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가 바뀌는 시점에 하버드 천문대와 인연을 맺었을 때만해도 헨리에타 리비트는 자신이 천문학의 영역에서 거리를 잴 수 있는 강력한 방법을 발견해 내리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 사실 그의 경력은 별로 눈에 띄지 않았다. 오늘날조차도 헨리에타 리비트는 업적에 비해 대중들에게 알려지지 못한 과학자다. - P221

 1922년, 하버드 천문대 천문학자 솔론 베일리(Solon Bailey. 1854~1931)는 리비트의 사망을 알리는 글에서 그에 대해 이렇게 적었다.

리비트는 청교도 조상들이 세운 엄격한 가치를 물려받았다. 그는 언제나 삶을 진지하게 받아들였고 책임감과 의무감, 충성심이 매우 강했다. 그는 작은즐거움에도 별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끈끈한 가족의 헌신적인 구성원이었던 그는 이기적이지 않고 이해심 깊은 우정을 맺었다. 자신의 원리에 변함없이 충실했으며 자신의 종교와 교회에 마음을 다했다. 그는 모든 것에 감사할줄 아는 재주가 있었을 뿐 아니라 그의 삶을 아름답게 하고 의미를 부여하는밝은 천성까지 소유했다. 리비트는 매우 과묵했고 내향적이었지만 자신의 일에는 대단히 열중하는 사람이었다. - P222

6장


4) Solon Bailey‘s obituary of Henrietta Leavitt, Popular Astronomy 30, no. 4 (April1922): 197-199. - P797

리비트는 1895년에 하버드 천문대의 자원봉사자가 되면서 천문학에대한 열정에 다시 불을 지폈다. 그는 천문대장 에드워드 피커링이 고용한 10여 명의 여성 가운데 하나였다. - P223

리비트의 개인사는 과학 분야에서 여성 과학자의 역사가 어떠했는지를 아주 잘 보여준다. 19세기 말에 전문 직업인으로 과학 분야에서 일하는 미국의 여성 과학자는 손에 꼽을 정도로 적었고 유럽은 이보다 더 적었다. - P224

천문학은 다른 쪽에 비하면 여성에게 기회를 많이 준 과학 분야였다. 우선 고등 교육을 필요로 하지 않는, 별의 위치를 관측하거나 크기를 재는 일들이 여성의 몫이 되었다. - P225

과학사가인 파멜라 맥(Pamela Mack)에 따르면 1875년부터 1920년까지 160여명의 여성이 미국의 여러 관측소에 고용되었다. 그중 가장 고용자 수가 가장 많은 곳이 하버드 천문대였다. 피커링 대장이 1876-1919년 사이에 뽑은 여성 인력만 40명을 넘었다.⁸
에드워드 피커링은 1846년 비컨힐로 알려진 보스턴의 상류층 동네에서 태어났다. 그는 19세의 어린 나이에 이미 하버드 대학의 로렌스과학부(Lawrence Scientific School)를 최우등생으로 졸업했다. - P225

8) Pamela Mack, "Women in Astronomy in the United States, 1875-1920" (B. A.
Honors Thesis, Harvard University, 1977), chapter 4. - P797

이후 20년 동안 천문학의 구심점은 별의 위치와 운동을 관측하는 연구 방향에서 물리적인 대상으로서 개개의 별을 연구하는 방향으로 이동했다. 별은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을까? 어떻게 에너지를 방출하는것일까? 별의 밝기와 색깔을 결정하는 것은 무엇일까? 다른 범주에 속한 다른 종류의 별이 존재하는 것일까?  - P226

피커링의 여성 ‘컴퓨터들은 천문대에 속한 두 개의 방에서 일했다. - P227

피커링이 하늘을 찍는 방대한 프로젝트를 시작했던 1907년경, 그는 리비트에게 천구의 북극 방향에 있는 별의 밝기를 재라는 임무를 할당했다. 다른 모든 별들의 밝기를 비교하기 위한 기준이 필요했던 것이다. 이는 상당히 까다로운 작업이다. - P227

하지만 리비트는 구경도 다르고 노출 시간도 제각각인 33개의 망원경으로 찍은 277개의 사진을 받았다. 우선 33개의 서로 다른 망원경의눈금을 보정해서 서로 다른 데이터를 비교해야만 했다. 결국에 그는 이일을 해냈다. 북극표준성계열(North Polar Sequence)이라는 유명한 방법으로 말이다. - P228

당시에 변광성의 밝기가 왜 달라지는가에 대한 가장 강력한 가설은 변광성이 쌍둥이별이라는 것이었다. 하나의 별이 다른 하나의 별 주위를 타원 궤도로 이동하기 때문에 지구에서 보면 별의 밝기가 주기적으로 감소한다는 것이다. - P228

리비트는 어떤 별이 변광성인지 아닌지를 알아보기 위해 양화/음화(포지티브 네거티브) 매칭법을 썼다. - P228

일단 변광성을 확인하면 그 별의 변광 주기를 알아보기 위해 여러 시간대에 더 많은 사진들을 찍어 본다. 예를 들어 그림 6.1은 네 가지 변광성의 빛의 주기를 보여준다. - P229

리비트는 혼자서 2,400개 이상의 변광성을 찾아냈다. 이는 리비트의 발견 이전에 알려진 변광성 수의 두 배에 이르는 것이었다.  - P230

리비트는 세페이드라는 특정 변광성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세페이드 변광성은 1784년에 처음 발견된 것으로, 3일에서 15일 주기로 눈에 띄는 노란색의 ‘거대한 변광성이다. - P230

리비트가 조사한 세페이드 변광성들이 모두 소 마젤란 성운에 위치해 있다는 것은 중요한 사실이었다. 이 변광성 간의 거리가 지구와의 거리에 비해 매우 가깝다고 생각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 P230

리비트는 자신의 놀라운 발견에 매우 기뻤다. 세페이드 변광성의 주기와 겉보기 밝기 간의 관계를 양으로 나타낼 수 있는 방법을 발견한 것이었다. - P231

그 누구도 이 둘 사이에 이런 관계가 있을 거라고 예측하지 못했다. 사실 세페이드 변광성의 밝기가 왜 변화하는지를 설명하는 당시의 대표적인 이론으로 보면 주기와 본래 밝기 간에는 아무 관련이 없었다. - P231

리비트가 조사한 세페이드 변광성들이 모두 소 마젤란 성운에 위치해 있다는 것은 중요한 사실이었다. (중략). 즉 모든 별들이 우리로부터 대략 비슷한 거리에 있다는 얘기이다. - P230

그 누구도 이 둘 사이에 이런 관계가 있을 거라고 예측하지 못했다. 사실 세페이드 변광성의 밝기가 왜 변화하는지를 설명하는 당시의 대표적인 이론으로 보면 주기와 본래 밝기 간에는 아무 관련이 없었다. - P231

 우주의 표지는 다음의 세 가지 특성을 가져야 한다. (1)쉽게 구분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2) 본래 밝기를 알려줄 수 있는 특성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지구로부터 별까지의 거리를 별의 본래 밝기와 겉보기 밝기를 통해 알아낼 수 있다는 점을 떠올려 보자.) (3)주 공간에 충분할 정도로 많이 흩어져 있어야 한다. - P232

리비트의 논문을 보면 하버드 대학 천문대에서 논문을 발표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막강한 천문대가 스스로 저널을 만들어 출판했던 것이다. 두 번째로는 리비트가 아닌 피커링 대장이 논문 저자로 사인되어있다는 사실이 눈에 띈다.  - P232

리비트가 쓴 논문의 핵심은 등급과 주기 간의 관계를 잘 나타냈다는것이다. 별의 주기가 증가할수록 등급은 떨어진다. 즉 주기는 등급에따라 달라진다.
논문의 마지막 부분에 주요 내용이 있다. "이 변광성들은 지구로부터비슷한 거리에 있기 때문에 이들의 주기는 분명 이들이 실제로 방출하는 빛과 연관이 있다."  - P233

리비트의 법칙을 완성하는 데 필요했던 핵심적인 부분은 보정 (calibr-ation)이었다. 리비트는 소 마젤란 성운까지의 거리를 알지 못했기 때문에 샘플 변광성 24개의 본래 밝기에 관해서는 상대적인 비율밖에 구할수 없었다. 그래서 그는 세페이드 변광성들의 상대적인 본래 밝기는 알아도 각각의 본래 밝기는 알지 못했다. - P234

1913년, 리비트의 논문이 발표된 다음 해에 덴마크 천문학자 아이나르 헤르츠스프룽(Ejnar Hertzsprung, 1873-1967)은 소 마젤란 성운보다 지구와 훨씬 더 가까운 세페이드 변광성을 발견했다. 운동 성단법을 이용하면 거리를 측정할 수도 있었다. 그는 별까지의 거리와 겉보기등급으로부터 별의 본래 밝기를 측정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별의 주기를 관측한 다음, 리비트의 그래프에서 특정 주기가 본래 밝기와 어떤 관련이 있는지를 지정할 수 있었다. 이제 마침내 보정이 끝났다! - P234

세페이드 변광성은 흔하지는 않지만 곳곳에서 발견된다. 따라서 이미 전에 말한 것처럼 이 별들은 탁월한 우주 표지가 된다 - P235

수세기 동안 사람들은 하늘에 떠 있는 하얀 빛의 덩어리, 즉 성운이대체 무엇인지 궁금해했다. 그러나 그 누구도 성운까지의 거리를 알아내지 못했고 그것들이 우리 은하에 속한 별인지 그렇지 않은지조차 구분할 수 없었다. 1924년, 미국의 천문학자 에드윈 허블이 안드로메다성운에서 세페이드 변광성을 찾아냈다. - P236

결국 안드로메다는 지구와 가장 가까이에 있는 거대한 은하인 것으로 판명이 났다. 허블은 계속해서 다른 성운들의 거리를 재보았다. 그리고 상당수가 우리 은하로부터 멀리 떨어진 은하라는 사실을 밝혔다. - P236

오늘날에는 우주 망원경을 통해 2천만 광년까지의 세페이드 변광성을 볼 수 있게 되었다. 간단히 따지면, 주기-광도 법칙은 인간이 그려낼 수 있는 우주의 범위를 500광년으로부터 2천만 광년까지 확장했다.측정 가능한 우주의 공간이 무려 10¹⁴배나 늘어난 것이다. - P237

하버드 천문대에서 리비트의 직함은 처음부터 끝까지 ‘조수‘였다. - P238

1925년, 스웨덴 과학 아카데미의 한 과학자 위원이 리비트에게 편지를 보냈다. 그를 노벨상 수상자 후보로 올리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그는 리비트가 이미 3년 전에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을 몰랐던 것이다. - P238

소마젤란 성운에 존재하는
25개 변광성의 변광주기


이하의 내용은 소마젤란 성운에 있는 25개 변광성의 변광주기를 다루고 있으며 작성자는 리비트임. - P239

1904년에 잠정적인 밝기 등급을 이용해서 소마젤란 성운에 있는 25개 변광성을 측정한 일이 있었다. 그 가운데 17개의 주기는 H.A. 60,4번 논문의 표 6에 나와 있다. - P239

. 표 1은 지금까지 밝혀진 25개 변광성의 주기를 보여준다. 주기가짧은 것부터 나열해 두었다. 첫 다섯 열은 각각 하버드 천문대에서 붙인 번호, 밝기 곡선에서 알 수 있는 최대 및 최소 수치, 율리우스 적일로 2,410,000부터 지난 기간을 날짜 수로 환산한 것, 주기 일수이다. - P240

선으로 나타난다. 하나는 최대 밝기이고 다른 하나는 최소 밝기이다. 곡선이 놀라울 정도로 부드럽다는 데 주목하자. 그림 2의 경우 가로축은 로그로 표현한 주기이고 세로축은 그림 1과 마찬가지로 밝기이다. 최대 밝기와 최소 밝기 모두 점을 이을 경우 직선이 되는 것을 쉽게 알수 있다. - P241

25개의 변광성을 관측하고 알게 된 사실로 볼 때 항성의 분포와 관련이 있는 또 다른 의문점들이 생기게 된다. 성단과 성운의 관계, 밝기 곡선의 형태 간 차이, 주기의 극단적인 범위 등이 그것이다. 우리 천문대에서 두 개의 마젤란 성운에 존재하는 2천여 개의 변광성 전부에 대해서 밝기 변화를 연구할 수 있는 날이 조속히 오기를 바란다.


1912년 3월 3일
에드워드 피커링 - P242

14
생물에너지 생산

오늘 아침에 먹은 베이글이
날 움직이게 한다

핸스 크레브스 (1937) - P455

에너지는 자연이라는 시장의 통화라고 할 수 있다. 에너지 없이는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 P457

그렇다면 앉아서 자판을 두드리고 있는 나는 어디에서 출발한 에너지로 손가락을 움직이는 걸까. - P457

그렇다면 이 에너지는 어디에서 만들어진 걸까? 오늘 아침에 내가 먹은 베이글 속의 탄수화물이 분해되면서 만들어진 에너지다. - P458

에너지는 아주 오래전부터 물리학의 기본적인 개념이었다. - P458

반면 생물학에서는 에너지의 중요성에 대한 역사가 상당히 짧다. 2장에서 이야기했지만, 물리학과 화학이 생물학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살아 있는 물질과 그렇지 않은 물질이 서로 다른 법칙을 따른다는 철학적인 믿음과 맞서야 했다. - P459

 특히 현대적인 에너지보존법칙이 1840년대에 정립되면서 화학자 유스투스 폰 리비히(Justus von Liebig, 1803-1873)와 위에 등장했던 마이어는 새로운 주장을 펼쳤다. 동물이 독립적으로 소비하는 에너지는 음식물의 화학적 분해에 의해서만 공급된다는 내용이었다. - P459

19세기 말, 두 명의 독일 생리학자 아돌프 오이겐 픽(Adolf Eugen Fick, 1829~1901)과 막스 루브너(Max Rubner, 1854~1932)는 마이어와 리비히의가설을 정량적으로 자세히 시험해 보았다. 그들은 몸에 열이 나고, 근육이 수축하는 등의 신체 활동에 필요한 에너지를 정량화해서 음식에저장된 화학에너지와 비교했다. 그리고 구체적으로 1그램의 지방, 탄수화물, 그리고 단백질이 얼마만큼의 에너지에 해당하는지를 알아냈다. - P459

1937년, 37세의 독일 생화학자 핸스 애돌프 크레브스는 음식물로부터 에너지가 발생하는 구체적인 과정들을 발견했다. 크레브스와 여타 과학자들은 오늘날 크레브스 회로로 불리는 이 과정이 지구상의 모든 동식물에게 똑같이 일어난다는 것을 입증했다. - P460

구체적인 사항을 제쳐 두자면, 어떻게 음식이 에너지로 전환되는지에대한 큰 그림은 18세기 말 근대 화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위대한 과학자 앙투안 로랑 라부아지에 (Antoine-Laurent Lavoisier. 1743~1794)가 처음으로 그려냈다. - P460

그렇다면 연소반응에서는 어디에서 에너지가 오는 걸까. 모든 형태의 연소는 원자 속 전자의 전기적 반발에서 시작된다.  - P461

1930년에 이르자 과학자들은 화학결합에서의 에너지를 상당 수준으로 이해했다. 생화학자들도 라부아지에 반응이 식에서처럼 한 단계로만 이루어진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 P4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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