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도실 사람들은 피터 키팅을 좋아했다. 키팅은 그들에게 마치 거기 오랫동안 근무했던 것 같은 느낌을 주었다. 그는 어느 집단에 들어가든 자연스럽게 적응하는 법을 알았다. 부드럽고 밝은 태도로 마치 스펀지가 물을 빨아들이듯 그곳 분위기에 쉽게 젖어들었다. - P112
"피터, 나갈 때 이걸 제퍼스 양에게 주게. 내 스크랩북에 정리해두라고 해." 키팅은 계단을 내려가면서 잡지를 공중으로 높이 던졌다가멋지게 받으며 입술을 오므리고 소리 없는 휘파람을 불었다. - P113
"잠깐." 키팅이 그에게 가까이 몸을 기울이며 말했다. "잠깐! 다른 방법이 있어. 내가 대신 마무리해줄게." "응?" "내가 야근을 하겠다고. 내가 대신 해주겠다고 걱정 마. 아무도 모를 테니까." - P114
"오, 이런, 피터!" 데이비스가 혹해서 한숨지었다. "하지만 그랬다가 들통 나면 난 해고야. 자넨 아직 신입이라 이런 일을 못해." "아무도 모를거라니까." "피터, 난 쫓겨나면 안 돼. 안 된다고, 곧 일레인과 결혼할텐데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 "아무 일 없을 거야." - P115
9시 30분에 그는 작업을 끝내 데이비스의 탁자에 똑바로올려놓고 사무실을 나섰다. (중략). 오늘 밤 그는 누군가와 함께 있고 싶었다. 하지만 아무도 없었다. - P115
키팅은 일 년 전 보스턴에서 캐서린을 만났다. 캐서린은 홀어머니와 함께 그곳에서 살고 있었다. 첫 만남에서 캐서린은 못생기고 따분한 여자라는 인상을 주었다. - P116
캐서린의 어머니는 작달막하고 온화한 여인으로 교사로 재직하다가 작년 겨울에 세상을 떠났다. 그래서 캐서린은 뉴욕에 있는 삼촌 집에서 살게 되었다. 키팅은 캐서린이 보내온 편지에 즉시 답장을 보내주기도 하고, 몇 달씩 침묵을 지키기도했다. - P117
키팅은 캐서린을 향해 달려가며 그녀에게 간다고 미리 연락할 걸 그랬다는 생각은 하지도 않았다. - P118
"모자 이리 줘요. 그 의자 조심하고, 그리 튼튼하지 못하거든요. 거실에 더 좋은 의자들이 있어요. 들어와요." 캐서린이말했다. 거실은 수수하면서도 어딘지 모르게 기품이 있고 놀라울만큼 세련된 취향으로 꾸며져 있었다. - P119
"당신은 별로 안 변했네요. 좀 마른 것 같지만 그게 더 잘어울려요. 피터, 당신은 쉰 살이 되면 정말 매력적일 거예요." 캐서린이 말했다. "그건 칭찬이 아닌 것 같은데. 암시적으로." "왜요? 오, 내가 지금의 당신은 매력적이지 않다고 생각한다는 거예요? 오, 당신은 매력적이에요." "내 앞에서 대놓고 그렇게 말하면 안 되지." - P120
"늘 아무 문제도 없었고 사실 그게 제일 이상하지. ·아무튼, 그동안 있었던 일을 너한테 얘기해주고 싶어. 중요한 거니까." "피터, 나 정말 듣고 싶어요." "알다시피 난 프랭컨 앤드 헤이어에서 일하는데……. 참, 넌 그게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조차 모르지!" - P123
"그런 내가 경멸스럽지 않아?" "아뇨. 당신이 원했던 거잖아요." "그래, 내가 원했던 거지. 사실 그리 나쁘지도 않아. 뉴욕최고의 굉장한 회사니까. 나는 일을 잘 해내고 있고 프랭컨도날 무척 마음에 들어 하고 있어. 난 선두로 나아가고 있어. 결국에는 거기서 내가 원하는 자리에 오를 수 있을 거야. 사실 오늘만 해도 어떤 친구 일을 대신 해줬는데 그는 자신이곧 쓸모없는 존재가 되리란 것도 모르고・・・・・・. 케이티 ! 내가 무슨 얘기를 하고 있는 거지?" - P125
"삼촌 직업이 뭔데?" "오, 아주 많은 일들을 해요. 너무 많아서 나도 다는 몰라요. 그 중 한 가지가 예술사를 가르치는 거예요. 삼촌은 교수라고 할 수 있어요." - P126
"일단 만나보면 알아요. 오, 삼촌도 당신을 만나고 싶다고하세요. 내가 당신 얘기를 했거든요. 삼촌은 당신을 T자(T-square: 건축 설계 때 쓰는 T 모양의 긴 자-옮긴이) 로미오‘ 라고불러요." "오, 그래? 그렇단 말이지?" - P128
"우리 삼촌요." "그래, 삼촌 이름이 뭐라고?" 키팅이 약간 허스키한 목소리로 물었다. "엘즈워스 투히요. 왜요?" 키팅은 손에 힘이 쭉 빠졌다. 그는 캐서린을 빤히 보았다. - P128
"그를 만나고 싶지 않아. 널 통해서는・・・・・・・ 케이티, 넌 나라는 인간을 몰라. 난 사람들을 이용해먹는 인간이야. 난 너까지 이용하긴 싫어. 절대로. 그렇게 하지 마. 너만은." "날 어떻게 이용해요? 무슨 일인데요? 왜 그래요?" "난 엘즈워스 투히를 만나기 위해서라면 무슨 짓이든 할 수있다는 거야." 키팅이 거칠게 웃었다. "삼촌이 건축에 대해 좀안다고? 이 바보! 그는 건축계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이야. 아직은 아닐지도 모르지만 조만간 그렇게 될 거야. (후략)." - P129
"그렇게 하기 싫으니까! 내 일, 내 직업, 나의 출세 방식은추하고 혐오스러우니까! 너에겐 그 더러운 때를 묻히고 싶지 않으니까! 내가 진정으로 가진 건 너뿐이야. 케이티, 넌 개입하지 마!" "무엇에 개입하지 말라는 거예요?" "나도 몰라!" 캐서린은 그의 품에 안긴 채 일어서서 그의 머리칼을 어루만졌다. - P130
"오늘 일 끝나면 내 방으로 와." 헨리 캐머런이 말했다. "예." 로크가 대답했다. 캐머런은 홱 돌아서서 제도실을 나갔다. 그게 한 달 동안그가 로크에게 건넨 가장 긴 말이었다. - P131
"심상치가 않아요." 젊은 제도사 루미스가 늙은 동료 심슨에게 속마음을 털어놓았다. "노인네가 저 친구를 마음에 안 들어 하는 것 같아요. 하긴 그럴 만도 하죠. 저 친구, 오래 못가겠어요." 심슨은 늙고 무력했다. 그는 캐머런이 세 층짜리 사무실을 갖고 있을 때부터 버텨온 인물로 도무지 건축을 이해할 줄 몰랐다. - P132
로크가 이 셋방을 선택한 것은 주당 2달러 50센트에꼭대기 층 전체를 차지한 큰 방을 얻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원래 창고로 썼던 이 방에는 천장이 없고 드러난 지붕 들보들사이로 물이 샜다. 하지만 두 벽에 창들이 줄지어 길게 나 있었다. - P132
"자넨 해고야." 캐머런이 말했다. 로크는 긴 방 중간쯤에서 한쪽 다리에 체중을 싣고 두 팔은아래로 늘어뜨리고 한쪽 어깨를 올린 채 서 있었다. "제가요?" 그가 움직이지 않고 조용히 물었다. - P133
"자네는 너무 아까운 사람이야. 자네가 원하는 길을 가기에는 너무 아깝다고. 로크, 소용없는 짓이네. 빨리 포기하는 게좋아." (중략). "어차피 이루지도 못할 이상을 위해 자네의 재능을 낭비하는 건 쓸모없는 짓이네. 사람들은 자네가 그 이상을 이루는 걸 절대 허용하지 않을 걸세. (중략). 로크, 자네 재능을 팔게. 지금 당장 좀 늦긴 했지만 자넨 충분한 재능이 있어. 자네가 가진 재능이면 다른 데서 좋은 조건으로 데려갈 걸세. 그 재능을 그 사람들의 방식으로 사용한다면 말일세. (후략)." - P134
"이보게, 자넨 절대 날 찾아와선 안 되는 거였어. 내가 자넬여기 붙잡아두는 건 죄악이야. 누군가 자네에게 여길 떠나라고 경고해야만 해. 난 자네에게 전혀 도움이 안 될 거야. 자네의 이상을 꺾지 않을 거야. 자네에게 상식을 가르쳐주지 않을거야. 오히려 자네 등을 떠밀 거야. 자네가 지금 가고 있는 길로 더 몰아붙일 거라고. 난 자네가 지금의 모습 그대로 남아모르겠어? 한있도록, 아니 더 심각해지도록 만들 거야. ……………(후략)." - P135
"로크, 노력해보게. 한 번만이라도 이성적으로 행동해봐. (중략). 그들은 오찬 연설에서는 나를 비웃을지 몰라도나한테서 훔칠 건 다 훔치고 있고 내가 사람 보는 눈이 있다는것도 알고 있어. 가이 프랭컨에게 소개장을 써주겠네. (중략). 처음엔 마음에 안 들겠지만 차차 적응이 될 거야. 그리고 세월이 지나면 내가 그리로 보내준 걸 고마워하게 될 걸세." - P136
"(전략). 자넨 자신의 일을 사랑해, 맙소사, 일을 사랑한다고! 그건 저주야. 모든 사람이 볼수 있는 이마에 찍힌 낙인이란 말일세. (후략)." - P136
로크는 벌떡 일어나 책상 위로 떨어지는 빛의 가두리를 등지고 섰다. "만일 제가 말년에 지금의 선생님처럼 된다면 전과분한 영광으로 생각할 겁니다." "앉아!" 캐머런이 호통을 쳤다. "난 시위는 싫어하니까!" 로크는 자신이 서 있는 걸 보고 놀라며 말했다. "죄송합니다. 제가 일어선 줄 몰랐습니다." - P137
"그래!하고 싶지 않아! 하지만 해야겠어. 자네가 들어야 하니까. 자네 앞날이 어떨지 알아야 하니까. 자넨 자신의 손을 보며 박살을 내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될 거야. 자네가 기회만 주었다면 그 손이 해낼 수 있었던 일들이 많았는데 이제 그런기회는 다 물 건너간 것에 대해 그 손이 비웃는 것 같아서 말이야, (후략)." - P138
"그걸로는 부족한가?" 캐머런이 물었다. "좋아. 어느 날 자넨 정말이지 멋진 설계도를 그려내게 될 거야. 그 앞에서 무릎이라도 꿇고 싶을 정도로, 자신이 그런 설계도를 그려냈다는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근사한 설계도, 자넨 분명 그걸 해낼 거야. (후략)." - P140
"(전략). 누구든 그 설계도를 보자마자 돈을 대겠다고 달려들것이라고 굳게 믿고서 말이야. (중략). 건축주가 자네의 진심을 알면 그 건물을 짓게 해줄 것이기에 배를 갈라 속을 보여주고 싶은 간절한 마음까지 들 거야. 하지만건축주는 이렇게 대답할 거야. 정말 유감이지만 방금 가이프랭컨에게 건축을 맡겼다고. (후략)." - P140
"집으로 돌아가게. 요새 일을 너무 많이 했어. 힘든 하루가기다리고 있고." 캐머런은 시골 저택 설계도를 가리키며 말을 이었다. "실력 좀 보려고 시킨 건데 아주 훌륭해. 하지만 당장 공사를 시작할 수 있을 정도로 훌륭하진 못해. 다시 그려야해. 내일 내 의견을 말해주지." - P141
5
키팅은 프랭컨 앤드 헤이어에 몸담은 지 일 년 만에 가이프랭컨의 황태자라는 쑥덕거림을 듣게 되었다. 그는 일개 제도사에 불과했지만 프랭컨의 절대적인 총애를 받았다. - P142
키팅은 제도실에서는 팀 데이비스에게 집중했다. 도면 작업은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껍데기에 불과했고 그의 건축가경력의 첫 단계를 이루는 알맹이는 팀 데이비스였다. - P143
데이비스는 자신의 일을 거의 전부 키팅에게 맡겼다. 처음에는 밤일만 은밀히 맡기다가 나중에는 낮일까지 공공연히맡겼다. 물론 데이비스는 그런 사실이 알려지는 걸 원치 않았다. - P143
처음에는 데이비스가 일을 맡아 와서 키팅에게 지시 사항을 전달했으나, 나중에는 제도실장이 데이비스의 일을 아예 키팅에게 직접 가져왔다. - P143
데이비스는 그해 봄에 일레인과 결혼한 후 지각이 잦아졌다. 그는 키팅에게 이렇게 속삭였다. "피터, 자네 노인네랑 친하니까 가끔 내 말 좀 잘해줘, 응? 그래야 내가 실수를 좀 해도 눈감아줄 거 아냐. 젠장, 지금 같은 때 일이나 하고 있어야 하다니, 정말 싫다!" - P144
(후략). 그 후로 키팅은 데이비스 생각이 날 때마다 훈훈한 쾌감을느꼈다. 그는 한 인간의 인생행로에 영향을 미쳤다. 한 길에서다른 길로 억지로 밀어냈다. 이제 그에게 팀 데이비스는 그저한 인간, 하나의 살아 있는 육체와 정신, 하나의 의식적인 정신에 지나지 않았다. - P145
키팅은 어머니에게 의무적으로 매주 한통씩 편지를 썼는데 그의 편지는 짤막하고 공손했다. 반면 키팅 부인이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는 길고 자세하며 조언이 가득해서 아들이 끝까지 읽는 경우가 드물었다. - P146
"던롭 부인과의 점심식사 자리는 못 마련했지만 모레 모슨전시회에 함께 가기로 했어요. 이제 어쩌죠?" 키팅이 말했다. 그는 바닥에 다리를 쭉 뻗고 앉아 소파 가장자리에 머리를얹고 있었다. 맨발이었고 가이 프랭컨의 헐렁한 연두색 파자마를 걸치고 있었다. - P147
스텐겔은 사귀기가 불가능한 인물이었다. 지난 2년간 키팅은 그와 친해지려고 무던히 애를 썼지만 번번이 그의 얼음 같은 안경에 부딪혀 좌절했다. 키팅에 대한 스텐겔의 평은 제도실내에서 쑥덕거림으로만 돌았고, 스텐겔의 말을 인용할 때를 제외하고는 그런 사실을 감히 입에 올리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오로지 스텐겔만 그걸 당당히 말했다. - P149
스텐젤이 프랭컨 앤드 헤이어를 떠나 자기 사무실을 열고처음으로 따낸 일이 던롭의 집임을 알게 된 가이 프랭컨은 책상에 자를 집어던지며 소리를 질러댔다. "개자식! 망할 놈! 은혜도 모르는 놈." "뭘 바라셨어요?" 키팅이 프랭컨의 책상 앞에 놓인 낮은 안락의자에 널브러져 앉아서 말했다. "그게 인생이죠." - P153
"클로드 스텐겔요. 부인께선 그 이름을 들어보신 적이 없겠지만 누군가 그를 발굴할 용기를 낸다면 들으시게 될 겁니다. 사실 일은 그가 다 하죠. 무대 뒤의 진짜 천재라고나 할까요. 하지만 서명은 프랭컨이 하고 공도 그가 다 챙기죠. 어디서든 그런 식입니다." "하지만 왜 스텐젤 씨는 그걸 참고만 있는 거죠?" - P152
"그가 뭘 어쩌겠습니까? 아무도 그에게 기회를 주지 않는데 세상 사람들이 어떤지 아십니까? 다져진 길로만 다니려고하죠. 같은 물건이라도 상표 하나만 보고 세 배는 비싼 값을치르죠. 용기, 던롭 부인, 그들은 용기가 없기 때문입니다. (전략)." - P152
"당신은 정말이지 무척이나, 보기 드물 정도로 친절한 사람이에요. 당신이 나와 스텐겔 씨의 만남을 주선해줘도 회사에서 곤란한 입장이 되지 않는 게 확실한가요? 너무 무리한 부탁이라 입을 떼기도 어려웠는데 화도 안 내고 선뜻 응해줘서정말 고마워요. 당신은 이기심이라곤 없는 사람이에요. 당신의 입장에선 그 누구도 할 수 없는 일이에요." - P153
스텐겔이 프랭컨 앤드 헤이어를 떠나 자기 사무실을 열고처음으로 따낸 일이 던롭의 집임을 알게 된 가이 프랭컨은 책상에 자를 집어던지며 소리를 질러댔다. "개자식! 망할 놈! 은혜도 모르는 놈." "뭘 바라셨어요?" 키팅이 프랭컨의 책상 앞에 놓인 낮은 안락의자에 널브러져 앉아서 말했다. "그게 인생이죠." - P153
프랭컨은 조용하고 비싼 레스토랑에서 조촐한 축하연을 열어주며 계속 같은 말을 되풀이했다. "앞으로 몇 년 안에, 몇년 안에 결실이 있을 거야, 피터. 다 자넨 착한 청년이고 난 자네가 좋아. 자넬 확실하게 밀어줄 거야. 이미 밀어주고 있지 않나? 자넨 성공할 거야, 피터. ...... 몇 년안에......." 키팅은 냉담하게 대꾸했다. "가이, 넥타이가 비뚤어졌어요. 그리고 조끼에 브랜디를 다 흘리고 있잖아요……………." - P154
. 하지만 키팅은 집이 땅 위에 우뚝 서는 모습이 아니라 땅 아래로 꺼지는 모습만 떠올랐다. 그것이 땅속 구덩이로, 자신의 마음속 구덩이로, 쓸데없이 데이비스와 스텐겔만 달그락거리고 있는 빈 공간으로 보였다. - P155
키팅은 작업이 끝나자 불안한 눈빛으로 도면들을 바라보았다. 이건 세상에서 가장 멋진 집이라는 평을 받을까, 아니면그 반대일까? 그 두 가지 평이 다 맞는 듯했다. 그는 확신이 없었다. 확신을 얻어야 했다. - P156
그날 밤 로크의 집으로 찾아간 키팅은 첫 작품의 평면도들과 입면도를, 투시도를 펼쳐놓았다. 로크는 양팔을 넓게 벌려탁자 양쪽 가장자리를 꽉 잡고 서서 말없이 한참이나 그것들을 바라보았다. - P156
"하워드, 날 좀 도와주면 좋겠어. 조금만 내 첫 작품이고회사에서의 내 위상에 큰 영향을 미칠 텐데 확신이 없어. 어떻게 생각해? 하워드, 날 좀 도와주겠나?" - P157
키팅은 도면 뭉치를 옆구리에 끼고 그곳을 나서며 로크에게 고마움의 미소를 보냈다. 하지만 계단을 내려갈 때는 상처받고 화난 기분이 들었다. 그는 사흘을 매달려 로크의 스케치를 토대로 한 새 평면도들과 훨씬 단순해진 입면도를 그려내다. - P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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