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부
–Rebooting the Standard Cambridge ENGINE.4.1.2. check...... OK. -Rebooting the Extended Edinburgh Language ENGINE.0.1.5 check...... OK. - P34
라자바이 시계탑의 종소리가 천천히 열대의 대기에 퍼져 나가고, 나는 조용히 눈을 떴다. "존 H. 왓슨, 봄베이, 1878년 9월 15일." 철제 펜촉이 종이를 긁는 작은 소리가 내 목소리에 겹쳐졌다. - P35
"언캐니 밸리" 내가 중얼거리자 프라이데이는 고개를 이쪽으로 향한채 기계적으로 펜을 움직였다. 내가 하는 말을 노트에 일언일구 똑같이 받아 적었다. 매끄러우면서도 어색한 움직임은 멜첼의 체스 두는 자동인형을 현대에 재현시킨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산 자와 비슷하게 만들려고 하면 할수록 죽은 이의 움직임이 더욱 기분 나빠지는 현상은 ‘언캐니 밸리‘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있다. - P36
월싱엄 등록 명칭 Noble_Savage_007, 코드 식별명 프라이데이. 텅 빈 뇌에 운동 제어용 범용 캠브리지 엔진과 확장 에든버러 언어 엔진이 든 최신예 이중 기관 실험체이다. - P37
나의 종이자 여왕 폐하의 소유물. 서류상으로는 월싱엄의 연구 개발부 ‘Q 부문‘이 대여한 비품이다. 가짜 영혼이입력된 시체는 공허한 눈동자로 이쪽 세계를 바라보며 조용히 나의 명령을 기다린다. - P37
말없는 그의 머릿속에는 내가 대영 박물관 도서 열람실에 다니며 모은 자전과 사전, 백과사전 종류가 모조리 인스톨되어 있다. 언어 자료(corpus)가 탑재된 시체(corpse)가육체의 병단(corpus)에 소속되어 일한다. 이건 무슨 말장난이다. - P37
런던 빅토리아 역에서 봄베이 빅토리아 종착역으로, 간단한 이동이다. 도버 해협, 비스케이 만, 대서양, 헤라클레스의 기둥, 지중해, 수에즈 운하, 홍해, 아라비아 해 그림책을 넘기듯이 이국의 풍경이 휙휙 바뀌는 여로는 1개월만에 끝났다. 금세기도 막바지에 가까워지며 지구는 지독히도 작아졌다. - P39
창밖에서는 수동 사이렌과 마차의 경적이 어지럽게 울려 퍼지며 사람들의 비명 소리를 위압했다. 피투성이가 된부상자가 들것에 실려 운반되는 광경이 내 눈에는 신기하게도 조이트로프-원통 안에 연속된 이미지를 붙이고 빠르게 회전시켜 정지 화상이 움직이는 듯한 착각을 주는 시각 장치-처럼 비쳤다. 여행의 속도는 여행의 감각을 빼앗는다. 머리는 움직이고 있을 텐데 실감이 이동 속도보다 뒤쳐져 몸이 늦게 적응했다. 머리로는 이해해도 몸은 아직 스스로를 런던에 있는 의학도 존 왓슨이라고 생각하고 싶어 했다. - P40
페샤와르 야전군 제3여단 제81북부 랭커셔 연대 제2연금중대 소속, 봄베이 성 군의관이라는 다소 불명확한 직함이 지금 나의 형식상 신분이다. - P41
나는 런던에서 본 《일러스트레이티드 런던 뉴스》의 기사를 떠올렸다. "그랜트라면 율리시스 그랜트 말입니까." 리튼은 대담한 웃음을 띠었다. - P42
"그러다가 봄베이에 도착하자마자 테러의 표적이 되었다?" 리튼은 파리라도 쫓듯이 손을 흔들었다. "이 땅에서 요인 테러는 일상다반사야. 나도 일주일에세 번은 죽을 고비를 넘겨. 덕분에 이런 걸 달고 다녀야 하니까 정말 귀찮지 뭔가." 그는 어깨 너머로 육군 프랑켄슈타인을 가리키며 말했다. - P43
"유니버설 무역은 본 작전에 있어 당신의 정보 은폐를의심하고 있습니다. 저는 아프가니스탄 오지에서 잠입 임무를 수행함에 있어 당신에게 충분한 정보를 개시시킬 권한을......" "와 보게." 차가운 눈으로 서장을 곁눈질한 리튼은 이어지는 말을무시하고 등을 돌리더니 어안이 벙벙해진 나를 놔두고 걸음을 옮겼다. - P44
"M은 잘 지내나?" 리튼은 호위가 뒤쳐지는 것에도 개의치 않고 빠르게 복도를 걸어가며 큰 소리로 물었다. 갑자기 튀어나온 M의 이름에 눈살을 찌푸린 내가 채 대답을 하기도 전에 말이 이어졌다. - P45
"다음 에이전트를 또 기다린다니요?" "자네 전임자라고 해야 하나, 날아가 버렸거든. 페샤와르에 도착하기도 전에 생긴 것 같지 않게 멍청한 남자였나 봐." 리튼은 아무렇지 않게 웃어넘겼지만 에이전트에관한 정보가 누설된 곳은 바로 이 남자가 아닐까 하는 의심이 머리를 스쳤다. 리튼이 갑자기 발을 멈추었다. 덕분에나는 그의 등에 부딪칠 뻔했다. - P46
"왓슨. 러시아-터키 전쟁 때, 불가리아의 플레브나 요새에서 러시아군이 2만이 넘는 손해를 낸 이유를 말해 보게." "신형 네크로웨어가 제공되어 시병이 활약한 영향이라고 들었는데요." 나는 반 헬싱 교수의 점잖은 얼굴을 떠올리며 대답했다. - P48
"전선은 이미 한계에 와 있었고 유럽 각국의 방해도 꽤심했습니다. 기회라고 보기에 좋은 타이밍......." "좋아." 리튼은 아까와 같은 말로 내 말을 끊었다. "자네가 노틸러스급 정보에 접근할 권한이 없다는 건 확인했네. 지중해에 대한 우리 노틸러스급 세 척의 파견은 제아무리 러시아 차르라도 무시하지 못해. 설령 모습은 보이지 않더라도 말일세. M도 사람이 나쁘군. 이 정도 인물을파견하다니. 그럼 ‘크리미아의 망령‘에 대해서는 뭘 아나." 노틸러스급이라는 게 뭔지 묻고 싶은 것을 참으면서, 나는 신기하게도 리튼에게 화가 나지 않는다는 사실에 고개를 갸웃했다. - P49
"흑해 건너편, 트란실바니아에 잠복하며 죽은 자들에의한 자치구를 건설하려고 했다네. ‘적극적으로‘ 죽은 자를 ‘생산함으로써, 그 계획을 막아 낸 것이......." "반 헬싱과 잭 수어드." "맞아. 월싱엄의 Q 부문은 그때 접수한 대량의 죽은 자관련 기술을 계속 비공개로 두고 있네. 공식 기록에 남지않는 것을 이용해서 트란실바니아 사건은 해결된 게 아니야, 구속한 기술사는 다 말단이었어." - P51
Ш
우리를 안내하듯 가스등에 주루룩 불이 밝혀지며, 흔들리는 빛 속으로 숲을 이룬 채 곧게 뻗은 관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광택 나는 은색 관 표면에 여러 겹으로 비친 불꽃이 요염하게 춤추는 모습은 옻칠을, 뚜껑에 박힌 금색 초승달 모양 금속판은 파도에 부서지는 달빛을 연상시켰다. - P52
관속의 죽은 자에게는 머리와 몸을 가리지 않고 무수한 전극과 죽은 자의 상태를 표시하는 계측 장치가 장착되어 있었다. 여기에도 말이 혼란스러워졌는데, 시체에 있어 바이털사인(Vital Sign)이란 그저 물질의 상태를 나타내는것에 불과했다. 죽은 자의 푸석푸석한 피부 위에는 페인트로 작업의 진행 상태며 각종 표시가 휘갈겨져 있었다. - P53
"현재 우리 대영 제국이 자랑하는 전구 통신망의 통신량 3분의 1은 제어 네크로웨어 갱신과 해석 기관 사이의잡담에 쓰이고 있어. 뭣 때문에 바다 밑바닥에 케이블을깔고 수에즈 중계 시설 방위에 저 많은 병사를 집중시켜둔 건지 모를 정도야. 사람이 아닌 자들의 대화들로 인해통신량은 그냥 늘어나고만 있다고." - P55
시병에게 산 자와 죽은 자의 움직임을 분간시키는 것은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다. 움직임에 대한 인식은 우리 몸에 새겨진 본능이자 지령이므로 손을 댈 필요가 없다. 적과 아군의 구별. 이것은 매우 어렵다. 산 자라면 쉽게 이해할 이 구별이 죽은 자에게는 본질적으로 아무래도 상관없는 사항이기 때문이다. - P56
‘죽어 있는 죽은자(Natural Dead Creature)‘에게는 자기와 상대를 구별하는 기능이 들어 있지 않은 것이다. 무엇이 적이고 무엇이 아군인지를 판별하려면 구체적인 지령이나 네크로웨어에 따른 조정이 필요하다. - P56
암호나 컬러링으로 적과 아군을 식별하는 수도 있지만충분하다고는 하기 힘들다. 목소리를 흉내 내거나 복장을모방하면 끝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것은 산 자도 마찬가지지만 죽은 이에게는 융통성이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 - P57
연동 제어는 그런 어려움을 경감하기 위해 실험 개발중인 네크로웨어로, 개별적인 죽은 자의 작은 몸짓을 식별 신호로 쓰려는 시도이다. 희미한 팔의 떨림이나 느닷없이 보이는 손가락의 움직임으로 시병 상호간의 식별을 시키자는 것이다. - P58
그것은 죽은 자만 이해할 수 있는 고도로 암호화된 몸짓 언어라고도 할 수 있다. 음성 언어를 쓰지 못하는 죽은자들은 그 몸을 특징적으로 흔들어 일시적인 아이덴티티를 주장한다. 언어라고 부르기에는 일방적인 신호이지만. 연동 제어가 이루어진 시병은 같은 식으로 자신의 지휘관을 알아본다. - P58
케이블의 다른 끝에서는 신호가 펀치 카드에 디코딩되어 방대한 수의 죽은 자에게 덮어쓰기된다. "한 체의 시병을 완전히 정비하는 방법보다 100체를 한꺼번에 정비할 수 있고 개중 약 80체의 거동에 신뢰를 둘수 있는 노하우가 필요하다네." - P59
묵묵히 관들 사이로 걸어가는 리튼을 따라가자 두 체의육군 프랑켄슈타인이 지키는 벽에 이르렀다. 리튼은 손끝을 움직여 경비를 옆으로 물러나게 한 뒤 상의 주머니에서한 장의 펀치 카드를 꺼내 나에게 건넸다. - P60
리튼은 그 오른쪽 끝을 가볍게 누른 뒤 나를 향해 따라오라고 손짓했다. 나는 저승의 문을 또 하나 지났다. 송장 썩는 냄새가 코를 찔렀다. 이제까지도 차고 넘칠 만큼 많은 죽은 자들 속에 있었을 텐데 악취가 한층 더 강해진 느낌이었다. - P60
방 안쪽으로는 사람 그림자가 하나 있었다. 정면 벽에 십자가가 달려 있고 거기에 사람이 묶여 있었다. 머리를 숙이고 있는 덕분에 얼굴은 긴 머리에 덮여 보이지 않았다. 쇠붙이로 사정없이 조여진 손목은 검푸르게변색되어 있었다. 언뜻 잠금쇠처럼 보이는 것은 어쩌면 못일지도 몰랐다. 그 손끝에는 검게 변한 강철 손톱이 파묻혀 있었다. 뜯긴 웃옷 사이로 갈색 피부가 엿보였다. 친친감긴 쇠사슬이 단단히 그 몸뚱이를 구속하고 있었다. - P61
크리처는 핏발이 선 눈을 부릅뜨고 머리카락을 헝클어뜨리며 마구 몸부림쳤다. 십자가가 삐걱거렸다. "Vere passum immolatum in cruce prohimine, cujus latusperforatum fluxit aqua et sanguine. (인류를 위해 희생하시어 십자가에 못 박히는 수난을 겪으시고 뚫린 그 옆구리로 피와 물을흘리신 분이시여.)" 리튼의 입에서 굵직한 「찬미가(Ave Verum Corpus)」의 한구절이 흘러나왔다. "어떤가." - P62
크게 침을 삼키는 나에게 리튼은 못난 제자를 타이르듯이 조용히 말했다. "기대와는 다른 반응이로군. 이 정도는 당연히 예상했어야지. 자네가 여기서 발견해야 하는 것은 그런 표면적인차이가 아닐세. 과학의 종 왓슨 군." 그것은 틀림없는 비웃음이었다. - P63
얇은 칼날 같은 웃음이 리튼의 입언저리에 떠올랐다. 나는 신음했다. "여성......." "그건 그만 됐고." 질렸다는 것 같은 리튼의 말투. 나는 무너질 것 같은 무릎을 지탱하며 의사로서의 힘을 끌어모아 말을 이었다. "......크리처." "어째서 자네는 이것을." 나는 여성을 힐끔 쳐다보며 리튼이 하는 말의 의미가 얼른 이해되지 않았다. "크리처라고 생각했나." - P64
희미한 위화감이 나를 덮쳤다. 크리처의 어깨가 움직였다. 팔이 보이지 않는 실에 매인것처럼 들려 올라가서 손가락이 통제를 잃고 제각각 움직였다. 넓적다리가 흔들리고 무릎이 떨리고 혀에 파고드는이빨이 아드득아드득 소리를 냈다. 나는 여성의 형태를 띤육체 내부의 형식을 주시했다. 그 두개골 뒤에 적힌 문자를 응시했다. 매끄럽다. 그 동작은 명백히 죽은 자의 것이었지만 매끄러웠다. - P65
"운동 제어가......" 리튼이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전임관의 분석에 따르면 이 부인에게 인스톨되어있는 것은 제식 옥스퍼드 기관이야." "그것만이 아닐 겁니다." "이해가 빠르군." 더 빨리 눈치채 주기 바랐는데, 하고 리튼은 야유를 덧붙였다. - P66
"불가리아군 측의 기밀 누설이 있었다는 말입니까." "기밀 누설되라고 있는 거니까. 네크로웨어를 제공한다는 건 그런 거야. 그것 때문에 네크로웨어가 계속 갱신될 필요가 있는 거고." - P67
"비선형 제어 말이지. 소문은 들었네." 리튼은 몸부림치는 죽은 자에게서 등을 돌렸다. "이것이." 내 쪽은 보지도 않고 곧게 출구를 향해 걸어가던 그는나와 엇갈리면서 말했다. "자네가 앞으로 향할 ‘죽은 자의 왕국‘ 구성원일세." 조명이 꺼지고 남은 암흑에 리튼의 목소리와 크리처를휘감은 사슬 소리가 겹쳐졌다. "자네는 스스로 누가 진짜 적인지를 가늠할 필요가 있어." - P68
III
아프리카 전선에서 일광욕을 즐기던 대영 제국 육군 소속 프레데릭 구스타프 버나비 대위는 문득 휴가를 보내는방법으로 동계 러시아 종횡단을 떠올렸다. 까다로운 첩보는 성미에 맞지 않는 키 2미터, 체중 100킬로그램을 자랑하는 이 근육덩어리 남자는 소문만 무성한 러시아 제국의 실태를 직접 봐 주자고 생각했다. - P69
"소나 말도 얼른 소생시킬 수 있으면 좋을 텐데." 이것이 버나비의 무책임한 의견이었다. 인류의 의학은아직 인간 외의 존재를 소생시키지 못하고 있었다. - P72
버나비는 그렇게 말한 뒤 다시 입을열었다. "자네 머릿속에서는 아프가니스탄도 세계의 분쟁지 중하나일 뿐이겠지만 그 부근은 만물이 존재하는 방식 자체가 달라. 거기 국경이 있다고 생각하나?" "없나?" 우선 국경이 있고 없고가 논의거리가 될 수 있는가를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 P74
"그래도 사람은 있을 거 아냐. 실제로 거기에 사는 삶이있는 한 땅은 환상일 수 없어." 지당하신 말씀이기는 한데, 하고 버나비는 대담하게 웃었다. "사람이야 있지. 옛날부터 동서 교통의 요충지니까. 많은 제국이 흥했다 망했다 하는 데라고. 중앙아시아는 수많은 제국의 묘지야. 하지만 우리는 거기에 살려고 가는게 아니야. 사람은 지나다녀. 그냥 지나다니는 건 가능해. 거기 있는 동안 그 땅은 현실이야. 하지만 멀어지고 나면상상도 이해도 떠올리는 것조차도 불가능한 그냥 고지대가 되어 버리는 거야. 존재는 개인의 실감이 아니야. 공유된 이야기로서만 존재하지. 서재에 틀어박혀만 있는 M은그 점을 결코 이해하지 못하겠지만." - P75
버나비가 히바한국에서 주워들은 소문에서 내 임무가시작되었다. ‘러시아 제국 군사 고문단의 한 부대가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을 벗어나 파미르 방면에서 활동하고 있다. - P75
"러시아인과" "한패끼리?" 버나비의 소박한 의문에 재치 있는 답변이 돌아왔다. "너희 서양인이 죽은 자를 동료로 친다면 그렇게 되겠지." "그런가 죽은 자가 어느 편인지를 따져 봐야 하나" "죽은 자에 내 편 네 편이 어디 있다고. 모든 죽은 자는알라의 소유다. 아드 민족-코란에서 언급되는 위대한 고대 민족으로, 초기 아랍 부족의 일부로 추정.-의 후예들은 가만히 놔두는 게 제일이야." - P76
버나비의 보고를 받은 월싱엄의 조사 결과, 하나의 이름이 떠올랐다. 알렉세이 표도로비치 카라마조프. 그것이 죽은 자들을 끌고 군사 고문단을 떠나 아프가니스탄 북방에 죽은 자를 신민으로 하는 새로운 왕국을 건설하려는 남자의 이름이었다. - P77
‘러시아 제국은 그레이트 게임에 새로운 플레이어가 참가하는 것을 환영하지 않는다.‘라는 것이 제3부의 회답이었다. 그 결과 ‘죽은 자의 왕국‘ 건은 월싱엄과 제3부의 공동 작전 형태가 되었다. 제3부 측 공작원과 페샤와르에서 합류해 카라마조프의 왕국으로 향한다. - P78
"신형 시체 폭탄, 이놈이 또 참 요상하거든." 이것이 버나비의 변명이었다. 러시아 측 정보부원과 합류하기 위해 페샤와르로 향한 버나비와 나의 전임자는 카불 강과 인더스 강의 합류 지점, 아톡 요새를 습격한 시체폭탄들 중 하나에 날아갔다. - P79
"죽은 자나 흡혈귀나 마찬가지지."라고 버나비는 반 헬싱 교수가 들으면 기절할지도 모를 호쾌한 말을 날렸다. - P79
표도르 카라마조프 살해 사건 이후 알렉세이의 발자취는 종잡을 수가 없다. 모스크바에 가서 신학교에 들어갔다가 황제 반대파 지하 조직에 활동가로 참가했다는 것이 표면적인 기록 같은데 그런 인물이 군사 고문단의 일원으로카불에 파견되지는 않을 것이다. 아마 체제 측의 밀정으로활동했다고 생각하는 것이 타당하리라. - P82
‘사망(dead)‘이라는 단어 위에는 월싱엄의 손으로 검은선이 두 줄 그어져 있었다. 죽음을 부정당한 남자. 시베리아 유형지 감독이라는 글자가 벌써 몇 번째인지 내 눈을 끌었다.
알렉세이는 새로운 베드로가 되고 싶어서 죽은 자들을인도하려는 걸까. - P83
나는 기록을 짐 위에 내던졌다. 죽은 자의 왕국. 죽은 자의 낙원. 과거 지상의 낙원이히말라야에 있었다는 자들도 있다고 한다. 신지학자를 칭하며 미국에서 영업 중인 사기꾼 블라바츠키 부인 등이퍼뜨리고 있는 설이었다. - P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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