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게이스케 씨? 빨간도깨비의 정체는 사이다이지 게이스케씨 아닐까요?" 탐정은 그 이름을 듣고도 전혀 웃지 않았다. 오히려 "호오" 하고 감탄사를 흘렸다. "뭐야, 당신도 나와 같은 가능성을 고려했나 보군. 뭐, 다카자와 선생의 이야기를 순수하게 해석하면 당연하게 도달할 생각이기는 하지만." - P278
"그럼 지금 여기서 확인해 볼까." "확인하다니, 게이스케 씨에게 전화하려고요?" "설마 마사에 씨에게 물어볼 거야. 저택에 게이스케가 있는지 없는지." - P278
"게이스케 씨는요?" 넌지시 라기보다는 부자연스럽게 느껴질 만큼 대담하게 다카오가 그 이름을 꺼냈다. 아니나 다를까 마사에가 의아한 듯 되물었다. "응? 게이스케?! 여기 없는데. 아직 자기 방에 있는 거 아닐까. 이불을 덮어쓰고 떨고 있으려나. 어쩌면 푹 잠들었을지도 모르지만." - P279
"어쩌면 게이스케 씨는 이불 속에서 싸늘하게 식어 버렸을지도모릅니다. 빨간도깨비의 독수에 걸려서요." 입에서 나오는 대로 말하는, 아무 근거도 없는 허풍이 마사에한테는 효과적이었다. (중략). "가능성은 있겠죠. 애당초 빨간 도깨비가 오직 스님을 해코지하려고 저택에 침입했다고 보기는 힘드니까요." 다카오가 그럴싸한 설명을 늘어놓았다. - P280
야노 사야카와 고바야카와 다카오는 왔던 길을 되짚어서 숲을 빠져나왔다. 이윽고 두 사람 앞에 ‘화장‘이 그 위용을 드러냈다. 특징적인 구체를 본 순간, 사야카는 오늘 밤에 보았던 수상한 인물이 한 명 더 생각났다. - P281
해답이 나오지 않는 의문 앞에서 사야카는 다리가 얼어붙는 듯한 감각을 맛보았다. 그런 사야카의 등을 떠밀 듯 다카오가 경박한 목소리로 말했다. "자자, 생각은 나중에 하고 아무튼 안으로 들어가자. 이번에는 빗물에 양복이 흠뻑 젖었어. 한시라도 빨리 뜨거운 물로 샤워하고 옷을 갈아입고 싶다고." - P283
"야노 변호사님. 다행이다. 다들 걱정하고 있었어요." 사이다이지 게이스케였다. 방금까지 그가 빨간도깨비가 아니겠느냐고 의심했던 사야카는 단번에 자신의 착각을 깨달았다. 사야카는 기어드는 목소리로 "그, 그런가요. 걱정을 끼쳐서 죄송...."하고 고개 숙였다. - P284
평소와 다름없는 말투에, 탐정은 의미심장하게 응했다. "네....... 게이스케 씨도 무사해서 참 다행입니다.. - P284
4
(전략). 사야카와 다카오가 나타나자 거실에 모인 사람들 사이에 술렁거리는 분위기가 퍼져 나갔다. 그런 가운데 에이코가 소파에서 일어나 안심한 듯 웃으며 두 사람에게 말했다. "돌아오셨군요. 다카자와 선생님과 스님께 이야기를 듣고 걱정했어요." - P28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