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아. 의논할 일이 있어서. 1992년과 1995년에 발생한 사건을 지금 재수사할 수 있나?" (중략). "......92년 사건은 이미 시효가 성립됐어. 하지만 95년 9월 사건은 개정법 덕분에 아직 살아 있고, 그래도 그렇게 옛날 사건이면 수사본부도 이미 해체됐을 테니, 새로운 증거라도 없는 한 재수사는 어렵겠지." - P305
"예를 들어 그 사건의 범인이 나를 칼로 찔렀다고 치자. 그때 마침 현장에 있었던 네가 범인을 상해죄 현행범으로 체포하는 거야. 그럴 경우, 범인이 과거에 저질렀을 가능성이 있는 사건도 다시 파헤칠 수 있겠지." - P306
며칠 후 구라타에게 전화가 왔다. 구마이의 부탁을 받아들이겠다고 했다. 단, 조건을 한 가지 제시했다. "방검 조끼를 입어. 절대로 죽지 마. 약속이야." - P307
2015년 4월 20일, 구마이는 도쿄의 호텔에 방을 잡았다. 오후 5시경, 회색 코트를 입고 밖으로 나갔다. 주택가에 외따로 자리한 편의점의 기둥에 몸을 숨겼다. 30분쯤 지났을까 모자(母子)가 편의점 앞을 지나갔다. 구마이는 어머니의 얼굴을 확인했다. 틀림없다. 곤노 나오미다. - P307
밤에 맨션 앞에서 구라타와 만나 함께 6층으로 올라갔다. (중략). 잠시 후 문 너머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네, 지금 열게요." 일부러 밝은 척하는 목소리였다. - P309
하기오 도미코
경찰은 4월 24일에 상해죄로 체포된 용의자 곤노 나오미가 과거에 여러 차례 살인사건에 관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조사를 진행 중이다. 용의자 곤노 나오미는……………. - P310
하지만………… 지금 다시 그림을 보자 다른 해석이 떠올랐다. 혹시 반대였던 걸까. 나뭇가지는 문조를 보호하기 위해 뾰족해진 것 아닐까. - P311
구마이 이사무
(전략).
그렇게 생각하자 조금 섭섭한 기분도 들었다. 그때 커튼 너머 옆 침대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구마이 씨, 퇴원이군요. 축하드립니다." - P312
"아아, 고마워." "하지만 힘드시겠어요. 퇴원하자마자 암 수술을 받으셔야할 테니까요." (중략). "그리고 구마이 씨는 앞으로 하셔야 할 일이 있을 텐데요." "해야 할 일이라니?" "구마이 씨의 협력으로 체포된 용의자 곤노 나오미의 손자, 유타를 돌보는 거 말이에요." - P313
그 일에 관련된 이야기는 꺼낸 적이 없다. - P313
"그나저나 곤노 나오미가 체포돼서 다행이네요. 이제 이와타 씨와 도요카와 씨도 고이 잠드시겠어요."
(중략).
경찰은 아직 그렇게까지 자세한 정보는 공개하지 않았다. 평범한 일반인이 이와타와 도요카와를 알 리 없다. - P314
"미우라 씨와 이와타 씨가 죽기 직전에 그린 ‘그림‘도 인터넷에서 봤어요. 그거, 분명 손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그린거겠죠. 대체 어떤 상황이길래 그랬는가. 현장에서 침낭이 도난당한 걸 고려하면 간단해요. 두 사람은 잠든 사이에 습격당한 거예요." (중략). "보통 대학생인데요." - P315
"그럼 제가 구마이 씨께 특종을 선물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그 블로그를 살펴보면 곤노 나오미의 여죄가 하나 더 나올 거예요. 곤노 나오미는 분명 며느리의 죽음에도 관여했어요"
(중략).
나오미의 며느리 곤노 유키는 2009년에 사망했다. 엉터리로 하는 이야기는 아니다. - P316
확실히 구마이도 유타가 마음에 걸렸다. 나오미가 체포된후 유타는 아동보호시설에서 생활하는 중이다. 참 외로우리라. 구마이가 나오미를 쫓지 않았다면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 P317
"그럼 블로그 이름을 알려줘." 나나시노 렌 마음의 일기‘예요.‘ (중략). "닉네임이에요. 구마이 씨, ‘곤노 다케시‘를 히라가나로 써서 분해해보세요." - P317
"알았어. 한 입으로 두말은 안 해. .....그렇지만 하나만 알려줘. 왜 이 사건에 그렇게까지 열의를 보이는 거지? 흥미 본위로 추적했다.……. 이렇게 말하면 미안하지만, 그냥 호사가잖아?" - P318
-2015년 6월 어느 날 맑음
요네자와 미우의 아버지는 아침부터 자기 집 마당에서 커다란 몸으로 숯불을 피우고, 부지런히 움직이느라 온몸이 땀에 젖었다. - P319
실은 오늘 곤노네도 부를 예정이었다. 그런데 하필이면 그런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나오미가 체포된 후 유타는 아동보호시설에서 지내고 있다. 분명 외로우리라. 불안하리라. - P319
"구마이 씨, 유타를 데려와 주셔서 감사해요. 괜찮으시면같이 드시죠." "감사하지만 사양하겠습니다. 얼마 전에 수술해서 아직 밥을 잘 못 먹거든요." - P320
"유타, 어떤 고기를 좋아하니? (중략)." 유타는 말을 꺼내지 못하고 머뭇머뭇했다. 그러자 미우가끼어들었다. (중략). "하지만 유타는 볶음면을 좋아해. 그렇지, 유타?" - P3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