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정신 과정의 기원이 사회와 역사에 있다는 발상, 혹은 인간의 활동과 문화가 반영된 실제적 형태를 꾸준히 실행한 것이 직접적으로 인간의 중요한 의식을 표상하도록 했다는 착상을 심리과학이 (아직까지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는 건 당혹스러운 일입니다.¹

1) 대한민국 교육학계와 심리학계의 주류는 2012년이 다 지나가고 있는 지금도 이러한 착상을 받아들일 준비가 아직 되어 있지 않은 것 같습니다. 당혹스러움을 넘어 수치스러운 일이며 분노해야 할 일입니다. - P18

. 19세기 중반에는 주의(attention)에 대한 연구를 통해 연합 원리(the principles of association)를 집중 조명하였습니다. - P18

 심리학을 자연 과학의 한 분과로 확립한 분트(Wilhelm Wundt)는 이와 같은 정신 작용을 ‘능동적인 통각(active apperception)‘이라 명명했습니다.²

2) 통각(apperception): 능동적인 감정을 동반한 것으로, 지각이나 표상을 일층 명료하게 파악하는 자각 작용(네이버 지식백과). - P19

복잡한 정신 과정에 대한 연구를 그만두려는 흐름은 자연 과학 전통에 터한 심리학자 사이에서 강한 반향을 불러일으켰습니다. 20세기 첫 십 년 동안, 독일의 게슈탈트 심리학파와 미국의 행동주의 심리학파는 더 초보적인 정신 활동의 형태뿐만 아니라 정신 활동의 가장 복합적이고 통합적인 형태를 과학적으로 연구하는 역할을 맡게 되었습니다. - P19

그렇지만 심리학자들은 심리학을 그런 과학으로 만들려고 ‘유기체내에서‘ 정신 활동의 법칙들을 찾으려 했습니다. 이들은 행동의 기저에 놓여 있는 연합(association) 혹은 통각(apperception), 지각의 구조적성질 혹은 조건 반사를 (생리학적 심리학자는) 유기체의 자연적이며 불변하는 속성으로 또는 관념론적 심리학자는 정신의 표상 혹은 내재적 속성으로 간주했습니다. - P20

 분트는 사회적 행동의 여러 측면은 개인이 행하는 연합과 통각에서 동일한 자연 법칙을 보여 준다고 믿었습니다. (맥도갈[McDougall]에서 시작되어 전쟁을 개인의 공격적인 내적 충동의 결과로 파악하는 근대의 신프로이트안들[neo-Freudians], 즉 신프로이트학파 정신분석학자와 생태학자들[ethologists]로 이어지면서) 모든 사회 현상의 바닥에 놓인 개인의 본능을 발견하고자 하는 수없이 시도되었던 연구는 그저 이런 경향의 연장선에 놓여 있을 따름입니다. - P20

신칸트주의 철학자들이 자연 과학으로 분석될 수 있는 연합의 법칙에 더하여)
‘정신세계‘의 표상으로 기능하지만 기원도 이론도 가지지 못한 기술된수는 있을지 언정 설명될 수는 없는 ‘상징 형태(symbolic forms)‘의 법칙을 구별하고 있을 때, 베르그송(Bergson)이 자연적인 신체의 기억‘ 법칙들에 더하여 ‘정신의 기억‘ 법칙들이 존재함을 증명한 것은 결코 우연한 일이아닙니다. - P21

정신의 사회·역사적 진화

인간의 정신 과정을 진화의 산물로 파악하려는 최초의 시도는 19세기 후반에 찰스 다윈(Charles Darwin)과 그를 계승한 허버트 스펜서(Herbert Spencer)에 의해 행해졌습니다. 이들 과학자는 정신 활동의 복합적인 형태가 발달하는 방식과 생물학적인 환경적 조건에 적응하는 초보적인 형태가 어떻게 진화 과정을 통해 더 복합적인 형태로 진전되었는지를 추적하고자 했습니다. - P22

20세기 초엽에 뒤르켕(Durkheim)은 정신의 기본 과정들은 정신의 내적 삶의 표상도 자연 진화의 결과도 아니며, 사회에서 기원했다고 추정했습니다(Durkheim and Mauss, 1963). 뒤르켕의 착상은 줄줄이 이어지는다른 연구의 기반이 되었습니다. - P23

고전적 관념론에 근거한 심리학은 공간과 시간의 관념을 환원할 수없는 의식의 산물로 간주했습니다. 그러나 너무도 정당하게 프랑스 심리학자들은 공간에 대한 기본적인 개념 범주는 생명체에서가 아니라사회에서 기원했다고, 원시적인 유목민이 야영지를 공간적으로 배열하던 작업으로 거슬러 올라간다고 단정했습니다. - P23

. 노동과 생산의 관계를 개인적 활동으로 접근하였기에 뒤르켕은 사회를 결국 개인의 정신적 삶을형성하는 집단적 표상과 집단적 신념의 영역으로 간주했습니다. 사회학에서 뒤르켕을 이어 행하는 작업에서 이 지점이 전체 프랑스 학파의출발점이 되었습니다(Blondel, 1922; Durkhiem and Mauss, 1963; 그리고 여타 저작들).
이렇게 프랑스 학파는 모든 사회적 생활의 토대를 형성하는 개별 작업 형태와 경제적 조건 둘 다를 놓치고 말았습니다. - P24

원시 문화에서 인간의 생각은 사회에 지배적인 ‘집단적 표상‘으로부터 초래된다는 자신의 추정에서 레비브륄은 원시적 사고는 고유한 법칙을 따른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그에 따르면 원시적 사고는 ‘논리 이전의 사고이며, 느슨하게 조직되며, ‘참여의 법칙‘에 의해 작동합니다. - P25

레비브륄은 원시적 사고에서 우리의 사고와 질적으로 구별되는 자질을 지적하고, 논리적 과정들을 역사 발전의 산물로 취급한 최초의 학자였습니다. 그는 1920년대에 정신을 자연 선택의 부산물로 간주하는 단순한 발상을 넘어서서 인간 의식을 사회역사적 발전의 결과물로 이해하려 했던 심리학자들에게 심대한 영향을 미쳤습니다. - P25

 레비브륄을 적대하는 학자들은 실험자료(Rivers, 1926; Leroy, 1927)에 의존했으며 조지 보아즈(George Boas,
1911)와 같은 인류학자들은 언어학자들과 연합했습니다. 그들은 레비브륄이 발견한 성과를 공략하면서 원시적 문화에서도 인간의 지적 기제가 더 진전된 인민의 지적 기제와 근본적으로 동일하다고 제안했습니다. - P25

. 원시인들의 생각은 인종적 열등감이나 신념에서의 차이를 반영한 것이 결코 아닙니다. 오히려 우리가 그들의 실제적 생존 조건과 그들이 사용하는 언어를 이해할 수만 있다면, 우리도쉽게 원시인의 생각을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Boas, 1911). - P26

여기에 보고된 연구는 전례 없는 사회·문화적 변화가 벌어지던 40년 전에 비고츠키의 지도를 받으며 진행되었습니다. 이 연구는 고등 인지 활동은 본질적으로 사회역사적 특징을 지니고 있다는 입장과 정신활동의 구조(특수한 내용뿐만 아니라 모든 인지 과정에 기본적인 일반 형태)는 역사 발전 과정에서 변화한다는 견해를 담고 있습니다. 이런 까닭에 우리의 연구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독보적입니다.⁷

7) 50년 전이 아닌 지금, 2012년 대한민국에서도 이런 연구는 독보적입니다. 이런 연구성과를 반영한 학계의 교육 과정 논의나 교수학습 방법에 대한 논의는 상상하기도 어렵습니다. 지구화 시대, 정보화 시대에 이런 몰골이라니 정말 부끄럽습니다. - P26

초기 추정들

출발점으로 의식은 ‘의식적 존재(das bewusste Sein)‘라는 개념을 채택한 소비에트 심리학은 의식이 어떤 정신 상태에서도 변함없이 현존하고 역사 발전에 독립적인 ‘정신적 삶의 내재적 속성‘을 재현합니다.
견해를 거부해 왔습니다. - P27

역사를 통해 확립된 인간의 정신적 삶이 실재와 상호 관련되는 방식은 점점 더 복잡한 사회적 실천들에 의존하게 되었습니다. 자라나는어린이가 정신을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되는 이전 세대의 산물들과 마찬가지로 직면한 주변 환경을 조작하기 위하여 사회 속의 인간이 사용하는 (현 세대의) 도구들도 이러한 정신 형태에 영향을 미칩니다. - P27

인간의 지각 과정을 매개하는 언어는 최종에는 극도로 복합적인 조작들(접하는 정보를 분석하고 종합하는 일, 세계를 지각적으로 정리하는 일, 인상을 체계로편입하는 일)을 행하게 됩니다. 이렇듯 (언어학의 기본적인 단위인) 낱말들은의미를 전달할 뿐만 아니라 외부 세계를 반영하는 의식의 근본적인 단위이기도 합니다.⁸

8) 『생각과 말』에서 비고츠키는 생각과 말의 분석단위로 낱말가치(낱말 의미+낱말 뜻)를 제시했고, 의식의 분석단위로 ‘생생한 경험‘을 언급했습니다. 이런 면에서 루리야의정리는 정교하게 다듬어져야 합니다. - P28

. 입말 구조와 논리 구조가 전형적인 사례인 개별 문장들의 위계적인 체계 때문에, 인간은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객관적인강력한 도구를 지니게 됩니다. 이 도구로 하여 인간은 개별적인 대상물혹은 상황을 반영할 수 있고 객관적으로 통용되는 논리적 규정을 창조할 수도 있습니다. - P29

 바꾸어 말하면, 인간은 사회사를 통해 감각적인 것을 넘어서서 이성적인 것으로 인간이 도약할 수 있도록 했던 언어 체계와 논리적 규칙 체계를 확립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이 감각적인 것에서 이성적인 것으로의 이행이 유물론 철학의 설립자들에게는 무생물에서 생물로 이행한 것만큼이나 중요했습니다.
이렇듯 인간 의식은 더 이상 역사와 무관하며 어려운 논리적 분석이 필요 없는 ‘인간 정신의 내재적 속성‘일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 P29

여기에 제시된 견해들은 두 가지 까닭 때문에 중요합니다. 먼저 그것들이 인간 의식을 사회사의 산물로 다루고 과학적·역사적 분석을 가능하게 하는 길을 제시했기 때문입니다. 다음으로 그것들은 의식의 한계선을 확장시킬 수 있고 인간의 사회적 삶의 결과로 논리적 규칙이 창조되는 과정을 보여 주었기 때문입니다. - P30

사회적 관계를 통해 자신이 행한 행동에 대한 수정을 경험하면서 대상을 가지고 하는 복잡한 활동들을 배우게 될 때, 그리고 복잡한 언어 체계를 숙달하게 될 때, 어린이는 반드시 의식 활동에서 새로운 동기들과 형태들을 발달시키게 되고 새로운 문제들에 직면하게 됩니다. - P30

(전략). 부연하면, 어린이는 사물들 간의 관계를 다시 생각하게되고, 어린이와 성인의 관계를 새로운 방식으로 생각해 내고, 타인의 행동을 재평가하고 되고, 결국에는 자기 자신의 행동도 재평가하게 됩니다. 또한 언어를 통해 일반화된 감정들과 성격 특성들이 되는 감정적 반응들과 정서적 범주들을 새롭게 발달시키게 됩니다. - P31

비고츠키는 정신 과정에서 근본적인 발달적 변화(실체를 반영하는 후속하는 형태로 표현되는 변화)를 분석하면서 어린아이는 기억을 통해 생각하지만, 사춘기 청소년은 생각을 통해 기억한다는 것을 찾아냈습니다.¹⁰


10) 어린이에게 생각한 것을 이야기하도록 요구해도 그는 경험하여 기억한 것을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청소년은 경험한 것을 기억나는 대로 진술하라고 해도 관계와 상황을 고려하여 경험을 변경시켜, 생각하면서 특정한 일부 경험만 진술합니다. 청소년은 통상 경험한 것을 관계와 체계에 따라 가공하여 기억합니다. 즉, 생각합니다. 정신 과정에서 어린이는 기억이 지배적이고, 청소년은 생각이 지배적이라고 요약할 수 있습니다. - P31

이제 심리학자는 어린이와 청소년의 변화하는 의식적 삶의 다른 형태를 기술할 수 있게 되었으며, 또한 상이한 발달 단계에서 펼쳐지는정신 활동의 기저에 놓여 있는 각 정신 과정의 구조에서 전개되는 변화를 분석하고, 다른 발달 단계에서 출현하는 ‘기능들 사이의 관계‘들을 통해 이제까지는 예상하지도 못했던 변화들을 발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¹¹


11) 기능들 사이의 관계는 발달 단계마다 다릅니다. 신생아 시기에는 말 기능과 생각 기능이 독립적으로 펼쳐집니다. 3세가 되면 두 기능이 동시적으로 발현됩니다. 8세쯤 되어말 기능과 생각 기능이 동시적으로 발현될 때는, 좀 더 많은 기능들이 동시에 작동하게됩니다. 글말 기능도 참여하겠고, 주의 기능도 상상 기능도 상황에 따라 결합하게 됩니다. - P32

소비에트 심리학이 태동할 때, 연구자들은 의도적으로 어린이 정신발달 과정에서 나타나는 변화에 주목했습니다. 지난 오십 년 동안 이루어 낸 눈부신 발견들은 심리학의 기본이 되는 이론적 개념을 극적으로 변경시켰습니다. - P32

 심리학적 관심에서 이런 심대한 이동과 최근의 변화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심리학은 아직도 정신 과정의 특수한 사회·역사적 형성 모습에 대한 연구를 제대로 시작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중략).
심리학은 이 문제를 다루려는 시도를 거의 하지 않았습니다. 이는부분적으로 연구자들이 사회 체계의 재구조화가 어떻게 급격하게 변화하는 사회적 삶의 형태를 그리고 급격하게 이동하는 의식의 형태를 촉발하는지 관찰할 수 있는 기회가 너무나 드물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또한 ‘후진적인‘ 인민에 포함되는 많은 학생들에게 의도하였든 의도하지 않았든) 현존하는 불평등을 정당화하려 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 P33

연구 상황

우리는 조사연구(정신 과정들의 사회·역사적 형성 모습을 분석하는 것)의 목적에 합당한 최상의 결과를 얻기 위하여 알맞은 조건들을 선별하였습니다. 이러한 조건들은 1930년대 초반 소비에트 연방의 오지에 존재했습니다. - P34

수 세기 동안 실질적으로 100퍼센트 문맹이었던 외곽 지역에 학교들의 방대한 연결망이 개설되었습니다. 그 학교들의 교육 과정이 단기과정임에도 불구하고, 문해 프로그램은 많은 성인들이 근대 기술의 요소들에 익숙하게 했습니다. 학교를 다니는 성인은 그들의 일상 활동에서 시간을 빼 참석했으며 단순하지만 ‘이론적인‘ 것을 추구하는 요소들을 숙달하기 시작했습니다. - P34

작업할 곳으로 우리는 우즈베키스탄의 오지 마을들과 키르기지아의 산간 지역에 있는 몇 마을을 선택했습니다. 우즈베키스탄의 수준 높은 고대 문화는 사마르칸트, 부하라, 호라즘에 있는 웅장한 건축물에여전히 보존되어 있습니다. 또 주목할 만한 것은 사마르칸트 근처에 홀륭한 관측 시설을 남긴 수학자이자 천문학자인 울루그벡(Ulug-Beg), 철학자 알 비루니(Al-Biruni), (아비센나[Acicenna]로 더 잘 알려진) 물리학자알리 빈 신나(Ali-ibn-Sinna), 시인인 사디(Saadi)와 니자미(Nizami) 그리고 여타 학자들과 관련된 눈부신 과학적·시적 성취들입니다. - P35

목축업은 우즈베키스탄에 인접한 키르기지아의 산간 지역에 널리 퍼져 있었습니다. 가축을 기르는 가구들은 몇 달 동안 산악 목초지에 머물러야 했습니다.
어떤 중요한 사항을 결정할 때 종교 지도자의 조언에 따라야 했습니다. 이슬람 종교 때문에 여성은 권리가 제약된 채 살아야 했습니다. 수세기 동안 여성은 (여성의 거주지인) 이츠카리(ichkari) 내에만 머물러야 했고, 외출할 때는 베일로 신체를 가려야만 했으며, 접촉할 수 있는 사람들이 아주 적었습니다. - P36

 우리가 연구하던 시기는 과도기의 한 시기였기 때문에, 우리 연구는 어느 정도 비교 연구가 될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우리는 (마을에 살고 있는) 발달이 지체된 문맹 집단들과 사회적 재편성의 첫 영향력을 경험한, 이미 근대적 생활에 연결된 집단들 둘 다를 관찰할 수 있었습니다. - P36

 우리 실험의 피험자들은 아래와 같이 다섯 집단으로 구성되었습니다.

1. 문맹이고 어떤 근대적 사회 활동들에 관여한 적이 없는 오지마을에 사는 이츠카리 여성들. 우리 연구가 행해지고 있던 당시에는 여전히 그런 여성들이 아주 많았습니다. 인터뷰는 여성이 수행했는데, 그 까닭은 여성만이 여성의 거주지에 들어갈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2. 개인주의적 경제 활동을 지속하고 있는, 여전히 문맹인, 결코사회화된 노동에 참여해 보지 못한 오지 마을의 농민들

3. 유치원생을 가르치기 위해 단기 교육 과정에 참여했었던 여성들. 전반적으로, 그들은 여전히 형식 교육을 받지 못했으며, 거의 문해 교육도 받지 못했습니다.

4. 단기 교육 과정을 받은 청년들과 열성적인 집단농장(kolkhoz)노동자들. 그들은 일성적으로 농장 경영에 의장, 집단농장 사무실 근무자, 혹은 중간 지도자로 관여했습니다. 그들은 생산 계획에, 노동 분배에. 노동 결과물의 품질 검사에 상당한 경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다른 집단농장 구성원을 지도했으며, 개별적인 농부들보다훨씬 더 넓은 세계관을 획득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학교를 아주짧은 기간 동안 다녔고, 읽고 쓰는 데 여전히 서둘렀습니다.

5. 이년 혹은 삼 년 정도 공부한 후에 교사 양성 학교에 입학하게 된 여학생들. 그렇지만 그들의 교육 수준은 여전히 매우 낮았습니다. - P37

우리는 마지막 세 집단의 피험자들이 매개된 생각을 더 많이 보여주는 데 반하여 첫 두 집단의 피험자들에게서 즉각적이고 도해적인 기능적 실천(graphic-functional practice)으로 발생한 인지 형태들이 너무도우세할 것이라고 추정했습니다.¹³


13) 미국본 편집자는 여기에 "생생하고 기능적인 이라는 용어는 개인이 실행 환경에서 작업할 때 가지는 대상에 대한 물리적 자질들에 의해 인도된 활동을 명명한다."는 각주를 달았습니다.
여기서 ‘graphic‘을 앞선 한국어 번역본에 나온 ‘그림적‘에서 ‘도해적‘으로 바꾼 이유는여기서 지적하고 있는 속성이 지각한 대상 전체를 하나의 이미지 전체로 표현한 것이아니기 때문입니다. 거기에 들어 있는 두드러진 형태적 측면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아이콘 같은(iconic), 조형적인(figurative)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여 번역하고 있습니다. 건축에 대한 일본 서적을 번연한 책 제목 도해적 사고가 인상적이라, 도해적이라는 표현을 선택했습니다. 이미지, 상, 그림 그 자체보다는 추상으로 나아가는 과정의 중간 단계를 이야기하는 것으로 이해하시면 될 듯합니다. - P38

연구 절차

적합한 조사 방법은 단순한 관찰 이상이어야만 합니다. 우리 방법은 제대로 된 실험 질문을 가지고 피험자에게 다가가 말을 건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제까지 이런 연구는 필연적으로 너무도 많은 난관에 봉착했었습니다. (중략) 그래서 사람을 다루는 다른 현장 조사처럼 우리는 거주민과의 사전 접촉을 강조했습니다. 우리는 예행적인 실험이 자연스럽고 무례하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 우호적인 관계를 확립하려 무단히 노력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검사 자료를 성급하게 혹은 준비되지 않은 채 제시하지 않으려 신중했습니다. - P39

문제가 제기되면 실험자들은 단순히 대답을 기록하는 것을 넘어 늘
‘임상적‘ 대화 혹은 실험을 수행했습니다. 피험자의 반응에 따라 질문이이어지거나 논쟁이 촉발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자유롭게 주고받는 대화를 방해받지 않으면서 피험자는 새로운 대답에 도달하게 되었습니다. - P40

실험 조건에서 자연스러움을 더 보장하고자 한다면 피험자에게 제시될 과제의 내용을 정선해야 합니다. 피험자가 무의미한 것으로 간주할 문제들을 제공하는 건 어리석은 일입니다. - P40

. 그래서 우리는 표준적인 심리측정 검사를 사용하지 않고 우리가 특별히 계발한 검사 방식으로 작업을 했습니다. 이 검사는 피험자가 인지 활동의 어떤 측면을드러내는 여러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는 유의미하고 열린 검사였습니다. - P41

조사 계획

사회·역사적 발전의 상이한 단계에서 사람의 생각에 중요한 차이가 있음을 적절하게 보여 줄 수 있을 때만 그리고 그 속에서 일정한 양식이나 증후들을 드러낼 수 있을 때만 우리가 행한 실험들은 성공할수 있었습니다. - P41

우리는 몇몇 기본적인 지각 과정들로, 즉 너무도 두드러진 감각적자료에 대한 언어적 표현 과정들로 시작했습니다. 이 도입적인 단계 후에, 우리는 피험자의 추상화와 일반화를 실행하는 과정을, 특히 대상물들을 비교하고, 변별하고, 분류하는 과정을 연구했습니다.¹⁴

14) 같은 점을 찾고, 다른 점을 찾는 작업, 대상의 자질에 따라 대상들을 무리 짓는 작업은 가장 기본적인 과정입니다. 초등학교 교수학습 과정에서 의식적으로 집중적으로체계적으로 반영되어야 하는 과정입니다. 이런 활동이 충실해야 중학교에서 본격적인개념 형성 활동이 알차게 진행될 수 있습니다. - P42

우리는 피험자들이 추상적 의미 범주에 따라 대상물을 분류할 수(혹은 심지어 대상물의 추상적 자질들을 추출할 수도 없을 것이라고 추정하였습니다. 우리가 피험자들이 도해적·기능적 상황을 재창조할 것이라고지배적인 추상적 의미들을 구체적인 실천 경험과 관련된 상황으로 대체할 것이라고 추정하는 데는 충분한 까닭이 있었습니다. - P42

 만약에 우리가 올바르게 추리하였다면, 우리는 우리 실험의 피험자들이 지각한 실재를 표현하는 체계에서뿐만 아니라 사고 과정 그 자체에서도 특수한 자질들을 가졌다고 진술할 수 있을 겁니다. - P43

그 다음 단계에서는 상상하는 과정들을, 즉 스스로 즉각적인 지각과정에서 벗어나 순수하게 상징적인, 말로 하는, 논리적 수준에서 조작하는 과정들을 연구했습니다. 우리 자료는 재생하는 상상력과 구성하는 상상력의 차이를 활용한 것이었습니다. - P44

이 연구 과정의 마지막 단계는 자기를 분석하는 과정(self-analysis)과자기를 의식하는 과정(self-consciousness)을 연구하는 것이었습니다. 희망컨대, 우리는 자아의식이 일차적이고 외부 세계와 타인에 대한 지각은 이차적이라는 데카르트의 주장을 철저히 거부했습니다. - P44

이 계획으로 우리는 비교 연구에 토대가 되는 윤곽을 세울 수 있었고, 기본적인 목표를 달성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급격하게 계급 사회를철폐시키는 것처럼, 사회 발전을 위해 이전까지는 상상할 수도 없었던전망을 창출하는 문화적 대격변이 펼쳐지는 것처럼 사회사가 격렬하게혁명적으로 재편성되는 동안 인간 의식에서 발생했었던 근본적인 심리적 변화를 진술하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 P44

2. 지각과정

지각의 어떤 자질들(features)을 분석해 보면 심리 과정이 역사적으로 형성되는 것에 관해 너무도 선명한 증거를 얻을 수 있습니다. 전통심리학에서는 시각적 지각을 가장 초보적인 자연 과학의 방법들로 조사할 수 있는 자연적 과정으로 다루었습니다. - P46

그렇지만 수십 년이 지나는 동안, 심리학의 발전은 상대적으로 단순하고 직접적인 지각에 관한 이러한 자연 과학적 관념들의 권위를 지속적으로 무너뜨렸습니다. 확보된 증거에 따르면, 지각은 복합적인 심리과정이고, 거기에는 복잡한 지향 활동, 개연성 구조, 지각된 자질들에대한 분석과 종합, 의사결정 과정이 관여하는 듯합니다. - P46

미국의 심리학자 브루너(J. S. Brunner)는, 모든 지각 과정은 입수된정보를 친숙한 범주에 할당하는 본질적으로 복합적이고 능동적인 과정임을 언어의 추상화 기능 및 일반화 기능이 친밀하게 참여하는 작업임을 정확하게 지적했습니다.  - P47

지각 과정을 컴퓨터를 통해 재연하는 과정은 어떤 제시된 모양을 특정한 구조적 범주에 할당하는
‘의사결정‘ 과정을 포함하는 분석과 종합의 복합적인 과정이 얽혀 있습니다. 지각이 보조 장치를 사용하는 것과 언어가 적극적으로 참여하는것이 얽혀 있는 복합적인 인지 활동임을 인정하게 되면, 우리는 지각과정을 오직 비교적 단순한 자연 과학의 법칙들에만 의존하는 매개되지 않는 과정으로 파악하는 고전적 관념들을 근본적으로 수정해야만합니다. - P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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