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
누구나 아들을 가진 세상
1장 인구통계학자들의 입장
1억 6천만 명의 사라진 여성들흔히들 여성이 세계 인구의 과반수를 이룬다고 말한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아마르티아 센¹
(전략). 1980년대는 아이가 참으로 유일하게 중요한 문제였던 시절이다. 18세기에 토머스 맬서스가 기하급수적인 인구 증가를 예측하면서부터 발달한 인구통계학 분야는, 『인구 폭탄 The Population Berrib』 같은 책이 대중의 상상력을 사로잡은 1970년대까지 출생률 수치와 총인구수 계산에만 초점을 맞추었다. - P23
길모토가 무언가 잘못됐음을 처음 눈치 챈 것은 1992년에 단기연구 프로젝트를 위해 타밀나두에서 마을 간호사들을 인터뷰하면서였다. 눈과 눈 사이가 먼 생김새에 다부진 프랑스 남자가 타밀나두에서 빠른 속도로 질문을 줄줄이 늘어놓는 모습은 분명 괴상해 보였을것이다. - P24
그 여성은 타밀어와 프랑스어를 섞어 이야기하면서 그 지역에서 버려진 아기의 대부분이 여아라고 설명했다. "보세요, 이 고아원에 있는 아이들은 대부분 여자아이들이잖아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이 만남은 길모토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세기가 바뀔 무렵 인도의 인구조사에서 여아 100명당 남아 111명이 태어났다는 결과가 나오자³ 길모토는 그 여자아이들을 떠올렸다. - P25
길모토는 "모든 사람이 영아 살해에 관해 이야기했다. 좀 더 감정적인 무게가실리기 때문이다"라고 회상한다. "하지만 실제로 영아 살해는 거의 존재하지 않았다." - P25
길모토는 성비 불균형의 진짜 원인이 임신부들에게 널리 알려진 저렴한 성감별법 (초음파)을 이용해서 여아를 낙태시키기 때문임을 곧알게 되었다. 걱정스러운 점은 이런 일들이 기술과 관련 있다는 것이었다. 인도의 편향된 출생 성비가 후진적인 전통 때문이 아니라 경제 발전의 결과물이라는 의미기 때문이다. - P25
길모토는 다른 몇몇 아시아 국가들의 출생 성비가 생물학적 상한선인 여아 100명당 남아 106명을 넘어섰음을 발견했다(100명당 105가 자연출생 성비지만 104~106은 용납 가능한 수치다.) 1980년대에 한국, 타이완, 싱가포르의 일부 지역이 출생 성비가 109를 넘겼다고⁵ 신고했고중국은 120이라고 보고했다(이후 중국은 121, 인도는 112로 두 국가 모두 수치가 상승했다).⁶ - P26
길모토는 자신이 "걷잡을 수 없는 인구학적 남성화"라고 부르는 현상을 인간이 만들어내고 있음을 인식했다. 이현상은 미래 세대에게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화였다.⁷ - P26
하지만 이런 불길한 생물학적 변화를 가장 중요하게 다루어야 할분야들에서 정작 이 문제가 빠져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세계의 성별 문제에 관한 보고서들은 여성의 상태에 관해서는 방대하고 상세하게 다루면서, 여성 구성원이 줄어들고 있다는 명백한 사실은 간과한 채 성비 불균형 문제를 완전히 생략했다. - P26
길모토에게 성비 불균형은 인구학자들이 과도기적 현상이라고 부르는 현상과 비슷하다. 즉 그것은 한국가가 발전하면서 거쳐야 하는 단계로, 그 현상이 영원히 지속되지않는다는 의미다. - P27
남성이 여성보다 많은 오늘날의 젊은 세대(XY세대라고 부르자)가소수일 뿐이라면 성비 불균형 문제는 쉽게 묵살할 수 있을 것이다. - P28
하지만 여성수의 감소는 세계적인 출생률 감소와 병행되었기 때문에 앞으로 수십년 동안 많은 개발도상국에서 이 세대는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할 세대일 것이다.¹⁴ - P29
발전이란 이런 모습이어서는 안 된다. 여성의 상황에 관해 연구하는 동안 사회과학자들은 국가가 부유해질수록 여성의 지위가 향상된다는 것을 늘 당연하게 여겼다. - P29
1990년, 노벨상을 수상한 경제학자 아마르티아 센이 <뉴욕 리뷰오브 북스》에 「1억 명이 넘는 여성이 사라지고 있다 More Than 100 MillionWomen Are Missing」라는 논문을 게재하면서 학자들의 생각이 바뀌기 시작했다. - P30
세명의 여성이 사라지고 있는 이유를 충분히 설명하지 않없지만, 불균형을 제작함으로써 충격을 주었다.*
* 이후의 역외 언론 보도들과 마찬가지로 센은 성비 차이를 여아 살해와 방지 뜻으로 돌렸고 성 감귤 낙태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 P30
길모토가 성비 불균형 문제로 관심을 돌렸을 무렵에는 센이 언급한 사라진 여성에 대한 연구가 유행했다. 하지만 이러한 연구의 유행과 뒤이은 언론 보도는 충격적인 여성 부족 문제 뒤에 숨겨진 원인을 조명하기보다 쟁점을 더욱 흐리는 결과를 불러왔다. - P31
물론 문화적·정치적 제약들도 중요하다. 하지만 이런 요인들은 성비 불균형이 왜 그렇게 많은 나라에서 동시에 발생했는지 설명하지 못했다. 이 문제에는 포괄적인 이론이 필요했다. - P32
길모토의 데이터는 처음에는 해답보다 의문을 더 많이 불러일으켰다. 자신이 만든 지도를 분석하려고 앉은 길모토는 일단 출생 성비가 편향된 아시아 국가들을 동아시아(중국, 타이완, 싱가포르, 베트남), 남아시아(인도, 파키스탄), 서아시아(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잔, 그루지야)라는 지역 단위로 나눌 수 있었다.²³ - P32
지난 50년 동안 아시아는 세계 역사상 어느 대륙보다 출생률이급속하게 감소했다. 1960년대 말 일반 아시아 여성들은 5.7명의 자녀를 낳았지만 2006년에는 2.3명으로 줄어들었다.²⁴ (중략). 하지만 두 자녀를 갖는다 해도 딸만임신할 확률이 24퍼센트다. - P33
(전략). 하지만 모든 신기술과 마찬가지로 성별 선택도 엘리트층의 전유물로만 남지 않는다. 여성들은 차를 마시면서 새로운 기술에 대해 속삭이고 이웃이 이웃을 따라 하며 중산층이 부유층을 모방한다. 그기술이 하급 계층까지 도달했을 때쯤이면 엘리트들은 이미 다음 단계의 기술을 받아들일 준비를 하고 있다. - P35
거리 아래쪽의 국립인구통계학연구소에서 일하는 길모토의 친구 프랑스 메즐레는 구소련 국가들의 출생 및 사망 통계를 분석한 결과 캅카스 지역에서 태어난 남아와 여아의 수에 놀랄 만한 차이가 있음을 발견했다. 메즐레는 처음에는 성별 선택이 이러한 차이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데 회의적이었다. - P37
메즐레의 연구 결과는 성별 선택이 종교적 • 민족적 유형화뿐 아니라 지역적 유형화도 뛰어넘음을 의미했다. 성별 선택은 아시아 중부, 남부, 동부에서 발생했다. - P38
인구통계학자들은 결혼 가능한 모든 사람이 결혼을 하는 가상의세계에서 남겨진 남성들을 ‘잉여 남성‘이라고 부른다. 이 사람들은독신으로 살아야 하는 운명이다. 과잉 인구인 것이다. 하지만 사실독신 생활에 수반되는 외로움은 아시아권 국가들이 지닌 문제 중 가장 작은 문제에 불과하다 - P39
성비 불균형이 발생한 세계 다른 지역의 XY 세대가 성장함에 따라 그렇게 막된 방법들은 더는 선택 사항이 아니게 될 것이다. 중국서부, 인도 동부, 베트남, 그루지야, 알바니아, 그리고 최근 성비 불균형이 나타났거나 곧 닥칠 것으로 보이는 다른 나라들은 여성을 수입할 수 없을 것이다. - P40
또한 2020년대의 아시아와 2030년대의 동유럽에서 고통을 겪을사람은 고독한 독신 남성만은 아닐 것이다. (중략). 역사적으로 남성의 수가 여성의 수보다 상당히 많은 사회는 살기 좋은 곳이 아니다. 이런 사회는 보통 불안정하고 때로는 폭력적이다. - P41
1장 인구통계학자들의 입장
1. Amartya Sen, "More Than 100 Million Women Are Missing", New York Review of Books, December 20, 1990, http://tinyurl.com/4zxe2s6.
(중략).
3. Christophe Z. Guilmoto, "Characteristics of Sex-Ratio Imbalance in India, and Future Scenarios" (paper presented at Fourth Asia Pacific Conference onReproductive and Sexual Health and Rights, 2007), 9, http://tinyurl.com/40kjqdu.
(중략).
6. India figure from "Field Listing: Sex Ratio", in CIA World Factbook 2010, http://tinyurl.com/576yck; China figure from Shuzhuo Li, "Imbalanced Sex Ratio at Birthand Comprehensive Intervention in China" (paper presented at the Fourth AsiaPacific Conference on Reproductive and Sexual Health and Rights, 2007).
7. Attané and Guilmoto, Watering, ix.
(중략).
13. Guilmoto, "Characteristics".
(중략).
23. Christophe Z. Guilmoto, The Sex Ratio Transition in Asia, Center for Population andDevelopment Working Papers Series (Paris: CEPED, 2009), 5.
24. "Asia‘s Declining Fertility", South Asia Research Institute for Policy andDevelopment, December 20, 2006, http://tinyurl.com/47pv4na, Also see Population andSocial Integration Section Fact Sheets, United Nations Economic and Social Commissionfor Asia and the Pacific (Bangkok: UNESCAP), http://tinyurl.com/4602e4z. - P3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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