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한 아이디어의 힘
루트비히 볼츠만은 19세기의 가장 중요한 과학자 중 한 명이다. 그는 특히 현대적인 관점에서 자연현상을 정밀하게 이해하는 데 필수 불가결한 통계역학의 기반을 다진 인물이다. - P117
(전략). 이 현상을 설명하는 것이 바로 통계역학이다. 기본 원리는 낱개의 원자들이 한없이 움직이더라도 이들의 위치와 속도가 이루는 확률분포는 지속적이라는 것이다. - P117
물리학자가 아닌 힌턴이 물리학상을 받은 것은 의외였다. 볼츠만 기계나 그와 유사한 통계역학적인 구조를 이용하는 기계는 지금 기준으로는 인공 신경망가운데서 실용성이 낮다는 게 구체적인 비판이다. - P118
분야의 경계를 넘어서 노벨상이 수여된 경우는 사실 꽤 많은 편이다. 수학자 가운데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사람이 다수고 그중에는 영화 <뷰티풀 마인드>의 주인공 존 내시처럼 박사학위를 전후해서 잠시 경제학 연구를 한 뒤 순수 수학적 업적만 낸 사람도 있다. - P119
수학계와 물리학계 사이의 큰 문화 차이가 물리학자들은 단순하지만 파급 효과가 큰 아이디어를 대단히 중시한다는 사실이다. 그에 비해 수학자들은 어마어마하게 어려운 결과로 이어지지 않는 개념은 아무리 기발해도 괄시하는 경향이 있다. - P119
힌턴은 중요한 수학적 개념들도 당연히 차용해왔고 수학자들도 점점 빈번하게 인공지능을 연구 도구로 사용하고 있다. 그럼에도불구하고 ‘수학의 노벨상‘으로 칭하는 아벨상을 힌턴에게 줄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2024.11.6. - P120
로마에 수학자가 없었던 이유
영국의 철학자 앨프리드 노스 화이트헤드는저서 《수학 입문An Introduction to Mathematics》의 한 대목에서, 로마와 카르타고 사이에 일어난 제2차 포에니전쟁 중 기원전 212년 수학자 아르키메데스의 죽음에 큰의미를 부여한다. - P125
화이트헤드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이 19세기이후로 ‘어째서 고대 로마에 수학자가 없었나?‘ 하고 질문을 던지면서 ‘로마인의 실용적인 세계관‘을 들먹이길 좋아했다. - P125
우선 ‘로마 수학자가 없었다‘는 말을 ‘뛰어난로마 수학자가 없었다‘는 말로 너그럽게 해석하기로 하자. (중략). 로마 수학자가 없게끔 미리 ‘로마 수학자‘의 의미를 정의해버렸기 때문이다. - P126
프톨레마이오스나 헤론이 그리스 수학자로 분류됐던 동기는 여기에서 간략하게 다루기 어려운 복잡한 현상이었다. (중략). 그러나 세계 문명을 진지하고 정확하게파악하려는 사람이라면 현재와 과거의 정치적 저의를경계해야 마땅하다.
2022. 7.27. - P128
학문은 엄격함으로부터 발전하는가?
(전략). 특히 심리학과 의학의 경우, 이른바 ‘재현성위기‘가 약 2010년께부터 공론화되면서 집중 공격을 받았다. 또한 과학 실험 결과들이 출판 뒤에도 제대로 검증되지 않는다는 문제의식은 이제 거의 모든 학문 분야로 퍼져나갔다. - P129
학문적인 담론이라고 해도 격해질 경우 일종의 ‘갑질‘로 인식되기 쉽고, 이는 조직, 사회 또는 학술 공동체 내에서 지위 차이가뚜렷한 경우 더 문제가 될 수 있다. 또한 교육 현장에서의 공격적인 언행은 비록 학업에 관한 이야기일지라도 내성적인 학생한테는 악영향을 미치기 쉽다. - P130
관대하고 부드러운 학문적 대화와 투명하고 엄격한 과학적 기준은 조화롭게 공존할 수 있을까? 솔직히 잘 모르겠다. - P131
그런가 하면 나는 수학자여서 과학 논문에서심각한 수학적 오류를 발견하는 일도 적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학의 주류는 기적적으로 발전한다. - P131
역사적으로 보면 인류가 세상을 파악해가는과정은 흥미로우면서도 복잡하다. 오류가 발견을 이끄는 일도 많고, 정확한 진리를 추구하는 사람만이 발전에 기여하는 것도 아니다. - P131
친절한 대화와 격렬한 토론이 아슬아슬하게평형을 유지하며 과학은 발전한다(예전에 무서워했던 초끈이론 전문가 몇 명과 그새 꽤 친해졌으니 나도 약간씩 발전하고 있는 셈이다).
2024.6.19. - P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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