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수수께끼 풀이 방식을
시도한 작품입니다.
덕분에 작가 수명이 조금 더 늘었을지도.
한국 독자들도 새 히어로
블랙 쇼맨과 함께 모쪼록 이 책을
즐겁게 읽어 주시길.


2020년 11월, 히가시노 게이고

프롤로그

샤쿠하치(일본의 전통악기로, 대나무로 만든 수직형의 피리) 소리가흐르는 가운데 새카만 무대에 스포트라이트가 떨어졌다.
(중략). 하지만 이곳은 일본이 아니라 미국 라스베이거스였다. - P7

남자는 다시 검 끝을 위로 올렸다. 그러자 무대 가장자리에서 새카만 복장의 3인조가 나타났다. 외국인들에게도 잘 알려진 닌자 복장이었다. 복면을 뒤집어써서 머리부터 얼굴까지 모두 가렸다. - P8

두 번째 기둥으로 다가간 남자는 이번에는 숨도 쉬지 않고검을 휘둘렀다. 마찬가지로 말끔하게 절단된 기둥이 힘없이 바닥을 나뒹굴었다. 하지만 그 광경을 끝까지 지켜보지 않고남자는 세 번째 기둥으로 달려갔다.
정적 속에서 남자는 검을 가로로 크게 휘둘렀다. 공기를 가르는 소리와 멍석이 갈라지는 소리가 뒤섞여 장내에 울려 퍼졌다. 절단된 기둥 윗부분이 스르륵 기울며 바닥으로 떨어졌다. 아랫부분은 여전히 서 있었다. - P9

소복의 남자가 서서히 관객들 쪽을 돌아봤다. 팔을 더욱 활짝 벌리더니, 남자는 오만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숙였다. - P10

1

모니터에 뜬 이미지를 본 순간, 얼굴이 화끈거릴 정도로 부끄러워졌다. 고등학생 때 친구와 둘이 찍은 사진이었다. 학교에서 돌아오는 길에 편의점 앞에서 찍었던 기억이 난다.
"이 사진은...... 빼야겠어." - P11

"네, 저희도 자주 그랬어요." 여자의 눈에 웃음기가 번졌다.
"옛날 생각나네요."
"그렇죠. 겐타 씨 때는 이런 거 없었어?"
겐타는 마요보다 일곱 살 많은 서른일곱이다.
"어땠더라. 잘 기억이 안 나네. 그리고 난 남학교였거든." - P12

남녀는 호텔 직원의 배웅을 받으며 웨딩숍을 나섰다. 그뒷모습에는 행복의 기운이 감돌고 있었다.
"왜 그래?"
겐타가 물었다.
"아니・・・・・・ 방금 나간 사람, 배가 불러 있더라고."
"그랬어? 난 못봤네." - P13

"요즘은 저런 분들도 많나요?"
직원은 살며시 고개를 끄덕였다.
"네, 1년에 몇 분은 계신 것 같아요."
"이제 혼전임신 같은 건 부끄러워할 일이 아니죠."
"글쎄요. 그렇지도 않아요. 역시 남들 눈을 의식하세요. 그래서 드레스를 고를 때, 잘 티가 나지 않게 이런저런 조언을 드리기도 하고요." - P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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