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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이 현실 세계로 뻗어 나간다면 판타지와 사실주의
판타지의 관점에서 바라본 사실주의는 어떤 모습일까? 두 장르는 서로를 모르고 지냈던 친척처럼 놀라울 정도로 닮아있는지도 모른다. - P67
판타지가 혼란스러운 개념이라면, 사실주의는 대단히 모순된 개념이다. 반대가 현대주의라면 사실주의는 역사적 시대로 정의해야 할 것이다. - P68
순전한 진실에서 완벽한 날조까지를 하나의 스펙트럼으로 본다면 그 어떤 서브 장르의 소설도 스펙트럼의 극단에 자리하지 않는다. - P68
롤랑 바르트Roland Barthes의 유용한 표현 "현실 효과‘effet de réel" 는 사실주의의 본질에 숨은 비밀을 드러낸다. 우리는 결코 현실을 보는 것이 아니라 그저 현실의 효과를, 현실에 가까운 것을, 목적에 부합할 정도로 현실적인 것을 본다는 점이다. - P69
8장에서 보겠지만 아동 문학은 보호된 영역으로, 아동 캐릭터들은 사실 아이들이 아니라 성인의 추억과 소망에 담긴 순수함을 구현하는 존재다. 이영역이 지닌 피난처의 역할을 지키기 위해 예전부터 많은 주제가 배제됐다. - P69
장르는 서로 뒤섞인다.
(전략). 루이자 메이 올컷Louisa May Alcott의 《작은 아씨들》 같은 근본 텍스트는 마치네 가족 모두의 이야기와 신예 작가로 성장해 가는 조의 이야기를 함께 보여준다. 《피터 래빗》은 가족 스토리는 물론 동물 우화로도 읽을 수 있다. - P72
사실주의 소설과 판타지적인 소설을 평가할 때 가장 핵심적인 차이가 바로 공식이다. 공식은 판타지의 필수 요소로, 환상동화 같은 전통적인 형식에 그 뿌리를 둔다. 고대 및 현대 서사시인들의 연구를 통해 미국의 고전학자 밀먼 패리 Milman Parry와 비교문학자 앨버트 로드Albert Lord가 입증했듯, 구전이라는 형식이 스토리에 공식을 부여했다. - P73
장르는 해당 스토리가 무엇이고 이를 어떻게 읽어야하는지에 관한 작가와 독자 사이의 암묵적인 합의다. 교수이자 작가인 존 리이더John Rieder가 SF 소설을 두고 말했듯, 장르는 "텍스트의 집합이 아니라 텍스트를 사용해 텍스트 간의 관계를 이끌어내는 방식이다. [2010, p.197] - P74
장르는 또한 메커니즘이 가능해지게 한다. 작가들에게어떤 경험은 그것이 읽을 가치가 있다는 확신을 주고, 그것을 어떤 체계로 잡아나갈 것인지 일정한 방식을 활용하도록 한다. - P74
성공한 작가들은 모두 유사하게도 자신의 형식에 당위를 부여하는 동시에 자신이 물려받은 장르를 새롭게 재탄생시켰다. (중략). 역사가이자 문학 비평가인 헤이든 화이트Hayden White가 내러티브 역사가 그 자체로 하나의 장르라고 말했던 것처럼 [p.83]자서전마저도 장르가 된다. - P75
사실적인 척하는 우월감
사실주의 소설이 전적으로 표상적이고 전통에서 자유롭다는 주장은 특이한 비평으로 이어지는데, 가족 스토리 형식이 특히나 흥미로운 사례가 된다. 캐럴 린치 브라운Carol Lynch Brown과 칼 M. 톰린슨Carl M. Tomlinson의 《아동 문학의 본질 Essentials of ChildrensLiterature》 (1993)에서는 가족 스토리와 사실주의를 동일시하며 현실성이 부족한 가족 스토리를 지적한다. 이들은 루이즈 피츠휴 - P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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