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반 되기 싫은 아이
왜냐하면…
(전략). 카톡의 친구 목록부터 훑는다. 바뀐 프사가 없나 살피다가 어쩔 수 없이 현서에게 눈길이 간다. - P8
바뀐 프사 속에서 현서는 새 친구 두 명과 함께 웃고 있다. 내가 모르는 얼굴 사이에 낀 현서가 낯설게만 보인다. 사진을 확대하니 현서 입술에서 짙은 살구빛 틴트가 반짝거린다. 헤어질 때 내가 선물로 준 틴트는핑크였는데 네 취향도 핑크였잖아? - P9
한숨을 내쉬고 웹툰 정주행을 하러 가려는데, 새로운 메시지가 연달아올라왔다. - P10
내가 최은율이기 때문이다! 단톡방이 조용해졌다. 닉네임 ‘...‘, 즉 ‘점셋‘의 메시지 옆에 붙은 숫자가 빠르게 줄어든다. 소문이 퍼지는 속도다. - P11
-최은율이 누구야?
이보다 더 최악은 없다. - P11
-난 안 그랬어!
호수가 내 죽음을 방해했다.
-나 아닌 거 알지?
손가락 까딱일 기운도 없어서 ‘차라리 한호수 너라면 좋겠다‘ 하고 머릿속으로 답을 썼다. - P12
"누가 너래? ‘내년에는‘이라고 했잖아. 내년에도‘가 아니라 ‘내년에는?" 조사‘과 ‘도‘의 차이 아닌 밤중에 국어 공부가 절로 된다. "그럼 지금 너랑 같은 반인 애가 쓴 거겠네?" 호수가 대단한 발견이라도 한 듯 말했다. - P14
나는 새고방에 올라온 메시지에 내 해석을 보탰다. "누가 그런 짓을 해? 왜?" "몰라 누가, 날, 왜, 싫어하는지, 나도, 모른다고!" 말끝을 뾰족하게 깎아서 심장을 찌르는 기분으로 한 단어씩 끊어 말했다. 천장에 올라가 붙은 심장이 몸 안으로 돌아온 모양이다. - P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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