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 이 습관은 연구자로 살아가는 동안 계속유지해야 하는데, 최신 논문을 습관적으로 매일 들여다 봐야한다. 만약 이것이 힘들다면 과학자라는 직업이 내 적성에 맞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아야 한다.  - P82

연구논문 읽기

연구논문의 구성


연구논문 읽는 요령을 알아보기 전에 먼저 연구논문의 본질을 생각해 보자. 모든 연구논문은 그동안 해당 분야에서 연구되어 온 지식에 무엇인가를 하나 더 얹는 작업이다. - P82

 단순한 가설 제시에서 끝나는 논문,³⁶ 혹은 특정 가설을 설정하여 수행한 연구가 아닌 현상관찰 위주로 기술한 논문³⁷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논문의 세부적 구성이 어떠하든 대개의 연구논문은 1) 현재까지 해당연구 분야에서 알려진 것(서론), 2) 논문에서 새롭게 말하고 있는 것(결과), 3) 그 내용이 해당 분야에서 가지는 의미(고찰)라는 세 가지 구성요소를 가진다(표 2-1).


36 DNA 이중나선 구조를 ‘규명‘한 것으로 알려진 왓슨(James Watson)과 크릭(F. H. C.Crick)의 유명한 1953년 논문은 DNA 이중나선의 모델을 제시한 것에 지나지 않으므로 일종의 ‘가설 제시‘만 있는 논문이라고 할 수 있다(이를 입증하는 실험적 증거는 같이 출판된 두 편의 다른 논문에서 제시된다.

37 2001년 인간 게놈 프로젝트(Human Genome Project)를 통해 인간 게놈 초안을 발표한 논문이 좋은 예다. - P83

그렇다면 초보 연구자들이 연구논문을 잘 읽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많은 초보자가 직면하는 문제는 ‘현재 알려진것‘에 대한 배경지식이 없다는 것이다! 논문은 기본적으로 학계에서 계속 연구를 하거나 연구 동향을 잘 이해하는 사람을 독자로 상정한다.  - P84

논문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기초 지식이 어느 정도 확립되었다면 이 논문에서 주장하려는 ‘새로운 이야기‘가 무엇인지를 찾아야 한다. 가장 먼저 살펴볼 곳은 논문의 제목인데, 제목은 해당 논문에서 새롭게 발견한 것이 무엇인지를 한 문장으로 표현한 문장이다.  - P85

결과는 비판적으로 읽자

이제 연구논문의 몸통이라 할 수 있는 ‘결과‘를 어떻게 읽는지 알아보자. 연구논문을 많이 읽어 보지 않은 연구 초년생들은 저자가 기술한 ‘결과‘ 부분의 문장(그것도 제목 위주로)을 읽고 ‘아, 그렇겠군‘ 하고 넘어가는 실수를 흔히 범한다. 그러나 이런 논문 읽기 방식은 매우 잘못된 것이다. - P86

방금 나온 연구논문은 저자의잠정적 주장을 담은 것이며, 이를 읽을 때는 매의 눈으로 비판적 시선을 가지고 읽어야 한다.³⁷


38 ‘비판적으로(critically)‘ 읽는 것을 해당 논문에 대한 무조건적 불신으로 착각하지 말자. - P-1

많은 연구실에서는 타인의 연구논문을 읽고 토론하는
‘저널 클럽(journal club)‘이라고 불리는 문헌 세미나를 열고 있다. 초보 연구자라면 반드시 참석하여 자신보다 연구 경험이 많은 사람들이 어떤 식으로 논문의 데이터를 이해하는지 잘 살펴보자. - P87

연구 방법론을 주목하자

(전략).
많은 연구자들이 ‘연구 방법‘ 부분을 그대로 따라하면 연구를 재현할 수 있는 연구 매뉴얼이라고 오해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연구 방법‘은 논문이 다루는 학문 분야에 지식이 있는 사람이, 논문의 연구가 얼마나 성실하게 수행되었는지 판단할 때 근거가 되는 참고 자료일 뿐이다. - P88

한 가지 염두에 둘 것은, 많은 사람이 읽는 유명 저널에수록되는 상당수의 연구논문이 지면의 제약 때문에 연구 방법론 부분이 축약된 상태로 실린다는 점이다. 보다 자세한 연구 방법론은 보통 ‘보조 자료(supplementary information)‘ 형태로 별도로 인터넷상에 공개되므로, 이러한 저널을 읽을 때는 반드시 보조 자료까지 읽자! - P89

마무리 : 세 줄 요약

결과와 저자의 고찰까지 다 읽었다면 직접 ‘세 줄 요약‘을해 보자. 저자가 말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새로운 발견은무엇인가? 더 중요하게는 이 논문을 통해 내가 하는 일에 어떤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나? - P90

 이 논문의 결론은 타당한가? 결론이 타당하다면, 이 연구가 남긴 과제는 무엇인가? 어떤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한가?⁴¹ 자신이 읽고 세미나에서 발표한 논문이라면 글로 정리해 보자. 적은 내용을 블로그나 소셜네트워크(SNS)등에 공개하는 것도 괜찮다.

41 물론 최신 논문의 ‘고찰‘ 부분에 제시된 ‘앞으로 해야 할 일‘을 섣불리 자기 연구과제로잡는 것은 위험하다. 저자가 그렇게 쓴 것은 이미 논문이 출판되기 이전부터 그 과제를진행하고 있기 때문일 수도 있다. - P90

자기 연구를 시작할 때 생각해 볼 것들

무엇을 연구할 것인가?

(전략). 이 과정에서 가장 어려운 일은 세상에 아직 알려지지 않은 문제는 무엇이며 이것을아는 것이 얼마나 가치 있는가를 판단하는 것이다. 그 다음으로 어려운 일은 이러한 문제들 중 제한된 시간과 노력, 현재의기술로 풀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판단하는 것이다.  - P91

그러나 석사과정 연구를 시작하는 사람에게 지도교수가 적절한 난이도의 문제를 제시하는 것이 일반적이다.⁴² ‘초보 연구자‘에게 적절한 연구주제는 너무 어렵지 않아서 연구의지를 꺾지 않으면서도 너무 쉬워서 흥미를 잃지 않을 수준의 문제다.


42 물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는데, 학생이 엄청난 자질을 가진 사람이라서 스스로 문제를 발견하는 아주 드문 경우거나, 교수가 학생에게 그다지 신경 쓰지 않는 경우다. - P92

과학적 방법론의 한계

(전략).
 실험이 예상대로 되지 않는 이유는 연구 방법론에익숙하지 않아서라는 생각에, 노력을 통해 실험과 데이터 분석에 능숙해졌지만 여전히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 이상한 점은 양성 대조군(positive control)⁴³ 결과는 정상으로 나온다는 것이다.

43실험이 제대로 되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수행하는 대조군. - P93

이 과정을 몇 번 반복하면 큰 꿈을 품고 과학연구를 시작한초보 연구자는 좌절하거나 때로는 말도 안되는 연구 주제를 안겨 줬다며 지도 교수를 원망할지도 모른다. (중략).
그러나 놀랍게도 지금까지 대부분의 과학연구는 이렇게 가설 설정과 실패를 거듭하며 수행되어 왔다. - P94

역설적으로 들리겠지만, 이 복잡한 자연에 예측 불가능한 미지의 세계가 남아 있다는 것은 우리 과학자들에게는 다행스런 일이다. 과학연구가 빠르고 쉽게 이루어진다면 과학자가 발견할 새로운 사실은 그리 많이 남아 있지 않을 것이다(실제로 급격히 발전한 분야 중에 더 이상의 새로운 발견이 없어서 쇠퇴하는 분야도 많다). - P95

초보 연구자는 과학연구의 지난함을 일찍부터 받아들이는 편이 좋다. - P96

이렇듯 미지의 세계에서 아무도 모르는 세상의 비밀(비록많은 사람이 신경 쓰지 않는 사소한 문제라 하더라도)을 알아내는 과정은 결코 쉽지 않다. 여기서 학부 시절까지 배운 교과와 과학연구의 근본적인 차이가 시작된다. - P96

기본적인 연구 방법론의 습득

나는 석사 과정은 과학연구가 실제로 이루어지는 방법에 익숙해지는 것에 집중하는 기간이라고 생각한다. 일반적인 석사과정 기간 2년은 연구자로 완성되기에는 짧은 시간이지만연구자가 반드시 갖춰야 할 연구 방법론에 익숙해지기엔 충분한 시간이다.  - P97

연구는 남이 현재까지 발견하지 못한 것을 찾는 일이다

연구 방법은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함께 발전한다. 이는현재 활발하게 사용되는 연구 방법도 조사할 수 있는 범위와 정확성에 한계가 있으며 한계에 다다랐을 때는 새로운 발견이 거의 불가능함을 의미한다.  - P98

매뉴얼에 기술된 것만으로 표현되지 않는 무엇인가가 있다

논문과 실험 노트에 자세히 기록된 프로토콜을 그대로따라한다고 해도 항상 같은 결과가 재현되지는 않는다. 이 때 이상하게도 실험 경험이 많은 연구자의 성공률이 더 높은데 때문에 초보 연구자는 큰 좌절을 느끼기 마련이다. - P98

헝가리 철학자 마이클 폴라니(Micheal Polanyi)는 이렇게직접 기술하기 어려운 지식을 암묵지(tacit knowledge)라는 용어로 표현했는데, 암묵지란 지식의 한 종류로서 문서나 언어의 형식으로 표현될 수 없는, 경험과 학습으로 몸에 쌓인 지식을 말한다. 반면 문서 등의 형태로 구체적으로 표현된 지식을 형식지 (explicit knowledge)라고 한다. - P99

석사 과정과 같이 연구를 시작할 때 연구의 기본적인 테크닉을 배우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가장 좋은 것은 연구 테크닉을 고수에게 직접 전수받은 다음 부단히 노력하는 것이다. 더 중요한 것은 ‘암묵지‘ 형태로 된 지식을 가급적 형식지‘ 형태의 지식으로 변환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다. - P100

석사과정에서 연구 방법론이 중요한 또다른 이유는, 석사과정을 마치고 취업을 할 때 어떤 연구 방법론에 익숙한가에 따라 취업을 할 범위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중략). 그대 석사생이여, 실험이 그대를 속이더라도 연구 기술연마에 결코 소홀하지 말지어다! - P101

교수와의 관계: 사회생활의 첫걸음

석사과정 대학원생에게 가장 현실적으로 느껴지는 어려움은 지도교수와의 관계일 것이다. - P101

거듭 말하지만 세상에는 매우 다양한 지도교수가 있다

그리고 대학원생도 모두 다른 상황에 처해 있다. 따라서모두에게 잘 맞는 이상적인 지도교수는 존재하지 않는다. 결국 대학원생은 가능한 범위 내에서 자기 상황에 가장 적절한 지도교수를 찾아야 한다. - P102

 어느 정도 생활해 본 다음 아무리 생각해도 연구실 생활이 불행하다고 느껴진다면, 그 연구실에 오래 있지 않는 것이 좋다. - P102

한국적 사제관계에 스스로 너무 얽매이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본다

때로 한국 과학 발전을 저해하는 근본적 문제 중 하나가권위에 너무 얽매이는 풍토가 아닌가 싶다. 과학은 미지의 영역을 탐색하는 과정이고, 그 과정에서 한 사람의 주장만이 옳다는 확신은 성립할 수 없다. - P103

해결하기 힘든 심각한 문제가 있다면

사회의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대학원에서도 부조리와 불합리한 현상은 있기 마련이다. 사법처리의 대상이 될 만한 상황의 피해자가 되지 말라는 법도 없다.  - P104

이러한 상황에서 대학원생은 어디서 도움을 찾아야 할까? 상황에 따라서 다르지만 각 대학교에 존재하는 대학원총학생회, 최근에 국내에도 등장한 대학원생 노조 등의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 P104

이런 경우에 문제를 크게 만들면 필연적으로 개인에게피해가 가니 가급적이면 문제를 ‘좋게‘ 해결하자는 이야기가들려올 것이다. 그러나 문제를 ‘좋게‘ 해결하고 유야무야 넘어간다면 좋을 사람은 문제를 일으킨 사람밖에 없으며, 분명 나중에 비슷한 일이 재현될 것이다. - P105

연구실 생활에 불만이 있다면 직접 건의하자


(전략). 그런데 한국의 연구실 문화에서 상당수의 불만사항이 책임자인 지도교수에게 전해지지 않고 불만으로만 증폭되는 경우가 많다.⁴⁵ - P106

동료들과의 관계

(전략). 설령 공동연구를 하지 않더라도, 과학연구가 논문이나 학회 발표 등의 형식으로 세상에 공개되는 과정에서 많은 연구자들의 생각과 아이디어가 공유되고 이것이 합쳐져 난관을 돌파할 열쇠를 만들어 낸다. 이러한상황에서 같은 연구실의 동료는 가장 먼저 자신의 연구를 상의할 수 있는 상대가 되어야 한다.
그러나 이것은 이상적인 이야기이고, 현실의 연구실, 특히 한국의 대학원 연구실에서 이러한 분위기가 잘 마련되어있는지는 확신하기 힘들다. - P107

사실 과학연구 자체가 마음대로 잘 풀리지 않는, 상당히스트레스가 많은 일이다. 구성원들끼리 서로 양보하고 협력하는 가운데서도 성공하기 힘든 것이 과학연구다. 그런데 연구실 내 인간관계에서 오는 갈등까지 겹친다면 결코 제대로된 연구가 나오기 어렵다고 볼 수 있다. ㅣ - P108

석사과정에서 얻을 수 있는 것

(전략). 오히려 석사과정에서 얻을수 있는 가장 중요한 수확은 과학연구가 자신의 적성에 맞는지 여부를 직접 체험해 보는 것이다. 자기 인생의 목표가 적절한 직장에 취업하는 것이라면 석사과정 후 취업을 적극적으로 고려하자 - P109

어쩌면 석사과정에 진학하기로 마음먹은 결정보다 박사과정 진학에 대한 결정이 개인의 인생에 더 큰영향을 미칠지도 모른다. 다음 장으로 넘어가기 전에 일단 심호흡부터 하고 잘 생각해 보기 바란다. - P110

CHAPTER 03

본격적으로 과학자가 되는 길: 박사과정 1

(중략).

왜 박사과정에 진학하려 하는가?
대학원에 진학하는 이유는 여러가지다. 학부 시절의 학과 공부가 미흡해서 좀 더 고급 공부를 해 보겠다는 막연한 생각이나 대학원을 졸업하면 좀 더 나은 직장과 기회가 주어질 것이라는 불확실한 믿음으로 대학원에 진학한 사람도 없지 않을 것이다. - P112

다. 연구에 대한 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박사과정에 진학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여기서 먼저 생각해 볼것이 있다.

1. 내 인생의 목표는 무엇인가?
2. 목표를 달성하는 데 대학원 박사과정 진학이 큰 보탬이 되는가?

인생 목표도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석사과정 연구로는성에 차지 않는다는 이유로 박사과정에 진학하는 것은 그리 현명한 선택은 아니다. - P113

타임머신을 타고 미래로 가보지않는 이상 완벽하게 알 수는 없겠지만, 자신의 전공 분야 박사학위를 취득한 사람들이 대체로 어떤 길을 가고 있는지 알아보면 대략적인 답을 얻을 수 있다. - P114

현실적 전망(1): 수요

먼저 알아봐야 할 것은 산업계에서 내 전공의 박사 학위소지자에 대한 수요가 얼마나 되는지이다. - P114

 그러나 대략적으로 따져 본다면, 각 국가 주력 산업일수록 상대적으로 연구개발(R&D)을 많이 하고 박사급 연구원 수요가 많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 P115

현실적 전망(2): 공급

또 고려해야 할 것은 박사급 인력의 수요뿐 아니라 공급상황이다. 국내 이공계 분야별 대학원생의 수가 산업계의 규모와 반드시 비례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림 3-2에 나와 있는 한국연구재단에서 지원하는 박사과정 장학 프로그램인 ‘글로벌 박사 펠로우십‘의 전공별 분류를 살펴보자. - P116

물론 위 예시는 한국의 경우이고, 다른 국가에서는 상황이 다를 수도 있다. 가령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한국에서는 그다지 규모가 크지 않은 제약 산업이 크게 발전했고, 이에 따른 고용 기회도 크다. - P117

 박사과정 진학 여부는 당신의 삶을 통틀어 중 가장 큰 영향을 주게 될 결정임을 명심하길 바란다. - P118

석사과정과 박사과정의 차이

(전략).
석사과정생은 해당 분야의 전문 지식을 갖춘 사람이라고말할 수 있지만, 박사과정생은 해당 분야에서 아무도 모르는지식이 묻힌 ‘막장‘에서 지식을 채굴하는 지식의 광부라고 말할 수 있다. - P118

(생략).⁵¹

51 연구 부정과 같은 이례적인 일로 특정 분야 연구가 침체되는 경우도 있다. - P120

 이렇게 세상에서 볼 수 없었던 무엇인가를 처음 채굴한 당사자가 되는 일에 희열을 느낀다면, 당신은 박사과정을 선택해도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 P120

어떤 연구실에서 박사과정을 할 것인가?

수차례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박사과정에 기어이 들어가기로 마음먹었다면, 이제 어디서 박사과정을 할 것인가‘를 생각할 차례다. 사람은 한번 환경에 적응하면 변화를 꺼리는 경향이있기 때문에 정 고민하기 싫다면 자신이 석사과정을 밟은 연구실에서 곧바로 박사과정을 이어가면 된다. - P121

그러나 같은 연구실에서 석·박사과정을 보낸 사람의 경험 총량은 석사와 박사를 별도의 연구실에서 한 경우에 비해적을 가능성이 높다. - P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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