 어느 순간 내적 닮음으로 향한다. 그럼으로써 이제는차이가 아닌 닮음을 통해서 동일성을 추구하게 된다. - P23
사진은 언어처럼 내용을 동반한다. 형상을 통해서 의미를 표현하므로 내용 없는 사진은 없다. 또 대상을 지시하지만 내용을 감추고 있기때문에 해석이 필요하다. - P24
사진기호학은 사진을 잘 찍는 방법, 사진을 잘 만드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다. - P24
(전략). 온갖 생각의 기호들이 난무하므로 사진에서 오해와 오독, 모순과 모호성은 필연적이다. (중략). 은닉과 누설의 미학이 사진미학의 본질이라면 그것을 해석해주는 방법이 사진기호학이다. - P25
선택의 권리
왜 이처럼 질리지도 않고 사진을 바라보며 살고 있는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든다. 왜 이렇게까지 나를 사로잡는지 그 의문은 풀리기는 고사하고 점점 더 깊어져가는 것 같다. 이이자와 코타로
(전략). 사진이 다른 예술과 가장 다른 점은 프레임의 숙명성이다. 사진에는 무엇보다 프레임의 마력이 있고, 그 속에 수많은 욕망이 있다. - P26
욕망의 창문으로부터
(전략). 모든 사진은 태생부터 어떤 정치적, 사회적, 문화적 의미와 연결되어 있다. 창을 통해서 들여다보는 순간 이미 욕망이 먼저 들어가자리 잡고 있으며, 그렇게 만들어진 사진은 바로 인간의 욕망 생산desiringproduction‘의 결과물이다. - P27
사진기호학은 사진의 의미 체계가 프레임에서 시작되어 프레임으로 끝난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 P28
사진이 수많은 ‘선택의 놀음‘이라는 사실은 회화와 비교할 때 매우 극명해진다. - P28
선택의 권리와 차이의 가치
사진기호학은 사진에서의 선택이 개인의 미적 욕망을 충족시킨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 P29
(전략). "위대한 사진들이 대부분 그렇지만 내 사진 역시 대부분 최적화를 위해 모두 만진 것이다. 결국 원하는 사진을 얻기 위해서는 보이든 보이지 않든 최적의 선택이 따른다." (Geoffrey Batchen, 『Each Wild Ideas, The MIT Press, 2002,152쪽) - P32
일본의 저명한 사진가 호소에 에이코‘의 <장미에 의한 시련Ordeal byRoses>(1962)은 사진기호학이 중시하는 감각의 차이를 잘 보여주는 사진이다.
* 호소에 에이코 Hosoe Eikoh, 1933~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일본의 전위예술 사진작가. 1954년 도사진단기대학(현재 도쿄공예대학)을 졸업했으며, 같은 해에 <장미형Killed by Roses>으로 일본사진가비평가협회 작가상을 수상했다. - P34
사진기호학이 차이의 감각을 중요시하는 것은 그것이 언어의 빛깔 혹은 문체처럼 감정을 흔들기 때문이다. - P34
사진에서도 설명할 수 없는 침묵의 감각이 있다. 발터 벤야민이 말한 아우라의 감각도 미묘한 감각의 하나일 수 있고, 롤랑 바르트**가 말한 설명 불가능한 푼크툼punctum 의 감각도 미묘한 감각의 하나일 수 있다.
** 롤랑 바르트 Roland Barthes, 1915~1980 프랑스의 구조주의 철학자, 기호학자. 1960년대 이후 현대문학과 문화 이론에 괄목할 만한 업적을 남겼으며 영화, 사진 등 현대 문화와 문화 현상의 코드를 이미지 기호학으로 수렴한 가장 대표적인 기호학자의 한 사람이다. - P37
기호의 제국
커다란 사건들은 비둘기 걸음처럼 온다. -니체
1840년 이전에 프랑스 《르 몽e Monde》 지에 실린 향수 광고를보면 무척 재미있다. 광고 지면을 가득 채운 것은 글이었다. (중략). 1840년 이후로는 단어나 문장으로 도배된 광고가 더 이상 나타나지 않는다. 사진의 출현 때문이다. - P38
언어학에서 기호는 반드시 해독이 필요하다. 기호는 기표와 기의로 이루어진 한 몸이다. 기표가 반드시 기의를 내포하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사진처럼 ‘그것이 그것인‘, ‘사과가 사과인, 기표가 기의를 바로 드러내는 사진은 기호학의 범주에 들 수 없었다. - P39
사진이 인류에 공헌한 가장 큰 업적은 ‘기록‘이다. 또 하나는, 누구나 쉽게 즉석에서 자동으로 자연과 똑같이 묘사할 수 있는 ‘묘사‘이다. 그러나 이런 요소들은 사진이 기호라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게하는 원인이 된다. - P39
기호학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전략). 인간은 어느 순간부터 문자를 통해서 그리고 언어를 통해서 신의 뜻을 읽고자 했고, 어느덧 사람의 뜻도 읽게 되었다. 기호는 이런 이유들로 출현했다. - P42
사진은 오랫동안 자신이 기호의 제국이라는 사실을 몰랐다. 대상을 직접 옮기면서 글과 그림 못지않게 암호를 숨기는 기호라는 사실을, 또 사건을 숨기고 사건의 이면을 비추는 해독이 필요한 기호라는 사실을 알지못했다. 늘 있는 그대로 베껴내는 복제물 혹은 복사물이라고만 보았다. - P44
사진기호학이란 무엇인가
(전략). 즉 아는 사람만 알아챌 때 사진기호학은 힘을 발휘한다. 기호 체계의 본질은 변함없이 다음과 같다.
기표(signifiant, 시니피앙, 형상)+기의 (signifie, 시니피에, 의미)=기호(sign) - P46
. 롤랑 바르트는 "표현은 기표에 대응하고, 내용은 기의에 대응한다."고 했다. 노림수가 있는 은폐된 표현들이야말로 사진에서 기호로 작용한다. - P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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