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했다가 급브레이크를 밟아." 리처드가 제안했다.
"브레이크 고장 났어." 톰이 리처드에게 귀띔했다.
"사이드 브레이크는 돼." 내가 그들에게 말했다. - P40

내가 우기며 차에서 내렸다.
나는 그 집으로 가서 초인종을 누른 뒤 현관에서물러나 컴컴한 위층 창문을 올려다보았다. 흰 커튼이다시 움직이더니 여자가 무슨 말인가를 했다..
커튼 끝을 잡은 손의 음영만 보일 뿐 여자의 모습은완전히 가려져 있었다. "그 사람을 당장 데려가지 않으면경찰을 부를 거예요." - P42

앞 유리에 덮인 먼지의 그림자가 톰의 얼굴에 줄무늬를 만들어 냈다. "모르는 사람이야." 리처드가 말했다. - P42

우리의 승객은 포기할 줄 몰랐다. 그는 선수들에게 수신호를 보내는 야구 코치처럼 이마와 겨드랑이에 손을갖다 대고 제자리에서 빙빙 돌리기도 하며 요란한 몸짓을했다. "이보쇼." 내가 말했다. "말할 수 있는 거 다 알거든?
우리를 호구 취급하지 말라고." - P43

"내가 가 볼게." 나는 일부러 냉혹한 목소리로 말했다.
작은 목조주택이었고, 앞쪽에 있는 기둥 두 개에는 빨랫줄이 매달려 있었다. - P44

이 집은 농장에 딸린 주택이 아닌 것 같았다. - P45

젊은 여자가 말했다. "미리 연락했으면 데려오지말라고 했을 텐데."
여자의 동행은 재미있어했다. "말을 참 아름답게 하네." - P46

톰이 설핏 웃었다.
"뭐 하는 사람이에요?" 리처드가 여자에게 물었다.
"아주 뛰어난 미식축구 선수예요. 어쨌든 한때는 그랬죠." 여자의 얼굴은 피곤해 보였다. 아무래도 상관없는 것 같았다.
"지금도 잘해요. 아직 팀에 있고." 흑인 남자가말했다. - P47

좋아하는 듯한 잔을 든 모습이자기 집에 있는 사람처럼 편안해 보였다. 〈플레이보이>칵테일파티에서 파자마를 입고 돌아다니는 휴헤프너**처럼.

** Hugh Hefner(1926~2017). 〈플레이보이>의 창간자. - P48

나는 이미 운전석에 올라탔고 톰과 리처드가진입로를 반쯤 내려왔을 때 스탠이 집에서 나오기 시작했다. "따돌려! 따돌리라고!" 톰이 소리치며 리처드에 이어 차에 올랐지만 내가 출발할 무렵 사내는 이미 문손잡이를 잡고 있었다. - P49

"운동하던 애들이야. 이제 약쟁이가 된 거지."
리처드가 말했다.
"미식축구 선수들이 저렇게 된 줄 몰랐어." 톰은 뒤로몸을 돌려 멀어져 가는 도로를 바라보았다. - P50

시내로 돌아가는 내내 톰과 나는 그를 흉보았다.
"너네가 몰라서 그래. 치어리더가 되고, 팀에 들어가고, 그런 게 인생에서 뭘 보장해 주는 건 아니라고.
세상 누구나 좆될 수 있는 거거든." 리처드가 말했다. - P51

그사이 대처는 다시 차에 올랐다. 나는 맞은편주유기 앞에 차를 세우고 창문을 내렸다. "내가 올해초에 그쪽이 파는 가짜 총을 210 달러나 주고 샀거든. 당신은 나를 모르겠지. 직원이 팔았으니까." 그가 내 말을들었는지는 모르겠다.  - P52

"짐 말예요? 그 사람 여기 없어요." 그녀는 길고검은 머리를 하나로 묶었다. 머리에 박힌 눈동자는 분명흔들리고 있었다.
"그 사람 데려와." 내가 말했다.
"그이는 지금 캘리포니아에 갔어요.‘ - P54

톰이 그의 옆으로 가더니 내게 소리쳤다. "창문으로나갔네."
(중략).
여자는 움직이지 않았다. 카펫 위에 그대로 엎드려있었다.
"정말 여기 없어요." 그녀가 말했다.
그가 없다는 건 나도 알았다. "상관없어. 당신, 후회하게 될 거야." 내가 말했다.


제목: 두 남자 - P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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