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존맛이지?"
나는 오징어가 많은 부분으로 한입 가득 먹으면서 감탄했다. - P40

"난 엄마랑 아빠가 어떻게 결혼을 했는지 의문이야. 엄마는 있는 거 다 퍼 주고 아빠는 먼지 한 톨까지 긁어모으는데."
서로 다른 모습에 끌린 걸까. - P41

"무시와 직시………. 집에 가서 해 주고 싶은 얘기네. 어느 쪽을 선택할지는 정했어?"
"글쎄, 직시? 아직 고민 중이긴 한데 음, 그 전에 너한테 할 말이 있어. 엘라가 너하고 친해지고 싶다."
호수에 냅다 돌멩이를 던지듯 단숨에 말하고는 반응을 살폈다. - P42

"국어 모둠 단톡방에서 나온 얘기면, 1분 대본 쓰기 말하는 거야?"
"응."
"새고방 메시지, 혹시 대본 내용 아니었을까?"
"대본에 내 이름이 왜 나와. 백번 양보해서 그렇다고 쳐도, 그거 완전 저격이잖아." - P43



용의자들


1번부터 5번까지


공부 잘하는 언니가 공부 잘하는 꿀팁이라며 책이란 생색은 다 내고 알려 준 방법이 있는데, 바로 표 그리기였다. - P46

다섯 명 중 누가 범인인지 어떻게 찾을 것인가. 그건 나도 모르지. 답답한 나머지 성질이 뻗쳤다. - P48

"새고방이 나가는 건 맘대론데 들어가는 건 아무 때나 안 되잖아. 매달첫 번째 월요일에만 비번이 통하니까." - P48

"3모둠 애들한테 가서 폰 보여 달라고 해야겠다. 새고방에 들어가 있으면 점셋 아님!"
(중략).
"네가 무슨 경찰이냐? 나 같으면 폰 안 보여 줘."
한호수가 초를 쳤지만 틀린 얘기는 아니다.  - P49

"충분해. 모르는 문제 붙잡고 있는다고 답 떠오르는 거 아니잖아. 나 그냥, 들이댈래, ‘직시‘가 똑바로 보는 거니까 3모둠 애들 한 명씩 찾아가서 묻는 거지. 너냐?" - P49

이모와 아저씨가 이혼할지 모른다는 소식도 충격이지만 호수가 제주도로 간다면 이모와 호수, 둘 다 잃게 된다. - P51

이상한 산책

숨을 들이마신 다음 새고방에 들어간다.
(중략). 홍쌤은 새별중 교복을 입고 학생인 척 교내를 돌아다니면서 담배 피우는 학생을 적발한다. (중략). 듣기로는홍쌤의 형이 오래전 폐암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 P52

카톡으로 현서의 새로운 삶을 구경했다. 새 친구들과 와플을 먹는 모습으로 프사가 바뀌었다. 가슴이 아팠다. 현서 옆에 내가 없어서이기도 했지만 현서도 새 환경에 적응하려고 노력하고 있구나, 싶어서였다. - P53

다희가 코맹맹이 소리로 말을 걸었다.
"시간 있으면...... 나랑 이것 좀 같이 옮겨 주면 안 될까?"
폐기물 스티커가 붙은 작고 낡은 원목 책상을 가리키는 다희.
"중요한 건데 나 학원 간 사이에 엄마 아빠가……………."
흔들리는 목소리에 내 마음도 흔들리지만 달밤에 뜬금없이 용의자를 도와주고 그래도 되는지 모르겠다. - P54

몇 걸음 걷다가 돌아보니 나를 지켜보던 다희가 손을 흔들었다. 나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손을 움찔대다가 휙 돌아 뛰어갔다.
이상한 산책이었다. - P55



1번 김진아:
외롭고 심심하다면


책상 구하기

학교에 오자,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점점 굵어지는 빗줄기를 내다보는데 유리창에 다희의 얼굴이 나타났다. 걱정 가득한 눈빛. 다희도 어젯밤 숨겨 놓은 책상을 생각하는 듯했다. - P56

다희의 그림 실력은 미술 시간에 봐서 알고 있었지만 그림 얘기를 할때 이렇게 눈이 반짝거리는 줄은 몰랐다. 헛헛하지도 부어 있지도 않은, 초록 잎사귀에 맺힌 물방울처럼 투명하고 도톰한 눈빛. 마음이 자유로워진다는 말이 내 마음에 물 자국처럼 남았다. - P57

"저기, 미안하지만 문자로 부탁해."
스팸도 아니고 웬 문자 메시지? 의외로 얘가 점셋인 거 아니야, 하는 의심이 들었다. - P58

내가 나를 싫어해도 되는 이유

마을버스 정류장까지 몇 걸음 거리를 두고 김진아를 따라갔다.
학교에서 몇 번이나 진아에게 말을 걸려고 했지만 실패, 계속 실패. 기회가 오면 용기가 달아났고, 용기가 생기면 진아가 사라졌다.  - P60

"새고방에 올라왔던 거 봤지?"
첫 번째 용의자에게 첫 번째 질문을 던지고는 침을 삼켰다.
"같은 반 되기 싫은 애 최은율? 봤지."
날아오는 돌주먹에 명치뼈를 맞으면 이런 느낌일까. 나는 두 손으로 주먹을 쥐었다가 풀었다. - P61

"원래 3모둠 단톡방에 올리려던 메시지라던데…………."
(중략).
"그 일에 관해선 아무 말도 하지 말자고 약속했으니까. 난 아니라고 하면 그것도 약속을 깨는 거잖아. 그냥 아무 말도 안 할래." - P61

"나 지금 그러려는 건데. 3모둠 애들 한 명씩 찾아가서 너냐, 왜 그랬냐, 물어볼 거야."
(중략).
"뭐야, 제일 의심스러웠나 보네." - P62

두 달 만의 변명.
(중략)
두 달 만의 쿨함.
최은율, 넌 너랑 같은 반 되기 싫다는 말이 싫어? 걔도 너처럼 자기 생각을 말했을 뿐이잖아." - P63

"그건 아니지! 사람들 많은 단톡방에서 그런 얘기를 한다는 건……………"
"그날도 교실에 사람 많았어. 넌 애들 다 듣게 큰 소리로 말했고." - P64

"너 말이야. 널 싫어하는 애를 찾으려는 거야, 아니면 네가 널 싫어해도되는 이유를 찾고 싶은 거야?" - P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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