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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 조종사의 고립된 몸과 마음
2006년 봄, 크리스토퍼 아론(이하 크리스)는 버지니아주 랭글리에있는 대테러 공수 분석 센터oranserterrorism lirborne Analyada Coater의 창문 없는 방에서 12시간 교대 근무로 일하기 시작했다. 그는 저 멀리 전쟁터에서 드론(무인기)이 보내오는 기밀 영상이 실시간으로 송출되는 벽처럼 둘러쳐진 평면 모니터 화면 앞에 앉아 있었다. - P175
크리스는 드론에 장착된 적외선 센서와 고해상도 카메라 덕분에 버지니아주의 사무실에서 이토록 상세한 영상을 볼 수 있었다. 그러나 미사일 조준선에 놓인 사람의 신원이 늘 그렇게 쉽게 확인되는 것은 아니었다. - P176
크리스는 이례적인 경로를 통해 드론 전투원이 되었다. 그는 매사추세츠주 렉싱턴에서 붉은 고기와 폭력적인 비디오게임이 금지된 가정에서 자랐다. 그의 부모는 1960년대에 베트남전쟁 반대를 외치며 행진했던 히피 출신이었다. 그러나 크리스가 존경한 사람은 2차 세계대전 참전병사였던 과묵하고 차분한 성격의 할아버지였다. - P177
크리스는 2005년에 국립지리정보국에서 영상 분석가로 일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가 분석을 맡은 위성사진은 ‘테러와의 전쟁‘과는 무관한 지역을 찍은 것들이었다. 출근을 시작하고 얼마지나지 않아, 국방부에서 알카에다와의 전쟁에 드론을 투입할 수있는지 시험하기 위해 특별 부대를 창설한다는 이메일이 왔다. - P178
크리스는 국방부 특별 부대에서 1년 남짓 일했고, 그중 몇 달은 아프가니스탄에서 랭글리의 분석 센터와 지상의 특수 부대를 연결하는 접점 역할을 했다. 그 후에는 민간군사기업에서 얼마간일했다. 2010년, 드론 전투를 수행하는 다른 민간 업체가 그에게 영상 첩보 분석가 자리를 제안했다. 그런데 계약 조건을 검토하는동안 크리스에게 이상한 일이 생겼다. - P179
드론 전투가 유지되는 이유
크리스토퍼 아론이 드론 전투원이 되기 몇 년 전, 미 육군 출신 에릭 페어Bric Fair는 이라크에서 심문관으로 일하기 위해 지원했다. 그는 바그다드 외곽의 아부그라이브 Abu Ghraib 수용소에 배되었다. - P180
2004년 4월, 언론에 유출된 사진들로 인해 이 시설에서 자행되던 사디즘적 학대 행위가 세상에 알려졌다. - P180
페어 같은 고문관들은 본능적이고 촉각적인 방식으로 손을더럽혔고, 이는 결국 많은 미국인이 스스로 더럽혀졌다는 느낌이들게 했다. 반면에 드론 조종사와 센서 조종사는 화면을 보고 ‘정밀‘ 타격을 수행했는데, 이는 훨씬 더 깨끗해 보였다. 저널리스트마크 마제티 Mark Mazzetti가 《CIA의 비밀전쟁》 (2013)에 언급했듯 원격 살인은 "더럽고 내밀한 심문 작업의 반대"처럼 보였다.² - P181
4장 드론 조종사의 고립된 몸과 마음
2 Mark Mazzetti, The Way of the Knife: The CIA, a Secret Army, anda War at the Ends of the Earth (New York: Penguin Press, 2013), p.121. 《CIA의 비밀전쟁>, 이승환 옮김(삼인, 2017) - P273
이처럼 테러 용의자에 대한 체포와 심문이 비공개 ‘살인 명부kill Lists‘와 표적살인으로 대체되는 경향이 처음으로 분명히 드러나기 시작한 시점부터, 심지어 일부 매파까지도 이 변화가 어떤 결과를 낳을지 의문을 제기했다. ‘미 정부는 정확한 목표물을 살해하고 있는가?‘ ‘미 국민은 그들의 이름으로 행해지는 이 일의 중대성을 자각하고 있는가?‘ - P182
2016년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는 미국의 팽창주의적 대외 간섭을 비판하고 그러한 간섭의 종결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그뿐만 아니라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미국은 오바마 행정부 때보다도 더 자유롭게 비사법적 살인을 수행할 수 있을것이며, 특히 무장 세력은 물론 그들의 가족도 살해 대상에 포함될 것이라는 놀라운 선언을 했다. - P183
비사법적 · 즉결, 또는 자의적 처형에 관한 유엔 특별보고관 아녜스 칼라마르Agness Callamara는 이 공격이 국제법을 위반했으며 문제적 선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중략). 칼라마르 같은 인권옹호자들이 우려를 표명할 때도 대중은 침묵했다. - P184
미국 교도소 내 잔혹 행위의 책임을 소수의 사디스트 교도관에게 지울 때와 흡사하게, 미국 군인이 전쟁에서 자행하는 폭력은 몇몇 ‘썩은 사과‘ 탓이 되고 그럼으로써 전쟁이라는 시스템 자체는 대중의 관심 밖에서 도덕적 정당성을 유지한다. - P185
그동안 드론 전투가 충분히 논의되지 않은 두 번째 이유는 그것을 둘러싼 비밀주의 때문이다. - P185
이러한 불투명성으로 인해 일반 시민은 기본적인 사실, 즉 이나라가 누구에게, 왜 폭탄을 떨어뜨리고 있는지부터 알 수 없다. 그런데 뒤집어 생각하면 이 불투명성은 일반 시민에게 편리한 구실이 되어준다. 미국이 벌이는 ‘끝없는 전쟁‘에 대해 아주 깊이 생각하지 않아도 되는 구실로서 이미 많은 국민이 전쟁을 암묵적으로 체념하고 받아들였다. - P186
드론 전투가 공적으로 논의되지 않는 세 번째 이유는 이 전투방식에는 미국 병사가 사망할 위험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이라크 전쟁의 지저분한 지상전에는 수조 달러가 지출되고 수천 명이 희생되었던 반면 드론은 버튼을 한 번 누르는 것으로 테러를 막을 수 있다는 유혹적인 전망을 부추겼다. - P1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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