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

출간 준비를 하면서 글을 추가하거나 수정하면서 구성을 약간 바꾸었다. 추가한 내용은 현대미술을 둘러싼 상황 리포트, 수정한 것은 ‘현대미술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논의이다. ‘가십‘과 ‘견해‘라고 대치해도 좋을 듯싶다. - P9

견해는 말할 것도 없고, 가십거리도 현대미술을 이해하기 위한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 현대미술이 ‘미술(美術)‘이 아닌 ‘지술(知術)‘인 이상(6장 참조), 미술계의 움직임이나 미술을 둘러싼 상황의 변화는 작품의 가치를 크게 좌우하며, 작품의 감상법을 바꾸기까지 한다. 시장에서 - P9

연재가 끝난 2017년, 현대미술은 아니지만 <살바토르 문디(구세주)>가 큰 화제가 되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그린 것으로 추정되는 예수그리스도의 초상화로, 그해 11월 15일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수수료포함 4억 5,031만 2,500달러(약 5,000억 원)에 낙찰되었다. 미술품 낙찰가로는 (그 당시) 사상 최고가다.
정말로 다빈치의 손으로 그린 것이 맞는가 하는 의문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지만, 여기에서는 작품의 진위는 따지지 않고자 한다. 문제는누가 이런 고액의 미술품을 손에 넣었느냐인데, 주요 언론 보도로 유추해보면, 아무래도 무함마드 빈 살만인 듯하다. - P11

그러나 왕세자는 부를 쌓는 데에 열을 올려, 비밀리에 개인적인 물욕을 만족시키고 있었다. 「뉴욕타임스」의 잇따른 특종에 의하면, 20151년에는 한눈에 반한 중고 요트를 약 6,500억 원에, 파리 교외에 있는 루이 14세의 성이라 불리는 대저택을 약 3,900억 원에 사들였다고 한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살바토르 문디>와 합치면 1조 5,000억 원에 가까운 엄청난 재산이다. 전 인구의 2~3%를 차지하는 외국인 노동자에게일을 시켜, 그로 인해 생긴 불로소득으로 한 쇼핑이다. - P12

"선택하고, 이름을 붙이고, 새로운 견해를 제시한다." 마르셀 뒤샹이정한 ‘현대미술의 규칙‘은 항상 그 기저에 있으며 이는 변함이 없다. 감상자가 작품을 해독하고 해석하는 행위가 있어야 비로소 작품이 완성된다는 구도도 거의 정착되었다. - P12

2017년에 개최된 제57회 베니스 비엔날레의 테마는 「Viva Arte Viva」였다. 지난 회와는 확연히 달라진 다소 가벼운 주제에, 미술계의 식견있는 사람들은 눈살을 찌푸렸다. 그 반면, 「도큐멘타 14」는 그 어느 때보다 급진적이었고(7장 참조), 뮌스터 조각 프로젝트 2017에도, 베니스의 각국 파빌리온의 일부에도 뛰어난 정치적인 작품은 있었다. - P13

『뉴스위크』(일본판)의 연재에 쓴 「중국의 검열에 가담한 히로시마시 현대미술관」도 표현의 자유를 침범한 한 예이다. 일본의 공립 미술관에서도 이런 추악한 행태가 은밀히 벌어지고 있었다. 더구나 언론이나 아트 저널리즘은 그에 관한 후속 기사를 한 줄도 쓰지 않는다. - P13

미술은 훨씬 자유롭고 유연한 것이어야 한다.
8장에서 언급할 현대미술의 일곱 가지 창작 동기 중 하나만 돌출되는 것은 정상이 아니다. - P14

한마디로 말하면, 이 시대는 광기의 시대라고 생각한다. 2002년에 간행한 졸저(편저) 『백 년의 우행』은 20세기에 인류가 범한 우행에 대한책인데, 2014년에 속편 속 · 백 년의 우행을 내면서, 영문 제목을 『OneHundred Years of Idiocy』에서 『One Hundred Years of Lunacy』로 변경했다. 속편은 2001년의 미국 9.11 테러 사건부터 2011년의 후쿠시마 제1원자력 발전소 사고까지를 다루고 있다.  - P14

마지막의 마지막의 마지막으로, 6장에서 다룰 사뮈엘 베케트의 말을 인용하고자 한다. "죽은 상상력을 상상하라." 외람될지 모르나 이 말을 모든 미술애호가들에게 선사하고 싶다. 상상력의 죽음은 현대미술의 죽음일뿐더러, 인간성의 죽음임에 다름 아니다.


마르셀 뒤샹 서거 50주년, 교토에서
오자키 테츠야 - P15

3장 비평가

비평과 이론의 위기


. 이리하여 동아시아에서는 21세기 초에 우선 일본, 이어서 한국. 그리고 중국에 영어 혹은 2개 국어로된 현대미술 잡지들이 잇달아생겨났고, 경제 침체와 함께 조용히 사라져 갔다. 일본에서 내가 창간한 『아트 잇』(Art iT)은 현재는 온라인에서만 볼 수 있다.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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