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자 포학한 주왕을 탄핵하는 신하들이 끝이 없었다. 그러나 주왕과 달기는 새로운 유희찾기에 혈안이 되어 있었다. 이미 짐승이 되어버린 그들이었다. "폐하, 저들을 새로운 형벌로 다스리소서." - P52
‘포락의 형‘이란 구리로 된 기둥에 기름을 바르고 그아래 숯불을 달궈놓고 그 위로 죄인들을 걸어가게 하는형벌이었다. - P52
문왕은 무왕과 주공周公 두 형제를 두고 있었는데, 그 형제들은 아버지에게 궐기할 것을 권했다. 그러나 아버지 문왕은 머리를 옆으로 흔들었다. "600년이나 이어져 온 왕조다. 한 사람의 천자가 덕이없다고 해서 그렇게 쉽게 무너지지는 않는 법이다." "주왕이 저토록 포학한데도 말씀입니까?" "저 정도의 포학은 600년 쌓은 덕이 지탱해 줄 것이다." - P54
(전략). 그 무렵 백성들은 은밀하게 ‘하늘은 왜 빨리 은 왕조를 멸망시키지 않는 것일까? 천명은 어째서 이렇게 늦는 것일까? 백성들이 얼마나 더 죽어나가야 되는 것일까?‘ 하고 수근거렸다. - P55
형제는 은나라를 지나쳐 서쪽으로 향했다. 그들은 모르고 있었지만 그 당시 서백, 문왕은 죽고 무왕이 그자리를 이어받아 주나라 천하를 만들고자 은 왕조 주왕을 토벌하기 위해 군사를 내고 있었다. ‘더 이상 황음무도하고 포학한 주왕紂王을 살려둘 수는 없다. 새로운 하늘 명을 받들자. 이제부터는 주의 세상이 될 것이다.‘ 이렇게 궐기하여 제후들의 힘을 모아 출전하고 있었다. - P56
주왕의 포학성은 날로 더해갔다. 주왕의 숙부 되는 비간比干이 목숨을 걸고 충간忠諫하러 왔다. 그때 달기가 주왕에게 속삭였다. "저 사람을 성인이라고 합니까?" "세상 사람들이 그렇게들 말한다만......" 주왕은 싸늘하게 웃으며 대꾸했다. - P58
시간이 갈수록 민심은 더욱 흉흉해졌다. 무왕은 드디어때가 이르렀다고 판단하고 제후들에게 널리 선포하였다. "천하의 민심은 이제 우리에게 있다. 천도天道를 거스른 주왕을 토멸하라! (후략)." - P58
주왕은 온갖 보석으로 치장한 옷을 입고 달기와 함께 즐기던 녹대鹿臺에 올라 시뻘건 불바다로 변하는 궁전을바라보았다. 무왕의 군사들은 황궁으로 몰려들어와 닥치는 대로 도륙하고 있었다. 군사들의 처절한 비명 소리가여기저기서 들렸다. "주왕이 저기 있다!" - P59
그때 주왕이 불길 속에서 늑대 아래로 뛰어내렸다. 녹대 아래는 흰색의 대리석이 깔려 있었다. 주왕이 뛰어내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퍽!‘ 하는 소리와 함께 피가 사방으로 튀었다. "혼군昏君이 죽었다!" - P60
웃지않는 여자 포사褒姒와 봉화물
태공망 여상이 낚시로 세월을 낚을 때 부인 마馬씨는 가난을 견디지 못하고 집을 나갔다. - P61
. 어느 날 서백 희창(주나라 문왕)이 사냥을 나가기 위해 점을 치니 위수북쪽에서 큰 인물을 얻으리라는 길조가 나왔다. - P61
"낚시질에는 세 가지 권도權道가 있습니다. 미끼로 고기를 낚는 것은 녹綠을 주어 사람을 얻는 것과 같고, 좋은 미끼를 주면 큰 고기가 물리는 것은 후한 녹을 주는 것과같습니다. 낚은 고기를 크기에 따라 요리를 하는 것은 인재를 어떻게 쓰느냐와 다르지 않습니다. 따라서 낚시질에서도 천하의 대사를 관찰할 수가 있습니다." 희창은 여상의 인품과 박식함에 감탄을 감출 수 없었다. - P62
희창은 여상의 말을 들을수록 고개가 숙여졌다. 「육도」는 중국 역사에 최초로 등장하는 병서로 후일 「무경」이라고까지 불렸다. "저의 조부께서는 일찍이 ‘언젠가 성인 한 분이 주나라에 오실 것이니, 주나라는 그를 스승으로 삼아야 번창할것이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선생님이야말로 성인이분명하니 삼가 가르침을 받고자 합니다." - P63
무왕이 왕을 몰아내고 천자가 되자 강태공 여상은주나라의 제후가 되어 금의환향錦衣還鄕하게 되었다. 그의 화려한 행차가 위수 근처에 이를 무렵, 여인 한 사람이 길에 엎드려 슬피 울며 행차를 막았다. - P63
"웬 노파가 뵙기를 청하고 있습니다." 수하들이 대답했다. 여상이 흰 수염을 쓰다듬으며 여인을 데려오라고 하여 살피자, 그녀는 자기를 버리고 달아났던 부인 마씨였다. (중략). "첩은 다시 부군을 모시고자 하오니 옛정을 생각해서 첩의 뜻을 헤아려주소서." 여상은 측은한 듯이 여인을 내려다보다가 수하에게 물동이에 물을 가득 담아오라 일렀다. - P64
"이제 쏟아진 물을 다시 주워 담아 보시오. 그 물을 담을 수 있다면 내가 그대를 다시 부인으로 삼겠소." 마씨는 망연한 눈길로 여상을 쳐다보았다. "복수불반분覆水不返盆, 한 번 엎지른 물은 다시 주워담을 수 없듯이 한 번 끊어진 인연은 다시 이을 수가 없소." - P64
어느 날 유왕은 후궁 처소에서 포사褒姒라는 궁녀를 보았다. 포사는 불과 열여섯 살이었으나 연약한 듯하면서도 기이한 매력을 풍기고 있었다. - P65
유왕은 그제야 눈을 게슴츠레 뜨고 신후를 노려보았다. 포사는 신후를 쳐다보지도 않고 하던 행위를 계속 하고있었다. 신후가 포사에게 발칵 화를 냈다. "네년이 궁에 들어온 뒤로 폐하께서는 정사를 돌보지않는다. 요망한 년이 감히 천자의 나라를 어지럽히느냐? 앙큼한년 같으니! 폐하의 심기를 어지럽히면 네년을 살려두지 않을 것이다." - P66
포사는 유왕의 사랑을 받고 아들을 낳았다. 유왕은 포사를 더욱 총애하여, 그녀를 기쁘게 해주고 싶은 일념에서 태자를 폐하고 포사가 낳은 아들 백복伯服을 태자로세웠다. - P67
얼마간 세월이 흐른 후 포나라 영주가 주나라에 죄를얻었다. 그래서 제일 예쁜 미녀를 뽑아 주나라 왕실에 보내기로 하여 활장수 부부의 양녀가 뽑힌 것이었다. 그때이름을 포사라고 지어 바쳤다. - P70
유왕에게 있어 가장 큰 삶의 보람은 포사를 웃게 하는것이었다. ‘포사가 웃으면 얼마나 아름다울까?‘ 상상만 해도 몸이 떨리며 오금이 저리는 유왕이었다. - P70
유왕은 백성들과 제후들의 비단까지 착취하여 그들의원성이 하늘을 찌를 듯했다. 이제 포사는 비단 찢는 소리에도 싫증이 났는지 먼 하늘만 바라보고 있었다. - P71
이상으로 중국 고대 국가인 하 · 은주의 세 나라가멸망해 가는 과정을 살펴보았다. 그리고 나라가 망하는데는 몇 가지 공통적인 원인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 P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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