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 아저씨의 친구이자 출판사 사장인 빛나리 씨가 여우아저씨에게 전화를 걸고 있었어요. 빛나리 씨는 여우 아저씨가 쓴 이야기들을, 서점에서 사거나 도서관에서 빌릴 수 있는 책으로 만들지요. 새 책을 언제 완성할 건지 물어보려고 벌써 열다섯 번도 넘게 전화를 걸고 있어요.

‘산책 삼아 길모퉁이서점에 한번 가 볼까. 그럼 기분이 좋아질 거야. 봄 공기를 느끼고 맛있는 새 책을 보면 기적처럼 좋은 생각이 떠오를지도 몰라‘

여우 아저씨는 그렇게 새로 나온 책 다섯 권을 사서 기분좋게 길모퉁이 서점을 나왔어요. 봄 햇살이 내리쬐는 아주 맑은 날이었어요.
날씨가 너무 좋아서 여우 아저씨는 잠시 숲에서 쉬기로 했어요. - P16

분홍색 곤충은 가까스로 몸을 피했어요. 하지만 여우 아저씨의 조심성 없는 행동 때문에 단단히 화가 났어요. 그래서 자신이 얼마나 화가 났는지 여우 아저씨에게 톡톡히 보여 주기로 했어요. - P18

미라는 급히 화구를 챙겨 들고 비명 소리가 난 쪽으로 달려갔어요.
숲속 빈터에 도착해 보니 여우 한 마리가 풀밭에 쓰러져고통스러워하고 있었어요. 옆에는 책 몇 권과 후추통, 소금통이 널브러져 있었어요. - P26

여우 아저씨는 몸을 돌리며 눈을 떴어요. 그런데 정말 아름다운 얼굴이 눈에 들어왔어요. 여우 아저씨가 살면서 본중에 가장 아름다운 얼굴이었어요.
여우 아저씨의 귓가에는 바이올린 음악이 울리고, 눈앞에는 하트들이 춤추며 날아다녔어요. 주변 숲 전체가 자신의주위를 빙빙 맴도는 것 같았어요.

"제 이름은 미라예요. 화가랍니다! 여우 작가님 맞죠? 책과 후추통이 있어서 바로 알아봤어요!"
하지만 여우 아저씨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어요. 그저 미라를 빤히 보며 헤벌쭉 웃기만 했어요. - P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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