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조와 채도가 제각기 다른 사진들을 타일 삼아 만들어진거대한 모자이크화가 갓난아이의 형상을 그린다. 얇은 담요 같은 살가죽이 뼈를 가까스로 덮었고 두개골은 일그러진 알루미늄 캔보다 연약해 보인다. 짤따란 머리카락에만 윤기가흐르는데 다시 보자 파리 떼가 더덕더덕 붙어 피를 빠는 중이다. 아이의 입이 벌어지지만 울음소리는 들리지 않고 도리어 가없는 침묵이 사방에서 밀어닥친다. - P136

(전략).
"가서 하느님의 진노를 땅에 쏟아라!"
그러자 하늘을 찌를 듯 솟은 마천루들의 수천 개 창문, 그수천 개 창문에서 번쩍이던 수백만 개의 조명들이 유성우로 변해 쏟아졌다. 발밑의 땅이 흔들리며 벌어지더니 까마득한 어둠을 향해 열렸고 직진하던 자동차들이 일제히 뒤로 미끄러지기 시작했다. 소란의 복판을 꿰뚫는 응급차 사이렌 소리저 응급차는 여자아이를 데리러 가는 중일까? - P137

"세상에 어떤 미친놈이 그런 사고를 일부러 내요. 실수 맞으니까 모츠나베도 시켜줘요. 죽었다 살아나서 그런가 몸이 허하네."
"며칠 내내 근태도 엉망인 새끼가 이것도 시켜달라, 저것도 시켜달라야 명령하는 게 아주 습관이 되어 있어. 그럴 거면네가 학원장 해라."
"주시면 감사히 받죠. 법무사는 제가 알아볼 테니 명의 이전 서류만 준비하시면..
" - P141

"너 지금 본가에서 지내는 중이지? 부모님이 보면 한 달 만에 잘린 줄 알겠다."
"부모님 관련해서는, 그게 문제가 아니에요. 사고 난 게 아버지 차거든요. 솔직히 내가 이 처지에 제네시스가 어디서 나요. 빌린 거지."
"좆됐구나"
김형은 그 한마디로 우혁의 상황을 갈음했다. - P143

80억 명의 절반가량은 식상한 비참에 시달리고 있지만 자신은 한 접시에 65,000원인 사시미를 즐기는 중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은 자신에게 좋지 않은데, 주변 사람들은 지금의 세상을 그럭저럭 기꺼워하는 듯해서 우혁은 기분이 이상해졌다. - P144

"자기는 예수가 아니라길래 그냥 믿었죠, 뭐."
"태연하게 남을 속여먹는 새끼가 그런 건 무턱대고 믿어.
도대체 넌 뭐가 문제일까?"
"문제 많죠. 너무 많아서 짚을 수가 없죠."
우혁은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그렇게 말해놓고 보니 자신이 정말로 이상한 질문을 했다는 자각이 들었다. - P148

 소년은 구원이 불가능한 목표라는 사실을 진작부터 알았던 것이다. 그래서 그는 시한부 환자를 마주한 호스피스 직원처럼 미혼모와 걸인과 병자와 고아를 돌보다가, 마지막 순간 결단을 미뤘다. 그러나 서른 두 명의 추종자들은 대환난을 믿었으므로 기꺼이 죽음을 택했다. - P149

세계는 하나의 끈끈이 통이었으며, 그곳에 갇힌 벼룩파리들은 서로를 잡아먹거나 사랑하면서 점차 수를 불렸다. 동족 포식에 만족하는 개체가 있는가 하면 살충제를 얻어맞을 각오로 통을 부수고 나가자며 강변하는 개체도 있었다. - P150

폐쇄된 생태계의 동역학을 상상하던 우혁은 문득 스스로가 얼간이 이상도 이하도 아님을 깨닫고 의기소침해졌다. 통바깥을 멍하니 응시하다가 끈끈이에 빠져버린 얼간이. 이런 주제에 지구 반대편 사람들의 운명을 걱정하는 것은 분수를 모르는 짓이 아닌가 싶은 생각마저 들었다. - P151

"아니, 그게 아니라, 걔가 태워준 보답으로 주식 종목 찍어준다고 했단 말예요."
(중략).
"그걸 안 들었어요. 내가 안 들어도 괜찮다고 했어. 그 상황에서 종목 받아 적고 있으면 너무 속물적인 느낌이라서 그런데 아까 알아보니까 교통사고로 감옥 갈 수도 있다던데, 나 1심에서 법정 구속 되면 어떡하지. 은행 빚도 아직 해결 안됐고, 징역 살고 나오면 나이도 거의 마흔에 할 줄 아는 것도 없고, 출소하면 뭐 먹고 살지? 아버지가 합의금도 안 내줄 텐데 그냥 자살할까?" - P151

우혁은 남들이 보기엔 자신의 꼬락서니가 도대체 어떨까 생각하다가 도망치듯이 집으로 달려 들어갔다.
푹 자고 일어난 뒤에는 세상이 훨씬 고요해져 있었다. 내면의 소란이 가라앉았다기보다는, 긴박하게 진행되던 무대가막을 내리고 인터미션에 접어듦으로써 참여자들에게 짧은휴식 시간을 부여하는 듯했다. - P153

"혹시 사고 이후로 어지럼증, 난청, 각종 트라우마 증상, 업무 처리상의 장애, 심각한 정신적 둔마 등을 겪고 계신가요?"
"그건 아닌데요"
조사관은 혹시 모르니 정신과 검사를 받아보라며 권유했고, 형사 합의의 중요성을 알려주었으며, 운이 나쁘면 징역형을 살게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 P155

"사실 제가 도박 빚 때문에 카드가 막혔고, 계좌도 압류당한지라 신용 회복을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에요. 새마을금고에서 신규 계좌 터서 겨우 금융 생활하고 있구요. 그런데 세상살이가 쉽지 않더라고요. 이번 달 월급 받자마자 여차저차해서, 이백오십이 하루 만에 삼십으로 줄었거든요. 텔레그램으로 긴급 알바를 구했죠. 그러니까 전 동승자가 누군지도모르고, 왜 거기까지 데려가달라 했는지도 알 수가 없죠. 수고비는 이더리움으로 받기로 했는데 그것도 날아갔고, 아버지 차도 박살 났고, 휴대폰도 고장 났고....... - P156

"그러면 계좌 압류당한 잠재적 전과자랑 만나는 건 괜찮은일이야? 넌 성범죄 안 저질렀으면 좀비랑도 사귀고 결혼할 거야? 어? 말 나온 김에 이건 확실히 하고 가자. 솔직히 대답해봐. 교통사고, 실수 아니지? 일부러 갖다 박은 거지?"
(중략).
우혁은 첫사랑과의 한때를 고백하는 소년처럼 수줍게 웃다가 소름 끼치는 감각에 움찔했다. 이런 말을 웃으며 하는 걸 보니 아직 완치되지 않은 게 분명했다. - P161

 제발 이것으로 끝이 아니길 빌면서 조강현이든 새천년파든 누군가는 연락하기를 기도하면서.

안녕하세요, 그랜저 차주입니다. 사고 관련하여 만나 뵙고 싶은데 언제쯤 시간 괜찮으실지요. 논의 필요하실 경우 전화 주셔도 좋겠습니다.

(중략). 전일, 전 시간 가능하다고 답하자 내일 오후 2시까지 웨스턴조선호텔 1층 로비로 오라는 통보가 떨어졌다. - P162

을지로입구역 7, 8번 출구 방면 블록은 롯데 상표로 뒤덮여 있었다. (중략). 우혁은 롯데호텔 35층에 피에르가니에르 서울점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상기했고, 미슐랭 3스타 파인다이닝을 즐기는 사람과 프랜차이즈 햄버거를 먹는 사람의 거리가 고작 100여 미터밖에 되지 않는다는 사실에 은근한 섬뜩함을 느꼈다. 그 감각은 속물 의식의 발로라기보다는 자신의 처지를 객관적인 입장에서 바라볼 때의 아득함과 비슷했다. - P162

롯데백화점 뒤편에 자리 잡은 웨스틴조선호텔 건물은 곡선이 가미된 테트라포드를 연상시키는 형태였다. (중략). 심지어 1층에 입점한 베이커리는 특색 없는 단팥빵을 개당 5,500원에 파는 중이었다. - P163

말인즉슨 세상에는 5성급 호텔에 투숙함으로써 미래와 현재를 동시에 놓쳐버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사치를 일상처럼 누리는 사람도 있기 마련인데, 조강현은 아무래도 후자였다. 보육원 출신의 신학교 자퇴생으로 시작해 금융 트레이더로, 부동산 개발업자 겸 IT 기업가로, 계열사를 여럿 거느린 대기업의 회장으로 발돋움한 인물. 개연성 없는 추진력과 불가사의한 요행이 그를 따라다녔다. - P164

 조강현은 몇 차례 검찰에불려갔으나 매번 무혐의로 빠져나왔으며 강도 높은 세무조사에도 책잡힌 적이 없었다. 사회 환원과 복지 재단 운영에도 진심 어린 일관성을 보여줬다.
경제지 칼럼이 논평하기를 조 회장의 행보는 기적에 가깝다고 했다. 그건 실제로 기적이었을 것이다. - P164

내가 여기서 맡은 역할은 뭐지?
내가 이 상황에서 뭘 할 수 있지?
나는 이제 어떻게 되지?
우혁은 소년의 도주를 기꺼이 도운 데다가 기적을 겪은 것치고는 상당히 침착한 상태였다. 이것만으로도 소년과의 친분이 깊으리라는 추론이 성립할 터였다. - P165

최대한 신중하게 행동해야겠다는 계산이 섰다. (중략). 그동안 가망 없는 의식이 현실로부터 달아나 오래전에 보았던 스포츠조선연재소설 속으로 빠져들었다. 섹스와 폭력이 가득한 펄프 픽션이었다. - P165

16층 1611호, 권오성은 객실 문이 닫히자마자 휴대전화 반납을 요구하더니 휴대용 금속 탐지기를 꺼내 들었다.
"실례합니다만, 보안이 중요한 사안인 점 이해하시리라 생각합니다. 녹음기라도 있으면 곤란하거든요."
"오랜만에 강원랜드 온 기분인데요. 인간들이 자꾸 몰래카메라를 가져와서, 거기 입구에 금속 탐지기를 설치해놓죠. 공항 보안 검색대처럼요."
권오성은 못 들은 척했으며 우혁에게는 녹음기가 없었다. - P167

 양양고속도로에서 본 환상과 대조하자면, 조강현은 정확히 세월만큼만 나이 들었을 뿐 본연의 인상 자체는 여전했다. 얼굴은 마음의 창이라는 말을 문자 그대로 받아들일 경우, 이 대기업 회장의 내면에는 아직 이도유를 어르신이라 부르며 따르던 청년이 남아 있는 것이다.  - P168

"그렇죠, 무슨 일 하는 분이신지 저는 잘 모르니까. 일단 그랜저 차주가 아니시고, 돈이 많으신 건 알겠는데……."
거기까지 말한 순간 고개가 제멋대로 돌아가 조강현의 손목시계를 살폈다. 롤렉스 서브마리너쯤은 걸려 있으리라 예상하면서. 그런데 뜻밖에도 서브마리너가 아니었다. 브라이틀링 내비타이머도 아니고 오데마피게 로얄오크조차 아니었다. 그냥 15,000원짜리 카시오 시계였다. 왜지? 진짜 돌아버리겠다. 우혁은 탄산수를 한 모금 더 마시고 제정신을 차렸다. - P169

"설악산까지 태워주면 주식 종목을 골라주겠다……………. 생면부지의 소년이 그런 제안을 건넨다면 허무맹랑한 소리라고만 여길 텐데, 선뜻 받아들인 이유는 뭡니까?"
"걔가 불러주는 대로만 했더니 바카라 사이트에서 17연승을 했거든요. 더 불렸다가는 출금이 막힐 것 같아서 5만 원 출발로 1300만 원 마감하는 선에서 멈췄는데요..... 그런 업체들은 대박 낸 사람들한테 돈 주기 아까워하거든요. 출금신청을 하면 계정을 지워버리고 모른 척하죠." - P170

"온라인 도박은 불법인데요. 경찰한테 바카라 이야기를 하면 안 되죠."
"그렇다고 칩시다. 그러나 보편 상식에 비추어 보자면 죽은 자의 소생은 바카라 17연승 이상의 기적일 텐데요." - P170

"선생님은 갑작스러운 추격전이 벌어진 상황에서, 당황하지도 않고 이리저리 피해 다니다가 갑자기 방향을 틀어 전속력으로 K5에 부딪혔어요. 동승자는 기다렸다는 듯 뛰쳐나와서 가드레일 밑으로 떨어졌고요. 사전에 협의하지 않았다면, 즉 소생을 약속받은 것이 아니라면 불가능한 결정이지요. 제출하신 10분간의 블랙박스에도 관련 대화가 없는 걸 보면 협의는 그 전에 이루어졌다는 말이 됩니다. 혹은 녹음되지 않을 방법으로 소통할 만큼 머리가 잘 돌아가는 사람이 모르쇠로 나오고 있을 가능성도 충분합니다. 둘 중 뭡니까?"
"그냥 짜증 나서 갖다 박은 건데요. 걔가 살려줬다면 고마운 일이죠."
조강현의 얼굴에 끔찍하다는 기색이 얼핏 스쳤다.  - P171

그는 본격적으로 얼간이 흉내를 내기 시작하면 어조와 표정부터 바뀌는 인간이었고, 김 형쯤 되는 상대가 아니고서야 대개 속아 넘어갔다. 멀쩡한 인간이라면 이런 식으로 행동하진 않으리라 믿게 되는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이렇게까지 상식이 결여된 반응이 계속되면 답답한 마음이 들기 마련이다. - P171

"그렇다면 가능성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선생님이 완벽한 사회부적응자라 원시인에 가까운 행동 패턴을 취하고 있다는 겁니다. 땅 밑에서 해가 기어 나오고 나무가 과실을 맺는 것이 일상적인 기적이듯, 이 원시인은 사람이 되살아나는 기적을 겪은 겁니다. 이 경우 저는 선생님과 볼일이 없습니다. 법대로 처리하면 됩니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선생님이 나름대로 의리가 있거니와 거짓말도 잘하는 인간이라는겁니다. 이 경우에 우리는 좋은 거래가 가능할 겁니다. 선생님과 저만 가능한 거래지요. K5 측과 협상이 가능할 거라고생각하시진 않을 테니까요." - P172

"(전략). 만약 회장님께서 판단하시기에 이용 가치가 없다 싶어도, 이런 사정은 살펴주시면 좋겠습니다. 돈 1, 2억에 아등바등하는 소시민 자살시키는 취미는 없으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제가 회장님께 심각한 재정적 타격을 입혔을 가능성에 대해서는 유감이긴 한데요."
"마지막 말씀에 대한 설명을 듣고 싶군요." - P173

"그렇다면 솔직한 이야기를 들어보도록 합시다. 이도유와는 어떤 관계고, 어디까지 알고 있지요?"
이제부터는 우혁이 진지해질 차례였다. 신뢰를 얻어내기위해서는, 최소한 자비라도 구걸하기 위해서는 성의를 보일 필요가 있었다. - P174

"아뇨, 이 정도만으로도 충분합니다. 단서가 없다는 건 반대로 뭐든 속일 수 있다는 말이니까요. 한 단어로 줄이자면정보 비대칭이지요. 제가 그랬던 것처럼, 새천년파 측에서도 최선생님을 예의 주시 중입니다. 무엇보다도 그쪽은 정보가 시급한 상황이에요. 이도유를 회수했는데도 종말을 불러오는 조건을 몰라서 행동을 개시하지 못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그러니까 최우혁 선생님, 저와 일 하나 하실까요?" - P175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이 아니라면 이도유를 찾아다닐 이유가 뭐란 말인가? 보다 적극적인 외연 확장이 필요해서? 물욕이 원인이라기에는 석연찮은 구석이 많긴 했다. 조강현은 눈에 띄게 청렴한 기업가였지만 소년은 그에게 치를 떨었다. - P176

"그렇게나 중요한 업무를 맡겨주신다면 저야 고마운 일인데요. 정말 고마운 일인데, 따로 설명을 들을 부분도 있다고 봅니다."
(중략).
"아뇨, 직설적으로 말씀드리자면, 저도 이도유한테서 귀띔받은 게 있거든요. 회장님더러 제일 음흉하고 위험한 인간이라 그러던데요. 정황만 보더라도, 안전한 사람에게서 도망칠리가 없을 테고요. 새천년파가 곰이라 쳐요. 곰 우리에서 어린애를 빼내는 건 좋은 일이죠. 하지만 곰 우리에서 빼낸 어린애를 사자한테 던져주는 건 헛짓거리고요. 저는 은인을 사자 먹잇감으로 가져다 바치고 싶지 않은 겁니다." - P177

조강현이 언급한 것은 <마태복음> 4장에 묘사된 사건이었다. 요단강에서 세례를 받은 예수는 광야에서 40일간 금식하며 기도하고, 그러는 동안 사탄이 다가와 예수를 시험에 빠뜨린다. 두 차례의 겁박과 조롱이 실패로 돌아간 뒤, 사탄은 수법을 바꾸어 그를 매우 높은 산으로 데려간다. 그러고는 온땅의 영광을 보여주며, 자신과 손잡기만 하면 이 모두가 예수의 몫이 되리라 속삭인다. 예수가 그 유혹마저 거절하자 사탄은 완전히 물러난다……………… - P180

즉 인간의 고통을 진실로 겪어본 입장에서 생각하기에 이조물주란 구원의 약속을 안겨준 뒤 기약 없는 기다림을 가하는, 평생에 걸쳐 구원을 믿었음에도 그것을 결국 목도하지는 못하고 비참 속에 죽어가는 인간을 무수히 만들어내는 그런 작자였던 겁니다. - P181

우혁은 조강현의 설명을 정리해봤다. 일단 몰트만이 하느님과 예수의 실제적인 분리를 말한 것까지는 건조한 사실이었지만, 그의 분석에는 정반대의 측면이 수반됐다. 분리를 통해 두 위격이 가장 강력하게 결합되었다는 역설이었다.  - P182

나는 정확히 어떤 경위로 지옥에 가게 되는 것인가?
"
"그렇다면 이도유는 예수가 맞는 건지......."
"엄밀히 말하면, 아닙니다. (후략)." - P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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