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책을 읽어도 읽은 느낌이 들지 않는 것이 있다. 에세이를 읽은 것 같은데 기억 나는 부분은 없다. 저자가 뭔갈 역설한 것도 같지만 헛깨비를 본 것 같다.
내용이 들어오지 않는 책을 리뷰하는 건 무의미하니, 예전에 본 영화에 대한 간단한 생각을 정리하는 것이 좋다.
에드워드 양 감독의 ‘하나 그리고 둘‘을 본 것은 꽤나 오래 전 일이었다. 그때는 영화에 막 관심을 가졌을 때였고, 4시간 짜리 영화도 잘 봤었는데.
각설하고 영화는 관혼상제 중 혼에서 시작해 상으로 끝난다. 그 사이 일어나는 일들은, 지금도 적당한 표현을 모르겠지만 마음에 남는다.
영화 대사 중 우리는 미래를 두려워 한다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 그러면서 장면은 그에 대한 말을 듣는 장면과 동시에 갓 태어난 아이가 교차된다. 우린 아이를 두려워 할까, 아님 사랑스러워 하는가.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라는 것이 다른 것으로 어떻게 포장되는가. 아님 아이라는 미래는 두려움인가, 소중한 것인가.
다른 장면들도 많았고, 마지막에 주인공이 장례 중 할머니에게 올리는 편지도 좋았지만 나는 이 교차하는 장면이 인상 깊었다.
오랜 시절 본 영화였음에도 요번 달에 읽은 책보다 감명이 깊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