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사람들은 검색창 앞에서 가장 솔직해진다
소셜 미디어가 매긴 우리 도시 성적표
사람 사이의 소통에서 가장 중요한 수단은 말이었다. 사람들은 얼굴을 맞대고 자신이 알아낸 정보와 경험한 느낌을 입말로 전했다 - P44
우리나라 18세 이상 성인의 76퍼센트가 다양한 종류의소셜 미디어를 사용한다.⁴¹ 사람들은 카카오톡으로 회의 자료를 주고받고, 유튜브로 여름 휴가 때 갈 휴양지를 미리 가본다 - P44
41_ 한국언론진흥재단, <2021 소셜미디어 이용자 조사>, 18쪽. - P157
‘3000만 블로거‘⁴⁴의 주간 일기를 출근길 지하철 안에서 읽을 수 있는 우리는 원하는 언제든 자신의 지금 생각, 경험, 느낌을 공유할 수 있는 자유를 기술로부터 얻었다. 그러나한편으로는 근사한 콘텐츠를 생산해야 한다는 스트레스에 시달리기 시작했다. - P45
44_네이버가 발표한 <2022년 네이버 블로그 리포트>에 따르면, 블로그 유저 중 76 퍼센트가 10, 20, 30대다. 리포트에 따르면 전 연령층에서 전년 대비 이용자 수가 늘었다. - P157
간접 체험이라고 표현했지만, 소셜 미디어의 영향력은상당하다. 아직은 텔레비전이 개인 의견에 미치는 영향력이가장 큰 것으로 조사됐지만, 인터넷 포털과 소셜 미디어의 영향력이 그 뒤를 바짝 쫓고 있다. - P46
‘한국관광 데이터랩‘⁴⁷은 지역별 관광 현황을 방문자 수와 특성뿐 아니라 소셜미디어 언급량과 트렌드도 분석해 제시한다. 우리 지역의 인기 관광지가 어딘지, 맛집이 어딘지까지 신용카드 데이터와 내비게이션 데이터를 분석해 알려 준다. - P48
47 한국관광 데이터랩 (https://datalab.visitkorea.or.kr) - P157
사진이 기억에 남을 이미지가 중요해졌다. 매일 콘텐츠를 고민하는 개인 소셜 미디어 유저들도 마찬가지다. ‘좋아요‘와 팔로워 증가를 견인하는 멋진 콘텐츠는 사진에서 출발한다. - P49
‘좋아요‘가 쌓이면 장소를 잃는다
인스타그램과 블로그에서 더 많은 ‘좋아요‘를 얻기 위해 우린 ‘모두 좋아할 법한 장소를 찾고, ‘누구나 공감할 것 같은‘ 예쁜 이미지를 만든다. 적당한 품질과 납득할 만한 가격을 갖춘기성품처럼, 내가 가본 장소들은 소셜 미디어란 판매대 위에서 비슷한 포즈로 진열돼 있다. - P49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은 공간을 "어떤 물질이나 물체가 존재할 수 있거나 어떤 입이 일어날 수 있는 자리"로 정의⁴■한다 - P50
48 표준국어대사전은 ‘공간‘을 철학적 의미까지 여섯 가지로 정의하고 있는데, 여러 면에서 쓰임이 가능하다. 여기서는 두 번째로 제시된 정의를 사용했다. - P158
공간이 움직임movement이라면, 장소는 정지pause다. 움직임 중에 정지가 일어나면 그곳은 장소가 될 수 있다.⁴⁹ - P50
49 이 푸 투안(윤영호 * 김미선) <공간과 장소>, 사이, 2020, 19쪽 - P158
시간은 장소를 정의하는 데 중요하다. - P50
공간에서의 경험은 감정을 만들고 그것은 공간의 특성과 개성을 설명하는 중요한 요소가 되며 그곳을 떠나더라도 머릿속에서 꾸준히 재현되는 기억이 된다. - P52
장소는 공적이기도 하지만, 그 속성은 내밀하다. - P52
화지만 느끼는 공간이나 살아 있는 공간은 쓰이는 공간이나 활용되는 공간으로 대체됐다. 느끼는 시간은 아깝고, 즉흥적으로 변화하는 공간은 활용 목적이 불분명한 낭비의 공간처럼 여겨진다. - P53
교통의 발달로 시공간은 확장되면서 또한 동시에 좁아졌지만, 이러한 시공간의 재조직을 더 가속화한 것은 인터넷의 발달이다.⁵³ - P54
53 조명래 <공간으로 사회 읽기-개념, 쟁점과 대안>, 한울아카데미, 2024, 169-196쪽 - P158
심지어는 저 먼 곳에 있는 파리의 장소성을 옥천이나 나주같이 뜬금없는 곳으로 가져와 재현하는 일도 흔해졌다. - P54
똑같은 방향성을 가지고 만들어진, 똑같은 방향성으로 인식되는 장소는 과연 살아 있는 것일까? 사람들은 장소에 꽤 관심을 가진 것처럼 보인다. - P55
획일성은 추구하는 공간 조성은 쉽게 드러나는 만큼 비판하기도 쉬운 듯하지만, 너무나 세련되게 조성된 요즘의 ‘무장소성‘은 콕 집어 비난하기 어렵다. - P55
멋진 장소를 다른 사람들이 원하는 모습으로 제시해야 한다. ‘인증샷‘과 ‘인생샷‘안에는 보여 주고 싶은 멋진 장소의 모습과 그걸 바라보는 나의 이야기가 있지만, 그것은 금방 파편화돼 흩어질 뿐이다. - P56
지리적 능력은 장소를 만든다
소셜 미디어가 사진을 세상 끝까지 퍼나르면서 장소의 고유함이 사라졌다고 한탄할 수 있지만, 사실 이건 또 다른 기회일 수 있다. 소셜 미디어 속 사진이 늘 현장과 현실의 모사copy하고 똑같이 찍어 내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 P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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