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명문의 조건
정보화 시대, 인터넷 시대가 되면서 글쓰기 기준도 많이 바뀌었다. 과거에는 글은 무언가 품위 있고 무게 있게 써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그 반대가 됐다. 요즘은 쉽고 재미있는 글이 아니면 아예 읽으려 하지 않는다. SNS 글쓰기만 그런 것이 아니다. - P12
쉬워야 한다
글은 무게 있게 써야 하고 특별한 재주가 있는 사람만이 글을 쓸 수 있다고 생각하던 것은 옛날 얘기다. 오늘날 명문이란 멋진단어나 미사여구를 아로새긴 문장이 아니다. 무엇보다 자기 생각을 상대방에게 분명하게 전달할 수 있는 글이 현대 명문이다. - P13
특히 요즘은 딱딱한 것을 싫어하는 시대라 몇 줄 읽어 내려가다 어렵다 싶으면 더 이상 읽지 않는다. 아무리 열심히 써도 읽히지 않는 글은 무의미하다. 따라서 굳이 미사여구를 동원해 미문을 쓰거나 생소한 단어를 들이대면서 어렵게 쓸 필요가 없어졌다. - P13
재미가 있어야 한다
요즘 사람들은 재미가 없으면 잘 읽으려 하지 않는다. 무언가 재미가 있겠구나 싶으면 그 글을 읽지만 별로 재미가 없다 싶으면 읽지 않는 경향이 있다. 자기와 관련이 있거나 꼭 필요한 내용이어서 어쩔 수 없이 봐야 하는 글이라면 몰라도 대부분은 읽다가 별재미가 없으면 도중에 그만둔다. - P14
가능하면 짧아야 한다
요즘은 글을 읽기 전에 전체 분량이 얼마인지를 보고 읽는 습성이 있다. 한눈에 들어오는 정도의 양이면 흔쾌히 읽어 보지만 페이지가 넘어가는 긴 글은 잘 읽으려 하지 않는다. 속도의 시대, 축약의 시대에 긴 글은 맞지 않는다. 긴 글은 읽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아예 읽기를 포기하는 사람이 많다. - P15
읽는 사람의 인내심이나 가벼움을 탓할 필요가 없다. 그것이시대의 흐름이고 정서인데 어찌하랴. 아무리 공을 들여 길게 써봐야 읽지 않는 글은 의미가 없다. 특히 블로그 · 페이스북 등 인터넷에 올리는 글은 500자 이내가 적당하다. - P15
05
단어 중복
글쓰기 훈련이 제대로 돼 있지 않은 사람의 글일수록 단어의중복이 눈에 많이 띈다. "어떤 경우에는 ~한 경우가 있으며, 이 경우~한다"는 식으로 같은 단어를 반복 사용함으로써 문장을 볼품없이 만든다. - P45
우리 학교는 이 지역에서 역사와 전통이 가장 오래된 학교이며, 훌륭한 인재를 많이 배출한 학교다.
‘학교‘가 세 번이나 나온다. 주어의 ‘학교‘만 남기고 나머지는 적당히 다른 말로 바꿔 주어야 한다.
→우리 학교는 이 지역에서 역사와 전통이 가장 오래됐으며, 훌륭한인재를 많이 배출한 곳이다. - P46
아직은 고객이 많지 않지만 문의가 많아지고 찾아오는 손님도 많아지고 있어 전망이 밝다.
‘많지 않지만‘ ‘많아지고‘ ‘많아지고‘ 등 ‘많다‘를 활용한 표현이 반복해 나온다. 비슷한 단어인 ‘늘어나다‘ ‘증가하다‘로 바꾸어 주면중복을 피할 수 있다. 우리말은 어휘가 풍부하다는 것이 특징이다.
→아직은 고객이 많지 않지만 문의가 늘어나고 찾아오는 손님도 증가하고 있어 전망이 밝다. - P47
현재 1만5000명 이상으로 추산되는 프랑스 전업 매춘부 중 60%가 외국인이며, 그중 절반 이상이 파리에서 활동 중이다.
‘매춘부 중‘ ‘그중‘ ‘활동 중이다‘ 등 ‘중‘이 계속해 나온다. 요즘 ‘-하고 있다‘ 대신 어떤 상태에 있는 동안을 나타내는 ‘중이다‘를많이 쓰고 있지만 이처럼 중복을 만드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하고 있다‘가 겹치는 경우에만 ‘중이다‘를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 ‘중이다‘는 영어의 ‘ing‘를 단순 번역하면서 늘어난 현상이다.
→현재 1만5000명 이상으로 추산되는 프랑스 전업 매춘부 중 60%가 외국인이며, 그 가운데 절반 이상이 파리에서 활동하고 있다. - P48
아파트에 입주하기 일주일 전쯤 보일러를 30도 정도로 가동시켜 실내유독가스를 배출시키고 집 안을 환기시켜야 한다.
‘가동시켜‘ ‘배출시키고‘ ‘환기시켜야‘ 등 불필요하게‘-시키다‘를 반복하고 있다. ‘하다‘로도 충분히 뜻이 통하는 단어이므로 ‘가동해‘ ‘배출하고‘ ‘환기해야‘로 고쳐야 한다.
→ 아파트에 입주하기 일주일 전쯤 보일러를 30도 정도로 가동해 실내유독가스를 배출하고 집 안을 환기해야 한다. - P49
눈물 젖은 빵을 먹었다며 우스개를 늘어놓으며 승부처에서 마운드에 오르면 더 짜릿하다며 두둑한 배짱을 과시했다.
‘먹었다며‘ ‘늘어놓으며‘ ‘짜릿하다며‘ 등 ‘-‘가 세 번이나 나와읽기 불편하다. 연결어미나 접속사를 사용할 때도 가능하면 같은말을 피해야 한다. ‘-‘ ‘-면서‘ ‘-고‘를 적당히 섞어 쓰면 된다.
→ 눈물 젖은 빵을 먹었다고 우스개를 늘어놓으면서 승부처에서 마운드에 오르면 더 짜릿하다며 두둑한 배짱을 과시했다. - P49
장기 기증 행사가 각계각층으로 널리 확산돼 장기 기증을 통한 이웃 사랑 실천이 범국민적 행사로 널리 확산되고, 이를 실천해 나가는 일련의 아름다운 행사로 확산되었으면 한다.
‘널리‘가 두 번 나오고, ‘행사‘와 ‘확산‘이 세 번씩 나온다. 요령이없거나 어휘력이 부족함을 보여 준다. ‘확산‘이 널리 퍼진다는 뜻이므로 ‘널리‘는 빼야 한다. 불필요한 ‘행사‘는 줄이고, ‘확산‘은 적당히 다른 말로 바꾸어 주면 된다.
→장기 기증 운동이 각계각층으로 확산돼 장기 기증을 통한 이웃 사랑 실천이 범국민적으로 퍼지고, 이를 실천해 나가는 일련의 아름다운 행사로 발전했으면 한다. - P50
07
의미 중복
(전략). "무슨 일이 있어도 절대로 잊어선 안 된다"에서처럼 의미를 부여하거나 강조하려는 의도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중략). 물론 말할 때는 강조하기 위해 이러한 표현을 쓸 수도 있지만 글이란 말보다 완전하고 체계적이어야 하기 때문에 이런 것이 용납되지 않는다. - P56
행복해지려면 우선 자신의 건강부터 먼저 신경 써야 한다.
‘우선‘과 ‘먼저‘는 같은 뜻이므로 하나만 있으면 된다.
→1. 행복해지려면 우선 자신의 건강부터 신경 써야 한다2. 행복해지려면 자신의 건강부터 먼저 신경 써야 한다. - P56
지난해 물가 상승률을 감안한 실질 국내총생산 증가율은 겨우 3.1%에불과했다.
‘겨우 -다‘와 ‘불과하다‘는 같은 뜻이므로 둘 중 한 가지로 표현해야 한다.
→1. 지난해 물가 상승률을 감안한 실질국내총생산 증가율은 겨우3.1%였다. 2. 지난해 물가 상승률을 감안한 실질국내총생산 증가율은 3.1%에 불과했다. - P57
연일 비가 오거나 흐린 장마철에는 무기력하게 늘어져 활력이 떨어지고 우울해지기 쉽다.
‘무기력하게 늘어지는 것‘과 ‘활력이 떨어지는 것‘은 같은 뜻이므로 하나만 있으면 된다.
→1. 연일 비가 오거나 흐린 장마철에는 무기력하게 늘어지고 우울해지기 쉽다. 2. 연일 비가 오거나 흐린 장마철에는 활력이 떨어지고 우울해지기 쉽다. - P58
아울러 부유층에게는 세금을 아무리 많이 물려도 괜찮다는 쪽으로 사회 분위기가 몰리는 것도 문제다.
‘아울러‘와 ‘몰리는 것도‘의 ‘도‘는 의미상 중복되는 말이므로 ‘아울러‘를 없애야 한다. ‘아울러‘ 대신 ‘또한‘이 와도 마찬가지다.
→부유층에게는 세금을 아무리 많이 물려도 괜찮다는 쪽으로 사회분위기가 몰리는 것도 문제다. - P59
불쾌지수가 높은 날엔 누구나 불쾌지수가 높아져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가급적 대인 관계를 줄이는 게 좋다.
‘불쾌지수가 높은‘과 ‘불쾌지수가 높아져‘는 구절 중복이며,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과 ‘가급적‘은 의미 중복이다.
→1. 불쾌지수가 높은 날엔 누구나 마찬가지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대인 관계를 줄이는 게 좋다. 2. 불쾌지수가 높은 날엔 이 같은 사실을 인식하고 가급적 대인 관계를줄이는 게 좋다. - P60
08
겹말
겹말은 대부분 한자어와 우리말이 어울리는 형태를 띤다. 한자어만으론 무언가 의미 표현이 충분하지 않다고 여기기 때문에생겨나는 현상으로 볼 수 있다. (중략). 하지만 겹말 역시 비효율적인 군더더기 표현으로 언어의 경제성을 떨어뜨리므로 피해야 한다. - P62
남북 관계는 지금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기로(岐路)‘가 중대한 고비를 의미하므로 ‘중대한‘은 겹말이다.
→남북 관계는 지금 기로에 서 있다. - P63
북한은 아직도 선군(先軍) 제일주의를 앞세우고 있다.
군을 앞세우는 것이 ‘선군‘이므로 ‘앞세우다‘는 필요 없다.
→북한은 아직도 선군(先軍) 제일주의를 취하고 있다. - P64
각 표준별로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선호도에 의해 시장에서 승부가 날 때까지는 한 기술에만 집착하지 않고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겠다.
‘-별(別)‘이 ‘각각‘을 뜻하므로 ‘각‘은 겹말이다.
→표준별로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선호도에 의해 시장에서 승부가 날 때까지는 한 기술에만 집착하지 않고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겠다. - P64
외국인의 매수세로 주가는 나흘 연속 상한가 행진을 이어 갔다.
‘이어 가다‘와 ‘연속하다‘는 같은 뜻이므로 ‘연속‘과 ‘이어 갔다‘는겹말이다.
→1. 외국인의 매수세로 주가는 나흘간 상한가 행진을 이어 갔다. 2. 외국인의 매수세로 주가는 나흘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 P65
자주 쓰이는 겹말
복합어처럼 쓰이는 겹말
과반수 이상→ 과반수 수십여 명 → 수십 명 (중략) 그때 당시 → 그때, 당시 (중략) 내면(面)속→ 내면 농사(農事)일 → 농사 뇌리(腦裡)속 → 뇌리, 머릿속 뇌성(雷聲)소리 → 뇌성, 우렛소리 - P68
주성분에서의 겹말
주어가 겹말인 경우
낙엽이 떨어지는->•낙엽이 지는, 잎이 지는 (후략)
→목적어가 겹말인 경우
관상을 보다→ 상을 보다 (중략) 책을 읽는 독자 → 독자, 책을 읽는 사람 (후략)
서술어가 겹말인 경우
방치해 두다 → 방치하다 (중략) 결론을 맺다 → 결론을 내다, 결론짓다 (중략) 공감을 느끼다 → 공감하다 - P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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