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더 나은 세상을 위한 BIT의 등장
우리는 모두 사회적 동물이다. 사회적 본능과 공통의 충성심을 바탕으로 집단을 형성하고 유지하려는 우리의 특성, 동기, 문화는 여러 의미에서 곧 인류의 역사다. 인간에게 이러한 사회적 특성이 없었다면 사회 또한 존재할 수 없었을 것이다. - P4
21세기,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더 사회적으로 행동하는 인간이 되었다. 우리는 우리의 의지에 따라 다양한 사회적 범주social category 혹은 집단에 속할 수 있고, 의사소통을 가능하게 하는 다양한 수단도 가지게 되었다. - P4
그러나 타인과 조화를 이루며 살고자 하는 우리의 본능은 우리를 긍정적이지 못한 방향으로 인도하기도 한다. (중략). 이는 2007~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의 징후였다. - P5
금융 위기가 계속되는 동안에도 다수의 전문가와 학자들은 선진 서구권에서는 뱅크런 사태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태도를 고수했다. 단순히 법률이나 역사의 문제가 아니었다. 사람들이 이성적으로 행동할 것이라는, 즉 자신의 이익에 반하는 행동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통적인 경제사상에 입각한 믿음이었다. - P6
행동경제학 분야는 학계에서 이미 크게 인정을 받았지만(대니얼 카너먼Daniel Kahneman 교수는 아모스 트버스키Amos Tversky와 1979년 함께 발표한 전망 이론Prospect theory으로 2002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했다) 대중의 인식이나 정책 입안자들을 사로잡지는 못했다. 하지만 2008년 출판된 리처드 탈러Richard Thaler와 캐스선스타인 Cass Sunstein의 책 《넛지Nudge》와 금융 위기는 많은 것을 바꾸어 놓았다. - P7
지난 몇 년간, 세계 각국의 정부는 탈러와 선스타인(그리고이들의 추종자들)의 자문에 귀를 기울여왔으며, 소위 ‘넛지 유닛(Nudge Unit, 더 나은 시민의 선택을 지지함으로써 공공복지를 강화하기 위해 만들어진 단체)‘이라 불리는 단체가 속속 등장했다. - P8
2010년 이루어진 BIT의 출범은 두 가지 이유에서 획기적이었다. 첫째, BIT는 사람들의 실제적 사고방식에 대한 심리적 통찰을 바탕으로 더욱 현실적인 개인의 행동 모델을 정계에 소개했다. 둘째, 이론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데이터에 대한 의존도를 높였다. - P8
대공황, 넛지, 그리고 경제학에서 말하는 행동적 혁명behavioral revolution은 대부분 인간의 인지적 실패, 즉 행동 편향behavioral bias이라 불리는 인간의 뇌가 가진 단점이자 인간의 행동을 유도하는 속임수에 중점을 두고 있다. - P9
행동경제학의 혁명으로 소셜 네트워크의 파급 효과에 대한인식이 재고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효과는 또 다른 혁신으로 인해 증폭되었다. - P10
우리의 의사 결정에 사회적 본능과 소셜 네트워크가 미치는 영향이 증가하면서 기술 기업이나 정치인들을 포함한 대부분이 자신의 목적을 위해 이를 이용할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 P10
(전략). 이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는 명백한 사실이지만 부정적인 사실에만 지나치게 집중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사람들은 안전과 존중, 행복을 제공하는 사회적 집단의 힘을 너무 쉽게 망각한다. - P12
이 책의 첫 번째 파트에서는 서로 다른 사회적 집단에 속한사람들 사이의 상호 작용, 더 나아가 ‘우리‘라는 분류에 속한 사람들 사이의 상호 작용에 대해 살펴볼 것이다. - P13
이 질문에 관해서는 책의 두 번째 파트에서 중점적으로 살펴보도록 하겠다. 또한, 리처드 탈러와 캐스 선스타인의 저서 《넛지》를 바탕으로 한 사회적 선택 설계social choice architecture에 관해 소개할 것이다. - P14
우리는 집단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행동을 규범으로 이해하지만, 이 규범에 대해 종종 잘못된 인식을 지니기도 한다. 때문에, 긍정적인 규범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거나 부정적인 규범에 대한 정보를 줄임으로써 긍정적인 행동 변화를 끌어낼 수 있다. - P15
(전략). 넛지의 한계는 여기서 분명하게 드러난다. 만약 집단과 구성원 간의 관계가 약화되었다면, 사회적넛지는 우리에게 큰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다. - P16
책의 마지막 파트에서는 사회적 자본에 영향을 미치는 세가지 유형의 개입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다. - P16
이 책에서 우리가 추구하는 목표는 소속감과 신뢰를 고양하고, 차별과 복종은 줄어드는 사회에 대한 로드맵을 그리는 것이다. - P17
사회적 본능은 우리를 좋은 방향으로 인도하기도 하고, 나쁜방향으로 인도하기도 한다. 환경에 가해지는 작은 변화조차도 이러한 방향성에 큰 차이를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여러분들이 이해하기를 바란다. - P17
2부
사회를 조종하는 넛지의 힘
모든 것에 꼬리표를 붙일 수는 있으나, 모두에게 꼬리표를 붙일 수는 없다. 순수의 시대, 이디스 워튼(The Age of Innocence, Edith Wharton)
4장 스스로를 포장하는 사람들
(전략). 이는 사람들을 더 힘 있고 대의적인 민주주의라는 강력한가치로 유도하기 위해 사용되는 공유 정체성shared identity의 한 예이다. 실제로, 사회적 정체성 이론가들은 공동의 사회적 집단이라는 인식이 사회적 영향력과 조직의 기초라고 주장한다. 주어진 상황에서 다른 사람과 집단 소속감을 공유한다고 인식할 때, 사람들은 공유 정체성과 관련된 문제에 대해 그 사람과 의견이 일치하기를 기대한다 - P100
집단 동일화group identification의 과정은 대략 다음과 같다.
1. 스스로를 특정 집단으로 분류한다. 사회 정체성 이론socialidentity theory에서는 이러한 분류가 합의된 것이기를 요구한다. (후략).
2. 스스로를 이 집단의 다른 구성원들과 점차 가까워지고 있으며, 공통점도 많아지고 있다고 여기기 시작한다.
3. 우리는 우리의 집단을 다른 집단에 비해 특별하게, 더 좋게, 더 바람직하게 만드는 것들을 강조함으로써 속해 있는 집단을 ‘긍정적으로 차별화하고자 한다. (후략). - P101
이상적인 구성원 되기
흔히 한 개인의 사회적 집단이 쉽게 정해진다고 생각할 수있다. 실제로 많은 사람이 성별, 인종, 국적, 섹슈얼리티, 나이와같은 명백한 특징에 근거하여 사회적 집단에 가입한다. - P102
이러한 예는 ‘정체성 부각identity salience‘이라는 개념을 끌어낸다. 이는 특정 상황에서 어떤 정체성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지를 의미한다. - P104
이러한 과정들의 밑바탕에는 집단의 ‘이상적인 구성원에 관한 지속적인 탐구와 절충이 있다. 집단의 이상적인 모습은 구성원들에게 모범이 되는 특성이나 행동의 집합체이다. 즉 ‘우리는 어떻게 하는가‘, 그리고 ‘우리를 차별화하는 것은 무엇인가다. - P105
우리가 속해 있는 집단은 우리의 행동에 단순한 대화 이상의 영향을 미친다. 비록 이 분야의 연구가 아직 초기 단계에 있지만, 특정 행동이 그들의 확립된 사회적 집단 또는 그들이 속하고싶은 집단의 모습과 일치한다는 것을 보았다. - P108
•소속감과 차별성 사이의 줄다리기
앞서 살펴보았듯이, 우리는 머릿속을 떠다니는 많은 집단 정체성group identity을 동시에 가질 수 있다. 따라서 사람들이 특정 집단과 동일시하는 정도가 어떻게 변화하는가라는 흥미롭고 중요한 질문을 던질 수 있다. (중략). 초기의 연구에서 집단 동일화의 강도는 주로 자존감과 연관된다고 제시했다. 즉 자신에 대해 더 좋은 감정을 느끼게 만드는 집단과 더 많이 동일시한다는 것이다. - P110
사실 우리가 정말 추구하는 것은 ‘최적 차별성optimal distinctiveness‘이라 불리는 개념이다. 인간이 특정 사회적 정체성에 대해 동일시하는 정도는 그 집단이 소속감과 타당성에 대한 욕구와 차별성과 개성에 대한 욕구 사이에서 얼마나 균형을잘 맞추는가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 P111
무엇이 우리를 특정한 정체성과 동일시하는 정도에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한 또 다른 힌트는 BIT와 킹스칼리지 런던 King‘s College London이 함께한 연구에 있다. 해당 연구는 킹스칼리지 신입생들의 경험을 이해하기 위해 수행되었다. (중략). 한편, 이 설문 조사에서 저소득층 학생들이 킹스칼리지 런던의 모든 것‘을 최우선으로 동일시할 가능성이 훨씬 더 크다는 것을 발견했다. 아마도 저소득층 학생들은 대학의 상징적 가치와 학창 시절 친구들에 비교해 최상위권 대학에 다니는 것이 그들에게 어떤 의미인지를 더 절실히 느꼈을 것이다. 이러한 학생들이 학과 과정 동료들과 강한 대인 관계를 맺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다(이에 대해 11장에서 더 살펴볼 것이다). - P113
직장은 일련의 단계적인 정체성 집단을제공하여 ‘전형적인‘ 노동자에 대한 인식을 형성하고, 다른 집단과 비교하도록 유도한다. 사람들은 조직 전체, 지점이나 현장, 업무 집단, 규율이나 지위와 관련된 사회적 정체성을 가질 수 있으며, 이러한 정체성은 일하는 동안 서로 중첩되고 상호작용한다. 이것이 공동의 목적(또는 조직 내의 다른 영업 부서나 스포츠의 상대 팀과 같은 공동의 라이벌)이 조직의 단결을 위해 중요한 이유이다. - P115
사회 정체성 이론: 편견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
지난 1장에서 증가하는 정치적 정체성political identity의 일치를 살펴보았다. (중략). 한 조사에 따르면, 자신이 속한 다양한 사회적 집단을 비슷하거나 심지어 겹치는것으로 여기는 응답자들은 집단의 규범을 위반한 다른 사람들을 처벌하고 다른 집단을 차별할 가능성이 더 큰 것으로 밝혀졌다. 놀라운 일은 아니다. - P115
하지만 점차 분열되는 사회, 혹은 집단에 대해 무엇을 할 수있을까? 집단이 서로 충돌하는 이유를 이해하기 위해 개발된사회 정체성 이론이 집단이 어떻게 조화롭게 살 수 있는지를 이해하는 데도 사용될 수 있을까? 집단 간의 갈등은 인간이 사회적 동물인 만큼 피할 수 없는 인간사회의 특징으로 여겨졌지만, 사회 정체성 이론은 계속해서 발전하고 있는 비교적 새로운 분야이다. - P116
또한, 만약 우리가 타인에게서 편협한 모습을 본다면 우리는그들에게 그것이 잘못되었다고 말할 것이다. 특히 그들이 우리의 사회적 집단에 속해 있다면 말이다. - P117
다른 집단 구성원들과 교류하는 것이 가치 있는 일일 수 있다는 연구도 있다. 사람들은 어느 집단과의 관계가 깊고 조화로워질 때까지는 그 집단 사람들과 더 교류하고자 하며, 다른 집단 사람들과는 마주치지 않으려 한다. - P118
(전략). 소셜 미디어는 이러한 문제를 더 심각하게 만들었다. 사람들은 자신들을 ‘페이스북 거품 Facebook bubble‘ 안으로 넣어두고 자신과 반대되는 사회적 집단이나 견해를 가진 사람들을 절대 마주치지 않을 수있다. - P119
특정한 심리 활동이 자신과 자신이 속한 사회적 집단 밖의 사람들 간에 거리를 두려는 경향을 줄일 수 있다는 흥미로운 연구가 있다. - P119
상대방의 관점에서 어떤 문제에 대해 생각하도록 하는 ‘조망수용 Perspective-taking‘ 역시 타인에 대한 부정적인 고정 관념을 줄이는 흥미로운 방법이다. - P121
타인에 대한 우리의 태도와 고정 관념은 우리가 속한 사회적 집단 내에 떠다니는 정보에 의해 형성된다. (중략). 앞서 이 장에서 살펴보았듯이, 이는 집단의 자연스러운 부분이다. 우리는 스스로를 다른 집단과 차별화하고, 그들보다 더 정정당당하거나 의욕적이라고 느끼기를 원한다. - P122
이 장에서 우리는 사회적 집단의 형성에 대해 알아보았다. 집단 구성원들은 ‘이상적인 구성원의 기준을 수정하며 지속적으로 집단에 참여하고, 구성원들이 이러한 정형화된 모습과 닮기를 기대한다. (중략). 이제 우리는 정보나 기대가 집단에서 어떻게 흘러가는지 이해하게 되었다. 이에 사람들의 사회적 특성 중 가장 좋은 면을 끌어내려면 팀이나 직장, 정책을 어떻게 설계해야 하는지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 P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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