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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코는 잠시 내가 제정신인지 의심하는 것 같았다. 아니, 진짜 의심했다. "무슨 뜻? 그게 무슨 뜻이지?" - P104
"맞아! 무슨 이유이든, 한창 촬영중인 감독이 사라질 리가 없어. 이건 방해공작이야. 사보타주야!" "사보타주라기엔 좀 지나치지." "이 영화를 완성하지 못하면 FMW는 도산해 누군가 우리 회사를 망하게 하려는 거라고." - P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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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우리가 한 일은 다시 전화통을 붙잡는 것이었다. 이번에는 도쿄 안에 있는 유명 호텔들을 뒤졌다. - P106
"어쩌지? 좀 더 수준이 떨어지는 호텔에도 전화해볼까? 감독이 좁고 불편한 비즈니스호텔을 견뎌낼 수 있을까?" 내가 물었지만 미나코는 모르겠다는 듯이 고개를 저었다. 이제 별 도리가 없었다. 우리는 작은 호텔까지 샅샅이 걸어보기로 했다. 어차피 시간은 얼마든지 있고, 전화요금은 감독의 부담이 될 것이었다. - P107
"아냐. 지방엔 당연히 많지만 도쿄에도 호텔보다 여관이 훨씬더 많을 거야." "그럴 리가 없어." "정말이라니까." "그럴 리 없어. 도쿄에서 여관이라니. 난 몇 번 본 적도 없는데." - P108
도쿄의 숙박시설이라는 항목을 보니 1988년도 집계가 나와있었다. 호텔은 481곳, 여관은 무려 2106곳이었다. "이천! 이럴 수가. 이렇게 많으면 조사할 수 없어!" - P108
. 어쩌면 감독은 밤에 출발한 게 아니라 이른 아침에 비행기를 타고 모스크바로 갔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지금쯤 맥도널드에 앉아 빅맥이 자본주의 국가에서 파는 것과 같은 맛인지 확인하고 있을지도 모를 노릇이다. - P110
맞는 말이다. 직접 아는 사람일수록 소문이 퍼질 가능성은 더 크다. (중략). 히사모토는 단호하게 말했다. "안 돼! 출자자나 매스컴에 들통 날 위험은 절대 피해야 해. 그것만은 피해." - P111
히사모토는 이케부쿠로 부근에 있는 술집 세 곳과 아카사카에 있는 요정 한 곳, 긴자의 고급으로 여겨지는) 스낵바 두 곳의 이름을 가르쳐줬다. "위치는 알지? 모르면 술집에 전화해서 물어봐." "술집에서 든 비용은 당연히 경비로 청구할 겁니다. - P112
"..... 할 수 없군. 하지만 최소한만 경비로 인정할 거야. 알겠어? 맥주 한 병과 간단한 안주 정도라면 경비로 처리해줄게. 물론 영수증이 있어야 인정해 그 이상은 네 돈으로 해결해." 미나코가 내 소매를 잡아당기며 자기 얼굴을 가리켰다. - P112
"미나코? · 할 수 없지. 둘이 다니면 수상하게 여기진 않겠군. 알았어, 경비로 처리해줄게. 하지만 똑똑히 들어. 영수증 잊지 말라고. 뭘 주문했는지 내역도 꼼꼼하게 적어달라고 해. 맥주와 간단한 안주만 인정이다. 알았지?" - P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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